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 주인공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흑인 가수이자 배우인 할리 베일리(Halle Bailey)가 캐스팅되자 난리가 났다.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와 블랙워싱(Blackwashing)이 언급이 됐고, 원작 팬들은 영화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나 당연히 개봉은 된다. 한국도 24일 관객들과 만난다.
미리 본 영화 ‘인어공주’는 생각보다 문제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이콧을 선언한 이들이 말한 과도한 PC주의도 없고,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가 연기한 에리얼도 모습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조금 세분화해서 봐야 할 것들과 조금은 껄끄러웠던 부분,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 하나의 상상을 풀어본다.
▲ 3가지 장점.
우선 할리 베일리의 가창력이다. 영화의 주제곡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를 부를 때, 확실히 할리 베일리의 강점이 부각된다. 그가 흑인 인어공주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 반박하는 이들이 보통 ‘흑인’ ‘외모’를 지적할망정, 가창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이유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디즈니가 CG로 구현한 바닷속 왕궁이다. ‘아바타:물의길’보다 CG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비교 자체를 할 수 없다. 질감이 다르다. 즉 ‘아바타2’는 ‘아바타2’만의 바닷속 질감이, ‘인어공주’는 인어공주만의 질감이 있다.
세 번째는 ‘언더 더 씨’(Under the Sea)를 해양 동물들의 화려한 모습과 함께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닷가재 세바스천이 세상 밖을 나가려는 에리얼을 말리는 장면에서 부르는 ‘언더 더 씨’. 사실 이 한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극장에 갈 만하다. 1989년에 개봉 후에 전 세계에 울려퍼진 ‘언더 더 씨’지만, 웅장한 화면과 사운드를 통해 들어본 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그 맛을 느끼는 것 하나만으로도 ‘인어공주’의 극장행은 추천한다.
▲ 2가지 단점.
에리얼 역의 할리 베일리의 연기력이다. 사실 이 부분은 베일 리가 연기를 아주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가창력에 비해서,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할리 베일리를 반대하는 이들이 흑인과 외모 이외에도 연기력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이들 중에서 ‘인어공주’를 본 이들은 거의 없겠지만, 그들이 본 예고편이 하필 베일리가 제일 어색하게 나온 장면 중 하나라는 것이다. 즉 물에서 나오면서 육지를 동경하는 모습인데. 음. 실제로 여기서 굳이 이렇게 못 찍었어야 했나 싶었다.
게다가 바다의 왕 트라이튼 역할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과 마녀 울슐라 역을 맡은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가 너무 뛰어났고, 하다못해 울슐라가 변신한 마녀 역이 제시카 알렉산더(Jessica Alexander)다. 다시 말하지만 베일리가 좀더 절대적인 연기를 했어야 했다.
두 번째 단점은 입체적이지 못한 스토리와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CG로 구현할 것이 없을 이 시대에 도대체 왜 그런 식으로 처리했는지. 바다의 왕이 동생인 마녀에게 잡혀서 사라지는 과정이나, 마녀가 에리얼에게 당해서 사라지는 과정은 허무할 정도다. 그리고 에리얼과 에릭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 역시 무리수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
▲ 하나의 상상.
인어공주가 흑인이라는 전제가 논란이 미국에서 일어날 때 “쓸데 없는 것을 가지고 논란이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논란이 한국에서 일어날 때 의아했다. 우리도 무조건 인어공주의 피부색을 백인이라 주장하고 흑인이면 안된다고 해야 한다.
만약 인어공주 역에 에스파의 카리나나 아이브의 장원영이나 (여자)아이들 미연이나 뉴진스 민지 등이 맡았다고 해도 과연 한국인 입장에서 “무조건 안돼 백인이어야 해”라고 했을까.
물론 일각에서 말하듯이 그냥 할리 베일리 외모가 떨어져서 싫다는 이들도 있다. 이는 뭐 주관적이니. 그러나 “반드시 백인” “흑인은 안돼”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그래서 상상해보는데, ‘인어공주’ 아시아 판이 나와서 저 위를 비롯한 한국인 걸그룹 멤버들이 한다면? 그런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원작 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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