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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감도'가 내세운 것은 '에로스 그 이상의 사랑이야기'다. 이러한 전제 하에 짜릿하고 애절하며 자극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를 펼쳐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본 이들에게 전해오는 것은 자극적인 문구로 나열해 관객들이 맘껏 상상력을 펼치게 했던 것과는 달리, 공감대를 형성했거나 혹은 동경했을 법한 '다양한' 사랑 이야기로 종합된다.

일단 시놉시스의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면 그야말로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처음 만난 남자와 여자가 탐색전을 벌이다 결국 밤을 보내게 되거나, 두명의 여배우가 괴팍한 영화감독을 길들이기 위해 과감한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인다. 또 남편의 애인과 동거를 시작하지만 결국은 얽히고 설킨 복잡한 관계가 드러나는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또 세 쌍의 고등학생 커플들이 서로간의 애인을 바꾸며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영상이 아닌 텍스트로 풀어낸 '오감도'는 자극적이다 못해 반사회적인 느낌마저 안겨준다. 앞서 '파격'이라는 단어를 던지며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영화 '미인도'와 '쌍화점'보다도 몇 걸음 앞서간 느낌마저 준다. '동시대의 에로스'라는 점에서 '오감도'에 대한 텍스트적인 상상력은 무한대로 확장된다.

그러나 막상 영상화된 영화를 대하게 되면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혹은 기이한) 사랑 이야기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렇다고해서 텍스트가 제시한 던진 문구들이 영상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단지 표현의 방식이 관객들이 상상한 수준에서 전혀 다른 형식을 선보일 뿐이다.

이때문에 여배우들의 노출 장면도 최근 한국영화가 보여준 수준보다도 그 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뛰어난 몸매의 9명의 여배우들은 몸매를 자랑할지언정 그들의 '몸'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일부 장면에서 대역을 쓰기는 했지만, 배종옥만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일 뿐이다.

단지 5명의 감독들이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만든만큼 롤러코스터 같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일정한 흐름을 탔으면 좋을 법했다. '짜릿한 사랑' (장혁, 차현정)에서의 현실적이고 동경하는 사랑에서 '애절한 사랑' (김강우, 차수연)으로 넘어가며 잔잔하면서도 툭 끊기는 듯한 감정선은, 이후의 흐름도 평평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자극적인 사랑' (배종옥, 김수로, 김민선)과 '치명적인 사랑'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은 다소 엽기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공감'에서 '판타지 호러'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그러다 다시 '도발적인 사랑' (이시영, 김동욱, 신세경, 정의철, 이성민, 송중기)에서 롤러코스터의 급브레이크를 잡고 만다.

결국 관객들은 5편의 영화를 각각 독립적으로 보던지, '에로스'라는 주제로 묶어 풀어나가던지 약간은 고민을 해야될 듯 싶다. 이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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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예능이나 타 분야에서 인지도를 올린 후 연극이나 뮤지컬에 진출할 경우에는 두 가지 비판을 겪는다. 그 첫번째는 실력의 문제다. 방송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먹고사는 이들이 어떻게 직접 관객들과 만나는 무대에서 자신을 꾸밀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대다수의 연예인들이 여기서 무너진다. 두번째는 너무 홍보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연기에는 신경 안쓰고 자신이 나오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홍보만 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해당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그램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연극 <밑바닥에서>에서 젊은 도둑 역을 연기하면서 9년만에 무대에 서는 있는 김수로는 홍보에 굉장히 적극적이다. 자신이 나오는 예능 '패밀리가 떴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연극을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표를 팔기 위한 행동으로 느낄 수도 있다. 자신이 오랜만에 나오니, 꼭 보라고 홍보한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좀더 깊이 들어가면 전혀 다른 상황을 느끼게 된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연극 '밑바닥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바쁜 와중에 한번쯤 이것을 생각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왜 자신이 사는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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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

 

연극 <밑바닥에서>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김수로-엄기준의 인지도라면 굳이 열렬히 홍보하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김수로는 그렇지가 않다.

 

김수로는 자신이 연극을 홍보하는 이유에 대해 '10대에게 고전을 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20~30대는 많이 찾아오는데, 10대는 보이지가 않는다고 한탄한다.

 

 

고전 연극을 자주 접해 익숙해지고 대학에 들어간 상태에서는 그것을 음미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늘 개그콘서트류의 공연만 접한다고 말한다. 김수로는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 후배들을 대거 초청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공연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막심 고리키' 하나만 알아가도 큰 수확이라고 말한다. 김수로는 이를 위해서라면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빼서라도 '관객과의 대화'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진 여배우들, 그들은 '준비'라는 것을 알까.

요즘 고소영이 연일 때려맞는다. 연기력부터 시작해 기타 주변 상황도 꽤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CF서는 그녀는 제법 잘 나간다. 한때 잘 나가다가 시청율이나 연기력 평가에서 부진한 여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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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나온 김수로는 천상 배우다. 극단 목화와 유씨어터를 지나 탄탄한 기본기를 다진 뒤, 비극과 고전 위주로 줄곧 공연을 해온 김수로에게 예능이라는 공간은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지 않는다. 돈의 문제 역시 그렇다.

 

물론 공연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서 김수로는 솔직히 인정한다. 고전만 할 수 없는 우리 연극계의 상황을 직시한다. 때문에 지속할 수 없음도 잘안다. 그러나 어린 세대때문에 고전을 놓칠 수 없는 이유도 김수로는 잘 안다.

 

이런 상황때문에 지금 김수로가 하는 연극 <밑바닥에서>는 단순히 관객이 많이 보고하는 성공이 아닌,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배우이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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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바쁜 와중에 한번쯤 이것을 생각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왜 자신이 사는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조차 고민할 여유조차 박탈당했다면 어떨까. 고통 그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는 상황이 일상화되었다면 말이다.

현재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밑바닥에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러시아의 막심 고리키가 1902년 발표한 희곡으로 더럽고 어두운 싸구려 여인숙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러 인간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젊은 도둑,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이제는 사기꾼이 된 인간, 성공하고 싶어하는 수리공, 망한 귀족이 남작, 순수한 아가씨 나타샤 등 현대 사회의 거대한 모순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존엄'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1900년대 우울했던 러시아를 2009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창조적이고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이 주는 울림은 크다. 단순히 밑바닥 삶을 그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희망과 현실 사이에 존재한 묘한 연결고리와 괴리감이 공존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삶이 변화되는 것도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졌을 때 가지는 기쁨은 잠시 뿐이고 그 희망이 박탈당했을 때 느끼는 삶의 수렁은 이전보다 더 깊이 들어간다. 사람들은 연극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는 희망이 헛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그 헛된 희망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관객 개개인이 공연 직후 가져가야 할 보따리의 크기는 달라진다.

연극 '밑바닥에서'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된 이유는 사실 젊은 도둑 '페펠'을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목받는 김수로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기자인 엄기준이 나온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연극에서 주연과 조연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삶의 무게를 각각 다른 형태로 짊어지고 나오기 때문이다. 김수로와 엄기준도 딱 자기에게 주어진 몫만 소화할 뿐이다.

사실 연극은 사전에 어느 정도는 스토리를 알아놓고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소 지루한 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으로 일관하는 공연은 웃기기만 한 연극과 뮤지컬을 봐왔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내하고 보면서 '내 삶''우리 삶''대한민국 2009년 사회'와 연결시킨다면 본 이후의 느낌은 분명 다를 것이다.

관람을 위한 팁을 하나 덧붙히자면, 예능프로그램이나 코미디 영화에서의 김수로를 생각하고 공연을 보러간다면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연극배우 김수로를 보기위해 간다면 좀더 색다른 맛과 깊이를 느낄 것이다. 9년만에 무대에 서는 배우 김수로는 원래 비극과 고전을 전문으로 하는 탄탄한 연기자였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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