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충북 보은행은 갑자기 정해졌다. 친한 동생이 일을 하러 가는 길에 같이 몸을 실었다. 3년만의 보은행. 12일의 다소 뻔할 거 같은 일정이었다. 동생은 지인을 만날 것이고, 첫날부터 어디선가에서 술을 마실 것이다. 그리고 숙소에서 뻗은 후 느지막이 일어나 해장을 하고 법주사 한 바퀴 돌고, 다시 집으로 오는 코스. 단지 밥과 술을 어디서 먹느냐가 중요한 떠남이었다.

 

첫날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도착 후 동생은 업무차 지인들을 만났고, 이후 바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 후 숙소행. 예상됐던 코스다. 반전은 다음 날이었다.

 

법주사와 세조길 산책 후 동생이 굉장히 맛있는 돈까스 집을 가자고 했다. 이 추천과 선택이 묘한 길을 가게 했다. 호기심 많은 동생이 잠깐 저기로 갔다가 식당에 가자라고 말했고, 식사 외 목적지의 중요성이 크지 않았던 입장에서 그리 가자 했다. 그렇게 차로 오르게 된 구봉산. 그런데 마을이 하나 나타났다. ‘구봉리 멍에목 마을’.

 

 

입구부터 묘한 이 마을의 첫 인상은 깔끔하지만 뭐지?’였다. 전국 행복마을 콘테스트 대통령 표창, 전국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 금상 등의 설명이 있는 마을 입구 팻말 앞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올라가 봤다. 식당이 있는 마음 커뮤니티 건물이 있으며, 커피숍이 있다. 그리고 걸어가며 찾아보니 이곳은 천주교 멍에목 성지라 불리며, 이미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었다.

 

성당 앞에서 멍에목 마을 입구 쪽과 구병산 절벽을 보고 있으면 진짜 해진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에 앞에는 절벽이 왼쪽에는 일몰을 보고 있으니 에서 벗어나기 힘들 지경이었다.

 

 

어둠이 더 짙게 내리면 마을이 어떻게 변할까 기대도 됐다. 바람과 물 그리고 경사가 있는 곳곳에 집들이 있는. 천주교 성지이기에 과거 많은 이들이 이리로 몸을 숨겼을테지만, 성지임을 몰랐더라도 이 곳이 쉽게 들어올 수 없고 많은 이들이 몸을 숨겼을법한 장소임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동생은 식당에서 명함을 얻어왔다. 그날은 늦었으니 다음에 다시 찾아와 식사라도 해야할 곳 같다는 말과 함께. 우연히 들어간 마을이기에 오래 머물 수 없기에 30여분 만에 나왔지만, 짧은 시간에 너무 강렬한 인상의 마을이었다.

 

보은에 가는 이들은 꼭 한번 들려보길.

 

- 아해소리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