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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메일을 봤네요. 지난 토요일 SBS 반전드라마에서 홍수현씨가 동방신기 멤버와 키스한 것을 가지고, 동방신기 일부 팬들이 홍수현씨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팬카페차원에서 방지하는 공지를 카페회원 전체에게 돌렸네요.

 

개인적으로 동방신기에 대해 이래저래 말하고픈 생각은 없지만, 이번 팬카페 차원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하고자 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팬클럽문화가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같아 씁쓸하고 한편으로는 좀더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타를 스스로 잡는 것 같아서 좋게 보이네요.

 

어차피 스타는 이미지고 팬은 그 이미지를 추종하며 삽니다. 배용준씨가 일본에서 거의 신적으로 추앙받는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가 찍은 스캔들은 썩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도 (대신 외출은 엄청난 흥행결과를) 여자를 이해하는 배용준씨의 '배역'이 먹힌거지 배용준씨 자체가 먹힌 것은 아니거든요.

 

이미지를 추종하는 팬이 그 이상을 요구하고 막는다면 그때부터는 팬이 아니죠.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스토커일런지도)

 

동방신기가 역대 아이돌스타들과 어떤 차이를 보일런지는 모르고, 실제 그의 팬들이 어떤 모습들로 다른 팬 혹은 안티들과 같이 갈런지는 모르지만, 일부라도 이런 자정적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은 앞으로 팬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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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의문의 권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 김훈 중위의 8주년 추모미사가 있던 날이다.

 

김훈중위의 죽음은 '시사저널'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곧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켜 두 편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한편은 직접 김훈중위의 죽음에 대해 다뤘던 '진실의 문'이란 독립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공전의 히트를 쳤던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그러나 오늘 김훈중위의 추모미사에 대해서는 연합뉴스의 짤막한 단신뉴스로만 나왔을뿐 그 어떤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무수한 뉴스꺼리때문인지, 아님 별로 사람들에게 주목받을만한 이야기꺼리가 아니였는지 몰라도, 그 어떤 언론들도 김훈중위에 대해 조명해주지 않았다.

 

김훈 중위의 죽음은 단순한 의문사가 아니다. 30년동안 군에 헌신한 중장출신 예비역 장성을 아버지를 둔 육군 장교의 죽음은 당시에 군 의문사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이 사건을 파고들었던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회의까지 느껴 이민결심까지 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장성출신 예비역이 자신의 특권을 이용해 아들을 죽음을 이용해 군을 괴롭히고 있다"라는 음해성 비난에 넘어갈법도 한 다른 군 의문사 가족들이 (대개는 사병출신들) 도리어 "군 장성출신의 아버지도 자신의 군 의문사에 대해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데, 우리같은 서민들은 오죽하랴"라는 반박으로 군을 난처하게 하기까지 했었다.

 

당시의 자료를 보면 김훈중위의 '의문사'는 결코 자살일 수 없는 결론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런데도 국가는 귀를 틀어막고 "자살이라는 결론은 번복될 수 없다"라며 텔레토비처럼 같은 말만 반복했다.

 

권총자살한 시체 한번 못만져본 국내 법의학자들이 한국계 미국 유명법의학자의 의견에 대해 "사대주의적이다"라며, 밥그릇챙기기식 행태까지 보이며 철저하게 군 편을 들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겪은 김훈중위의 의문사를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는 바로 아직 우리가 징집제이고 내 아들, 내 형, 내 동생, 내 연인이 언제든지 입대해 당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군이 개인의 생명을 빼앗은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명예' 운운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국가에 태어난 죄로 우리는 이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끝까지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 김훈 중위'를 '사회 문제'의 틀안에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방시키며 머리속에서 놓아버린다면 이는 동시에 국가가 저질를 수 있는 또다른 범죄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3일 군의문사 진상규명위가 공식 출범했지만, 아직도 그 위원회가 미덥지 못한 것은 문민정부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정부의 끊임없는 책임회피성 '액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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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난 붉은 악마였다. 붉은 옷은 이탈리아전부터 입었으니 겉은 조금 늦었지만, 이미 폴란드전부터 '대~한민국'을 외치며 광화문 길바닥에 앉아 응원을 했으니, 속은 그때부터 붉은 악마였다. 신났다. 경기도 경기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았다.

 

무엇보다 '어느 장소'든지 모두 응원공간이였고, 붉은 악마들의 공간이 되는 것이 좋았다. 호프집이든, 길바닥이든, 친구집이든, 하다못해 일하는 사무실을 비롯해 군막사까지도 한국전이 있는 날에 대한민국 국민이 있는 곳은 모두 붉은 악마들의 응원장소가 되었다.

 

거기서 시작된 힘은 우리에게는 생소한 '광장문화'라는 말을 만들어냈고, 이내 서울시청앞의 복잡한 도로를 서울시민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그런 이제는 그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것은 지금뿐만 아니라, 붉은 악마가 기업화, 보다 조직화되면서 느껴졌고,  붉은 악마가 이끄는 국가대표 대항전때 응원을 가면서 분명해졌다.

 

지금은 국민들이 응원하는 공간이 붉은 악마의 공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포터즈에 가입했거나 혹은 붉은 악마 집행부와 스폰서계약을 맺은 기업이 주최하고 연예인을 모셔다(?)놓은 공간이 곧 응원공간이 되어버렸다.

 

다른 공간에서의 응원은 왠지 소외감을 낳게 만들었다. 특히 기업에서 제공하는 무슨무슨 공짜물품을 못받으면 제대로 응원하러 가지 않은 모양새까지 연출되는 꼴이 되었다.

 

붉은 악마는 이제 나와는 상관이 없는 조직이 되어버린 듯 하다.

 

2006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독일에 가서 다른 나라와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싸운다면, 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응원을 할 것이지, 붉은 악마의 자격으로 응원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은 기업화되고 상업화되고 권력화된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붉은 악마이다"라고 말하다면 '명예훼손'으로 소송이라도 걸고싶은 심정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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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전 MBC아나운서 실장이 성신여대 교수로 강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뉴스를 들은 뒤 아쉬움이 많았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손석희는 후학을 길러내기 위해 강의를 할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손 전실장이나 엄기영 현 앵커등이 정치권에 나가지 않는 것에 대해 굉장히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난 이런 의견들을 보면 "그건 아닌데"라는 생각를 하곤한다.



정치권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은 진흙투성이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을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들은 늘 모략과 비방으로 점철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런 그들을 구성해주는 것은 국민이다. 솔직히 국민들이 정치인들 욕할 것도 없다. 뽑을 때 이미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 세워놓고 뽑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참신한 인물 나오면 왠지 불안해서 결국은 구시대 인물 한번 더 믿어본다고 내보낸다. 그리고 다시 후회한다.

 

물론 지난 총선때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세세히 보면 역시 그 물이다. 새로 국회에 들어간다고 모두 참신한 것은 아니다. 정말 바꾸려는 사람들이 참신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만 바뀌었다고 기대를 한 꼴이 된 것이다. 이번 국회 역시 그런 국민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다시 손 전실장 이야기로 돌아가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손 전실장이나 엄기영 앵커같이 대중적 지지도가 높으면서도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계속 정치권에 들어가야 한다. 손 전실장이 그렇다고 아주 바른생활 사나이도 아니다.

 

사적으로 오래전에 몇몇 사람들과 손 전실장과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손 전실장의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갔는데, 확인은 못했지만 손 전실장은 스스로 "나 면허 취소된 상태입니다"라며, 불법유턴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식사하면서 그가 해준 이야기는 우리가 손 전실장에 대해 알고 있던 부분과 많이 틀렸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이 부정적으로 다가오기보다는 그런 '손석희'이기에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모든 면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이러한 부분때문에 손 전실장이 정치권에 나가야한다고 느낀 것이다. 그가 할말을 하면서 또한 스스로에게 있는 소소한 치부까지도 스스럼없이 말하며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대개 정치인들은 자신과 당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뭘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한다. 때문에 할말을 하고 싶어도 안한다. 상대를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히려 한다. 자신을 추스리기보다는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최우선 목표가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는 다음 선거때 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 전실장을 아끼는 사람들은 그가 정치에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가 더렵히지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이기주의라 본다. 그를 아낀다면 그를 아낄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도록, 그가 순도 100% 진흙탕속에 들어가 순도 90%로 조금이나마 떨어뜨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이후 뒤를 이어 다른 참신한 사람들을 밀어넣어 순도 80%, 순도 70%로 점점 떨어뜨려야 한다고 본다.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새벽과 밤에 정치인들과 논쟁하는 지금이후의 손 전실장의 모습은 교수 손석희보다는 정치인 손석희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싶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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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다기보다는 친하고픈 선배가 있었다.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고, 당시 내 눈에는 돈도 안되고 욕만 먹는 일에 열정적으로 뛰어드는 그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미력하나마 내가 가진 능력으로 그를 도와주고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런 그 선배가 자신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팽'당했고, 억울한 일도 당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 선배의 일은 사회적으로도 적지않은 파장을 가져다 준 일도 있었기에 잘만 이용하면 출세는 아니더라도 '이름'은 조금씩이라도 알릴 수 있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 선배가 말한 그 부도덕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기에 그 선배를 믿었다.

 

사실 그 '팽'시킨 사람들의 도덕성도 사회적으로 무시하지 못할 위치였다. 다들 나름대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덕성과 더불어 남들은 해내지 못할 일들을 해낸 사람들이었다. 또 그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였기에 난 내 스스로가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선배가 자신을 '팽'시켰다는 사람들중 한분을 만났다. 1시간여의 대화후 난 혼란스러웠다. 내가 여지껏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을 때 스스로 모든 '진실'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자신도 모르게 보내게된다는 말을 그제서야 실감했다.

 

1시간여후 그 분과 식사를 한뒤에 헤어지면서 난 멍해지기 시작했다. 화가 나기까지 했다. 진실을 나에게 말했다면 난 충분히 그 선배의 열정을 믿기에 도와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잘못된 부분에 대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선배는 그러한 기회조차 만드려하지 않았다.

 

최근 난 대한민국 현대사의 진실에 관한 책을 읽고있다. 거기에는 여지껏 내가 존경한다고 생각했던 인사들의 치부가 조금씩 나온다. 물론 그것으로 인해 그분들이 여지껏 행했던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면면이 앞서 '진실'찾기에 혼란스러워하던 나에게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 책마저도 내가 과연 믿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에 한 선배는 "진실을 반드시 찾을 필요가 있을까. 진실을 모르고 있을 때 편안할 수 있다면, 몰라도 되는 거잖아"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난 지금 내가 빠진 함정을 모르겠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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