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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 가까이 슬럼프 비슷한 상태로 지내왔다. 원래 하던 일을 그대로 하고 또 조금은 정신없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지내왔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뭘 하고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몸은 움직이되 머리가 정지되어 버렸다.

'즐긴다고' 생각했던 글쓰는 작업도 거의 중단 상태가 되어버렸다. 글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자만심조차 끝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내 글을 쓰기도 싫었지만 다른 이의 글도 읽혀지지 않았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일시적인 흥분과 분노, 소모적인 논쟁만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일회성 정보에 지쳐가고, 일회성 글쓰기에 지쳐가고, 일회성 만남에 허탈해하고, 일회성 웃음에 어이없어하고, 일회성 사고에 바보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논쟁과 사고에 기인한 글쓰기는 사라지고, 소모성 자료와 버려질 정보를 기반한 글쓰기만 남아있었다. 결국 내 글은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글만 남게 됐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해답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아주 가까운 친구가 해답을 줬다. 그 친구는 별 의미없이 던진 말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정답'처럼 여겨졌다.

"네가 전에 썼던 글들 다시 읽어봐"

내가 과거에 글을 잘 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열정적으로 뭔가에 빠져있고, 논쟁한 후에 옮겨적은 글들이 내 블로그에 내 일기장에 내가 기록한 모든 것에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회성에, 소모성에 지쳐있다는 것은 아직 그것들에 익숙치 않다는 것이고 다시 조금이라도 그 이전을 떠올릴 수 있다면 슬럼프를 벗어날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그게 글쟁이인 내게는 역시 내가 쓴 과거의 글이었다.

이번 주내 슬럼프에서 벗어나 보려 한다. 글을 다시 써보려 하고, 다시 논쟁의 공간으로 들어가려 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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