개봉 전부터 화제였던 테넷은 개봉 후에도 여전히 해석이 분분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관객들이 한번에 영화의 의미와 흐름을 알아낼 것이란 생각을 안했을 것 같다.

 

이미 n차 관람을 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보트 위에서 죽은 사람과 뛰어 내린 사람. 그리고 오페라 극장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첫 관람 때 알아채기 어렵다. 그렇다고 영화 다 본 후에 일일이 따져보기에는 생각조차 날 수 없다. 두 번 정도 봐야 그나마 여러 장치들을 깨닫게 된다.

 

테넷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인버전이란 기술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세상을 파괴하려는 악당이 있다. 주인공은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가진 조직·동료들과 함께 이 악당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가 전부이다. 할리우드 영화를 자주 접한 관객이라면 이 세 줄만으로도 영화가 어떻게 흘러, 어떤 결말을 맺을지 '스토리'는 예상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이 세 줄을 150분 영상으로 엮어낸 이가 하필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를 만들어낸 놀란 감독이다. 관객을 도발하는 감독 중 한명으로 시간을 가지고 또 장난을 친다.

 

영화에서 놀란 감독은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라는 시간의 일방향성 가설을 뒤틀어본다. 시간의 방향을 되돌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인버전이란 개념이 나오고, 이는 영화의 큰 줄기를 차지한다. 때문에 여러 물리학 이야기가 나오고, 이를 스크린에서 화려하게 구현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점점 난해해 진다. 눈은 화면을 따라가는데, 머리는 멈칫거리며 해석 정지상황을 여러 번 맞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극중 조직의 연구원이 주인공인 작전의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 분)에게 이런 말을 한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느껴라”. 이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서 관객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영화를 봐야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즐기는 것이 속 편하다. 그렇게 보면 테넷은 아주 잘 만든 액션 스파이물이다. 그러나 좀더 해석을 하려 한다면 당연히 n차 관람이다. 그렇게 되면 첫 번째 관람 당시에는 감독의 불친절함을 느낀다면, 두 번째 관람에서는 퍼즐 맞추는 느낌이 들 것이다.

 

어떻게 보든 인버전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 이동에 무게를 두길 권한다. 영화에서도 종종 언급되지만, 영화 속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즉 이런 상황이면 인물들도 동일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기억을 공유한 하나의 인물이, 서로 다른 세계에서 자신 혹은 타인을 만나고 헤어지고 연결되는 과정을 전제하면, 영화는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속 배우들인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가 꼭 동일 시간대, 한 인물만 연기하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두 공간의 시간만을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다시 오페라 극장내 상황고 보트의 상황이 꼬인다. 그냥 다른 인물들, 다른 시간들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보자.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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