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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거창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주인공들이 떼 지어 천천히 걸어오는 장면은, 영화에서 어떤 큰일을 앞두고 있거나 주인공들의 위세가 대단하다는 것을 표현할 때 연출한다. ‘도둑들에서 그랬고, ‘범죄와의 전쟁에서 그랬다. 그런데 이 장면만 머릿속에 남는다면 문제다. ‘프리즌의 이 장면은 그래서 아쉽다.

 

프리즌은 한석규, 김래원 두 주연 배우 이외에도 강신일, 이경영, 김성균, 정웅인, 조재윤, 신성록, 박원상, 전배수, 정석원 등 명품 배우들의 출연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영화 전반부에 등장한 후 죽은 내연녀만 빼고 남자 배우들만 출연한다는 사실도, 어떻게 영화의 색을 그려낼지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이는 곧 수컷냄새 가득함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프리즌

 

그런데 남자 배우들나와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적절한 색의 연기를 펼친다는 것만 빼고는 영화의 장점을 찾기 어렵다. 참신한 소재를 제시했지만, 이를 내용과 연출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영화 전반부에서 김래원의 정체는 이미 관계들에게 들킨다. (굉장히 무딘 스타일의 관객들은 제외) 그러다보니 김래원이 한석규에게 하는 행동, 교도소에서 하는 행동 모두가 어설픈 연기로 보이고, 이는 그 흐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김래원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관객들이 오호 내가 맞췄다혹은 설마하는 감정이 애초 일어나지 않은 연출이었다. 영화를 보다가 혹 감독도 이를 알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중요한 것은 소재이고, 한석규가 어떻게 교도소와 세상을 통제 하는가 이지, 김래원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밝혀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긴게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김래원의 정체를 관객들이 일찍 파악했다는 것은 김래원의 연기 즉 관객에게 보이는 연기와 한석규에게 보여줘야 하는 연기가 어설프게 섞이게 만들었다. 즉 아예 추격자처럼 대놓고 범인을 말해놓고 가면 차라리 당황스럽지만, 극의 흐름이 끊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프리즌은 어설프게 숨기고, 어설픈 타이밍에 김래원을 내놓는다.

 

프리즌

 

어찌보면 이경영이나 신성록이 김래원과 어떤 관계가 있게끔 만들어놓았다면 더 놀랐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카드 역시 없었다. 여기서 이경영과 신성록을 거론하는 이유는 한석규와 이경영의 관계, 김래원과 신성록의 관계, 신성록과 조재윤의 관계, 한석규와 정웅인의 관계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면서 극의 개연성 역시 뚝뚝 끊긴다.

 

현빈이 나왔던 영화 역린은 등장인물 소개하다 지쳐 극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면, ‘프리즌은 이 부분을 너무 삭제했다. 그렇다고 해서 한석규의 권력욕과 김래원의 목적을 제대로 부각시켰냐를 따져봐야 하지만, 이 역시도 앞서 언급한 김래원의 잘못된 활용 때문에 달성하지 못했다.

 

물론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굉장히 폭력적이고, 거친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그러나 킬링타임용도 예의가 있어야 한다. 한석규와 여타 배우들의 연기에만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러다보니 앞서 언급했듯이 남는 것은 오로지 위의 첫 사진처럼 떼지어 걷는 모습 뿐이다.  

 

프리즌

 

 

한 가지 덧붙이며. 김래원의 연기가 영화에서는 유독 정체되어 있는데, 이게 스스로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극복을 못하는 것인지가 애매하다. 의도됐다면 이제는 그런 류에서 그치고, 마니아 위주로 가겠다는 것이고, 극복을 못하는 것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 아해소리 -

 

굳이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4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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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가 '강철중''놈놈놈''님을 먼곳에'에 이어 하반기 한국 영화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냥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이고, 보는 내내 사정없이 몰아치는 두뇌게임에 몰입하게는 만들기는 하지만 여운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 위의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다. 사실 '눈눈이이'는 '강철중'이나'놈놈놈'이 가진 단점을 하나씩 고스란히 가져온다.

'강철중'은 '공공의 적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상대적인 캐릭터가 약했고, '놈놈놈'은 열심히 휘몰아치며 관객을 정신없이 몰입하게 만들었지만 다소 허무함을 느끼게 했다. 아쉽게도 '눈눈이이'가 이렇게 이런 두 가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와버렸다.

그러나 영화는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두 배우를 통해 이런 단점을 해소시키고 있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형사 백성찬(한석규)과 두뇌범 안현민(차승원)은 영화에서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인다. 다소 뻔할 수도 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 수 예측할 수도 있지만, 이들 두 배우는 연기력을 통해 이런 결과를 '뻔하지 않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린다. "꼭 그런 상황이 나올 것 같다"는 예측은 이들 배우의 연기를 통해 "그런 상황이었구나"로 바뀌고 만다. '예측'이 순식간에 '추후 인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한석규와 차승원의 비주얼적인 외모와 감각적인 도시적 이미지도 이런 인식을 하는데 한 몫한다.

사실 영화를 소개하는 홍보 입장에서는 영화에 대해 화려하게 수식어를 달았다. '인간 몸 속 피와 같은, 한국 사회 속 돈의 존재''공권력에 의존하지 않는 시원하고 통쾌한 복수가 펼쳐진다' '거대 도심을 질주하는 역동적인 스피드''관객의 눈과 귀를 압도하는 스케일' 등등. 그러나 사실 이런 것들은 영화 '눈눈이이'에서는 사족 수준에서 그친다.

한석규-차승원의 연기력 대결.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둘이 도시 속 네온사인과 담배불을 나누는 모습은 곽경택 감독이 인정했듯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순식간에 높혀놓는다.그 짧은 순간에 둘이 부딪혀 내는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눈눈이이'를 보려면 치고받고 부수는 모습도 시원할 수 있지만, 한석규-차승원 이란 두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력을 먼저 기대하고 가는 것이 더 '찐~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 아해소리 -

PS. 곽경택 감독이 중간에 메가폰을 잡아서인지, 곽 감독의 스타일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도리어 친구나 사랑을 본 관객들은 곽 감독이 '이런 영화도 만들 줄 아나'라는 의아스러움이 더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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