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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출연만으로도 영화는 볼 만하다.

 

김윤석은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지한 연기를, 조인성은 더 킹초반의 모습과 비슷한 뺀질거리는 연기를, 허준호는 무게를 잡아주는 연기를, 구교환은 역시나 앞만 보고 달리며 때려주고 싶지만 밉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정만식, 김소진 등의 연기도 역시나였다.

 

 

카불 한국대사관 폐쇄, 영화 ‘모가디슈’가 떠오른다.

가끔 한국영화는 현실과 굉장히 맞아떨어지는 영화를 잘 만든다. 특히 영화 개봉 당시에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당혹스럽다. 과거 2015년 ‘내부자들’ 상영 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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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눈길을 끄는 것은 모로코 현지 촬영 당시 모집한 외국인 배우들이었다. 서구권 대사관 직원 몇을 빼면 대부분 흑인이다.

 

한국영화에서 외국인 배우는 매우 아슬아슬한 모험이다. 할리우드 영화뿐 아니라, OTT 등을 통해 다양한 외국 작품을 접한 관객들 입장에서 외국인 배우는 조금만 어설프게 연기를 해도 바로 서프라이즈급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외국인 배우 한 두명도 아니고 수 백명이 등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몇몇만 어색하게 굴어도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이런 면에서 모가디슈는 성공적이다. 물론 가끔 너무 오버하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내전이란 상황을 고려하면 차라리 오버하는 연기가 더 적절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이 웃으면서 총으로 장난 치는 장면은 부자연스러우면서, 어쩌면 그 때문에 더 끔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모가디슈

 

카체이싱 장면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분노의 질주시리즈를 비롯해 영화 속 다양한 카체이싱 장면을 본 관객들 입장에서 어마어마하다라고 생각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즉 이 장면은 영화를 액션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일 순 있지만, 홍보 혹은 장점으로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의 강점이자, 아쉬운 점은 결국 스토리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한국 UN가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대사관 직원들. 그리고 이들보다 수십 년 전부터 소말리아와 외교 수교를 한 북한대사관 직원들. 한반도 내 정국이 그러했듯이, 이들 역시 외국에서 한민족이란 연대감보다는 사상적 대립이 더 큰 상황이었다.

 

영화는 남북한의 대립에서 한민족 감정의 공유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짧게 정리하면 힘든 상황에서 우리는 한민족이다이다.

 

 

영화 <영웅>은 왜 관객들에게 외면 받았는가.

영화 은 왜 실패했는가. 적잖은 이들이 즉 와 붙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르가 다르고, 개봉관 선호 자체가 다른 두 영화가 ‘경쟁’을 했다는 것은 잘못된 분석이다.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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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마지막에 남북한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이 모가디슈를 탈출해 헤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힘들게 탈출 한 후 비행기 안에서 애틋한 감정을 느낀 후, 케냐에 도착 후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면서 각자의 나라로 헤어지는 장면은 당연히 뭉쿨함을 남겼다. 문제는 그 진함이다.

 

남한 대사관에 북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머무는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 모가디슈의 마지막 장면은 오히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저렇게 뭉쿨함을 줄 정도로 남북한 사람들이 정을 나누었던가. 오히려 남한 대사관 측 사람들의 호의에 북한이 경계심을 보였다. 그리고 탈출 이야기를 한 후, 같이 차로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향했다. 바로 이어진 장면은 비행기 안.

 

차라리 비행기에서 서로 어떠한 감정 공유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모를까, 그런 장면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케냐 공항에서 헤어질 때 끈끈함을 보여준다.

 

결국 영화는 쫀득쫀득한 인연이 없는데 갑자기 ‘한민족 피’가 연결되었다는 것을 관객들이 알아서 느끼게 하고, 그 느낌을 바탕으로 알아서 감동하라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앞서 말했듯이 그냥 ‘뭉쿨’할 정도지, 감동까지는 아니었다.

 

 

강원 교동망향대, 2년 사이 너무 달라졌는데...뭔가 아쉽다.

우연히 찾아간 길이다. 2019년 강화 교동도에 대륭시장 외에 뭐가 있을까 찾던 중 ‘망향대’가 눈에 들어왔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로는 강화 평화전망대와 더불어 북한 땅을 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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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카체이싱 장면을 줄이고, 두 대사관 직원들이 이집트와 이탈리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이, 대사관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풀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이들이 대사관에 돌아온 직후 애매한 긴장 장면을 넣으려고 그랬을는지 모르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더 안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아무튼 모가디슈250만이 봤다. 그러나 그에 비해 관객들의 반응은 볼만하다수준에서 그쳤다. 경쟁작들이 많았고,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 아해소리 -

 

ps.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아프가니스칸 카불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 영화가 당연히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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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30일 개봉한 영화 '쌍화점'이 개봉 이틀만에 45만명의 관객몰이를 했다. 실제 필자의 주변 사람들도 이 영화를 오래 전부터 예매해 보고 왔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평가는 대부분 혹평이다. 혹평의 대부분의 내용은 자극성만 의지한 아무런 의미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 '쌍화점'의 감독이 충무로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번 혹평은 보지 않은 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영상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로 그동안 유하 감독은 승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조인성과 주민모의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과 조인성과 송지효의 정사 장면 (사실 이들 두 명의 정사 장면은 그다지 섹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도리어 영화 '미인도'의 정사 장면이 더 강도가 높다)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일단 스토리를 조금 이야기 해보자. 작자 미상의 고려가요 '쌍화점'을 기반으로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애증, 집착 등이 끈적하게 버무려져 스크린 한가득 채우는 영화 '쌍화점'은 고려가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14세기 무렵 원의 억압 속에서 고려를 지키려는 왕 (주진모)은 여자를 품을 수 없기에 외모가 출중한 사대부 집안의 자제들로 구성된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 (조인선)과 사랑을 나눈다. 문제의 발단은 원이 후사를 빌미로 왕을 바꾸려는 계략을 세우면서부터다. 왕은 궁여지책으로 홍림과 왕후 (송지효)를 대리 합궁할 것을 명하지만, 이로인해 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몰아가면서 평안해보이는 운명이 혼란 속으로 빠지고 만다.

내용은 초반부터 쉽게 결말을 판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보는 이들도 영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지치게 만든다. 영상으로 긴 러닝타임을 해결하기에는 관객들의 수준은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 영화에서 수확물은 주진모의 달라진 모습이다. 의외로 사극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는 주진모는 이번에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쌍화점'은 어떻게 보면 현재 한국 영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속 없이 이미지와 배우의 인지도에만 의지해 힘도 달리면서 억지로 영화계를 이끌고 가려는 것이 똑같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영화는 거의 저질수준이었지만 마케팅의 힘으로만 100만을 넘긴 공포 영화 '고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실속이 없다. 속이 탄탄하지 않으니,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만 결국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 모두가 몰락한다. '쌍화점'이 45만명을 넘겼다고 좋아하는 것은 몇 년전에 영화계가 호황을 누리며 세칭 충무로 개가 만원짜리 물고다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쌍화점'이 어느 정도의 관객몰이를 할 것은 분명하다. 조인성과 주진모, 송지효의 인지도부터 시작해 이미 개봉 전부터 여러가지로 '파격적'인 내용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관객몰이의 성공이 곧 영화 '쌍화점'의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듯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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