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50억원, 황정민-현빈 주연. 특히 현빈의 결혼 후 첫 공식 등장. 손익분기점 350만명. 개봉은 1월 18일. 샘물교회 선교단들의 아프가니스칸 피랍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교섭>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개봉 한 달이 지난 현재 2월 18일. 누적관객수 171만명. 네이버 관람객 평점 6.25. 영화 <교섭>은 샘물교회 선교단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분노만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안겼다.
영화 <교섭>이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했을 때 의아했다.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이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23명이 납치되어 그 중 2명이 살해된 사건을 왜 굳이 임순례 감독이 영화화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과연 100만이 볼 정도인가도 신기했다. 물론 어쩌면 171만 관객들은 이 실화를 모를 수도 있었고, 아니면 황정민과 현빈의 로드 무비 정도로만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모티브가 된 실화가 문제가 있으면 영화도 역시 문제를 안고 간다.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 사건.
나무위키 등에서 찾아보면 아주 길게 잘 나온다. (너무 세세하게 나와서 읽기 힘들 정도). 그러나 가볍게 요약하면 이렇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은 대한민국 정부가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나라였다. 그러나 샘물교회 선교단은 아주 생기발랄하게 정부의 이 같은 규정을 무시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다. 그것도 이슬람 국가에서 선교를 하러 말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탈레반에게 피랍됐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 정부는 재정적 피해는 물론 테러단체와 협상을 했다는 이유로 외국에서 이미지도 추락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일등석을 제공받아 편안하게 한국으로 돌아왔고, 환환 미소로 국민들을 공분케 했다. 항공비도 계속 안 내다가 샘물교회 신자들에게 받아서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중동 지역에서 한국인들의 인식까지 안 좋게 만들었다. 한국인들은 종교에 대한 존중 없이 무식하게 자신들만의 종교를 강요하는 국가인 것처럼 만들었다.
그런데 영화는 달랐다.
이들의 피랍장면부터 초반에 넣으면서 아예 ‘샘물교회 선교단=피해자’라는 인식을 깔고 시작했다. 그들이 왜 피랍되었는지는 중간에 설명되었지만, 샘물교회 실화를 모르는 이들 입장에서는 이미 ‘피해자 프레임’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그렇다고 납치하고 살해까지”라는 생각만 하게 만들었다.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샘물교회 실화를 알고 있는 이들 입장에서는 <교섭>은 그야말로 어이 없는 영화다.
오죽하면 임순례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샘물교회를 엿 먹이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개봉 한달이 지났고, 이제 극장에서 찾아볼 수 없겠지만 영화 <교섭>은 실패작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국가의 존재를 이상하게 비튼 영화로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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