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의 어머니 역할로 출연해 대중의 시선을 잡았던 배우 박지아가 30일 새벽 별세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투병 중이었다고 한다. 사실 사람들은 ‘박지아’란 이름만 듣고는 그가 누군지 떠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필모를 돌아보면, 누구나 ‘아 그 배우’라고 생각한다.
박지아의 사망이 안타까운 이유 중 하나는 그간 그가 폭넓은 연기력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성이 낮았는데, ‘더 글로리’를 통해 어느 정도 대중성을 높일 수 있는 상황에서 생을 달리 했다는 것이다.
박지아는 1997년 ‘죽이는 이야기’ ‘마리아와 여인숙’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영화 연기를 시작했다. 그런 그가 첫 번째로 대중의 눈길을 잡은 것은 2002년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이다 장동건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극중 미영의 역할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았다.
이후 박지아는 김기덕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빈집’ ‘숨’ ‘비몽’ 등에 출연했다. 사실 아쉬운 부분이다. ‘해안선’ 이후 박지아는 상업영화나 기타 다른 감독과 호흡을 더 맞췄어야 했다. 김기덕이란 울타리는 예술성이나 화제성을 높일 순 있어도, 상업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기에는 부족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장동건 이승연 등도 김기덕을 통해 ‘연기 세탁’ 정도만 하고 바로 상업영화로 돌아서 갔다. 김기덕에 매몰된 순간 오히려 가치가 하락될 것임을 알고 있던 이들이다.
이후 박지아의 존재는 공포영화 ‘기담’(2007)에서 발휘됐다. 귀신으로 등장했기에 누구도 박지아임을 알지 못했지만, ‘기담의 그 귀신’은 정말 공포스러웠고, 존재감은 확실히 각인시켰다.
JTBC ‘방구석 1열’에 출연한 ‘기담의 정범식 감독은 박지아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박지아 배우에게 어떻게 연기할 건지 물었지만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리허설 없이 촬영이 진행되고 박지아의 연기에 스태프들이 모두 기겁하며 ‘제발 그만 찍자’고 하더라”
박지아는 이후 ‘신의 퀴즈’ ‘굿와이프’ ‘닥터스’ ‘손 the guest’ ‘붉은 단심’ 등 드라마에 출연했다. 특히 영화 ‘광해’에서는 심은경이 죽는 상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상궁으로 출연했다.
“누구나 얼굴은 알지만 이름을 모르는 배우”에서 박지아가 ‘박지아’를 기억하게 한 것은 ‘더 글로리’였다. 문동은의 친모 정미희로 등장하면서 대중들에게 제대로 분노 유발을 시켰다.
살기 어린 눈빛을 포함해 기괴한 표정으로 문동은의 앞길을 막아서는 박지아의 연기는 ‘더 글로리’의 완성의 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좀 더 ‘박지아’의 이름으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는데, 아쉽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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