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문준용 작가와 청와대 박성민 비서관을 향한 불만들이 꽤 많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1. 문재인 대통령이 싫고 정부가 싫다. 그래서 그 아들도 싫고, ‘특별한’ 비서관도 싫다.
2. 나는 지질하게 사는데, 저들은 뭔가 혜택을 받는 것 같다.
3. 국민들의 정서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과거의 기준’을 생각하고 있다.
1번과 2번이라면 사실 할 말 없다. 1번은 못 고친다. 그러니 문준용과 박성민을 싫어하는 것도 이해한다. 2번도 어쩔 수 없다.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한다.
여기서 그나마 공감할 수 있는 것이 3번인데. 대통령 아들은 쥐죽은 듯 살아야 하고, 나이 어린 이는 높은 자리에는 오르지 못한다는 ‘과거의 기준’을 들이댄다면, 어쩔 수 없다. 이건 정부가 잘못한 것이다. (아직도 대통령을 무슨 왕으로, 그리고 가족을 왕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공무원이다. 그리고 그 아들은 자유인이다.)
그런데 이 내용을 빼고 생각하면, 현재 이들이 비판을 받고 있는 '내용'과 타당한지 모르겠다.
문준용부터 이야기 해보자. 국민의힘 배현진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 아드님이 세계적 아티스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부 들어 눈에 띄는 세금 지원 공모전 실력자인 것은 온 국민이 다 안다. 대통령 아드님을 대면한 심사위원들이 아무 부담 느끼지 않고 공정심사가 가능했는지 파악하겠다는데 관련 자료도 못 보셨을 청와대 정무수석이 뭘 알아서 ‘특혜없음’ 판정을 하느냐”
배현진이 뭔가 착각한 거 같다. 특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직까지 모른다. 그런데 이미 “대통령 아들이 특혜를 입었다”라는 프레임을 만든 것은 국민의힘이다. 순서대로 했다면 “특혜가 있었다”라는 것을 조사해 알아낸 후, 문준용을 공격했어야 했다.
지금 배현진의 말은 무엇이냐면 “우린 네가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해. 그런데 증거는 없어. 그러니까 네가 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봐”라는 정신 나간 주장을 하는 중이다.
만약 이들이 조사를 하거나 내부 제보에 의해서 문준용이 특혜를 받았다면, 당연히 문준용이 처벌받아야 한다. 문준용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 대상에 선정돼 6900만원을 수령하게 된 데 대해 "제게 특혜를 줬다고 하면 심사위원들은 뭐가 되겠냐. 제가 아는 한 미술심사위원들은 그런 분들이 아니다"라며 "심사위원이 여럿이면 정치성향도 제각각일텐데 공통된 평가가 나오겠냐. 제가 지원금 대상에 선정되면 공개 검증될 것이란 것은 피감기관인 문예위의 담당자들도 당연히 예상했을 것인데 특혜가 있을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당연하다. 대놓고 대통령 까대는 세상에 대통령 아들이 대놓고 공개 지원사업에서 특혜를 받는다고? 이것을 정말 믿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진짜 대통령 아들로 영향 미치고 돈을 받는다면 겨우(?) 6900만원 받자고 공개 사업에 지원하고 면접 보고 했을까. 그들 말대로 ‘대.통.령.아.들’인데 말이다. 비선실세 최순실 딸 정유라에게 혜택을 주었던 그들이기에 당연히 ‘대통령 아들’도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들의 논리대로 하면 ‘대통령 아들’이 ‘공개적’으로 움직이는 게 더 말이 되지 않는다.
혹자는 대통령 아들이 사람들 눈치 봤기 때문에 이런 공개 사업을 지원하는 ‘척’하고 지원금을 받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 보자. 사람들 눈치를 보는 세상이라는 것은 그들도 인정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런 세상에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것도 자기 아버지를 못 잡아 안달이 난 조중동과 국민의힘, 국민의당이 버티고 있는 세상에서?
아마 국민의 힘도 알 것이다. ‘아니라는 것’을. 그저 물고 뜯기 위해 난리를 칠 뿐이다.
박성민도 웃긴다. 지금 박성민을 향한 공격 포인트가 아예 잘못 됐다. 25살은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없다. 능력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26살이 정말 중요한건가? 만약 능력 없는 45살을 채용한다면 정말 나이를 가지고 이런 난리를 쳤을까. 능력만 봤을 것인다. 그런데 지금은 이게 뭔 상황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임기라고 해봐야 1년도 안된다.
여기서 난 공신 강성태도 잘못 포인트를 잡고 있다고 본다. 나름 논리적이라 생각했는데, 다분히 수험생을 감정만 건드릴 생각을 하는 거 같다.
강성태는 박성민을 조롱하며 25살에 1급 공무원이 되는 비결을 알려주는 것이 어떻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 지금 공무원들이 1년짜리 공무원 생활 하자고 공부하는 것인가. 이들은 평생 직장을 얻기 위해서 고생하는 것이다. 비교 대상이 아니다. 박성민도 민주당에서 개최한 경쟁을 통해 발탁된 인물이다. 그럼 그때 그 공무원 준비하는 20대들은 왜 그 민주당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는가. 그래놓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징징대는 것인가.
만약 누군가 박성민의 능력을 검증해서 올려놓고, 청와대 1급 비서관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한다면 이해할 것이다. (내가 혹은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을 수 있을테니) 혹은 현재 대학교에 그냥 잘 다니던 학생이 어느 날 뚝딱 1급 비서관이 되었다면 그 역시도 비난할 만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1996년생에만 초점이 맞춰있다.
대학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고, 게다가 위에서 말한 저런 정치적 토론 등 경쟁에 관심도 없던 이들이 갑자기 “박탈감을 느낀다” 운운하며, 나서는 것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여기서 하나 더. 강남대에서 고대 편입한 것 가지고 능력 운운한다. 난 그 또한 그의 노력이라 본다. 수능 잘 봐서 고대 간 것도 능력이지만, 그것이 인생을 다 책임져 줘야 하나? 그 이후를 보자. 대학 하나 달랑 잘 갔다고 인생 전체가 편해야 한다는 바보 같은 결론 맺지 말고.
문준용에 대한 비판도, 박성민을 향한 비판도 그냥 ‘정부 트집잡기’ 수준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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