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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매체 혹은 연예기자들이 연예인을 대상으로 써내려가는 기사는 단순히 그 연예인이 스크린 혹은 브라운관에서 보여지는 모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가수로 폭을 좁히더라도 음악만을 대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매체와 기획사 혹은 기자와 기획사, 기자와 매니저 간의 관계도 작용하고, 기자와 해당 가수와의 관계도 작용한다. 그러다보니 연예기사가 신뢰도가 낮다는 말이 나오는 것 역시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연예매체 기자들이 그만큼 연예인들의 속성이나 변하는 행태를 가장 잘 보고 있다는 셈이다. 좋은 관계 속의 기획사나 가수는 좀더 잘 써줄 것을 찾게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속칭 꺼리는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자신들과 친했다가도, 갑자기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에는 까는깊이(?)가 다르다.

 

국내 No1 걸그룹이라 칭해지는 소녀시대에 향한 소녀시대가 심상치 않다. 보통 소녀시대가 음반을 내면 칭찬 일색이었다. 설사 일본 등 해외에서 비꼬고 봐도, 국내 언론의 호의적이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음악은 실험성으로 포장됐고, 평범한 음악은 대중성으로 꾸며줬다. 뭐 굳이 깔 꺼리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포장할 꺼리도 아니었다. 그러나 멀리 택배 보내는 도자기처럼, 언제나 연예매체들은 소녀시대의 감싸고 포장하고 안전하게 모셨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좀 이상하다. 대놓고 까대지는 않지만, ‘위기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왜일까.

 

위기론을 부상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SM엔터테인먼트다. 뮤직비디오 논란부터 기습 공개라는 단어까지, SM엔터테인먼트 답지 않은 소녀시대 컴백과정이 이어졌다. 기자들의 시선은 YG엔터테인먼트의 투애니원으로 향했다. SMYG를 의식해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SM의 모습은 그렇게 비춰졌다.

 

기자들이 놓칠리 없다. ‘위기론이 대두됐고, 급기야 음원차트에서 투애니원에 이어 소유에게도 밀리면서 위기론위기가 되었다. 급해진 SM이 선택한 방법은 국내 반응이 아닌, 해외 반응이었다.

 

잘 보면 일점 시점에서 SM은 국내 기자들의 반응이나 누리꾼들 반응보다는 타국 특히 미국 매체들의 호평을 연이어 보도자료로 뿌렸다. 아직 첫 방송도 하지 않았는데, 부진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SM에게는 최상의 선택이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만큼 위태로움을 느끼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기자들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해외 반응을 고스란히 실어주면서 소녀시대를 끝까지 케어하는 입장이 있고, 둘째로는 일정부분 국내 반응을 기반으로 소녀시대의 현 위험 상태를 지적하는 입장이 있다. 어찌보면 후자의 경우 뭐 나올 수도 있는 기사 아냐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소녀시대라면 다른 문제이다.

 

더 큰 문제는 방송 무대가 펼쳐진 이후다. 생각보다 못 나오거나, 기대치 이하라면 팬뿐 아니라 기자들 역시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고, 케어할 수 있는 영역은 더욱 좁아진다. 솔직히 대놓고 까는 것보다, 이런 식은 은근 지적이 더 파괴력이 강할 때가 많다.

 

- 아해소리 -

 

PS. 소녀시대 컴백 하나 가지고 너무 왈가왈부 하는 거 아니냐는 말들도 많다. 그러나 같은 사무실 남자직원의 옷차림, 여자직원의 머리스타일 가지고도 말 많은 사회에, 뭐 가십 하나하나 제공하는 (또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는) 연예인들에 대해 꼬집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게다가 우리는 을 내고 이들의 음악을 듣고, 이들을 보고, 이들이 파는 상품을 사지 않는가. 씹을 때는 씹기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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