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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드폰’ 리뷰에 이어 '핸드폰'에 대한 내용을 또다시 올려본다. 사실 첫 공개된 영화와 시사회 장소에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보면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112일 제작발표회 당시 메이킹 필름때와의 상황이 겹쳐서였다.

 

 

소통을 막는 소통기계 '핸드폰'…인간을 고립시키다

영화 '핸드폰'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이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좀더 속으로 들어가보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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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드폰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사측은 메이킹 필름을 선보였다. 이 화면에서 매니저 오승민 역할을 맡은 엄태웅은 "요즘 바쁩니다"라고 운을 뗀 뒤에 신인 여배우 진아 (이세나 분)을 띄우기 위한 자신의 바쁜 하루 일과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같은 흐름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전 10시 화보 촬영

오후 2시 감독 미팅

오후 4시 라디오 생방송

9PD, 기자 접대

 

제작발표회때 기자들의 눈에 포착된 부분은 바로 마지막 밤 9시 접대 부분. 사실 PD든 기자든 접대를 받는다. 물론 기자나 PD 개개의 성향에 따라, 해당 매니저와의 친분에 따라 그것이 '접대'인지 그냥 술자리인지를 확연하게 선을 긋기는 어렵다. 직접 현금이나 주식 등이 오가면서 출연 등의 청탁이 이뤄졌다면 모를까, 그냥 친분으로 만나 서로 술 사주는 사이라면, 딱히 '접대'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연예계 바닥에서 종종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작발표회 당시 'PD, 기자 접대' 부분은 현장의 기자들을 불편하게 했음은 사실이었다.

 

과거 스포츠지가 막강하게 힘을 발휘할 때면 모를까, 최근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연예부 기자들이 연예쪽 매니저들에게 일상적인 대접도 못 받는 마당에 영화에서 나오는 '접대'는 어이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최근 연예부 기자들이 여기자가 많아지는 관계로 매니저들조차 방법을 달리 하는 행태라는 말도..). 곧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고, 관련 기사도 나왔다. 연예계의 은밀한 뒷이야기를 그렸다는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난 기사도 선보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시사회에서 접대 장면에서 등장한 인물들은 광고주와 PD 뿐이었다. 직접 거론은 PD 뿐이었다. (그것도 정황상 대놓고 SBS라는..) 보도자료에서도 기자는 빠져있었다. '광고주와 PD들을 접대하기에 바쁜'이라는 문장이 들어갔을 뿐, 기자가 거론되는 문장은 찾기 힘들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메이킹 필름 자막에까지 '9PD, 기자 접대'라고 들어간 상황이 어떻게 모든 자료와 영화 정황상의 느낌에서 빠졌을까. 뭐 추정을 해보면, 영화 내용처럼 배우를 띄우는 문제라면 방송국 PD가 중요하겠지만, 영화 그 자체를 띄우려면 기자들의 힘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무관심'보다는 나을테고, 그 칭찬과 비난을 일일 단위로 할 수 있는 존재들은 PD가 아닌, 기자들이니 말이다.

 

어쨌든 재미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와 버렸다.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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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전에 학교사무원들의 차접대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요지는 학교 사무원 (특히 여성)분들이 담당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학교에 손님이 오거나, 학내 행사때 커피 등 차접대를 관행적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학생들에게 '도덕'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선생들조차도 이러한 관행이 부당하다는 생각을 거의 안한다는 것이였다. '당연히' 학교 사무직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고 나서 반응은 잠깐동안이나마 대단했다. 당사자들인 사무원들은 그런 관행은 완전히 폐지되어야된다며 흥분했고, 많은 사람들도 "자판기 갖다놓고 쓰면되지 꼭 여직원이 타와야 하나"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는 "요즘 직장 갖기가 얼마나 힘든데 그정도 가지고 투덜대냐" "그럼 나이 많은 교장선생님이 커피 나를까"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학교 사무원으로 있는 후배나, 선생님으로 있는 후배들을 대하면서 모두 1년전의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사무원 업무분장에 '내빈 접대'라는 항목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또 인권위측에서 (당시에는 사례가 없다며 조치해줄 수 없다고 응답) 1년 사이 교육청 등에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후배들과 사이버상의 친구들과의 이야기속에서 여전히 행사때 (극히 소수일지 아니면 다수일지 몰라도) 여 사무원들은 '차'를 나르고,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진 분들도 (직접 시키지는 않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않고 생활을 해가고 있었다.

 

'차'를 접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것은 개인적 친밀감이나 '조직'이 모두 '동질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무난히 이뤄질 수 있다. 이분화된 조직의 성질속에서 한쪽은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접대'하고 '준비'하고, 다른 한쪽은 그것을 기반으로 '대화'하고 논의를 한다면 그건 분명 부당한 것이다.

 

간혹 TV속에서 정규직 직원이 계약직 직원에게 "커피 부탁해요"라는 대사가 나왔을 때 어이가 없을때가 많았다. 그 방송을 보는 사람들중에 이제 막 회사에 취업하는 이도 있을테고, 그와 유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런데 방송전파를 통해 그것을 일반화시키면 어쩌라는 것인지.

 

같은 부탁이라도 상황을 봐가며 하고, 상대를 봐가며 해야 한다. 학교든 회사든 여직원들이 차를 접대하러 들어가지는 않았을것이며, 회사 차원에서 그것때문에 뽑지는 않았을것다. (만일 그런 의도로 뽑았다면 그 회사는 뭔가 큰 문제가 있거나 조직이 언제가는 붕괴할꺼다)

 

작년 그 글을 쓰면서 '차 접대'의 문제는 이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 사람의 '급'을 규정짓는 기준을 이런 것으로부터 하나하나 만들고 인지시키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때문에 어떻게보면 '차 접대' 등의 소소한(?) 문제부터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뭐든 부당한 사례와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행하게 만드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에.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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