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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야기는 아니다. 며칠 전 친구와 포장마차서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에 앉아계시던 한 시각장애인 안마 아저씨의 넋두리다.


수년간 강남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했다는 그 아저씨는 생존과  반듯하게 자라고 있는 딸을 위해서, 퇴폐업소라는 것을 알지만 그곳서 일했다고 한다.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고 난후, 아저씨는 안마시술소 업주들 입장에서 정부를 비난했다고 한다. 어쩔 수가 없었다.


건전한 안마시술소가 현실적으로 거의 없는 마당에 아저씨가 살아가는 '자본'을 마련해주는 공간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군포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안마시술소 업주들이 잡혀간 것에 대해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하는 뉴스도 나오곤 했던 때였다.


그런데 아저씨는 2005년 가을을 넘기면서 안마시술소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강남지역에 안마시술소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곳어 진짜 '안마'를 하는 시각장애인들은 모두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예 처음부터 퇴폐적 행위를 아가씨들이 하기 때문이고, 손님들도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아저씨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지만 다시 일을 그만두고 이제는 다른 살 궁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의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술 한잔 권하고 바로 일어나셨다. 딱 세잔만 마시고 나가셨다.


안마는 정확히 안마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면, 현재 안마시술소라고 내건 퇴폐업소도 자격증 소지한 안마사를 채용하지 않으면 '퇴폐업'과 별도로 불법 안마행위로 고소당할 수 있다.


안마사 자격은 의료법 제61조 제1항 보건복지부령 제30호 제3조의 요건을 갖춘자에 한하여 발급되며 시각장애인만이 취득가능하며, 자격취득을 위해선 고등학교에 준하는 시각장애특수학교(맹학교)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안마수련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시각장애인들이 그들이 한때 살고자 억지로 보호해주었던 안마시술소 업주들에게 쫓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업주들은 퇴폐업과 더불어 불법행위를 자행해도 그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퇴폐업소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해야하며, 그곳에서조차 버림받는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의문이 들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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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이 오늘로써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내일부터는 범인이 전면에 등장해 "내가 죽였소"라고 외치고 다녀도, 법적으로 그를 구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게된다.


'공소시효' 이 제도가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살인 등 특정범죄에 대해서는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여하튼 범인을 못잡고 끝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한창 일어날 때, 나 역시 화성에 살았다. "여자 혼자 다니지 마라" "빨간 색 옷 입지 마라" 등등의 말로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은 오후 3~4시만 되면 모두 집에 돌려보냈다. 그것도 절대 혼자서는 못 가게 하고, 반드시 동네별로 묶어서 보낸 것으로기억한다.


화성군 (지금은 시로 승격)은 가본 사람은 알지만 굉장히 넓은 지역이다. 지금도 서울시보다 넓지만, 당시에는 현재 안산시, 수원시, 군포시 등으로 편입된 지역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그 규모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화성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이후에 최근 여대생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현장을 가본 사람들은 "이러니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나"라는 말을 내둘렀다.


내가 살았던 곳이 화성이긴 해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지역과는 다소 동떨어진 곳이였다. 그런데 단지 화성에 산다는 이유로 다른 시에 가면 나에게 "무섭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하곤했다.

중학교 수련회를 제주도로 갔는데, 관광 오신 어른들이 "어디서 왔으냐" "화성에서 왔다" "아니 그 무서운데 어떻게 사느냐"라는 질문이 몇번이나 이어졌다.


동네 선배가 군에서 휴가나와 들려준 이야기는 더 어이없었다.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선배는 북한쪽에 선전방송을 하는데, 북한군과 방송으로 말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군이 "너는 어디 사냐"라는 질문에 "화성에 산다"라고 하니, "아 그 살인사건 일어나는데"라는 답변이 돌어왔다고 한다.


화성연쇄살인으로 인해 난 굉장히 무서운 지역에 사는 간큰 학생이 된 셈이다.


오랫동안 잊고있던 이 사건이 다시 떠오른 것은 도보여행중에 본 영화 '살인의 추억'때문이다. 그리고 연이어 쏟아진 기사들로 어릴 적 내가 살면서자세히는 몰랐던 내용들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다양한 기억을 남긴 화성연쇄살인사건. 그러나 이 사건의 범인은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미결사건의 선례는 또다른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하며 '해결못한 완전범죄'는 모방범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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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심판론과 박대표 피습의 결과로 한나라당이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잔칫집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제는 후퇴됐다. 이는 단순히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방자치의 의의는 무엇일까. 중앙정부와는 달리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정책을 펴고,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닐까. 때문에 그 지역을 잘 알고, 그 지역사람들을 위하는 인물을 뽑기 위한 것이 지방자치선거가 아닐까. 예산의 50%이상을 책정하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중앙정부와 연결된 주장에 넘어가 평가받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한 예로 난 경기도지사가 진대제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는 당을 떠나 조직을 이끌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과의 차이를 논하기 때문이다. 도지사는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화 투쟁과 저격수 노릇을 한 김문수가 감당할 자리가 아니다. 수천 수만의 조직을 꾸려본 사람만이 가능하다. 진대제가 한나라당, 김문수가 열린우리당으로 나와도 이는 불변의 사실이다. 그런데 김문수가 됐다. 경기도민들은 바보같은 선택을 했다. 누군가 "그것이 민심이다"라고 말한다면, 난 그 민심이 잠시 미쳤다고 말하고 싶다. 경기도민은 자신들의 삶을 책임져줄 사람이 아닌, 정치적 야욕을 가진 사람을 선택함으로써, 경기도지사가 대선을 향한 워밍업공간으로, 그리고 경기도민은 그 워밍업의 희생양임을 스스로 자처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보고 뽑을 수도 있다. 그들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가끔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신못차리고 그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뽑아달라고 하는데, 그것은 시의원이나 도의원들의 발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그 지역에서 국가를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떠나서 생각하기 힘들다. 국가의 대표적 정치색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다르다. 그 대표적 정치색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지역을 죽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를 비판해 그 상대적인 효과로 이득을 얻고자 한 한나라당은 분명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이 나라 정치를 후퇴시킨 장본인으로 남을 것이다. 오로지 대선으로, 오로지 이 나라의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실질적인 안정과 평안을 버린 단체에 불과하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는 아쉽게도 다음 대선때 한나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 우매한 국민들은 신과 같은 정책으로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일단 비판을 하고 가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단체장들과 기초단체장들이 그런 도민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는 바로 소속당과 연결되어 비판할 것이고, 한나라당 사람이 많은만큼 그만큼 비판할꺼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내 몸에 와닿는 정책은 국가의 정책이 아니라, 지역자치단체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정동영의장이 한나라당을 마술과 같은 당이라 불렀다. 공천파동 등 그 어떤 문제가 생겨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당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여기에 "그만큼 열린우리당에 많은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나 다른 당들이 대안이 될 수 없는가. 이들보다 썩은 한나라당은 봐주고, 똑같이 썩은 열린우리당은 못봐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여기서 이번 한나라당의 압승은 안타까운 것이다.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승리하는 당. 그것은 이 나라의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당신이 적격이다"보다 "그냥 재가 보기 싫어서 네가 해라"식의, 또 4년간의 후회를 남길 짓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되풀이된다. 국회의원선거에서도 그리고 또다시 벌어질 수많은 선거에서 말이다.



한나라당의 압승. 당 차원에서는 축하할 일이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단체의 뿌리내림을 바라는 차원에서는 아쉽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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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날라온 민방위 교육훈련소집통지서. 어차피 정해진 날짜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기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맘먹고 오늘 민방위 교육에 참가했다. 가서 하는 일은 그다지 없다. 앉아서 3시간 강의를 듣고 1시간 시청각 교육을 받고오면 되는 것이다.


100% 허탈감을 느끼고 오는 '시간때우기' 교육이다. 첫째시간, 대부분 사람들이 젊디 젊은데,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강사가 알려주고 있다. 물론 아주 쓸모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민방위에서 할 강의는 아니다. 두번째,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해 강의한다. 결론은 술담배 하지말고 운동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있는 이야기다. 세번째, 그나마 사람들이 집중해서 듣는다. 교통사고의 사례와 분석,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참석한 사람들중 다수가 운전자이기에 그나마 집중해서 듣는다. 네번째, 시청각 교육이라 해서 우리나라의 우수성과 통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군대에서 들었던 내용과 범위가 같다. 복습하는 기분이다.


민방위 교육을 마치고 나온면서 민방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민방위 : 적의 군사적 침략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민간인에 의해 실시되는 비군사적 방위행위

 

내가 연차가 높지않아서인지 몰라도 4번째 듣는 이번 민방위교육에서도 위의 정의와 유사점을 찾을 수 없었다. 아, '민간인에 의해 실시되는'는 맞는 것 같다.


민방위 교육을 받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다. 거기에 휴대폰으로 직장일을 처리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자신이 가지고 온 잡지나 책자를 보고 있다. 오로지 교육참가증을 받기위해 (안그러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 자리에 나오는 것이다. (직장인 민방위도 똑같은 시간 허비하기는 마찬가지다)

 

졸거나 휴대폰을 받는 사람들에게 일순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몇 차례 받다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왜 민방위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정확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군대를 갖다와서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예비군을 받고, 예비군 기간을 마쳤기 때문에 민방위 교육을 받는 것 뿐이다. 혹은 면제나 의병, 의가사 제대는 예비군 훈련없이 바로 민방위 교육을 받는다. 어떠한 사전 설명없이 그냥 교육에 참가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정의 역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인터넷 백과사전을 이용해 알았을 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부가 취하는 행동이다. 정부는 민방위 교육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교육내용을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당정은 안보위주 교육과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지는 강의로 불만이 많은 소양강사 제도를 폐지하고 체험과 실기교육으로 전환하는 한편 IT강국의 위산에 걸맞게 최첨단 영상물이나 사이버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민방위 교육을 참석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왜 들으러 가는지, 왜 참석해야 하는지, 왜 민방위 제도가 존재하는지를 우선 모른다. 거기에 아무리 최첨단 교육을 갖다붙혀도 이들에게는 '민방위'란 자신의 생업 혹은 자신만의 시간을 빼앗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오늘 내가 참석한 그 자리에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왔다고 한다. 오전 교육만 그랬으니, 오후에도 비슷하다고 쳤을 때 400여명. 그것이 내 지역에만 한달내내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조금 끔찍하다.

 

정부통계로는 1~4년차 민방위 대원이 176만명이라고 하니 이들이 소모하는 시간과 이에 다시 준하는 강사 선택 및 소요예산이 너무 쓸데없는 곳에 쓰인다고 본다.

 

또다시 하반기에 날라올 민방위 교육소집통지서를 보고  "한숨 잠이나 자러갈까" 혹은 "가서 오늘은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을 생각하니 어떻게 보면 짧은수도 있는 4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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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보면서 90년대를 생각했지만, 또 한편으론 연극소개를 위한 기사치고는 90년대를 너무 거창하게 끌어들였다는 생각이 든다.


안기자와 마찬가지로 1996년 3월 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대학신문사란 곳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그곳에서 3년을 보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난 대학에서 90년대 후반 '대학'이란 공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1996년과 1997년도 연세대와 한양대 사태를 지나면서 '운동권'은 사회에서 불편한 대상이 되어버렸고, 안기자의 말대로 80년대에게는 '흉내내는 운동권' 으로 비춰졌다.


등록금투쟁등 학내 사안에 대해서는 집회를 열면 기껏 수십명이 모여서 구호를 외칠 뿐이다. 문선은 이미 투쟁가요에서 인기가요로 대체했고, 의식있는 대학생의 모습이라는 칭호는 사회를 고민하는 모습보다는  (영어와 컴퓨터를 공부하며) 자신의 장래를 조리있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기 시작했다.


98년도부터 급속히 퍼지기 시작한 휴대폰 문화에 당황하기도 했고, 인터넷의 확산, 피씨방의 확산,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확산은 한편으로는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극복의 대상이 되었다.


복학한 90년대 초반 선배들은 당구장에서 피씨방으로, 삐삐에서 휴대폰으로 급속히 이동한 대학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선배의 위치로만 점하며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나버린 사회의식을 가르쳐줄 후배는 사라지고, 도리어 토익과 컴퓨터에 능숙해지기 시작한 후배들의 등장에 거꾸로 선배의 위상은 무너지고, 기껏해야 학과모임 술자리나 신고식등의 후배 다스리기의 공간에서 한마디 던질 뿐이였다.


IMF를 맞아 수십대 일의 경쟁률를 뚫고 도피성 군대를 가야했고, 주위에 등록금 문제로 휴학계를 제출하는 친구들을 떠나보냈어야 했다. 최근 몇년까지도 90년대 중반 학번들이 대학에 남아 후배들의 눈치를 보며 도서관에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90년대 학번들이 마냥 불쌍한 것도 아니다. 급속히 변하는 사회를 불안과 극복, 새로움과 적응으로 받아들인 것도 90년대 학번이고, 이를 사회에 적응시켜 IT문화를 이끌기 시작한 것도 90년대 학번이였으니 말이다.


학번이야기가 나온 기사이기때문에 학번위주의 이야기를 했지만, 이는 아마도 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90년대 20대 초중반의 나이를 보낸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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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모 신문에서 2005년 9월에 보도한 기사입니다. 뭐 일종의 '마니아를 찾아서'식의 가벼운 기사였죠. 다른 뉴스를 찾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와 올려봅니다.

물론 이명박 시장이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뭐라하기는 어렵죠. 지금 이시장이 욕을 먹는 이유는 서민들과 차별화된 테니스를 친다는 사실과 서울시에 중대 사안이 있었는데도 테니스를 즐겼다는 것이죠. (다른 사람이 대납했다거나 청탁문제가 오간것도 문제고요)


아래 기사를 읽다보면 재미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남산에 있는 장충단 코트가 나온다는 사실이죠.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테니스 마니아 이명박을 취재하다가 '황제테니스' 이명박을 놓친 안타까운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기자에 대해 뭐라 말할 수도 없는 것이 기획 자체가 틀리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6개월전 '이명박 테니스론'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하나 더 이명박·허남식 논란에 대한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생각하는 것이 이거라고 합니다.



 이정현(李貞鉉) 부대변인은 "정부.여당 인사들의 거악 사건들이 터지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작은 실수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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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신문 2005년 9월 2일>



“난 빼빼한 체격이지만, 팔이 길어 테니스를 잘 해낼 수 있어. 그런데 쉬는 날 좀 즐기려 하면 아내가 발목을 잡는단 말야. 가족과 지내자고….” 이명박(64) 서울시장은 테니스 마니아다.


현대그룹 때부터 다져온 실력이 연령을 연상하기 힘들 정도로 수준급이라는 게 주변의 얘기다.
하지만 평소엔 정책결정과 행사참여 등 업무 때문에, 휴일엔 교회예배 등으로 일정이 빡빡해 코트에 나설 짬이 줄어들었다.

현대에 몸담고 있을 때 별다른 지시가 없으면 금요일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분위기였단다.

이 시장은 “잠시 시간을 내 직원들끼리 운동을 하면서 단합하는 기회도 많이 가졌던 게 테니스와 인연을 맺어줬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즐기면 좋겠지만, 부인의 경우 ‘조깅 우먼’으로 남산 국립극장 뒤에 있는 코스를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가 테니스 다음으로 좋아하는 종목은 농구다. 올 시즌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코트에 푹 빠지다

이 시장은 지금도 1∼2주일에 한 차례씩, 한 차례에 3∼4시간 테니스를 즐긴다.심지어 시 안팎에서 “이 시장이 취임한 뒤로 실내 테니스 코트가 엄청 늘어났다.”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심지어 개인 홈페이지에 테니스를 자주 친다는 글을 올렸다가 “서울시장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인가.”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주로 주말에 남산 중턱에 있는 장충단 코트를 찾는다. 예전부터 운동을 함께 해온 지인들이나 서울시 체육회 선수들과 자주 만난다. 서울시장은 당연직으로 시 체육회 회장을 겸한다.


그는 젊은 시절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해 서울에서 환경미화원 등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학비를 대느라 대학 때까지 스포츠란 걸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여가 활용이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정주영 전 회장이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요. 따라서 사내에서 스포츠나 동호회 결성을 장려했고 나 또한 그 덕을 봤던 것입니다.”

이 시장은 ‘왕회장’(정 회장의 별칭)이 테니스를 즐겨 함께 하다보니 취미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일화도 들려줬다. 언젠가 승부욕이 강한 왕회장이 테니스를 하다가 앞니가 부러졌단다.

이 시장이 “아니, 이가 부러질 정도로 치세요.”라고 놀렸는데 며칠 뒤 이 시장이 앞니를 다쳤다.
왕회장 왈 “당신은 또 무슨 테니스를 앞니가 부러지도록 치느냐.”라고 똑같이 놀려 한참 웃었다고 전했다.


●“난 뭐든 잘 한다.”

지난 봄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직원 체육대회에서 이 시장은 만능 스포츠맨으로서 실력을 과시했다. 족구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예정에 없던 배드민턴 경기를 자청했다.“그다지 해보지는 않았지만 셔틀콕에도 자신있다. 테니스를 오래 쳐서….”라며 자심감을 보였다.


키 173㎝인 이 시장은 “선친과 두 형님이 모두 키가 180㎝대”라면서 “하지만 비슷한 체격을 지닌 다른 사람들에 비해 팔이 10㎝ 정도 길어 운동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인 김윤옥(57)씨가 “어릴 적 못 먹어서 팔만 길어진 것”이라며 안쓰러워하기도 했다.”고 이 시장은 덧붙였다.중학교 3학년 때 넉달 동안 앓아누운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영양실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팔 길이’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 했다. 팔이 길어 지금도 와이셔츠 등 상의를 맞춰 입어야 한다는 말도 보탰다.그 증거로 젊은 시절에 찍어둔 반나체 사진을 장난스럽게 홈페이지에 공개한 적까지 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몸매를 감상하는 장면이다.


테니스가 좋은 까닭은 공을 쫓다보면 다리 근육과 같은 기초체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으며, 자기 신체와 실력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 누구나 즐길 만하다고 덧붙였다.

또 복식의 경우 단합된 마음과 팀워크를 다지게 해주고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강조되는 운동이어서 아주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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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나이불문하고 많이 '안'다. 인터넷에서 1시간만 얼렁뚱당 돌아다니면, 과거 사람들이 수십일에 걸쳐 고민하고 논쟁했던 내용들을 그대로 흡수한다.그래서 사람이 굉장히 약삭빠르고 똑똑하다. 과거처럼 언론통제한다고, 사람들의 의식을 개혁 시키기위해 일방향적인 교육정책 했다가는 융단폭격 맞기 일쑤다.



물론 아직 언론이나 몇몇 식자들의 말이 어느정도 사회여론을 주도하긴 하지만, '많이' 똑똑해진 요즘 사람들은 호락호락하게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공개된 정보가 많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손놀림으로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으니 몇몇 사람들의 말에 무조건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 것은 '자존심'상해서 하기 싫어진다. 똑똑하고 많이 아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인 듯 싶다. 그러나 '천만에'라고 누가 나에게 호통친 소리가 들렸다. 며칠 전이다.



서점에 들어가 책을 있다가  한 문장에서 숨이 멈춰버렸다. "21세기의 한국에서 노동자들은 여전히 분신하며 죽어가고 있는데 이 땅의 기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김중배님의 말이다. '노동자' '분신'  왠지 오래된 말이고 구시대적 말이다.



나 대학 다닐 때도 거부감이 일어난 말이니, 지금이야 오죽하려고. 그런데 그 말에 내 숨이 멈춰버렸다. 왜일까. 기자들에 대한 분노도, 노동자들에 대한 안쓰러움도 아니다. 단지 시대는 왠지 90년대 초반이나 별 다를 것이 없는데, 몇몇 통신수단의 발달이나, 약간의 정신적인 자유로움, 그리고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단순하게 돌아가는 - 12년의 기초교육, 대학졸업, 무조건적인 취업, 돈벌기, 나만 알기, 자기계발, 그리고 죽음 - 세상으로 인해 마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듯한 느낌을 사람들이 갖는 듯 하고, 이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 같아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이다.



사람들은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그 앎속에서 세상은 자연스럽게 변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변한 것은 없다. 껍질은 그대로이고, 의식은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 몇몇 시각적인 변화와 표피적인 약간의 느낌으로 인해 변화된 '착각'을 가질 뿐이다.



아는 것은 분명 '힘'이다. 그러나 제대로 알아야 힘이 되는 것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단지 '안다고' 느끼는 것은 도리어 병이다. 변화된 것은 없다. 손에 쥔 핸드폰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열심히 말하는 TV속 이미지에서 허우적 대는것 뿐이다. 


나도 그렇지만, 지금 사람들은 병을 앏고 있다. '알고 있다'는 중병을.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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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황우석 지지자들이 무서운 이유는 황우석에 관해서 철저히 이분법에 따른다는 것이다. 그 어떤 결론이 나와도 오로지 우리편 아니면 적으로 구분한다는 점이다.


이성적인 논리는 들어갈 부분이 없다. 그들은 지금 황우석을 지지하느냐 아니면 반대하느냐만 남을 뿐이다.


추적 60분 문형렬피디의 지지게시판에 만들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 스타를 지지하는 팬클럽도 있고, 사회에 영향을 미친 개인에 대한 지지 카페도 있는데 왜 유난히 저 게시판을 보고 소름이 끼쳤을까.


그건 문피디의 생사여탈권을 마치 황우석 지지자들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추적 60분의 내용이 황우석 지지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것이 비록 공정보도였다고 하더라도) 분명 그 순간부터 문피디의 지지 게시판은 저주 게시판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수준 (솔직히 이것도 잘 모르겠다. 황우석을 원상복귀시키고 연구의 기회를 주라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황우석에 대한 모든 조치가 너무나 심하다는 것인지), 바로 그 수준에 맞추지 못하는 순간 '적 아니면 우리편'이라는 이분법이 발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피디는 분명 어느쪽 편을 들고자 취재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자신도 모르게 어느쪽 편을 드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자칫 가족까지 피신시키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던 MBC 피디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거꾸로 황우석 지지자들에게 영웅으로 등장하며, 황우석과 관련된 몇몇 사실들을 뒤집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의 기회가 문피디 본인이 아닌 황우석 지지자들에게 있다는 점이다.


황우석 지지자들의 모습에서 읽힌 매카시즘적 광풍이 언제쯤 가라앉을 지 모르겠다. 지금은 황우석 개인에게 집중할 때가 아니다. 정말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불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한다면, 황우석이라는 '잘못 만들어진' 브랜드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과학자와 의학자들을 통해 제대로 만들어진 브랜드를 창출해야 한다고 본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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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부터 한주간 난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참으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을 봤다. 네티즌들이 사회적 영향력을 갖도록 기여한 2개의 포털사이트들과 이를 이용해 다양한 발언을 했던 네티즌들이 치열한 싸움을 한 것이다.


바로 K중학교 교사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서이다.


여교사가 올렸다는 (결국 본인이 올린 것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갔다) 글이 17일부터 급속도로 퍼지면서, 가해자 사진과 군대때 행적을 비롯한 과거사까지 네티즌들사이에 같이 퍼지기 시작했고, 이는 곧 법적 처리와 무관한 네티즌들만의 '재판'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20일 세계일보서 사실보도와 기획보도가 한꺼번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네티즌들과 포털과의 '희한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당시 1만 2천여명이 서명한 미디어다음의 네티즌청원이 사라졌고, 관련기사도 메인에 잠깐 올랐을 뿐 사라졌다. (물론 검색 DB에는 남았다) 가해자 사진은 물론 관련 글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학교이름을 치면 관련검색어에 가해자실명이 계속해서 나온 점은 아직도이해하지 못하겠다)


이에 네티즌들은 계속해서 네티즌청원란에 신규개설을 했고 역시 관련 글을 자신의 블로그는 물론 이곳저곳에 퍼 나르기 시작했다.


같은 때, 네이버 역시 기사가 DB에만 남고 메인에서는 사라졌고, 사진 등 관련 자료를 검색하기 어려워졌다. 검색된 기사역시 댓글을 차단시켜 버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역시 계속해서 글을 올리며 네이버를 비판했다.


21일 새벽 중앙과 경향이 기사를 올렸고, 나머지 언론사들도 모두 21일에 관련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YTN 등의 방송매체들도 달려들기 시작했다. 논점이 성폭행 자체에서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정보노출, 그리고 다시 가해자가 전교조 소속이라는 점으로 옮겨가면서, 내내 네티즌들의 관심속에 있었다.


그런데 이때까지도 미디어다음과 네이버 스팀에서 전면으로 내세운 기사는 없었다. 꼭꼭 숨기기 바빴다. 검색순위에서도 어느샌가 사라졌고, 우습지도 않은 연예기사만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가 제대로 걸린 것은 연합뉴스에서 "인터넷 명예훼손 고소없어도 수사"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사태에서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행동에서 대해서는 분명 비판하고 싶다. 가해자에 대한 분노는 인정하지만, 법의 테두리안에서 처리해야 할 부분을 여론으로 처리하려 한 것은 분명 잘못된 태도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대한민국 2대 포털사이트들의 태도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넷 공간이 무조건 막는다고 막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음과 네이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알것이다. 네티즌들은 어쨌든 움직인다.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세상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포털사이트들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꼴이 되어버렸다. 일부러 검색해 찾아보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 21일 이후 K중 사태는 포털사이트에서 사라져버렸고, 습관적으로 겉에 드러난 뉴스만 클릭해보던 사람들은 그러한 사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1980년 광주사태가 있었을 때 세상은 움직였지만, 독재정부의 언론통제로 인해 조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결국은 세상에 알려졌지만)  포털이 입을 틀어막는 순간, 일부러 각 언론사 사이트를 들어가보지 못한 네티즌들은 머리가 정지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처럼 연예기사만 클릭하고 눈의 즐거움만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한주 인터넷상에서 한 사건은 그 어떤 사건보다 심하게 요동치며 네티즌들의 분노를 일으켰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그 사건이 조용히 흘러갔다.


----- 권고 -----


포털사이트는 편하다. 검색하기도 그렇고,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그렇다. 쇼핑도 편하고,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세상을 알기위한 뉴스를 듣고자 한다면 각 언론사 사이트 뿐만 아니라, 늘 논쟁꺼리가 일어나는 사이트를 돌아다니기를 권한다. (더불어 포털의 문제점을 보도한 기사는 절대 포털에 걸리지 않는다)


과거 언론통제가 심해서 사람들이 진실에 접근하지 못할때도 사람들은 스스로 '다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안 사실은 일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거짓'이였다. 찾아보려 하지 않고 (물론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생각하려 하지 않으며, 분석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가로세로높이 1m도 되지않는 공간에 내 '사고'가 갇혀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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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접하는 뉴스중에서는 이런 생각이 드는 뉴스들이 있을 것이다.


"어! 이거 작년 이맘때쯤 봤는데"
"또 똑같은 말이네. 쓸게 그렇게도 없나"


대표적인 것들로는 연말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일부러 사용하기위해 보도블럭을 새로 깐다든지, 3월이면 어김없이 대학가에서 술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뉴스로 나가고 전문가들의 발언이 그 시기에 연이어 터지지만, 역시 1년뒤에 같은 기사와 대안을 볼 수 있다. 기자들 입장에서는 편하기는 하지만, 난처하기도 하다. "또 그 이야기냐" 라는 독자들의 비판도 그렇지만,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보도한 내용이 허공에 대고 소리치기꼴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문제해결 순환구조에서 한가지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문제 발생 -> 문제 인식 -> 인식된 문제가 전파 (기사화 등) -> 해결방법 제시 -> 해결방법 집행 -> 문제 해결 -> 보완


예를 들어 대학가에서 매년 3월 신입생환영회나 MT때 술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 술먹고 물에 빠져 죽었다느니, 선배가 후배를 때려 폭행죄로 들어갔다느니, 여자후배에게 성추행을 했다느니 하는 보도다. 그러면서 술때문에 생기는 잘못된 대학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그리고 술에 관한 대학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기사와 논설이 쏟아져 나온다.


즉 문제발생부터 해결방법 제시까지는 거침없이 나온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해결방법을 집행할 사람이나 단체가 없다. 5월이 되어 대학축제기간에 다시 술이 등장해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만들고, 다시 종강MT때, 가을 개강MT때 그리고 다시 한해가 지나 3월이 되면 신입생환영회때 문제가 발생한다.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사회 제반문제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법이 아닌 의식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문제들은 언제나 '해결방법 집행'단계에서 멈춰버린다.


그리고 문제는 다시 그 시기가 되면 다시 발생하고 어김없이 문제발생부터 해결방법 제시까지는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대한민국에 그 수많은 교수와 전문가들은 '방법 집행'에 대해서는 왜 속시원하게 이야기하지 않는지, 가끔은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이나 하는지 궁금하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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