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정부로부터 많이 때려 맞긴 했나보다. 지난 잼버리 사태 때, 압수수색 당한 후 바로 아이브를 케이팝(K-POP) 콘서트에 투입하더니, 이젠 다음 포털뉴스까지 극단적으로 바꿨다. 어떻게? 카카오는 23일 포털 다음 뉴스 검색 시 1200여개에 달하는 검색 제휴 언론사들을 빼고 150여 곳의 뉴스 제휴 언론사(CP) 기사만 노출되게 기본값을 변경했다. 물론 이는 기본값이다. 뉴스 검색 설정에서 ‘전체’로 바꾸면 검색 언론사들 기사까지 모두 보이긴 한다.
용어 설명을 조금 하면 네이버나 다음 뉴스에서 ‘검색 제휴 언론사’는 뉴스 검색으로만 보이는 언론사이고, ‘뉴스 제휴 언론사’는 네이버나 다음 뉴스 코너에 배치되는 언론사들이다. 전자는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빠지지만(아웃링크), 후자는 네이버와 다음 사이트 내에서 읽을 수 있다.(인링크)
사실 앞서 카카오는 5월 24일부터 뉴스 제휴 기사들만 따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네이버도 8월 29일부터 전체 뉴스 외에 ‘모바일 메인 언론사’나 ‘PC 메인 언론사’ 기사만 따로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옵션’ 기능을 추가했다.
사실 뉴스를 보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아웃링크보다는 인링크가 편하긴 하다.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언론사가 배치한 광고 때문이다. 아웃링크로 들어갈 경우 적잖은 언론사들의 광고로 인해 기사를 읽기가 불편하다. 광고를 없애는 과정에서 잘못 누르면 다른 광고로 연결돼 기사 자체를 읽기가 힘들다.
카카오가 이번에 이런 조치를 하면서 “뉴스제휴 언론사의 기사 소비량이 전체 언론사 대비 22%p 더 많았고 이전보다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의 선호가 확인된 뉴스제휴 언론사의 검색결과를 기본값으로 제공한다”고 자신있게(?) 말한 이유의 근거에는 이 같은 아웃링크 페이지의 광고가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카카오의 정책은 비난받을 여지가 크다. 이유는 이런 아웃링크로 인한 뉴스 소비자들의 불편이 최근의 일이 아닌, 수년 전부터 제기됐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론 인해 인링크 이용자가 아웃링크 이용자보다 많은 것도 수년 전부터 언급되었던 내용이다. 그리고 이런 뉴스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몫이다. 기본값의 침해를 포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때려맞고 포털 뉴스 규제 강화, 가짜뉴스 어쩌구 하는 내용들이 쏟아진 후에 카카오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누가 봐도 ‘정권 눈치 보기’라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털 뉴스 관리를 하고 싶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1200개보다는 150개가 관리 차원에서 당연히 편하다. ‘소비자 편이함’을 내세운 것이 결국 ‘정부 관리 편리함’까지 같이 간 셈이다.
여기서 네이버도 사실상 눈치 보기 상황이다. 외부적으로 카카오와 같은 정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모바일 메인 언론사’나 ‘PC 메인 언론사’ 기사만 따로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옵션’ 기능을 추가는 어느 정도 밑밥을 깔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미 뉴스 배치 자체가 정부 여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는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털 뉴스들의 변화가 어느 정도로 ‘기어갈지’ 재미있는 상황이다.
- 아해소리 -
'잡다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드래곤 무혐의‧이선균 사망…경찰의 무능만 보여준 연예인 마약 논란. (0) | 2023.12.27 |
---|---|
총선 망치든 윤석열 정부 망하든, ‘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아바타’ 한동훈에 줄 서는 국힘 의원들. (0) | 2023.12.20 |
장예찬‧조정훈이 반기는 이상민의 민주당 탈당, 과거 보면 ‘역시나’. (0) | 2023.12.04 |
부산이 연예인을 홍보하는 바람에 사우디 리야드는 뜻하지 않게 ‘국가 비전’을 보여줬다. (0) | 2023.11.30 |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 명단 애매하다…영입 명단에 유현준 교수 등 언급?? (0) | 2023.11.13 |
누가 봐도 불공정한 방통위원장인 이동관, 탄핵 당해도 ‘당연’한 이유. (0) | 2023.11.08 |
걸그룹 다이아 출신 BJ 안솜이, 인스타는 8월 유튜브는 1년 전에 멈춰있는데, 놀라운 건? (0) | 2023.11.06 |
지드래곤 마약 혐의 입건, 2011년 국과수 입장 다시 떠올리면. (0) | 202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