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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을 물었을때 나는 허탈한 어깻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

 

잔잔한 동물원의 음악을 들으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잊어버린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이들의 노래는 현실에 대해 갖가지 고민을 하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똑같은 ''그리움''''기다림''을 느끼게 한다.

 

오는 121일부터 무대에 올라가는 뮤지컬 ''동물원''20대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느껴봤을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어느 공간에 있든 경험했을 법한 젊음과 꿈, 그리고 희망에 관해 무대 위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또 쉽게 느끼지 못하는 이런 이야기를 동물원과 더불어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홍경민과 이정열이 들려준다.

 

뮤지컬 ''동물원''은 홍경민과·이정열이 무대에 같이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들의 무대가 기대되는 것은 같은 배역과 같은 동물원의 노래를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호소력의 목소리를 가진 홍경민과 따뜻하지만 흡인력있는 음색의 이정열의 무대를 골라보는 재미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동물원이라는 팀의 무게가 주는 기대가 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들의 노래는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들어봤을 것이고 그 은은함에 한번쯤은 도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포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 내용을 표현한 포스터가 아닌 출연배우 이미지로 차별화된 포스터를 선보이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터는 공연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장의 사진 혹은 그림으로 공연에 대해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업. 뮤지컬 ''동물원''은 무대 위에 서는 배우 한명 한명을 포스터로 담아 선보였다. 사람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이기에 어쩌연 배우 한명 한명을 내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는지 모른다.

 

이종오가 연출을 맡아 2006년 연말 초대형 뮤지컬들과 맞대결을 자신하고 있는 뮤지컬 ''동물원''121일부터 31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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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떠나온 사람과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으로부터 떠나오고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후회합니다. 떠나보내지 않고 지켜야 했던 것과 변하지 않았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뒤틀리고 어두우며, 온갖 인간 군상들은 300년 결계가 풀린 천녀의 눈에는 이상한 동양화로 비춰진다. 떠나보내고 떠나오고 떠나려는 준비를 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은 혼돈이며 우리 사회의 모순이다.

 

극단 인혁의 이상한 동양화는 이런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전등사 대웅전 보수 공사 도중 인부들의 실수로 나부상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며 300년 동안 갇혀 있던 나부상의 결계가 풀리면서 시작된다.

 

40대 증권맨 봉씨는 주가 조작 사건으로 수배자로 전락한 뒤 전등사에 숨어지내는 처지다. 봉씨가 숨어지내는 전등사에 대대적인 문화재 보수공사가 벌어진다. 공사 잡부들 틈에는 태국에서 온 이주노동자 줄리가 끼어있다.

 

보수공사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맞추려 무리하게 진행되고, 이 와중에 나부상 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수백 년 동안 대웅전 처마를 이고 있던 나부상의 정령 천녀(踐女)의 결계가 깨지고, 천녀는 전등사의 영물인 잔나비와 함께 자신의 벌을 대신할 대리자를 찾아 서울로 향한다.

 

사채업자들에게 아킬레스를 부상당한 봉씨는 노숙자로 신세가 되고, 줄리 역시 시화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다. 이들 모두는 천녀의 조작으로 엮여 가짜 목사 한백만이 운영하는 사랑의 둥지라는 외국인 노동자 쉼터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극단은 NArT2006 지원선정작인 ''이상한 동양화''가 블랙코미디라고 말한다. 비극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우며, 즐겁게 볼 수 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우리가 겪는 어지러운 세상을 제3자의 눈으로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연극은 즐겁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연출등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기도가 연출하며 남우성, 최홍일, 황연희 등이 출연하는 ''이상한 동양화''115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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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극만 보러다니느냐고 영화를 도통 보지 못했다. 오늘 친구 결혼식이 끝난 후 몇몇 친구와 영화관에서 시간되는 대로 보자고 한 편 고른 것이 '라디오 스타'였다. 보고는 싶었지만 선뜻 보지 못한 것이,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를 오랫동안 봐왔고 웬지 어떤 느낌이 나올지 알 듯 싶어서였다.

 

 

'서울의 봄' 때문에 '한국 현대 이 영화 보면 된다'로 정리.

영화 '서울븨 봄'을 보면서 영화가 현대사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궁금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흐름대로 보면 현재 국민의힘은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국민을 죽이고, 억압하고, 북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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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 스타

 

그러나 내가 틀렸다.

 

만일 오늘 내가 있던 자리가 시사회장이였다면 난 주저없이 기립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극장이였다면 눈물도 맘껏 흘리고, 박수 쳐가며 웃었을 것이고, 음악에 맞쳐 몸도 흔들었을 것이다.

 

누군가 2006년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라디오 스타'를 꼽을 것이고, 가장 감명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라디오 스타'를 이야기할 것이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라디오 스타'를 꼽을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네티즌들의 평가를 잘 믿지 않는다. 기획사와 홍보사의 알바들이 어느 정도 글을 남기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는 믿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내내 뮤직비디오와 노브레인의 노래를 들었다.

 

영화 한 편에 웬 호들갑이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호들갑도 떨만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기에 '라디오스타'에 대해 "재미없다"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 난 다양성을 존중하기에 이런 시각에 대해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라는 대꾸를 해준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에게만은 예외를 두고  싶다. "넌 제대로 영화 못 보는구나"라고 대꾸해주고 싶다.

 

안성기와 박중훈를 비롯해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부분을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하고 눈물이 자연스럽게 고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라디오스타'. 추천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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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특산물로 가시가 많고 독소가 많으며 밧줄과 카펫의 원료로 재배되고 있다. 애니깽. 1904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과 그 후예들을 일컫는 말

 

 

불행하기에 행복을 느낀다 - 연극 '해피투게더'

오랫만에 소극장 연극을 봤다. 소극장 연극은 보는 동안은 즐거움을 보고나서는 유쾌함을 느낀다.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읽을 수 있고, 더불어 숨소리까지 느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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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441,033명의 조선인들이 멕시코로 가는 영국선박 일포드호에 몸을 싣는다. ''지상천국''. 멕시코 애니깽 농장에 대해 이들이 들은 말이였다. 그러나 한달 반만에 도착한 그곳은 지옥보다 더한 곳이였다. 7등민족으로 대우받으며 하루에 1천개의 애니깽 잎을 따지 않으면 가죽채찍으로 맞아야 했으며 농장주인의 개를 부러워할 만큼 열악환 환경에서 조선인들을 서서히 죽어갔고 애니깽 농장의 거름이 되었다.

 

연출가이자 작가인 고 김상열씨가 1988년 세상에 알린 이 이야기는 당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널리 알려진 하와이 이민이 아닌 ''노예''로서의 멕시코 송출. 가슴 아픈 슬픈 역사는 연극 무대에 올려지면서 알려졌고, 이후에 영화, 뮤지컬로 바뀌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18년뒤 애니깽은 다시 무대에 올라 100년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눈물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역사를 똑바로 알라고 소리치지도 않는다. 그냥 100년전 현실을 차분하고 때론 강렬하게 알려주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관객석은 이러한 무대위 상황과는 달리 무거운 공기가 흐른다. 눈물 짜는 소리와 더불어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느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외침이 끝난 후,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오르자 그 어느 연극보다도 길고 우렁찬 박수가 나왔다.

 

사실 젊은 세대들에게 멕시코 이민역사와 애니깽이란 단어는 익숙치 않은 말이다. 1988년 연극과 1997년 영화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단순히 역사속에서만 존재하는 잊혀진 단어로 남아있다. 그러나 박근형 연출가는 의미를 달리했다.

 

"생각해본다. 2050년 어느 날 우리들의 모습을. 시청 앞에 펄럭이는 이국의 국기에 경례하는 우리들을.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할 낯선 우리들의 모국어를. 다시 또 노예처럼 살아야 할 우리들의 미래를"

 

궁녀역을 맡았던 한보경 김상열연극사랑회 대표 역시 이러한 세태에 대해 "요즘은 싫은 것, 아픈 것은 너무 잘 잊어버린 것 같다"며 지적했다.

 

"단순히 연극으로 보는 ''애니깽''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역사로서 ''애니깽''을 좀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라며 연극소감을 남긴 한 관객의 평가는 지나쳐 들을 말은 아닐 듯 싶었다.

 

연극 ''애니깽''29일까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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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이 연극 혹은 영화화되면 출연하는 사람들은 부담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원작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이라든가, 아버지 등의 소설이나 강풀의 만화 아파트 등이 그렇다. 원작을 살리지 못한 댓가는 참혹했다.

 

 

마음이 떠나버린 자들을 맞이하는 연극 '임차인'

영화 '괴물'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충무로 조연의 중심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오달수가 출연한다고 해서 주목받고 있는 연극 '임차인'. 그러나 연극을 보고 있자면 스타로 부상한 오달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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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라클

 

연극 '미라클'의 출연진은 이와 다르게 10회 앵콜 공연이라는 것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전까지 보여준 '미라클'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연극은 그 특성상 한번 보고 넘어가기 보다는 대부분 새로운 인물로 채워진 연극을 또다시 보고싶어한다. '미라클'과 더블어 연극 '아트'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줄거리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어떤 사람이 나오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때문에 "이전 배우들보다 재미가 없던데"라는 말은 "그저 그런 연극""볼 만하다"는 등의 처음 본 이들의 악평보다 더 잔인한 평가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이번 앵콜 미라클은 그 기대치를 충족시켰고 또다른 웃음과 감동을 주는 새로운 '미라클'을 보여주며 그 명성을 충분히 이어가고 있다.

 

12월 31일까지 대학로 미라클 시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미라클'. 10회 앵콜공연에 10만 관객 관람이라는 기록은 이 연극이 이미 대학로의 명실상부한 대표 연극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연극의 줄거리를 말한다거나 관객들이 어떤 호응을 보인다는 등의 이야기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검색해보면 나오고, 설사 내용을 모르고 '명성'만 듣고 찾아간다고 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정도다.

 

'해피투게더', '한 여름밤의 꿈'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모두 선사하는 역할을 맡은 배우 맹상렬은 "극 전체가 굉장히 명랑하고 ''미라클''이라는 제목처럼 기적을 바라는 주인공들의 간절한 마음이 잘 표현되는 연극이다"라고 평했다. 맹상렬이라는 배우는 개인적으로 해피투게더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배우다. 웃길 줄 알고 진지할 줄 안다.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도 있다.

 

어쨌든 "정말 재미있어요. 이 연극을 보면서 웃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 사람은 요즘 어떤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3살때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일겁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공연평은 이 연극이 어떤 연극임을 말해준다.

 

간혹 연극을 보고난 후 배우들과 같이 극장을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옷을 갈아입고  무대위 사람이 아닌 현실속 사람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보여주는 얼굴이 아닌 자신의 인생의 무대로 돌아온 얼굴들은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을 준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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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것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텅 빈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배우들이 땀을 흘리며 이야기를 풀어 나갈 공간을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느 순간보다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첫 연극을 어떤 것을 봤는지 기억이 안난다. 고등학교때 자리수를 채우기 위해 강제로 보러 간 '햄릿'이 첫 연극일 수도 있겠고, 갑자기 생긴 초대권에 가 본 대학로 어느 연극이 나의 첫 무대경험(?)이였을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왜 그런지도 모르게 연극이 좋아졌고, 기회가 되는대로, 혹은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공연장을 찾기 시작했다.

 

국립극장같은 대형극장에서부터 20여명이 앉아서 보는 대학로 소극장까지 배우들의 숨결이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 무조건 좋았다. 물론 이후에는 배우들의 숨결을 느끼기 힘들어지는 대극장은 점점 멀리하게 되었다.

 

아무튼 2만원짜리 연극은 배우들이 말하고 뛰는 사이에 '''사람'을 보게 된다. 영화는 허상이지만, 연극은 현실이다.

 

사람들은 영화도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영화가 현실을 말했다가는 망하기 쉽다. 일명 흥행한 영화와 일찍 간판을 내린 영화를 비교해보면 알 것이다. 현실의 이야기를 그리는 순간 영화는 사람들의 맘 저편으로 물러나 버린다.

 

하지만 연극은 아니다. 애시당초 비현실적 이야기를 그릴 수 없기에 철저히 현실적 이야기를 만든다. 죽은 자의 영혼을 등장시키는 연극조차도 현실적으로 변해버린다. 무엇보다 그 영혼의 역할을 하는 배우가 우리 앞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영화는 모두 다른 공간에서 찍어서 영화극장이라는 상영 공간을 만들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객에게 선보인다. 메시지보다는 이미지를 선사해야 하기 때문에 '거리''위치'가 중요하다. 사운드가 어떻게 들리냐도 중요하고, 그에 따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연극은 한 공간에서 만들어진다. 소극장은 거리마저 생략된다. 배우가 관객석에 앉아있기도 하고, 통로에서 튀어나온다. 이미지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거리''위치'보다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눈 앞에 보이는 배우들의 땀을 보여준다.

 

영화를 비하하고픈 마음은 없다.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연극에서 보여줄 수는 없다.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장면이 "그나마 연극에서 저정도 구현되는 것이 어디냐'는 촌평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계가 있는 것이다. 거대함, 시공간의 자유로운 이동 등은 분명 영화의 강점이다.

 

강조하고픈 것은 영화나 연극을 '' 보러가느냐는 전제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선택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웃고 울며 즐기고 싶다면 단연 연극이다. 반면 그냥 스트레스 해소나 가볍게 현실 이탈정도라면 영화가 제격이다.

 

사실 연극 한편이 2만원, 사랑티켓 혜택을 받거나 해서 보더라도 1만원 안팎이다. 게다가 하루에 한번밖에 보지 못하거나 주말에 2회 상영이 고작인데다가 극장도 많지 않다. 반면 영화는 싸고 편하다. 7천원, 할인혜택을 받으면 3천원까지도 혜택을 받는다. 어느 때고 볼 수 있고, 접근성도 용이하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연극을 쉽게 접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난 이런 생각을 한다. 영화가 과연 7천원 (혹은 3천원)의 가치가 있을까. 어느 때는 1천원짜리 가치밖에 없는 영화를 웬지 7천원씩이나 주고 봤다는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박수 칠만한 영화도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반면 연극은 지금까지 단 한편 (아래 혹평한 창작 뮤지컬)을 빼고는 5~10만원짜리 연극을 1만원~2만원 주고 봤다는 생각이 들때가 대부분이다. 1시간 30분동안 무대위 배우들의 열정을 보면 그 이상의 가치도 부여하고픈 마음이 든다.

 

연극과 영화. 위에서 풀어낸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하면 어떻게 비교대상이 되냐고 말한다. 맞다. 비교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비교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교 비슷한 행위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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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연중인 연극에 출현하는 배우가 이전에 출현했던 작품이 흥행을 하거나, 작품 자체가 높게 평가되면 배우와 관객 모두 기대감과 부담감을 한꺼번에 느끼게 된다. 배우에게는 이전 작품의 명성을 지켜야된다는 부담감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한 홍보가 되는 이점이 있고, 관객에게는 일단 믿을 만한 배우와 작품이라는 점과 자칫 너무 큰 기대감에 실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발랄한 젊은 극단의 세련된 신파극 ''보고싶습니다''

극단 연습장에서 단원들을 보고있으면 ''대학 동아리''가 생각이 난다. 너무 젊고 발랄하며 활동적이라 5년차 ''기성 극단''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습에 돌입하자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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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어게인


연극 '해피투게더'와 '미라클'을 거쳐 탄생한 '스마일 어게인'은 배우들에게는 부담감을 주었을지 몰라도 관객들에게는 믿을만한 배우들의 볼만한 연극 한편을 또 하나 만났다는 기쁨을 주기에 충분했다.


'스마일 어게인'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일곱가지 이야기로 구성해 보여주는 옴니버스 공연이다. 시한부인생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죽음을 맞이한 노부부 이야기, 생애 단 한번이라도 1승을 거두고 싶어하는 삼류복서 이야기 등 죽음과 삶,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1시간 30분동안 끊임없이 풀어낸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등장하는 연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두 명의 면면이다.


이미 관객 10만명을 넘어선 연극 '미라클'과 여덟번째 앵콜 공연인 '해피투게더'를 통해 실력파 배우임을 확인시킨 양현민과 김희준이 각각 1인 7역씩 14명의 역할을 소화해낸다. 그러나 똑같은 모습은 없다.


이 두 명이 누군지 모르고 간다면 10명 정도의 배우가 등장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공연을 제작한 PAMA프로덕션측은 연극을 소개할 때 "배우들을 보라"고 강조해 말한다.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가 거의 없다시피한 소극장에서 이들이 열연은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여장한 모습으로 등장해서는 배꼽잡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순식간에 노부부로 변신해 관객 이곳저곳에서 눈물 흘리며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물론 중간 중간 거부감 일어나는 대사나 몸짓 등도 나온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는 극의 흐름이지 이들 배우의 극 소화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현민의 모습은 해피투게더에서 처음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움직임이 이번 것보다 좀더 격렬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적인 연극이 쉽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기억하고 움직이며 내뱉는  행위를 끊임없이 해야한다는 것은 정신적 체력적 소모성이 엄청나다.


양형민·김희준 두 배우는 '스마일 어게인'이 말하는 삶과 죽음에 대해 "(공연을 하면서) 죽음이 꼭 두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에서 나온 삼류복서가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삶은 열심히 살만한 가치가 있고 또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지금 살아가는 이들 중에 죽음을 맞이해본 사람들은 없다. (간혹 살아났다는 사람이 있지만 난 보지 못했다) 때문에 죽음에 대해서는 막연한 두려움만 있을 뿐이다. 살아가는 이승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강하기에, 저승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에 늘 두려움을 느끼고 산다.

 

'스마일 어게인'에서 느껴지는 이런 죽음에 대한 순간은 그러기에 쉽게 웃기만 하면서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아직 설 익은듯한 느낌의 100% 추천작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 90%이상의 감동과 느낌을 가질 것이며 나머지 10%도 어느 순간에 이들 배우들이 채워줄 것이라 믿는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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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연습장에서 단원들을 보고있으면 ''대학 동아리''가 생각이 난다. 너무 젊고 발랄하며 활동적이라 5년차 ''기성 극단''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습에 돌입하자 스스로에 맡은 역할에 몰입하는 모습은 거꾸로 오랜 전통의 극단 같았다.

 

 

5천명 가까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젊은 극단 화살표의 젊은 감각의 신파극 ''보고싶습니다''가 장기 공연에 돌입한다.

 

''보고싶습니다''는 맑고 지고지순한 여자와 주먹을 쓰지만 순정파인 남자의 사랑, 부모오 자식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과 사랑의 이야기다.

 

신파극이기 때문에 ''눈물''이 나오는 장면만 연출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 어느 연극보다도 역동적이고 빠른 전개가 이뤄진다. 화살표단원들이 말하는 것처럼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이 적절히 잘 섞여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연출을 맡은 정세혁 화살표 대표는 "신파라는 말이 구시대 유물같은 느낌을 주지만,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보고싶습니다''에서 보인 ''퓨전 신파극''은 이를 좀더 현대적으로 꾸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002년 12월 단막극으로 시작해 2003년, 2004년 공연 당시 10개월간 5만 관객, 객석점유율 97%의 기록을 세운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에서 9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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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습니다'가 정말 재미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재미있다'. 젊은 층에게는 사랑을, 중년층에게는 향수를 준다. 배우들의 열연을 몰입도를 높게 만들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긴장감은 연극 이상의 느낌을 준다.

 

몇 가지 포인트를 알고 들어가면 더 쉽게 다가갈 것이다.

 

1. 박카스

2. 프로포즈

3. 사이다향

4. 날씨

5. '보고싶다'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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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감이 있으면서도 거부감이 일어나는 영화.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면서도 일어나면 안될 것 같은 상황을 만드는 영화. 이런 영화는 보면 생각이 안난다. 너무 친근해서 영화라기보다는 일상의 생활같고, 너무 일어나면 안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져서, 경험과 연결되는 사고의 카테고리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SF라면 작정하고 경험과 차단된 사고의 카테고리안에 집어넣을텐데 말이다.

 

 

29살 싱글들의 고민과 재미 그리고 방향....뮤지컬 싱글즈.

“난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인생의 숙제 둘 중 하난 해결할 줄 알았어. 결혼하거나 일에 성공하거나. 그런데 이게 뭐냐고.”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올려지고 있는 뮤지컬 ‘싱글즈’의 나난

www.neocross.net

 

연애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장진영

 

영화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이하 '연애참')은  바로 그런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친구들과 장난쳤던 상황과 연결되어 영화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휼룡한 영화는 정말 자연스럽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런 점에서는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자연스럼움이 주인공들간의 스토리가 아니라, 김승우와 그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몇몇 에피소드만이 그렇다는 것이고, 또한 점점 스토리의 진도가 나아갈 수록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반이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였다면 갈수록 정말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김승우의 연기는 과거 신귀공자에서의 모습에서 한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했다. 해변의 여인은 보지 못했지만, 연애참과 동일한 수준이라면 아쉽게도 김승우의 한계는 거기까지라고 말하고 싶다. 도리어 김승우의 이 발전하지 못한 연기력때문에 장진영의 변화는 돋보였다. 주변효과인지 몰라도 그렇게 보였다.

 

장진영의 연기는 '국화꽃향기'때 가장 돋보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는 그 반대의 느낌으로 같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 '연애참'을 슬프다고 한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전적으로 그것은 장진영의 힘이다. 답답하다고 느꼈다면 전적으로 김승우의 공적(?)이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다른 사람들의 입과 움직임을 보면 전체적인 평가가 나온다. '어~'가 나오거나 서둘러 일어나는 모습이 다수이면, 그 영화는 꽝이다. 아무소리가 안나거나 움직임이 적으면 괜찮은 영화다. 개인적이 분류방법이다. 아쉽게도 연애참은 '어~'가 많았다.

 

봐도 괜찮을 영화다. 아래 다른 영화에서도 말했지만, 시간이 되면 봐도 될 영화라는 것이다. 돈내고 극장가서 거대한 스크린앞에서 앉아서 볼 영화는 아니다. 비디오가 출시되거나 내년 설이나 추석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볼 영화라는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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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충무로 조연의 중심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오달수가 출연한다고 해서 주목받고 있는 연극 '임차인'. 그러나 연극을 보고 있자면 스타로 부상한 오달수는 사라지고 '삶'을 다룬 연극다운 연극 한 편만 남는다.

임차인

 

연극 '여행'의 극작가 윤영선의 2006년 신작 ''임차인''이 대학로에서 관객과 만난다. 돈을 내고 물건을 빌려 쓰는 사람이라는 법률적 용어인 '임차인'. 줄거리만 본다면 4장으로 구성된 내용에서 임대인(아래층 여자)과 임차인(윗층 여자)이 나오는 1장을 제외하고는 왜 임차인이라는 단어가 극의 주제로 사용되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연극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몸은 있으나 마음은 이곳에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사람 간에 주고받는 관계를 설정하는 '임차인'이라는 단어가 왜 그곳에 알게된다.

 

젊은 날의 꿈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1장),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가족간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2장). 낯선 곳에서 정착 하려 하는 여자와 아직은 낯선 곳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남자의 이야기(3장).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여인이 자신의 어렸을 적 추억을 다시금 되찾아 보게 된 이야기(4장)는 각각의 색깔로 극의 주제를 뚜렷하게 만든다.

 

극을 쓰고 연출을 맡은 윤영선 교수는 연극은 경험한 현실의 반영이라고 말하며 '임차인'은 "살아가는 삶이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4개의 줄거리중 개성파 배우 ‘오달수’와 함께 연극 ‘라이어’ ‘아트’ 등에서 관객의 배꼽을 빠뜨렸던 배우 ‘박수영’이 한국적인 언어구사로 사실적인 연기를 펼치는 2장(택시기사와 손님)은 최고의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공연을 보고 싶은 분은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오달수의 말처럼 연극 ‘임차인’은 연극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을 가장 연극다운 연극으로 초대할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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