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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 심사하고 토의함.

 

개인적으로 심의라는 단어에 거부반응이 심한 편이다. 원 뜻은 '심사하고 토의함'이라고 말하지만, 검열과 그다지 큰 차이없이 사용된 것이 우리 사회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당시 동아리에 관련된 무엇인가를 만들려고 해도 '등록제''허가제'냐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했던 것을 떠올랐다. 학생들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서 몇 명이 모여 단체를 만들고 움직이는 것에 대해 학교측에 일방적으로 등록만 하고 추후 판단은 그 모임과 그 모임을 바라보는 다른 학생들에게 맡기느냐,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학교의 판단에 맞기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결론은 누구나 예상하듯이 '허가제'로 끝났다. 아직 고등학생이란 신분은 미성숙하고 가치 판단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고등학교 당국의 '동아리 심의'는 동아리 사이에서도 공인동아리/비공인동아리로 나뉘었고, 지원부터 차이가 달랐다.

 

 

성적 소수자는 6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

성적소수자는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홍석천씨처럼 커밍아웃한 사람과 하리수씨처럼 트랜스젠더로 변신한 사람으로 말이다. 전에 어떤 인터넷 신문의 헤드라인처럼, 홍석천씨는 사회적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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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그런데 15년이 넘게 지난 지금 아해는 오랜만에 다시 '심의'라는 단어를 유심히 보게 됐다. 물론 대학에서도 이후 사회에 나와서도 '심의'라는 말은 여전히 아해와 부딪치는 경우가 생겼지만, 그때 느낌 '심의'는 사회적인 영향보다는 개인적인 영향이 더 많았고, 의외로 여러가지 대화를 통해 넘어갈 수 있었기에 머리 속 깊이 '검열'이란 단어와 연관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2000년을 넘어가면서는 군대를 제외한 모든 공간에서 '심의'와 마주하는 일은 드물었다). 정권이 바뀌어서일까. 이제는 그러했던 '심의'가 본격적으로 사회와 나의 인생에 침범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요계를 보자.

 

갑자기 노랫 가사에 심의 결과 방송 불가 판정을 받는 곡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예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것도 있고, 뮤직비디오가 문제가 있어서 상영을 못하는 것도 있다. 청소년들이 많이 사간 동방신기 '미로틱'은 뒷북을 치며 청소년 유해매체물이라고 판정을 하고, 다 듣고 안무까지 따라하는 비의 '레이니즘'은 가사가 야하다고 한다. 이미 다 벗고 나오는 방송, 영화, 공연, 잡지물이 넘쳐나는데 기준도 없이 노출이 다소 있다고 테이의 '새벽 3' 뮤직비디오를 공중파에서 내보내지 못한다고 한다. (물론 KBSMBC에서는 15세 이상 판정이고 케이블은 그대로 나간다. 이게 더 웃긴다) 빅뱅의 멤버 승리의 솔로곡에서 크랙이라는 단어가 마약을 의미할 수 있다고 KBS에서는 방송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 심의 내용보고 알았다. 난 크랙을 속어로만 해석하는 심의위원들이 더 문제라고 보는데..) 그런데 어이없는 것은 백지영의 '총맞은것처럼'은 통과했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기준이 뭘까. 총은 되고 마약은 안된다는 것일까.

 

 

사람들 입장에서는 "노래말이 이상해서 바꾸라고 심의결과를 내놓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무의식중에 '딴따라 노랫말이 바뀌든 안바뀌든 내 삶과 무슨 상관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대중 문화계가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서 청소년들의 의식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과거 독재정권이 더 뼈저리게 느꼈다. 대중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요에 억압이 들어가고 기준없는 심의가 이뤄지면 결국 이는 다른 문화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의'라는 말이 빈번하게 나올 수록 음악을 만드는 이들은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다른 곳으로 넘어가보자. 이번에는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전투병용 갑옷 및 헬멧을 장착한 근육질의 사나이인 마린이 시가를 삐딱하게 물고 등장하는 것이 보건복지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때문에 보기 힘들 듯 싶다고 한다.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누구든지 아동·청소년의 접근 및 이용이 허용되는 매체물을 통해 음주 및 흡연 장면을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보는 순간 머리속에서는 "차라리 청소년에게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고 방송도 보지 말 것이며 담배 포스터가 붙어있는 길거리는 다니지 말고, 하지원이나 송혜고, 이효리가 소주 광고를 하는 지하철 역사는 물론, 버스 정거장, 길거리는 다닐 생각도 하지 말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 하나 나온다고 전 청소년이 담배에 맛들일 것이라는 사고방식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한심했다. 그것보다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사들은 징계에 처한다"라는 심의규정이 낫지 않을까.

 

 

이번에는 다른 내용이다.

 

방송통신 심의위원회가 2MBC '뉴스데스크'의 방송법 관련 보도의 위법성 심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심의의 근거는 우익수구언론단체인 '공정언론시민연대'가 제기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뉴스데스크 뿐만 아니라 '시사매거진 2580' 'PD수첩' '뉴스후'에 대해서도 심의규정 위반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 위의 글을 쓴 아해의 성향대로라면 이 부분에서 무슨 말 할지 뻔히 알 것이다. 하도 말해서 귀찮을 정도다. MB정권이 10년 경제도 말아먹다 못해 이제는 10년 민주주의까지 퇴보시키려는 이유를 정말 알고 싶다. 이명박이 한국의 대통령이라면 말이다.

 

아무튼 '심의'라는 말이 이 정권에 들어와 유독 거스리는 이유는 기준도 없고 말바꾸기는 기본이며, 무조건 억압하고 누르려 하며 입 막으려는 모습이 너무도 생생히 눈에 보여서, 이후 단순히 언론과 문화에만이 아닌 사회, 교육은 물론 국민의 삶 자체에 '심의'를 들이댈 것만 같다는 소름끼치는 느낌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심의'가 국민 전체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 강부자 정권에서 안락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껴나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 부자들의 세금은 낮춰주고, 서민들의 세금과 생필품 가격은 더 올려 어찌되었든 '있는 자들의 세상'을 만들려고 정부가 아둥바둥하는 것이 보인다. '심의'가 없는 세상이 아니라, '심의'라는 단어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사용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 아해소리 -

 

PS. 사진은 전에 누군가 메신저로 넘겨주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혹 저작권의 문제로 내려야 한다면 방명록에 남겨주시길. (남겨주시는 이의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 신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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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해 들어 미디어 다음 실시간 검색어를 따라잡는 일명 '듣보잡 언론'들이 사라졌다. 일단 3일 오전 11시 30분경 상황을 보자. 2일 뮤직뱅크에서 큰 실수를 해서 가창력 논란까지 일었던 오리 (Ori)의 경우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네이버 > - 여전한 '듣보잡'들의 난리

네이버 검색


<다음> - 오랜만에 정리된 기사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아이비타임즈 등의 듣보잡들이 시간상 설쳐야 되는데 안보임 (참고로 DPI통신이라는 곳은 지난 해 기사임)

다음 검색

 

이 뿐만 아니라, '현아 컴백' 등은 이전 같으면 제목을 아예 붙혀 수개의 기사(?)를 날렸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잠잠하다. 네이버에서 동일하게 검색하보면 분명 나가는데 말이다.

만일 이전과 같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네이버보다 다음이 난리를 쳤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에서 '듣보잡'들이 보기 힘들다. 원래 다음의 상황을 아래 포스트들과 같았다.

 



2008/12/22 - [미디어 끄적이기] - '이효리=고급창녀?'…네티즌, 다음 웹크롤링를 평가하라

2008/11/14 - [미디어 끄적이기] - '검색어 따라잡기' 미디어다음에 바란다.

2008/03/18 - [미디어 끄적이기] - 포털 검색어는 '오보'도 당당하게 만든다.


네이버의 변화를 다음이 정신을 차린 것일까. 오픈캐스트를 할 수 없으니 실시간 이슈 검색어에 따른 언론사들의 기사라도 제대로 보여주자는 결정을 내린 것일까. 아닌 신년맞이 깜짝 서비스일까.

 

아무튼 오랜만에 다음의 정리된 기사를 본 듯해서 산뜻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효리=고급창녀'의 쓰레기 글이나, 검색어에 맞춰 맞춤법조차 제대로 알지못하는 쓰레기 제목은 보지 않을 듯 싶으니 말이다.

 

- 아해소리 -

 

 추가 : 내 실수다..역시 다음은 검색어에 관한한 네이버보다 한수 아래다. 그리고 여전히 듣보잡들은 설친다. 그들도 새해 들어 동시에 잠깐 쉰 듯 싶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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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30일 개봉한 영화 '쌍화점'이 개봉 이틀만에 45만명의 관객몰이를 했다. 실제 필자의 주변 사람들도 이 영화를 오래 전부터 예매해 보고 왔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평가는 대부분 혹평이다. 혹평의 대부분의 내용은 자극성만 의지한 아무런 의미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배틀 로얄>, 혹평과 불가능을 이야기했던 영화들.

영화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항상 흥미롭다. 특히 어떤 영화가 제작 자체를 거부당하다가 극적으로 제작돼 대박을 치거나, 혹평을 받던 영화가 대박을 친 이야기들은 짜릿하다. 또 배우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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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한마디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 '쌍화점'의 감독이 충무로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번 혹평은 보지 않은 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영상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로 그동안 유하 감독은 승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조인성과 주민모의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과 조인성과 송지효의 정사 장면 (사실 이들 두 명의 정사 장면은 그다지 섹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도리어 영화 '미인도'의 정사 장면이 더 강도가 높다)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일단 스토리를 조금 이야기 해보자. 작자 미상의 고려가요 '쌍화점'을 기반으로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애증, 집착 등이 끈적하게 버무려져 스크린 한가득 채우는 영화 '쌍화점'은 고려가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14세기 무렵 원의 억압 속에서 고려를 지키려는 왕 (주진모)은 여자를 품을 수 없기에 외모가 출중한 사대부 집안의 자제들로 구성된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 (조인선)과 사랑을 나눈다. 문제의 발단은 원이 후사를 빌미로 왕을 바꾸려는 계략을 세우면서부터다. 왕은 궁여지책으로 홍림과 왕후 (송지효)를 대리 합궁할 것을 명하지만, 이로인해 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몰아가면서 평안해보이는 운명이 혼란 속으로 빠지고 만다.

 

 

내용은 초반부터 쉽게 결말을 판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보는 이들도 영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지치게 만든다. 영상으로 긴 러닝타임을 해결하기에는 관객들의 수준은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 영화에서 수확물은 주진모의 달라진 모습이다. 의외로 사극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는 주진모는 이번에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쌍화점'은 어떻게 보면 현재 한국 영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 속 없이 이미지와 배우의 인지도에만 의지해 힘도 달리면서 억지로 영화계를 이끌고 가려는 것이 똑같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영화는 거의 저질수준이었지만 마케팅의 힘으로만 100만을 넘긴 공포 영화 '고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실속이 없다. 속이 탄탄하지 않으니,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만 결국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 모두가 몰락한다. '쌍화점'45만명을 넘겼다고 좋아하는 것은 몇 년전에 영화계가 호황을 누리며 세칭 충무로 개가 만원짜리 물고다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쌍화점'이 어느 정도의 관객몰이를 할 것은 분명하다. 조인성과 주진모, 송지효의 인지도부터 시작해 이미 개봉 전부터 여러가지로 '파격적'인 내용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관객몰이의 성공이 곧 영화 '쌍화점'의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듯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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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컬'은 여러가지로 유리한 입장에서 공연된다. 일단 영화가 흥행작품이라면 여타 창작뮤지컬보다는 사람들에게 쉽게 알려진다. 또 이미 관객들이 스토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앞서 부가 설명할 필요도 없으며, 조그마한 변화를 주더라도 관객들이 크게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때문에 '무비컬''원작'에 충실해야 한다는 룰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원작과의 비교, 공간 및 시간의 제약 등은 '무비컬'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지킬앤하이드, 라이선스 팀 VS 브로드웨이 팀

"이번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을 한국 라이선스 공연과 비교하면서 봐주지 않길 바랍니다. 이번 브로드웨이 팀의 공연은 라이선스 공연과 개별의 작품으로 관람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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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희 윤공주 바다 송창의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원작에 충실한다'는 전형적인 무비컬의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관객 66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내용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으면서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무기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나''강한별'로 바뀌고 일부 전개 과정이 뒤바뀌기는 했지만,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향후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뮤지컬 '넘버' 역시 '아베마리아' '뷰티풀걸' '' 등의 익숙한 곡들과 더불어 '한번 뿐인 인생' '한별은 어디에' 등 새로운 곡이 추가되면서 신선함을 주었다.

 

이런 가운데 '미녀는 괴로워'는 두 가지 숙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바로 '뚱보' 강한별이 '미녀' 제니로 바뀌는 순간과 영화의 히트곡인 '마리아' 등을 소화해내는 문제였다.

 

비록 수술 장면이 정신없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흡인력이 떨어졌고 변신 직전의 상황이 탄성을 자아낼 만큼의 화려함은 덜했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1막을 이끌어온 강한별이 사라지고 제니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게다가 이후부터는 강한별 역을 맡은 최성희(바다)와 윤공주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이 장면이 주는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뚱녀''미녀'로의 변신이 제작진의 노력으로 이뤄졌다면, '뚱녀' 강한별로서 힘든 분장을 하고 1막을 이끌거나 '마리아'를 열창하며 2막을 만들어가는 제니의 모습은 전적으로 배우들의 역량에 의존해야 했다. 이 부분에서 최성희와 윤공주는 관객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는 평을 들을만 했다.

 

그러나 연기와 노래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두 배우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연기에 노래를 실는 부분에서는 윤공주가, 노래 그 자체를 가지고 표현하는 것은 최성희가 조금씩 두각을 보였다. 이는 특히 '마리아'를 열창할 때 드러났다. 가수 출신인 최성희는 노래와 무대를 가지고 놀았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콘서트 무대로 만들어 버렸다. 최성희의 말대로 '가수인 바다에게 느껴지는 선입관'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뮤지컬의 완성도를 높히고 있었다. 윤공주의 '마리아'는 또다른 완성도를 보여줬다. 뮤지컬 배우로서 뮤지컬 내 한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이다. 결국 최성희는 콘서트 무대를 뮤지컬 밖으로 끄집어 내어 훌룡하게 보여줬고, 윤공주는 콘서트 무대를 뮤지컬 안에서 탄탄하게 만든 셈이다.

 

물론 아쉬움도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한상준 역을 맡은 송창의의 역량이다.

 

'헤드윅' '블루사이공' '사랑은 비를 타고' 등의 뮤지컬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송창의는 무대를 전혀 장악하지 못했다. 연기의 폭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성량이 안정되지 않았다. 하루 2회씩 공연하는 주말의 경우, 송창의는 앞공연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뒷공연에서는 어느 정도 넘버를 소화해내는 등 들쑥날쑥이었다. 상준이 홀로 부르는 '음악은 그래''껍데기만 남았어' 등에서 이같은 부분은 두드러졌다. 여주인공들과 호흡을 맞추는 면에서도 부족함은 드러났다. 이미 최성희와 윤공주의 실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이들이 송창의에 맞춰 음을 낮추는 모양새로 보였다. 막공때 다시 판단해야 하지만, 현재까지의 송창의는 대형 뮤지컬인 '미녀는 괴로워'의 배역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과도한 PPL도 좀더 무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면 눈에 거슬리지 않고도 배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게한다. 조금은 엉성한 듯한 길거리 풍경에 커다란 글씨로 후원사들의 이름이 무대에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을 죽게한다면 안되지 않을까싶다.

 

그러나 뮤지컬과 콘서트 현장을 동시에 느끼면서 화려한 볼꺼리와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바란다면.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연말 추천할만한 공연 리스트에 올려도 후회는 하지 않을 듯 싶다. 또 성형외과 의사 '이공학' 역을 맡은 중견배우 김성기가 왜 관객들에게 여타 주조연 배우들을 뛰어넘는 박수를 받는지도 확인하는 것도 공연을 보는 재미로 남을 것이다. 오랜 기간 뮤지컬 무대에 섰던 김성기의 관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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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두환 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 이는 2007년 이명박 정부를 평가하면서 가장 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 말이다. 민주주의, 인권, 자유, 토론, 논의, 진실, 공정 등의 말은 모두 사라졌다. 오로지 '일단 먹고 살아야 하지 않냐'는 주장만 판을 치고 있다. 왜 지금 읽는 '전태일 평전'이 2008년을 대변하는지 모르겠다.

 

촛불집회

 

이 글을 쓰기 직전에 읽은 기사 하나 있다. 중앙일보에서 쓴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될 시 2만6000개에 달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내용이다. 기사를 보자.

방송의 소유·겸영 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 시행될 경우 2만6000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방송산업 자체로 1조5600억원의 시장 창출 효과를, 기타 분야엔 2조9400억여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석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미디어 개혁법안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란 제목으로 만든 보고서의 결론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3일 방송법 등 7개 미디어 개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산업 진흥을 강조했으나, MBC 등 일부 방송사가 “경제 효과는 허구”라고 주장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연구기관이 구체적 산업효과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ISDI는 보고서에서 규제 완화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장 규모와 현재의 규제가 유지되는 시장 규모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방송규제 완화는 ▶방송 부문에 대한 자본 유입을 늘리고 ▶사업자 간 경쟁을 활성화시키며 ▶매체 겸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독과점적 성격이 짙던 방송 산업의 경쟁을 촉진시켜 콘텐트 산업 전반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지적이다. 또 콘텐트 질이 높아지면 저평가돼 있는 광고 단가도 올라가고 결국 광고시장 전체가 커질 것이라는 논리다.

소유 규제가 풀리는 케이블 시장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 사업자가 등장하고 경쟁 강화로 전반적인 콘텐트의 품질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KISDI는 신문·방송 겸영과 관련해선 “지상파나 일반 채널(PP)과의 경쟁을 통해 콘텐트 산업 전체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고품질의 콘텐트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KISDI는 이런 전제 하에서 방송 규제가 완화될 경우 지난해보다 15.6%포인트(1조5599억원)의 시장 규모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중 PP 시장의 증가 폭이 796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방송법을 저지하려는 이유의 가장 주요 내용은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된다는 것이다. 재벌에 의해, 정부에 의해 국민이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는지 진실을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에 대한 우려다. 그런데 과감하게 중앙일보는 "밥 주면 될 것 아냐. 왜 난리야"라고 말한다.

 

오로지 국민들을 배만 부르면 만족하는 돼지로 알고 있는 것이다

 

 

. 머리 속은 비워도 된다는 말이다. 진실을 캐고 이를 공공재이며 국민의 재산인 방송을 통해 알리는 작업을 오로지 '콘텐츠 산업'으로만 치부하는 것이다. 언론으로서의 질 낮은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없는 방송'만 바라보고 있다. 기자들을 회사원으로 여기고, 중앙일보라는 지면을 생산품으로만 여기며, 독자를 단지 소비자로만 여기는 중앙일보식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오로지 있는 자들에게 유리한 경쟁을 강요하며, 출발선부터 다른 서민은 알아서 기라고 한다. 어쩌면 현재는 박정희나 전두환때보다 더 혼란스러울지 모른다. 커다란 박스 안에서만 살았던 사람은 그것이 다인줄 안다. 때문에 독재를 펼치려는 사람들은 세상의 정보를 차단시킨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보면 안다). 그런데 지금은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무엇인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어설프게나마 판단한다. 그러니 이제는 정부는 인터넷을 통제하려 한다.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은 '박정희-전두환' 시대로 돌아가려는 한나라당이나 수구세력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들이 주는 정보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쪽에서 공권력이 인권을 짓이겨도 다른 한쪽이 모르면 된다는 식이다. 어쩌면 지난 여름 촛불은 이같은 정부와 한나라당, 수구세력들에게 더욱 과거로의 회귀를 다짐하는 시기였는지 모른다.

 

- 아해소리 -

 

ps. KBS 노동조합이 한나라당의 언론법안 철회를 위한 전국언론노조의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동안 '우리 일이 아니다'라는 인식으로 고개를 돌려버린 KBS가 만회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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