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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하위 80%까지만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소식에 난리다.

 

비난 요점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자신은 집도 없고 재산도 많지 않은데 오로지 연봉이 크게 올랐다고 상위 20%안에 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과, 다른 하나는 세금을 제일 많이 내는 상위 20%가 정작 국가로부터는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두 이야기 모두 공감한다. 특히 전자는 국가에서 제대로 따져보지 못한 점이다. 10억 아파트에 월 500만원 버는 4인 가족은 재난지원금을 받는데, 월세 50만원 내는 원룸에 월 350만 받는 1인 가구는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특히 누구 말대로 몇 달전까지 소득이 없다가 불과 한두달 취업해 받은 월급이 저 수준을 넘는다고 못 받는다는 것은 억울한 것이다. 전체 재산 등 좀더 면밀히 따져서 지원했어야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주장은 솔직히 이해하지 못한다. 상위 20%가 세금을 많이 내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거둬야 한다. 어쨌든 살 만한수준은 유지된다는 것 아닌가. 오히려 몇십만원 받자고 자신이 상위 20%이하로 내려가는 것이 더 이상한 행태 아닐까.

 

(물론 상위 20%도 이해 못하긴 하다. 상위 10%와 20% 사이 차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번에 개인적으로 상위 10% 정도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실상 나름 돈 좀 번다는 사람들은 좀 더 사회 약자들을 위해 많은 돈을 내놔야 한다. 그 돈을 통해 사회 복지망이 좀 더 촘촘하게 만들어지게 주장해야 한다. 그 누구도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게,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숨구멍을 충분하게 터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왜냐고? 그게 제목에서처럼 곧 자신들의 사회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홍콩에 갔을 때 어느 허름한 마을을 지나자 어마하게 큰 빌라촌이 나왔다. 일단 담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리고 그 위에 CCTV와 함께 촘촘하게 철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당연히 범죄자들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조금 유별나 보였다. 마치 성벽처럼 느껴졌다.

 

당시 홍콩에 사는 이는 돈 있는 사람들에 대한 범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역시 어느 시기, 어느 지역에서든 일어난다. 문제는 빈부차가 벌어질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된다는 것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자신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이 같은 범죄도 줄어들 수 있음을 말한다.

 

범죄는 사이코패스나 물질욕이 어마어마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 자신의 삶의 불안함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먹고 살기 위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도 있고, 사회 불만형 범죄도 있다. 상대적으로 가진 자들에 대한 불만이 종종 표출된다.

 

그들이 사회에서 보호받고 삶에 대한 최소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증오 범죄는 물론 가진 자들에 대한 범죄 역시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기업을 포함해 있는 자들은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사회 복지망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그런 부자들이 있긴 하겠지만, 점점 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은 물론 아이들에게 경호원을 붙이고 집의 벽을 올리는 등의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시기가 올지 모른다.

 

겨우 몇 십만원 받는 재난지원금 이야기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고? 그러나 현재 이야기되는 모양새를 보면 결코 많이 나간 이야기가 아니다. ‘먹고 사는데 문제없는 이들이 세금 조금 더 내고, 혜택 못 받는다고 징징대면 안된다는 이야기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PS. 필자도 재난지원금 못 받는 처지. 부모님께 이야기했더니 "네가 낸 세금으로 우리가 받고, 병원에 다니는거다"라는 말씀을. 맞다. 다들 이렇게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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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을 보고 어떻게 몇 마디로 정리해볼까 생각해봤다. 주요 스토리나 세세한 내용을 언급하기 전에 이 같은 생각을 한 이유는, 그 몇 줄을 보고 굳이 스토리를 볼 이유가 없을 듯 싶어서다. 그래서 일반적인 순서를 바꿔본 것이다.

 

“디즈니 실사를 표방했지만, 중국인이 영어로 말하는 것 뿐인 중국 무술 영화”

“뮬란이 여성의 편견을 벗어나는 과정을 죽여버린 중국판 무술 영화”

“견자단이 이끄는 황제의 군대와 흉노족이 맞붙지만 거대함은 느끼지 못하는 영화”

“제작비 2억 달러를 어디에 썼는지 궁금해지는 영화”

“액션은 어느 정도 아는데, 전략은 모르는 감독의 어설픈 중국 무술 영화”

 

뭐 이정도로 영화를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겠다.

 

우선 뮬란22년 전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과 큰 줄기는 비슷하다. 흉노족이 쳐들어오고 황제가 각 가문에 장정들을 모집하며, 화씨 가문에는 남자가 없어서 큰 딸인 뮬란이 아버지 대신 몰래 출전하며, 큰 공을 세워 황제로부터 인정을 받고 아버지로부터 용서를 받는다. 이 스토리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이후부터는 전혀 다른 영화라 봐도 무방하다.

 

우선 뮬란의 캐릭터가 확 변했다. 애니메이션은 힘은 없지만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뮬란의 모습을 통해 남성 중심의 중국 사회의 모습을 꼬집고, 여성 서사를 만들어가려 했다. 뮬란은 영웅적인 모습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정확한 판단과 대담한 결정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실사영화 뮬란은 처음부터 무술의 고수였다. 전국에서 모여든 장병 중에서도 탑클래스 무술 고수다. 그러다보니 여기서부터 그냥 액션 영화가 되버렸다.

 

또 뮬란의 조력자인 뮤수()와 귀뚜라미가 사라지면서 애니메이션이 줬던 위트 넘치는 장면들이 싹 사라졌다. 전해진 이야기로는 중국인이 용이 작고 약한 존재로 표현되는 것에 반대해서, 아예 뮤수를 없앴다는데, 어이없고 아쉽다. 이를 대신해 실사 영화에서는 불사조를 가문의 수호신으로 등장시켜 뮬란을 보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실상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그냥 쫓아다니는 정도다. 마지막 장면에 뭔가 스펙터클하게 불사조를 활용하려 했지만, 웃음만 나온다.

 

중국영화답지 않은 스케일도 놀라웠다. 요새를 공략하는 여진족의 숫자가 20명이 안된다. 뭐 군대의 일부 선발대라면 이해가 되지만, 그것도 아니다. 황제의 군대와 여진족이 맞붙는 장면도 양측 다 합쳐봐야 수 백 명 수준의 군대다. 한 국가의 존망을 결정짓는 전쟁 장면이 안시성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전략도 마찬가지다.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황제를 구하기 위해 동료들이 후궁으로 여장을 하는 모습은 뛰어난 전략으로 보일 정도다. 여진족을 막기 위해 투입된 군사가 기껏 수 명인고, 뭔가 작전이 있는 거 같지도 않은데 뮬란이 작은 힘이 큰 산을 옮긴다등의 대사를 내뱉을 때는 웃음마저 나왔다. 여기에 황제가 순순히 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 뮬란보다 뛰어난 장수들이 황제를 구하는데 뒤로 빠지고 여성인 뮬란을 앞세우는 등등의 모든 군사적 전략이 이해가 안됐다.

 

가장 문제는 메시지다. 애니메이션 뮬란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은 좋은 집안에 시집가는 것이 가문의 영광을 지키는 방법인 사회에서 뮬란이 독립적으로 남성 사회에 흡수되고 무너뜨리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어떤 대사나 내레이션이 아닌 영화 전체의 흐름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실사 영화 뮬란은 대사로 이를 어필하려다보니 어색했다. 뮬란과 새로 투입된 마녀(공리)가 이를 끊임없이 말한다. 그러다보니 중간부터는 오히려 이런 메시지에 거부감까지 들었다. “여자기 때문에”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이긴 하지만등의 뉘앙스를 풍기는 대사를 계속 날린다. 관객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화를 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뮬란은 개봉 전에 유역비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는 경찰을 옹호하는 발언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을 자초했다. 여기에 중국에 굽신대는 모습까지 보이며, 반중국 정서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이미 보이콧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영화를 보니 이런 외적 요소는 부차적이었다. 영화 자체가 그저 그런 매력 떨어지는 영화다. 들리는 말로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좋아한다고 한다. 이는 수긍이 됐다. 어차피 그냥 중국판 무술 영화일 뿐이니 말이다. 최종 스코어가 궁금하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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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보단' 에로 영화 좀 안다는 사람에게는 고전 중의 고전. 오죽하면 중고등학교 때 '옥'씨 성을 가진 친구들에게 가끔 붙혀주던 별명이기까지 했을까. 이 영화가 3D로 나와서 홍콩에서 돌풍이다.

개봉 3주째인 현재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개봉 첫날에는 '아바타'를 뛰어넘었다. 개봉 5일 만에 1700만 홍콩 달러(한화 23억 6300원)의 수익률을 올렸다. 수입사에 따르면 선정적인 노출 수위와 과격한 액션으로 중국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는데, 중국 관객들은 도리어 홍콩으로 원정 관람을 온다고 한다. 이 영화가 5월 12일 국내 개봉한다. 3D로 말이다.

'옥보단' 개봉 소식을 들으면서 문득 지난해 개봉했던 주경중 감독의 '나탈리'가 생각났다. 국내 첫 3D 영화라는 명예(?)는 얻었지만, 동시에 처참하게 비판받는 영화. 오죽하면 '진짜 이성재는 영화 보는 눈 없다'라는 혹평을 듣기 까지 했다. 왜인지는 영화 보면 안다. 굳이 3D가 필요없는 내용을 초반 약 5분의 정사신때문에 넣은 기분이다.

'나탈리'의 유명세는 도리어 한참 후에 이뤄졌다. 여주인공인 박현진이 전직 총리의 아들과 술 자리를 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검색어에 같이 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박현진은 '술 접대'가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일은 그 사람들만 아는 일이기에 일단 넘어가자.

어쨌든 '옥보단'의 완성 수위는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나탈리'보다는 나을 것이다. '나탈리'가 아쉬운 것은 주 감독이 좀더 진지하게 만들어서 한 획을 그었으면 했다는 점이다. 결국 외국보다 밀리는 3D 에로 영화의 생산은 비교 대상으로 올라 앞으로도 초라하게 평가받을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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