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1회 6.8% 2회 9.3%라는 높은 시청률로 시작했다. 박신혜가 ‘박신혜 연기’를 오랜만에 보여줬다. 그런데 1회와 2회에서는 박신혜만큼 주목받아야 하는 배우,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 연기를 한 차민정 역의 박정연이 눈길을 잡았다.
드라마는 강빛나 역의 박신혜를 비롯해 살인자 전담 재판관 악마 유스티티아 역의 오나라, 지옥의 총책임자 악마 바엘 역의 신성록 등이 나름의 연기력을 발산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연이 연기가 눈길을 끈 것은 두 가지 이유다.
교제 폭력의 피해자 연기를 안타깝게 ‘잘’ 했다. 사실 교제 폭력은 사회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영역에 있다. ‘사랑하는 사이’라는 전제는 ‘신고하지 말고 둘이 잘 해결해라’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 수많은 데이트 폭력 사건에서 경찰이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욕을 많이 먹기도 했다. 하지만 비단 경찰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한동안 이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교제 폭력 피해자들의 모습을,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년동안 이 교제 폭력의 사례가 드라마 등에서 많이 표출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 드라마 소재로 사용할 때, 가해자 혹은 피해자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고민을 안겨줬다. ‘어떻게’ 피해자를 보여줘야 하는 문제를 맞닥뜨린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박정연의 연기는 그간 미디어를 통해 보여준 교제 폭력 피해자의 절실함을 가장 잘 보여줬다. (현재까지 기준). 맞아서 퉁퉁 부어버린 얼굴과 만신창이가 된 모습 그리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렇다. 일단 이 연기로만 1화와 2화에서 박신혜 이상의 주연급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외모와 목소리다. 만약 ‘지옥에서 온 판사’를 스치듯이 본 사람은 김태리가 게스트로 출연한 줄 알았을 수도 있다. 외모가 비슷한 것은 물론 차분하게 말하는 목소리 톤이 닮았다. 전작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적어도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만큼은 그랬다.
자료를 찾아보니 tvN '하이바이, 마마!'로 데뷔한 이후,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웹드라마 '가시리잇고',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등에 출연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기사 등도 보도자료를 제외하고는 잡지 화보 인터뷰 뿐이다.
어떻게 성장할 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오랜만에 괜찮은 신인 배우를 본 듯 싶기도 하다. 김태리 닮은 꼴이 아닌, 배우 박정연으로 온전히 커 갈 수 있다면 말이다.
아 물론 드라마도 괜찮았다. 볼 만한 드라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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