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놈놈놈'과 함께 한국 영화계의 기대작이었던 '공공의 적 1-1 강철중' (이하 강철중)이 드디어 개봉했다. 감독 강우석에 극본 장진이라는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결합과 설경구를 비롯한 강신일, 이문식, 유해진 등의 '공공의 적' 1편의 주요 배역들에 정재영의 합류는 이미 영화 공개 전에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았다
실제 웃음코드로만 이야기하자면 '강철중'은 전작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도리어 설경구를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해놓은 '웃음 유발 장치'들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학습효과'로 인해 관객들에게 웃을 준비를 충분하게 제시한다. 강철중 (설경구 분)의 뻔뻔한 넉살 역시 1탄의 공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웃음 유발과는 달리 전작들에서 강하게 제시되었던 '공공의 적'은 사라졌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쉬웠다.
17살 아이들을 합숙을 시켜 깡패로 만드는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좋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서술이었을 뿐 사회 전체가 공통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실체화하지는 못했다. 공통의 인식이 사라진 '공공의 적'은 '공공의 적'이 되지 못한다. 그냥 웃음 코드의 일부분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전작 1편의 이성재나 2편의 정준호의 경우에는 대다수 관객들의 '공분'을 살만한 캐릭터였다.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는 특정 인물이었지만, 실상 사회 전체적으로 '문제'라고 인식되는 '실체'였다. 그러나 정재영이 분한 '이원술'은 영화 속 특정 인물로만 남았지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문제'라 인식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는 '공공의 적'이 되어야 되는 '실체'를 관객들이 잡아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으로 봐서는 이원술과 그 하수인 문수 (김남길 분)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전체로 봐서는 '개인적 이익 위한 악인'과 '조직폭력배 양산'으로 또 나눠져 있었다.
1편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모와 타인을 서슴없이 죽이는 이성재로 쉽게 모아졌고, 2편에서도 역시 출세를 위해 타인과 형을 죽이려는 정준호로 모아졌다. 그러나 '강철중'에서는 이것이 흩어져버렸다. 이때문에 영화가 제시하는 '공공의 적'이 무엇인지는 알아도 영화 속에서는 찾기 힘들게 되었다.
그러나 강우석 감독이 "조폭이 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의 소재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된다면 중고등학생도 한번쯤은 꼭 봤으면 한다"고 말한 것처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뭇 진지하다.
영화 '강철중'은 형사 강철중이 17살 아이들을 합숙시켜며 깡패로 길러내어 살인 등을 시키는 거성그룹 회장 이원술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으로 강우석 감독이 과거 한 시사프로그램에 나온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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