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엠넷(Mnet)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준영 PD가 만기 출소 뒤 재입사했다. 엠넷의 이 같은 판단에 대해 당연히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CJ 오너가와 관련된 루머도 돌고 있다. 즉 안준영의 복귀를 엠넷 차원에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나온 CJ ENM의 사과 역시 묘하다.
일단 엠넷의 공식입장은 “지난 과오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엠넷과 개인의 신뢰회복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를 고려하여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웃기지 않는가. 조작 논란으로 엠넷을 흔들어놨던 PD에게 뭘 기회를 준다는 것인지.
안준영 PD는 지난 2010년 <슈퍼스타K2>를 시작으로 <슈퍼스타K3>, <슈퍼스타K4> <댄싱9>, <댄싱9 시즌2> 연출을 맡았다. 특히 지난 2016년 첫 방송된 <프로듀스 101> 연출을 맡아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이를 통해 나온 그룹들이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이니 말이다.
그러나 안준영은 <프로듀스 101>부터 <프로듀스 X 101>까지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 시청자들을 상대로 문자투표 요금을 받고 부당 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으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도 받았다. 부정청탁 대가는 47회 4683만 7500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안준영 PD는 4개월 만에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지난 2020년 1심 재판부는 안준영 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안준영 PD는 항소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고, 대법원까지 간 끝에 원심 확정됐다.
이후 엠넷은 2019년 12월 ‘프로듀스’ 시리즈 순위 조작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허민회 CJ E&M 대표이사(현 CJ CGV)는 고개를 숙이고 연습생과 해당 그룹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1월 엑스원 멤버 11명이 각각 속한 소속사 플레이엠 엔터테인먼트,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티오피미디어, 위엔터테인먼트, MBK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브랜뉴뮤직 등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각 멤버들 소속사와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협의하였으나 합의되지 않아 해체 결정하였음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아이즈원은 2년 6개월의 활동을 모두 소화했다.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과 안유진은 그룹 아이브, 미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은 그룹 르세라핌으로 재데뷔했고, 권은비, 강혜원, 최예나, 조유리는 솔로로 나섰고 김민주는 배우로 전향했다.
그런데 안준영의 복귀에 이상한 이야기가 돌고 있다. 즉 CJ 오너가 중에 누군가가 당시 조작에 관여를 했고, 이를 안준영이 모두 안고 들어가는 바람에, 이번 엠넷 입사를 사실상 CJ에서 허락했다는 것이다. 즉 특정 누군가를 지원한 CJ 오너가의 사람이 있었다는 말이다. 물론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치 뼈를 깎겠다는 심정으로 사과를 한 엠넷이 이렇게 쉽게 안준영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는 식으로 받아들인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실제 현재 CJ ENM 음반 관련 사업부에 이재현 CJ 회장이자 CJ ENM 이미경 부회장의 조카가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렸다. 지난해 입사해 케이콘은 물론 특정 아이돌을 편애한다는 소문까지 있다.
이런 가운데 CJ ENM은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CJ ENM은 5일 “안준영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엠넷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 그리고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안준영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퇴사’가 아니라 ‘논의 중’이다. 진정한 사과일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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