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넷에서 방송되는 '문희준의 음악반란'은 실상 문희준을 위한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C 문희준의 발언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물론 관객석을 가득 메운 것도 문희준의 팬들이다. 그런 자리에 문희준을 '비난 개그'의 소재로 사용한 '왕비호' 윤형빈이 신인 밴드 보컬로 무대에 올라갔으니, 이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보는 내내 아슬아슬함을 느껴야했다.
우선은 윤형빈과 문희준 사이의 아슬아슬함이다. 그러나 이는 쉽게 윤형빈의 '문희준 멋지다'라는 말과 문희준의 '상처있는 가수는 더 깊은 상처가 생길 수 있다'는 충고로 의외로 쉽게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윤형빈과 문희준 팬들과의 아슬아슬함은 결국 '어색한' 무대를 만들어버렸다.
차라리 윤형빈의 노래가 발라드였다면 나을 뻔했다. 락밴드로 나온 이들의 발랄한 무대는 관객석의 '냉랭함'으로 혼자 노는 꼴이 되어버렸다. 거의 인지도가 없다시피한 다른 신인 가수들에게 대해 보이던 문희준 팬들의 최소한의 예의성 호응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문희준이 방송을 위해 나서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도리어 일부 팬들은 문희준이 호응을 해달라는 몸짓에 팔로 X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비난한 사람에 대해 항의 표시를 하거나 거부감을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방송에서 엄연히 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무대에 또하나의 주연으로 서있는 관객의 입장으로 그들 '팬'이라는 존재들이 제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문희준 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문희준이 MC로 있는 프로그램의 관객이기도 하다. 그들은 전자의 역할은 했지만 후자는 역할은 철저히 무시하며 '문희준 팬'이 아닌 다른 관객들과 지나가던 시민들까지도 불편하게 만들어버렸다. 또한 윤형빈을 제외한 다른 밴드 멤버들에 대해서도, 또 '음악반란'에 출연하고 있는 다른 신인 가수들에 대해서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이다.
'드림콘서트'에서 소녀시대 무대에 침묵을 한 팬클럽 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한 '왕비호' 윤형빈은 그렇게 똑같은 방법으로 곤혹을 치뤘어야 했다. 그리고 동시에 문희 준 팬들 역시 불편한 방법으로 '팬'의 역할만을 수행해 눈총을 받았어야 했다. 소망이 있다면 관객석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윤형빈을 향한 정말 저질성 발언들이 방송에 안 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 아해소리 -
'대중문화 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놈놈놈' 재미는 있지만 2% 아쉽다 (21) | 2008.07.08 |
---|---|
'신의 길' SBS와 한기총 간의 입장 '전문' (2) | 2008.06.29 |
돌아온 '강철중' 웃음 '작렬'…'공공의 적'은 사라져 (4) | 2008.06.21 |
'늘근'도둑들이 세상 '진짜' 도둑들을 이야기하다 (2) | 2008.06.21 |
팬문화 일침 가한 '왕비호', 문희준 팬들에게 '야유' 듣다 (4) | 2008.06.20 |
대학로 연극 '스타 캐스팅'을 말하다 (1) | 2008.06.20 |
'촛불집회' MBC, PD수첩으로 불지르고 드라마로 굳히기 (3) | 2008.06.18 |
"한국영화 살려주세요" "영화 잘되게 도와주세요"…정신부터 차려라 (1) | 2008.06.04 |
'인간'을 말하는 연극 '순교자' (2) | 2008.05.23 |
-
그렇게 따지면 2008.08.09 18:04
문군의 공연을 막무가내 비상식적으로 비아냥거리고 따돌렸던 다른 수많은 저질스러운 관객들은..?
문군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조작되고 뒤틀린 원초적이고 낯뜨거운 몰아붙이기식 비난들을 자행했던
저질스러운 몇몇의 연예인들, 그리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따라하고 재미있어 했던 10대 아이들 ...
그렇게 제대로 진정으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상처입하고 짓밟고는 진심으로 미안해하지 않는
인격적인 미숙아들은 TV에 좀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님 말대로 문군의 팬들이 좀 배타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맞는 말씀 이세요.
그런데 그 역사를 따라가보면 마녀사냥식으로 한사람을 찔러죽이며 바보 병신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놀면서
즐거워하는 '무뇌충 놀이'가 큰 원인이기도 하죠. 그게 올바른 일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죠?
그 원인적인 면에서 소녀시대 사건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배타적이지는 않았어요. 오랜시간동안 그런 뒤틀린 가학성 비난, 악플놀이와 따돌림으로
문군 팬들도 마음의 벽이 많이 높아지고 미움의 골이 깊어졌을테죠.
왜 사회 분위기가 갑자기 문군을 향한 악취미적인 유희가 잠잠해지는 것으로 변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벽이 급작스럽게 포용과 배려로 변화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련지요.
인격적으로 된사람이 존경받는 이유는..
뿌린대로 거두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자기 눈에서는 피눈물 나게 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어쨌든 왕비호씨도 언젠가는 인격적으로 된사람이 되어서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공인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