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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위 이름있고 명망 높다 싶은 온라인 미디어 회사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은 바로 오프라인 언론사의 모든 것을 그대로 본뜨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이런 ‘엄청난’ 노력으로 내놓은 결과물은 겨우 싸구려, 공짜 뉴스레터가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 말하자면, 온라인 미디어는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려다가 쪽박만 차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인터넷 경제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출판업 역시 인터넷에 대한 주위의 지나친 낙관론으로 많은 ‘고초’를 겪었다.

주위의 밑도 끝도 없는 인터넷 낙관론에 휩쓸려 엄청난 거금으로 콘텐츠 사이트를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렇게 해서 결국 만들어낸 콘텐츠라는 것이 고작 남들 다 하는 영화 리뷰와 연애/연예 정보 정도. 이런 식으로 온라인 콘텐츠 사업가들은 오프라인에서처럼 기존의 너절하고 닳아 빠진 소재만 찾아 헤매다가 시장에서 퇴출 당하는 불운을 겪게 됐다.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퇴출 되는 회사들은 대부분 인터넷의 본질, 즉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진짜 위력을 제대로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것이다.

인터넷이 갖고 있는 가장 위대한 자원은 빠르고 화끈한 연예 정보가 아니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만들어 내는 공동체의 힘이다.

이 공동체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예가 슬래시독(Slashdog.org)이란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독자들이 사이트 대부분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리눅스, 아파치, 프로그래밍, 게임, 맥킨토시, 애니메 등 인터넷 상의 기술과 문화에 관한 다양한 주제 토론이 이루어 지는 곳이다. 독자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이트에 직접 글을 올릴 수 있으며 거기에 대한 다른 독자들의 응답을 얻는다.

이 사이트는 한달 3000만 페이지 뷰를 자랑하고 있으며 정규직으로 거느리고 있는 직원은 모두 합쳐 10명이다. 이들은 모든 사이트 시스템을 오픈 소스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슬래시독은 반MS 성향이 매우 강한 커뮤니티이기도 한다) 운영비를 최소화 하고 있다.

여기 또 다른 좋은 예가 있다. 바로 플라스틱닷컴(Plastic.com). 이 사이트에선 독자들이 직접 인터넷 상에 떠 있는 기사를 관리자에게 추천하고, 관리자로부터 승인을 받은 기사는 사이트에 올려진다.

그리고 이 기사들은 유즈넷(Usenet) 뉴스그룹처럼 사람들의 의견 게시를 통한 토론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 쓰레드(thread)를 통한 독자들의 의견 게시는 기사에 대한 원래 정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플라스틱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3일 동안 플라스틱에 등록된 1만 3697명의 정규 기고가들이 총 1만 2726건의 기사를 추천해 왔으며 이 중 6411건이 사이트에 ‘출시’됐다. 그리고 이 6411건의 기사들은 총 5만 572개의 의견 게시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플라스틱에는 정규직원이 4명이며 이들은 모두 편집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슬래시독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도 오픈 소스 기술을 이용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어떤 영화 리뷰, 연애/연예 정보 사이트 경우 웹 사이트 구축과 콘텐츠 관리에만 2300만 달러의 돈을 사용했다고 하니, 이들 사이트와 좋은 비교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온라인에서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또 하나의 훌륭한 예는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fuckedcompany.com. 닷컴 기업들의 나쁜 소식들을 가장 먼저 알리는 이 사이트는 포인트 시스템을 운영해 독자 기고를 더욱 활성화 하고 있다.

즉, 어느 회사가 인원을 감축했으며 어느 회사가 넘어가게 됐는지에 관한 정보를 사이트에 알려주는 사람들에겐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사이트는 독자들로부터 4만 건이 넘는 정보(물론 사실 여부가 확인된 정보다)를 제공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엔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사이트로만 여겨졌던 fuckedcompany.com는 이제 수많은 저널리스트와 VC, 그리고 헤드헌터들에게 최상의 정보 제공처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이트는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일까? 이 사이트의 유료 고객은 현재 860명. 이들은 한 달에 63달러를 내고 사이트의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볼 수 있다. 이 돈을 한달 수익으로 잡으면 매달 등록비로만 5만 5000달러가 들어오는 셈이다. 게다가 fuckedcompany.com은 광고 배너에 다른 수익 모델도 운영하고 있어 실제 수익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알려졌다.

놀랍게도 fuckedcompany.com의 임직원은 모두 2명. 이 회사의 창립자인 필립 카플란(Philip Kaplan)과 관리 운영자 한명 뿐이다. 게다가 사무실은 따로 없이 카플란의 아파트 한 구석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회사의 운영비는 아파트 월세에 관리자 월급이 전부인 셈이다.

“어려운 시기에 진정으로 훌륭한 사업 모델이 탄생한다”라는 말이 있다.

오프라인 매체의 사업 모델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사이트들은 모두 위기를 맞거나 도산되어 버리고, 이제는 진정으로 인터넷의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이 어려운 시기가 도래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인터넷 미디어가 갖고 있는 진정한 위력에 눈뜨기 시작한 것이다.

독자 커뮤니티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업 모델은 인터넷 미디어가 가진 가능성의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위력은 결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더욱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부여할 것이다.



저자: Niki Scevak

자료출처: http://korea.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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