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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재한 감독이 영화 <포화속으로>를 만들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 마지막 장면에 권상우와 최승현이 학교 옥상으로 올라오는 북한군을 향해 다연발 화기를 난사했고, 북한군은 올라오는 족족 쓰러진다. 이때 이 감독은 북한군의 시체를 더 높이 쌓고 싶어 했고, 스태프들은 이를 말렸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한 이 감독의 인식으로 고스란히 드러냈다. 당시 <포화 속으로>를 본 이들은 영화를 전쟁 영화장르로만 봤을 때는 괜찮았지만, 한국전쟁과 학도병에 대한 현실적 이야기는 빠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즉 이 감독은 권상우와 최승현을한국전쟁 당시 온 몸으로 북한군과 싸운 학도병이 아닌 할리우드식 영웅에 가깝게 만들어 놨다.

 

 

불안요소 내재 '포화속으로' 흥행 여부는 어떨까.

영화 '포화속으로'는 개봉 전에 참으로 여러가지로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승원, 김승우, 권상우, 최승현(탑)이라는 꽤 괜찮은 남자 주연배우 4명을 전면에 내세우고도 이런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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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화 속으로

 

이는 고스란히 영화 <인천상륙작전>으로 이어진다. 짧은 시간 안에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인천상륙작전> 등장인물들도 <포화속으로>와 마찬가지로 영화가 진행될수록 할리우드식 영웅으로 바뀌어갔다. 그 과정에서 또다시 한국전쟁과 인천상륙작전이 갖는 의미는 희미해져 갔다.

 

영웅이 탄생하려면 선과 악이 분명해야 하고, 그 영웅이 지켜야 할 대상도 분명해야 한다. <포화속으로>에서는 차승원이, <인천상륙작전>에서는 이범수가 악의 역할을 담당했다. 지켜야 할 대상은 국가다.

 

평론가들이 <인천상륙작전>을 허술한 안보 영화, ‘국뽕영화라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시작한다. 이 감독은 영웅 만들기에 집착했고, 그 영웅이 살려면 비현실적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인천상륙작전

 

<포화속으로>에서 총 한번 제대로 쏴보지 못한 최승현과 권상우가 어느새 람보가 되어 있었고, <인천상륙작전> 역시 이정재를 중심으로 한 8명은 북한군 전체를 상대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박철민이 북한군 한 가운데로 들어가 싸우는 모습은 통쾌하기 보다는 황당했다.

 

그리고 비현실적 상황은 다시 배경을 일그러지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앞서 언급한 것처럼 <포화속으로>에서 한국전쟁과 학도병이 사라진 것처럼, <인천상륙작전>에서도 인천과 한국전쟁을 희미하게 만들어야 했다.

 

관객들은 영웅 만들기를 보며 볼만한 영화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냥 전쟁영화이기 때문이다. 이는 몰랐던 영웅들을 알았다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들에게는 할리우드식 영웅의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졌기 때문에 킬링타임용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아마 이재한 감독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또다시 영화를 만든다면 또 비슷할 것이다. 그때마다 한국전쟁은 배경으로만 사용될 뿐, 그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이 더 아쉬운 이유다.

 

- 아해소리 -  

 

ps. 그리고 리암 니슨은 왜 부른걸까. 물론 연기는 좋았다. 하지만, 기껏 저 정도 활용하려고 그렇게 홍보를 해댔던 것인가. 진세연은 왜 나온지 아직도 궁금...그냥 여자가 필요해서? 이는 <포화속으로>에서 박진희가 출연한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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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캐릭터는 밋밋하고 고전적인 한국 호러물의 틀에 어설프게 들어가 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캐릭터가 각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찾고 있지만, 영화 '고사'의 인물들은 뭘 해야할지 잘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화 '고사'는 남규리를 연기자로 데뷔시키기 위한 작품일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이범수와 윤정희는 안타깝게도 '희생양'에 가깝다. 남규리가 개성없는 연기를 펼칠 때, 이들 둘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리액션을 취해줘야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의 아이들이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에 따로 학교에 나와서 특별 수업을 듣는다. 선생은 이범수와 윤정희, 그리고 선도담당 교사 뿐이다. 그리고 곧 전교 1등의 여학생이 죽게 되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이들에게 공포를 주는 인물은 이들 학생들에게 "중간고사를 다시 시작한다.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한 사람씩 죽는다"라며 전교 석차대로 학생들을 죽여나간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첫 데뷔작을 찍은 창감독은 전통적인 자극적 장면을 쓰지 않고 드라마에 치중한 공포물을 선사한다고 했다. 이 말을 그래도 해석하면 식스센스정도의 느낌을 주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통적인 한국의 자극적 장면을 통한 공포 주입은 그대로 화면을 통해 나타난다. 캐릭터 역시 앞서 말했듯이 비슷비슷한 인물들에 그냥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조연급 연기자들만 즐기하다. 이들이 호흡이라도 잘 맞으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다.

그럼 왜 남규리를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을까. 간혹 정말 스타성과 연기력을 지닌 이들이 조연급도 거치지 않고, 또 제대로 된 연기도 배우지 않은 채 관객들에게 감탄을 연발케 하는 연기를 선보일 때도 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 있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남규리는 아쉽게도 이런 스타성이나 연기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그녀는 더 연습하고, 데뷔때 주연보다는 조연급에서 거듭났어야 했다. 그런데 조연급 연기력으로 주연을 꿰찼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답답함을 느끼게 할지는 뻔하다. 그리고 그 '뻔함'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줬다.

영화 '고사'는 흥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함과 동시에 흥행 실패의 요인까지 같이 안고 있다. 일단 경쟁할 만한 한국 공포영화가 없다는 사실은 유리하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대개 성공했다는 패턴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이러한 유리한 부분을 뒤집고도 남을만큼 영향이 크다.

어떻게 보면 영화 '고사'를 제작한 코어컨텐츠미디어측은 이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선상 파티등) 쓸데없는 내용까지도 보도자료로 뿌렸다. 하다못해 '자고있던' 남규리까지도 소속사 직원들 모르게 씨야에서 탈퇴시키기까지 했다. 이때문에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에는 정말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결론을 내자. 영화 '고사'는 배우들의 연기력 등을 떠나 그냥 자극적인 장면을 한번 보고싶으면 괜찮은 영화다. 창감독의 감각적이고 현란하며 스피디한 영상은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나 연기력을 기대하고 간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 아해소리 -

PS. 웃긴 것은 영화의 진짜 '백미'이자 연기력의 초절정을 볼 수 있는 부분은 엔딩 장면이다. 만일 정말 진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 장면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한다. 끝났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끝까지 버터야 한다. 그나마 본편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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