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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그리고 악수(惡手)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중소돌의 기적’이라 극찬받던 위치에서 짧은 시간에 이렇게까지 추락하는 걸그룹이 있었을까. 마약, 음주운전, 성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른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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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PD저널리즘의 한 축이다. 기자들이 다뤘지만 가볍게 넘어간 내용들, 혹은 아예 다루지 않은 내용을 다루며 사회에 새로운 파장을 던졌다. ‘그알방송 후 경찰이 새로 수사를 하거나, 법이 제정되거나, 사회 이슈가 되는 일이 부지기수로 많았다. 그런데 그알은 이상하게도 연예계, 특히 가요계로 넘어오면 두들겨 맞았다. 묘한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영도 청학동 살인사건
ㅡ것이 ㅇ

1.  영도 청학동 살인사건은?

 

그알이 이번에 부산 영도 청학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이 사건은 2005523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했다. 전업주부였던 40대 윤경숙(가명) 씨가 자신의 집 부엌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오전 10시경, 친구에게 화분을 가지고 가라고 통화했고, 이후 1018분에 친구가 화분을 가지러 방문했을 때, 그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친구와 통화하고 살해되기까지 불과 18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알에 따르면 범인은 날카로운 흉기로 피해자의 가슴을 두 차례 찔렀고, 얼굴을 베기도 했다. 지갑에서 5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보아 강도의 소행으로 추측됐지만, 현장에서 범인의 지문이나 DNA 및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목격자도 CCTV도 없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답보 상태였던 사건은 2년 뒤 한 제보자가 등장하면서 반전을 맞이했다.

 

제보자 최동현(가명) 씨는 20058월경, 친구 이 씨가 손가락에 무언가 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이에 김 씨와 박 씨, 두 사람과 함께 청학동에 빈집을 털러 갔다가 손을 다쳤다라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당시 최동현 씨는 ”(이 씨가) 아줌마가 튀어나와서 놀래서 칼에 베었다는데, 김 씨가 칼을 꺼내서 아줌마를 찔렀대요라고 제보했다.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경찰은 윤경숙 씨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데다, 당시 청학동에서 일어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없었기에 제보를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이는 후술)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저 장난으로 한 말이었다며 번복했다는 이 씨. 김 씨와 박 씨 또한 이 씨가 혼자 거짓말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11년이 지난 2016년 부산경찰청 미제수사팀에서 재수사를 시작하자, 다시 이 씨를 만나봤다는 제보자.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범행을 자백한 적이 없었던 이 씨는, 친구들 앞에서 다시 2005년 범행에 대해 털어놨다고 한다. 이 씨는 김 씨가 범행에 쓰인 칼을 인근 해변에 버렸다고도 고백했다.

 

2. '그알'의 소재 선택이 놀라운 이유. 

 

그런데 이 내용을 살펴보고 그알의 소재 선택이 왜 놀라운지가 나온다. (물론 이전에 알려진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경우가 더 많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사건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20056월경 66살의 노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집안에 묻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 안에서 생활한 엽기적인 사건이 보도되기는 했지만, 5월에 영도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보도 기사가 없었다. 하다못해 지역지인 부산일보조차도 없었다.

 

어쩌면 단순한 강도 살인이라고 생각해서 다루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이후 부산경찰철 미제수사팀에서 이 사건을 맡은 후에도 외부로 이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알은 어떻게 이 사건을 소재로 삼았을까.

 

기자들이 각 검찰청이나 경찰서를 돌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서 아이템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출입처 개념에서 나온 아이템이다. 그런데 PD나 작가들이 이렇게 할 수는 없다. 결국 제보에 의존하는 경우인데, 제보 하나에 의존해 전체 사건을, 그것도 20년 가까이 된 사건을 접근해 가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그알의 소재 선정이 놀랍다는 것이다.

 

3. '그알'은 연예계 보도는 포기하자.

 

그런 면에서 그알에 가요계를 다루는 것은 많이 아쉽다. 과거 음원 사재기 논쟁이나 피프티피프티 논란이 일 때, 가요계는 그알의 취재력에 한심해 했다. 하다못해 SBS 음악방송 PD나 라디오 PD 혹은 가요담당 기자들에게 물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을 마치 처음으로 알리는 것처럼 말하거나, 이해못한 수준의 내용을 구성했다.

 

그알은 그냥 잊혀진, 그리고 알아야 할 범죄 관련 소재만 다루면 좋겠다. 영도 청학동 살인사건처럼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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