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은 여러 가지 내용을 관객에게 전달했지만, 그 중 가장 강렬한 것은 ‘메신저’와 ‘메시지’다. 같은 내용이라도 범죄자이고 건달이었던 이병헌의 말은 믿지 않지만, 현직 검사의 조승우의 말은 믿는다. 그래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에 맞는 적절한 사람을 찾는 것은 홍보마케팅의 기본일 것이다.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에 숨진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48시간을 밝히라는니, 왜 북한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냐느니 등의 말을 하면서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 퍼포먼스까지 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주장이 대다수의 국민에게 과연 먹힐지 의문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러한 메시지를 내놓을만한 메신저로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남한 정치와 국민 심리를 이용하려고 북한을 수십년간 이용한 집단이 국민의힘의 과거 정당이었다. ‘총풍’은 이제 너무 오래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천안함 사태 때도 제대로 사과도 받지 못하고 북한의 베이징 비밀회담 폭로로 망신만 당했었다. 박근혜 정부때는 엉뚱하게 개성공단을 갑자기 폐쇄해 우리 기업가들만 손해를 입었다. 또 북한이란 소재를 이용해 간첩 만들기에 나섰던 것도 국민의힘 선배 정당들이다.
적어도 북한 대응과 관련해 미시적으로 비판할 거리는 모둔 정부가 존재하겠지만, 거시적으로는 속칭 보수정권이라 하는 무리들은 할 말이 더 없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국민의힘 메시지는 힘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 아니 모른 척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민의힘이 과거 자신들이 행했던 일들을 모두 털지 않으면, 앞으로도 다른 성향의 정부에 대해 말을 제대로 못할 것이고, 비난만 받을 것이다.
참고로 48시간을 밝히라는 주장에 대한 반응에, 현재 봉인된 세월호 사태 당시 박근혜 7시간을 같이 밝히자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응할 생각은 없는 듯 하다. 그 7시간이 묶여있는 한,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시간’에 대한 메시지 힘도 같이 잃는다.
그런데 김종인이자 주호영이 털 수 있을까.
- 아해소리 -
ps. 이 글에서 두 가지는 일단 넘어간다. 첫째 김정은이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이례적인 일이라 인정은 해야한다. 이 부분을 높이 사든지, 혹은 폄하하는지 할 필요가 없다. 김정은이 사과했다는 팩트만 인정하면 된다. 그리고 이 사과를 기점으로 조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 당한 사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 관계는 따져야 한다. 고인에 대한 애도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은 다른 문제다. 군의 책임인지, 개인의 책임인지는 분명 따져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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