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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북두신권>을 보면 라오우가 자신에게 반항한 이들을 가둔 거대한 감옥 카산드라가 나온다. 라오우는 이곳에서 권법가들의 비전서를 빼앗은 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권법가와 그의 가족들은 서로 떨어뜨려 가둬 서서히 굶어 죽게 만든다. 그들이 서로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이 감옥에서 내내 울려퍼려 귀신의 소리처럼 울린다. 이곳의 대장은 위글 옥장. 한번도 패하지 않은 인물로 나오지만, 결국 켄시로에게 죽음을 당한다. 이 감옥에는 토키도 잡혀있었는데, 뭐 사실 켄시로를 기다리고 있던 셈이다. 그리고 카산드라는 켄시로에 의해 붕괴된다.

 

어릴 적 만화를 읽으면서 왜 감옥 이름이 카산드라 일까는 생각하지 못했다.

 

카산드라(cassandr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마지막 공주다.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지만, 진실만을 말하는데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비운의 여성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마지노선은 마지막 방어선이 아니라, ‘허망한’ 방어선이다.

마지노선 (Maginot line)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이 마지노선이 만들어진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최후 방어선’의 뜻으로 쓴다”고 적었다. 우리가 아는 그 뜻이다. 협상에서 ‘마지노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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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신권 카산드라 감옥

신화에 따르면 이렇다. 태양의 신 아폴론은 카산드라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아폴론은 올림포스 신들 중 최고의 미남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잘 생겨도 카산드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지속된 구애에도 카산드라가 넘어오지 않자 아폴론은 특별한 제안을 한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면 신의 영역인 예언 능력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카산드라는 이 능력만 받고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해버렸다.

 

이에 아폴론은 복수를 한다. 카산드라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입술에서 설득하는 힘을 빼앗아 버렸다. 예언은 하는데, 아무도 믿지 않으면 예언자로서는 사실 존재감이 없는 셈이다.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목마가 조국 트로이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카산드라는 그리스가 남기고 간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울부짖었으나, 트로이 사람들은 목마를 그리스의 선물이라고 판단해 성문을 열어 안으로 들였다.그 결과 목마에서 쏟아져 나온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멸망시킨다.

 

결국 나라를 잃은 카산드라는 그리스군 사령관인 아가멤논(Agamemnon)의 차지가 되어 미케네로 가지만, 거기에는 비참한 결말이 기대리고 있었다. 질투에 휩싸인 아가멤논의 부인에게 살해당한다. 아가멤논과 함께 말이다. 물론 그는 자신이 살해당할 것도 알았지만, 막지 못했다.

 

 

소설에서 유래된 ‘스모킹 건’이 범죄의 결정적 증거로 ‘널리’ 알려진 이유는?

스모킹 건(smoking gun)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김건희 주가조작 스모킹 건이 발견됐다’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고 “그동안 김 여사는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자금과 계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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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 신드롬’(Cassandra syndrome)은 여기서 유래된 말이다. 너무나 확실한 제품이고, 상황인데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다. 제품으로 따지면 너무 일찍 나와 버린 시대를 앞서간 제품도 이에 해당한다. 가끔 LG전가가 그랬던 것 같은데.

 

이야기를 돌려 <북두신권>의 감옥이 왜 카산드라일까라고 생각해보면,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죄수들이 진실을 이야기해도 옥장이 안 믿는다거나, 토키가 진실을 이야기해도 라오우가 안 믿는다거나 하는 말은 연관성이 떨어진다. 그냥 멋있어서 작가가 지은 것 같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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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몇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한국의 번역 영역은 정말 제대로 존중받아야 하고, 키워야 한다고. 이는 글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거다. 앞의 몇 장 읽었을 때, 번역이 제대로 안되어 있을 때 그 빡침!!!!

 

 

 

<너의 심장을 쳐라>(아멜리 노통브)┃당신의 사랑은 ‘적절’합니까?

추천의향 10점 만점에 9점. 아멜리 노통브의 는 밀리의 서재로부터 지난해에 받았다. 2017년 프랑스에서 출간해 현지에서 20만부가 팔리고 전 세계 17개 언어로 출간됐다고는 하지만, 사실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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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인문학 산책

 

 

그래서 한동안 인증된 번역가들의 책만 찾았다. 예를 들어 양윤옥 번역가 정도의 책을 말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위의 '빡침'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받았기에 망정이지, 내 돈 내고 샀다면 아마 억울했을 것이다. 물론 사기 전, 서점에서 읽어볼 때부터 이미 '문제적(?) 책'임을 인지했을테지만.

 

내용과 별개로 기본적으로 번역이 제대로 안됐다. 번역은 해당 언어도 잘 알아야 하지만, 우리 말도 잘 알아야 한다. 즉 '제대로' 우리 문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번역투를 없애야 하고, 독자에게 이해하기 편하게 바꿔야 한다. 직독직해를 하더라도 문장 구조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철저하게 독자 입장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 인문학 산책>은 정말 책을 그대로 방에 놓고 '산책'을 가게 만들었다. 그것도 몇 장 넘기지 않아서 말이다. 

 

"그리스 신들에 관해서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너무나 많은 신이 있고, 근친상간에 대한 그들의 성향과 더불어 그들의 기원과 활동에 관하여 여러 가지 상충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뭔 말인지.

 

"그리스 신들에 관해서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혹은 그리스 신들을 아는 것은 어렵다) 이유는 우선 신의 종류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근친상간을 비롯해 그들의 성향, 기원, 활동에 관해 상충되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원문을 보지 못해, 저 위의 글만 가지고 이해한 내용대로 쓰자면 이런 말일 것이다. 

 

'들어가는 글'에서 이미 몇 번 호흡 곤란을 겪은 후, 저 때 책을 접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좀더 가보려 했다. 그러나 이내 호흡이 어려워짐을 느꼈다. 번역가가 이 책을 통해 데뷔했는 듯 싶다. 

 

과거 대학원 교수들이 제자들에게 원서 하나를 나눠주고 각자 번역해 온 것을 다시 한명의 제자가 문체를 대략 정리해 책을 종종 내놓곤 했다. 그 한명의 제자가 똑똑하면 모를까, 게으르거나 문장 실력이 형편없으면, 한 권의 책에 여러 다양한 색깔의 문장이 나오는 기이한 경험을 하곤 했다.

 

혹 이 책이 그런 류는 아니길 바라지만, 일단 시작부터 멈추게 해줘서 한편으로는 고마운 심정이다. 제발 번역을 그냥 독해 하는 수준으로 알지 않았으면 한다. 번역이 끝나고 책이 나오기 전, 주변에 좀 읽혀 봤으면 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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