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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야기는 아니다. 며칠 전 친구와 포장마차서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에 앉아계시던 한 시각장애인 안마 아저씨의 넋두리다.

 

수년간 강남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했다는 그 아저씨는 생존과  반듯하게 자라고 있는 딸을 위해서, 퇴폐업소라는 것을 알지만 그곳서 일했다고 한다.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고 난후, 아저씨는 안마시술소 업주들 입장에서 정부를 비난했다고 한다. 어쩔 수가 없었다.

 

건전한 안마시술소가 현실적으로 거의 없는 마당에 아저씨가 살아가는 '자본'을 마련해주는 공간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군포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안마시술소 업주들이 잡혀간 것에 대해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하는 뉴스도 나오곤 했던 때였다.

 

그런데 아저씨는 2005년 가을을 넘기면서 안마시술소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강남지역에 안마시술소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곳어 진짜 '안마'를 하는 시각장애인들은 모두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예 처음부터 퇴폐적 행위를 아가씨들이 하기 때문이고, 손님들도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아저씨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지만 다시 일을 그만두고 이제는 다른 살 궁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의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술 한잔 권하고 바로 일어나셨다. 딱 세잔만 마시고 나가셨다.

 

안마는 정확히 안마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면, 현재 안마시술소라고 내건 퇴폐업소도 자격증 소지한 안마사를 채용하지 않으면 '퇴폐업'과 별도로 불법 안마행위로 고소당할 수 있다.

 

안마사 자격은 의료법 제61조 제1항 보건복지부령 제30호 제3조의 요건을 갖춘자에 한하여 발급되며 시각장애인만이 취득가능하며, 자격취득을 위해선 고등학교에 준하는 시각장애특수학교(맹학교)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안마수련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시각장애인들이 그들이 한때 살고자 억지로 보호해주었던 안마시술소 업주들에게 쫓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업주들은 퇴폐업과 더불어 불법행위를 자행해도 그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퇴폐업소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해야하며, 그곳에서조차 버림받는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의문이 들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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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이 오늘로써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내일부터는 범인이 전면에 등장해 "내가 죽였소"라고 외치고 다녀도, 법적으로 그를 구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게된다. '공소시효' 이 제도가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살인 등 특정범죄에 대해서는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여하튼 범인을 못잡고 끝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그리고 2009년.

2006년 4월 2일 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만료와 함께 난 < 내가 기억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는 1994년 행정구역 편입으로 안산시에 살게되었지만, 지금 그 자리는 당

www.neocross.net

 

살인의 추억 화성연쇄살인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이 한창 일어날 때, 나 역시 화성에 살았다. "여자 혼자 다니지 마라" "빨간 색 옷 입지 마라" 등등의 말로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은 오후 3~4시만 되면 모두 집에 돌려보냈다. 그것도 절대 혼자서는 못 가게 하고, 반드시 동네별로 묶어서 보낸 것으로기억한다.

 

화성군 (지금은 시로 승격)은 가본 사람은 알지만 굉장히 넓은 지역이다. 지금도 서울시보다 넓지만, 당시에는 현재 안산시, 수원시, 군포시 등으로 편입된 지역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그 규모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화성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이후에 최근 여대생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현장을 가본 사람들은 "이러니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나"라는 말을 내둘렀다.

 

 

내가 살았던 곳이 화성이긴 해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지역과는 다소 동떨어진 곳이였다. 그런데 단지 화성에 산다는 이유로 다른 시에 가면 나에게 "무섭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하곤했다.

중학교 수련회를 제주도로 갔는데, 관광 오신 어른들이 "어디서 왔으냐" "화성에서 왔다" "아니 그 무서운데 어떻게 사느냐"라는 질문이 몇번이나 이어졌다.

 

동네 선배가 군에서 휴가나와 들려준 이야기는 더 어이없었다.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선배는 북한쪽에 선전방송을 하는데, 북한군과 방송으로 말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군이 "너는 어디 사냐"라는 질문에 "화성에 산다"라고 하니, "아 그 살인사건 일어나는데"라는 답변이 돌어왔다고 한다.

 

화성연쇄살인으로 인해 난 굉장히 무서운 지역에 사는 간큰 학생이 된 셈이다.

 

오랫동안 잊고있던 이 사건이 다시 떠오른 것은 도보여행중에 본 영화 '살인의 추억'때문이다. 그리고 연이어 쏟아진 기사들로 어릴 적 내가 살면서자세히는 몰랐던 내용들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다양한 기억을 남긴 화성연쇄살인사건. 그러나 이 사건의 범인은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미결사건의 선례는 또다른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하며 '해결못한 완전범죄'는 모방범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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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권의 심판론과 박대표 피습의 결과로 한나라당이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잔칫집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제는 후퇴됐다. 이는 단순히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방자치의 의의는 무엇일까. 중앙정부와는 달리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정책을 펴고,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닐까. 때문에 그 지역을 잘 알고, 그 지역사람들을 위하는 인물을 뽑기 위한 것이 지방자치선거가 아닐까. 예산의 50%이상을 책정하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중앙정부와 연결된 주장에 넘어가 평가받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한 예로 난 경기도지사가 진대제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는 당을 떠나 조직을 이끌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과의 차이를 논하기 때문이다. 도지사는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화 투쟁과 저격수 노릇을 한 김문수가 감당할 자리가 아니다. 수천 수만의 조직을 꾸려본 사람만이 가능하다. 진대제가 한나라당, 김문수가 열린우리당으로 나와도 이는 불변의 사실이다. 그런데 김문수가 됐다. 경기도민들은 바보같은 선택을 했다. 누군가 "그것이 민심이다"라고 말한다면, 난 그 민심이 잠시 미쳤다고 말하고 싶다. 경기도민은 자신들의 삶을 책임져줄 사람이 아닌, 정치적 야욕을 가진 사람을 선택함으로써, 경기도지사가 대선을 향한 워밍업공간으로, 그리고 경기도민은 그 워밍업의 희생양임을 스스로 자처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보고 뽑을 수도 있다. 그들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가끔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신못차리고 그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뽑아달라고 하는데, 그것은 시의원이나 도의원들의 발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그 지역에서 국가를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떠나서 생각하기 힘들다. 국가의 대표적 정치색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다르다. 그 대표적 정치색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지역을 죽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를 비판해 그 상대적인 효과로 이득을 얻고자 한 한나라당은 분명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이 나라 정치를 후퇴시킨 장본인으로 남을 것이다. 오로지 대선으로, 오로지 이 나라의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실질적인 안정과 평안을 버린 단체에 불과하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는 아쉽게도 다음 대선때 한나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 우매한 국민들은 신과 같은 정책으로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일단 비판을 하고 가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단체장들과 기초단체장들이 그런 도민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는 바로 소속당과 연결되어 비판할 것이고, 한나라당 사람이 많은만큼 그만큼 비판할꺼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내 몸에 와닿는 정책은 국가의 정책이 아니라, 지역자치단체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정동영의장이 한나라당을 마술과 같은 당이라 불렀다. 공천파동 등 그 어떤 문제가 생겨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당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여기에 "그만큼 열린우리당에 많은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나 다른 당들이 대안이 될 수 없는가. 이들보다 썩은 한나라당은 봐주고, 똑같이 썩은 열린우리당은 못봐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여기서 이번 한나라당의 압승은 안타까운 것이다.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승리하는 당. 그것은 이 나라의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당신이 적격이다"보다 "그냥 재가 보기 싫어서 네가 해라"식의, 또 4년간의 후회를 남길 짓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되풀이된다. 국회의원선거에서도 그리고 또다시 벌어질 수많은 선거에서 말이다.

 

한나라당의 압승. 당 차원에서는 축하할 일이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단체의 뿌리내림을 바라는 차원에서는 아쉽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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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날라온 민방위 교육훈련소집통지서. 어차피 정해진 날짜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기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맘먹고 오늘 민방위 교육에 참가했다. 가서 하는 일은 그다지 없다. 앉아서 3시간 강의를 듣고 1시간 시청각 교육을 받고오면 되는 것이다. 100% 허탈감을 느끼고 오는 '시간때우기' 교육이다. 첫째시간, 대부분 사람들이 젊디 젊은데,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강사가 알려주고 있다. 물론 아주 쓸모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민방위에서 할 강의는 아니다. 두번째,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해 강의한다. 결론은 술담배 하지말고 운동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있는 이야기다. 세번째, 그나마 사람들이 집중해서 듣는다. 교통사고의 사례와 분석,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참석한 사람들중 다수가 운전자이기에 그나마 집중해서 듣는다. 네번째, 시청각 교육이라 해서 우리나라의 우수성과 통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군대에서 들었던 내용과 범위가 같다. 복습하는 기분이다.민방위 교육을 마치고 나온면서 민방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민방위 : 적의 군사적 침략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민간인에 의해 실시되는 비군사적 방위행위

 

내가 연차가 높지않아서인지 몰라도 4번째 듣는 이번 민방위교육에서도 위의 정의와 유사점을 찾을 수 없었다. 아, '민간인에 의해 실시되는'는 맞는 것 같다.

민방위 교육을 받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다. 거기에 휴대폰으로 직장일을 처리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자신이 가지고 온 잡지나 책자를 보고 있다. 오로지 교육참가증을 받기위해 (안그러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 자리에 나오는 것이다. (직장인 민방위도 똑같은 시간 허비하기는 마찬가지다)

 

졸거나 휴대폰을 받는 사람들에게 일순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몇 차례 받다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왜 민방위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정확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군대를 갖다와서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예비군을 받고, 예비군 기간을 마쳤기 때문에 민방위 교육을 받는 것 뿐이다. 혹은 면제나 의병, 의가사 제대는 예비군 훈련없이 바로 민방위 교육을 받는다. 어떠한 사전 설명없이 그냥 교육에 참가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정의 역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인터넷 백과사전을 이용해 알았을 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부가 취하는 행동이다. 정부는 민방위 교육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교육내용을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당정은 안보위주 교육과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지는 강의로 불만이 많은 소양강사 제도를 폐지하고 체험과 실기교육으로 전환하는 한편 IT강국의 위산에 걸맞게 최첨단 영상물이나 사이버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민방위 교육을 참석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왜 들으러 가는지, 왜 참석해야 하는지, 왜 민방위 제도가 존재하는지를 우선 모른다. 거기에 아무리 최첨단 교육을 갖다붙혀도 이들에게는 '민방위'란 자신의 생업 혹은 자신만의 시간을 빼앗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오늘 내가 참석한 그 자리에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왔다고 한다. 오전 교육만 그랬으니, 오후에도 비슷하다고 쳤을 때 400여명. 그것이 내 지역에만 한달내내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조금 끔찍하다.

 

정부통계로는 1~4년차 민방위 대원이 176만명이라고 하니 이들이 소모하는 시간과 이에 다시 준하는 강사 선택 및 소요예산이 너무 쓸데없는 곳에 쓰인다고 본다.

 

또다시 하반기에 날라올 민방위 교육소집통지서를 보고  "한숨 잠이나 자러갈까" 혹은 "가서 오늘은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을 생각하니 어떻게 보면 짧은수도 있는 4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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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모 신문에서 2005년 9월에 보도한 기사입니다. 뭐 일종의 '마니아를 찾아서'식의 가벼운 기사였죠. 다른 뉴스를 찾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와 올려봅니다.

 

물론 이명박 시장이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뭐라하기는 어렵죠. 지금 이시장이 욕을 먹는 이유는 서민들과 차별화된 테니스를 친다는 사실과 서울시에 중대 사안이 있었는데도 테니스를 즐겼다는 것이죠. (다른 사람이 대납했다거나 청탁문제가 오간것도 문제고요)

 

아래 기사를 읽다보면 재미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남산에 있는 장충단 코트가 나온다는 사실이죠.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테니스 마니아 이명박을 취재하다가 '황제테니스' 이명박을 놓친 안타까운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기자에 대해 뭐라 말할 수도 없는 것이 기획 자체가 틀리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6개월전 '이명박 테니스론'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하나 더 이명박·허남식 논란에 대한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생각하는 것이 이거라고 합니다.

 

 이정현(李貞鉉) 부대변인은 "정부.여당 인사들의 거악 사건들이 터지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작은 실수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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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신문 2005년 9월 2일>



“난 빼빼한 체격이지만, 팔이 길어 테니스를 잘 해낼 수 있어. 그런데 쉬는 날 좀 즐기려 하면 아내가 발목을 잡는단 말야. 가족과 지내자고….” 이명박(64) 서울시장은 테니스 마니아다.


현대그룹 때부터 다져온 실력이 연령을 연상하기 힘들 정도로 수준급이라는 게 주변의 얘기다.
하지만 평소엔 정책결정과 행사참여 등 업무 때문에, 휴일엔 교회예배 등으로 일정이 빡빡해 코트에 나설 짬이 줄어들었다.

현대에 몸담고 있을 때 별다른 지시가 없으면 금요일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분위기였단다.

이 시장은 “잠시 시간을 내 직원들끼리 운동을 하면서 단합하는 기회도 많이 가졌던 게 테니스와 인연을 맺어줬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즐기면 좋겠지만, 부인의 경우 ‘조깅 우먼’으로 남산 국립극장 뒤에 있는 코스를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가 테니스 다음으로 좋아하는 종목은 농구다. 올 시즌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코트에 푹 빠지다

이 시장은 지금도 1∼2주일에 한 차례씩, 한 차례에 3∼4시간 테니스를 즐긴다.심지어 시 안팎에서 “이 시장이 취임한 뒤로 실내 테니스 코트가 엄청 늘어났다.”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심지어 개인 홈페이지에 테니스를 자주 친다는 글을 올렸다가 “서울시장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인가.”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주로 주말에 남산 중턱에 있는 장충단 코트를 찾는다. 예전부터 운동을 함께 해온 지인들이나 서울시 체육회 선수들과 자주 만난다. 서울시장은 당연직으로 시 체육회 회장을 겸한다.

 

그는 젊은 시절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해 서울에서 환경미화원 등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학비를 대느라 대학 때까지 스포츠란 걸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여가 활용이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정주영 전 회장이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요. 따라서 사내에서 스포츠나 동호회 결성을 장려했고 나 또한 그 덕을 봤던 것입니다.”

이 시장은 ‘왕회장’(정 회장의 별칭)이 테니스를 즐겨 함께 하다보니 취미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일화도 들려줬다. 언젠가 승부욕이 강한 왕회장이 테니스를 하다가 앞니가 부러졌단다.

이 시장이 “아니, 이가 부러질 정도로 치세요.”라고 놀렸는데 며칠 뒤 이 시장이 앞니를 다쳤다.
왕회장 왈 “당신은 또 무슨 테니스를 앞니가 부러지도록 치느냐.”라고 똑같이 놀려 한참 웃었다고 전했다.

 

●“난 뭐든 잘 한다.”

지난 봄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직원 체육대회에서 이 시장은 만능 스포츠맨으로서 실력을 과시했다. 족구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예정에 없던 배드민턴 경기를 자청했다.“그다지 해보지는 않았지만 셔틀콕에도 자신있다. 테니스를 오래 쳐서….”라며 자심감을 보였다.

 

키 173㎝인 이 시장은 “선친과 두 형님이 모두 키가 180㎝대”라면서 “하지만 비슷한 체격을 지닌 다른 사람들에 비해 팔이 10㎝ 정도 길어 운동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인 김윤옥(57)씨가 “어릴 적 못 먹어서 팔만 길어진 것”이라며 안쓰러워하기도 했다.”고 이 시장은 덧붙였다.중학교 3학년 때 넉달 동안 앓아누운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영양실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팔 길이’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 했다. 팔이 길어 지금도 와이셔츠 등 상의를 맞춰 입어야 한다는 말도 보탰다.그 증거로 젊은 시절에 찍어둔 반나체 사진을 장난스럽게 홈페이지에 공개한 적까지 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몸매를 감상하는 장면이다.

 

테니스가 좋은 까닭은 공을 쫓다보면 다리 근육과 같은 기초체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으며, 자기 신체와 실력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 누구나 즐길 만하다고 덧붙였다.

또 복식의 경우 단합된 마음과 팀워크를 다지게 해주고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강조되는 운동이어서 아주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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