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에서 한동훈은 ‘말을 잘한다’라는 이미지가 있다. 과거 대정부질문 등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듯한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아보면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이상한 화법을 하는 인간’을 처음 만났기 때문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동훈 화법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보면 그렇다.
한동훈 화법의 기본 전제는 ‘되묻기’와 ‘빠져나가기’다. 자신의 생각을 답변하는 대신, 민주당이나 이재명, 급기야 기자들까지 끌여들여 반문을 하고, 난처한 질문이 오면 ‘못 봤다’ ‘안 봤다’ ‘모른다’ 등의 답변을 한다. 어떤 판단이 필요할 때는 마치 과거에 자신이 설명한 것처럼 “이미 충분히 말씀 드렸다” 등이나 아예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는 말로 대응한다. 한 마디로 자기 생각이 ‘충분히’ 없다는 것이다. 아래 잠시 정리해보자. (한동훈의 깐족거리는 말투가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이다)
“민주당은요?” “이재명은요?” “기자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아직 보지 못해서” “제가 그 부분은 잘 모르지만, 아마도” “그것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충분히 말씀 드렸다” “그것은 국민이 충분히 판단하실 것이다”
그럼 이제 개략적인 이야기를 했으니, 몇몇 예시를 들어보자.
정우택에 대해서 기자들이 돈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묻자 한동훈의 답변은.
“이재명 대표는 기소된 게 몇 개인가. 자기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몇 명인가. 그 분의 뻔뻔함은 극을 달리고 있고 거기에 우리 모두가 너무 익숙해진 것 같다”.............?????
국정안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윤석열과 함께 자신이 잡아 넣은 김진모 전 검사장에 대해 ‘잡아 넣고 유세하는 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묻자 한동훈의 답변은.
“과거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건 의미 없을 것이다. 유능하고 실력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공천과정에서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생존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동훈 답변은.
“내가 안 나가지 않느냐”........???
경동시장 스타벅스 소개 당시 ‘서민이 오는 것 곳이 아니다’에 대한 기자 질문에 한동훈 답변은.
“기자님 보기시에는 제 말뜻을 이해 못하셨어요? 그때 계셨잖아요. 이해 못 하셨어요?”
국민의힘 현역 교체율이 적다는 지적에 당에서는 쇄신과 현역 교체율은 상관없다는 입장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한동훈 답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는 것은 쇄신이냐. 그렇게 보냐. 그건 이 대표 개인을 위한 숙정이지 않냐. (민주당에서) 이 대표에게 찍혀나가는 사람들 (자리에는 다른) 민주당 사람을 앉히겠다는 것 아니냐. 그럼 순도 100%의 ‘이재명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냐”
조국의 석사장교 근무를 비난한 후 조국이 반반글을 올린 것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한동훈은.
“안봤는데요. 국민들이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제 그만하자. 오죽하면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한동훈이 김포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한다.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 사람이 아니더라도,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기본 상식만 있는 사람이면 다 안다. 그런데 총선에서 표 좀 얻겠다고 한동훈이 막 던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예상을 한다. 만약 봄이 되어 김포가 서울이 되어 있지 않더라면 한동훈은 이런 말을 할 것이라고.
“제가 연도를 말했었나요? 제가 봄이 되면 김포가 서울이 된다고 했지, 이번 봄이라고 했나요?”
그동안 한동훈의 행적이 낳은 결과다.
- 아해소리 -
'잡다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총선 이후 궁금한 것 6가지…윤석열, 이재명, 김건희, 한동훈 그리고 조국. (0) | 2024.04.11 |
---|---|
‘잊히고 싶다’는 문재인을 끌어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이상한 비판. (0) | 2024.04.07 |
의대 증원 관련 윤석열 대국민 담화 ‘간단’ 정리 및 감상문. (0) | 2024.04.01 |
“너한테 성추행 당했고, 위협을 느꼈다”…오메가엑스 휘찬 VS 강성희 전 대표 (0) | 2024.03.20 |
의사들 제 밥그릇 챙기기 행동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윤석열의 허술한 정치력도 황당. (0) | 2024.03.07 |
총선 시즌 이해못할 여성 정치인들의 그림 ‘민주당 이언주’ ‘개혁신당 류호정’ 그리고 심상정. (0) | 2024.02.25 |
한동훈의 운동권 비난 vs 홍익표의 검찰 비난…‘룸싸롱’ ‘돈봉투’ ‘쌍욕’ 누가 더 욕 먹을 일? (0) | 2024.02.13 |
용산 연출‧KBS 촬영 편집윤석열 주연의 코미디물 ‘KBS 특별 대담’의 장면 둘. (0) | 2024.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