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스포일러 있음)

 

여고생 오민주가 59일 살해됐다. 그리고 1년 후. 이 사건에 가담한 7명은 한 그림자 조직에 한명 한명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59일 발생한 일에 대해 글로 자백한다. 사건에 가담한 7명은 직업은 정부 관계자부터 군 고위층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을 고문하는 그림자 조직은 사회에서조차 외면 받는 이들이다. 이들은 때론 군인으로, 때론 국가정보원으로, 때로는 조폭으로 변신하며 살해용의자 7명에게 공포를 안긴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찌보면 간단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김기덕 감독은 굉장히 직설적으로 관객들에게 썩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동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숨 죽여 살게 되면 있는 자들은 더욱 우리를 억압하려 한다고 외치며, 사회 권력층을 농락하고 고문한다.

 

 

▶◀ 2008년 봉하에서 마지막으로 본 노무현 전 대통령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성격상 여러가지 말을 해곤 했습니다. 현 정부와 한나라당을 욕할 수도 있고, 개념없이 자살하라고 글을 올린 후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www.neocross.net

 

김기덕 감독은 영화 시사회 후, 이 영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드리는 고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덕 감독은 오민주가 누구인지를 말하지 않겠다. 이미 영화에서 다 말했다고 언급했다.

 

맞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오민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여기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인물로 여고생을 왜 설정했는지는 사실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살인에 가담한 이들의 면면은 노 전 대통령을 뚜렷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 살해 가담자를 응징하는 이의 면면에서도 이는 잘 나타난다. 어디에 하소연할 곳 없이 늘 폭력적인 사람들로부터 당해온 이들이 살해 가담자들을 고문하고, 잘못을 토로하게 만든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이 군인, 조폭, 국정원 등으로 변장해, 테러를 저지른 모습이다. 자신들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이들로 변신해 테러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기덕 감독은 테러를 저지르는 이들의 변장을 통해서, 이 사회에 진짜 테러를 저지르는 이들의 모습은 하나하나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조폭, 군인, 국정원, 공수부대, 미군, 경찰의 모습은 우리 역사 속에서 그리고 현실 속에서 국민을 탄압하고 우롱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지막에 청소부의 모습은 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들은 실상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끊임없이 대립한 조직들이기도 하다. 역사를 민중에게 돌려주는 대통령은 상식적으로 당연하지만, 이들에게는 희한하게도 생존권의 문제라 생각한다.

 

이는 마지막에 끌려온 (국회의원 같은) 살인 가담자의 말에서 알 수 있다. 왜 죽였냐는 마동석의 질문에 그는 “(우리가) 살기 위해서라는 말을 한다. 영화 상으로는 이를 알 수 없다. 즉 여고생 한명의 죽음이 이 땅의 권력을 쥔 자들의 생존권에 무슨 영향을 미치겠는가. 그러나 이를 노 전 대통령으로 대입시켜 생각해보면 술술 풀린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그림자 조직에 가담한 이들의 변심이다. 이들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마동석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끼고 그림자 조직을 탈퇴한다. 딱 이 나라 이 땅의 민중의 모습이다.

 

거대 폭력에 대항해 거칠게 몰아붙이다가도 거대 권력이 고개를 숙이거나 불쌍한 모습을 보이면 쉽게 용서해준다. 거대 권력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고 유지하고, 없는 자들의 위에 서는 것 자체가 이고 직업이지만, 없는 자들은 거대 권력에 대항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한 자신들의 일이 있기 때문이다. 애시당처 싸움의 룰이 다른 셈이다.

 

마지막에 마동석이 스님 복장으로 참선을 하던 중, 살인 가담자 중 한명에게 맞아서 죽는 모습이 이를 잘 대변할 것이다. 힘 없고 스스로의 탓으로 돌리는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권력에 대항하는 자에게 대항한 결과는 죽음일 수 밖에 없다는 자조적 느낌이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 여전히 수많은 의문을 품고, 진실에 대해 소리쳐 보지만, 제대로 된 응답이 오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 개봉예정일은 522일이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은 2009523일이다.

 

- 아해소리 -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