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 글이 사정으로 블라인드 처리되어,  원본은 2010년 1월 9일자 게시물 -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참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무수히 많은 야동이 돌아다니는 세상에도 사람들의 '관음증'은 사실성을 부여받길 원한다. 하긴 '관음 클럽'이 다시 성행한다는 한 주간지 기사는 이를 방증하는 셈이다.

 

연극 <교수와 여제자>에 대한 기사가 난립한다. 아니 정확히는 지난 금요일부터 네이버 검색어에 <교수와 여제자>이탐미'가 떠있기에 다양한 찌라시 매체들이 트래픽을 위해 열심히 홍보해주고 있다.

 

 

부진 여배우들, 그들은 '준비'라는 것을 알까.

요즘 고소영이 연일 때려맞는다. 연기력부터 시작해 기타 주변 상황도 꽤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CF서는 그녀는 제법 잘 나간다. 한때 잘 나가다가 시청율이나 연기력 평가에서 부진한 여배우들

www.neocross.net

 

뭐 어쨌든 이들 매체의 찌질이 짓은 무시하고 보더라도 연극 <교수와 여제자>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방식은 연극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어이없을 정도다. 첫 공연때부터 관객들에게 혹평을 들었던 '교수와 여제자'가 결국 내놓은 카드는 "자 우리 벗습니다. 보러 오세요"라는 4류 야동 사이트 수준이라니 말이다.

 

관객들의 자극이 거기서 머물자, 이제는 온갖 사건사고를 홍보하고 나섰다. 남자 배우가 무대에 난입했다거나, 해당 배우가 스트레스로 하차했다거나 하는 마케팅을 참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고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아예 "좀더 많이 벗을테니 지방 공연이지만 많이 보러오세요"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나섰다.

 

연극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실종됐다. 하긴 말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연극의 질이나, 그로 통한 관객들의 정신적 만족도 (육체서 먼저 느끼는 만족도 말고), 그리고 사회적인 이슈꺼리 등등 모두 실종됐다.

 

문제는 저런 류의 연극들이 오로지 '돈'만보고 비슷하게 양산되지 않을까싶다는 점이다. 사실 노출 수위로 따지면 연극 <에쿠우스>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에쿠우스>를 노출 연극으로 보는 이도 없고, '에쿠우스'의 연출진, 배우, 홍보담당자들 모두 깊고 진중한 연극으로 접근하지, 결코 4류 쓰레기로 만들지는 않았다.

 

'노출 마케팅'이 100% 나쁜 것은 아닐지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교수와 여제자>는 무엇인 우선이며, 연극인으로서 무엇을 스스로 추구하고 알려야되는지를 망각했다. 벗는 것은 쉽다. 거기에 의미를 더하는 것이 어렵다. 그 의미가 실종된 '노출'은 스크린 속 야동과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

 

-아해소리-


 

728x90
728x90
반응형



배우 강태기에게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은 적이 있다. 1975년 연극 에쿠우스에서 '알렌'역을 맡은 강태기에게 평단은 '젊은 천재 연극배우의 등장'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강태기는 76년,77년, 80년, 81년에 잇따라 '알런' 역을 맡으며 이후에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정유석 등의 후배들이 '알런' 역을 맡을때마다 그 표본으로 제시됐다.

그런 강태기가 노년의 사랑을 그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고집은 강하지만 정 많은 노인 '김만석' 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역시 평가는 똑같았다. 만화 속 캐릭터와 닮은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강태기가 김만석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김만석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강태기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12월 8일 400번째 공연을 펼쳤다. 대학로에서 유일무이하다.

강풀의 원작을 무대에 올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단순하게 노인들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정에 대해,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말한다. 관객들은 여지없닌 눈물을 흘린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 공강대를 강태기와 배우들은 120% 이끌어낸다. 

강태기의 400회 공연은 그를 축하해주러 오는 연극계 선후배들도 가득했다. 이순재, 최종원, 오광록, 정규수, 손병호, 조재현 등 150여명이 극장을 가득 메꿨다. 이순재는 이날 무대에 올라 "이 자리를 보기 전에는 강태기 군이라고 했다"고 운을 뗀 후 "강태기와는 오래 전에 청년 안익태와 중년 안익태로 같이 연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부터 강태기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내가 아는 강태기는 무슨 일을 해도, 어디에서도 잘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강태기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추천작품이다. 밑도끝도 없는 장난스러운 웃음이 어느 새 가득하게 된 대학로에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꿋꿋한 단비를 내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