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서 극본상을 받은 영화 '시'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가 지원사업에서 '0점'을 줬다는 오래 전 문제제기에 대해 영진위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런데 영진위가 제대로 기사를 읽어보지 않았나보자. 사실 자세히보면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했지, 이창동 감독이나 제작사 측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해명을 제작사와 이 감독에게 요구했다. 여기서부터 영진위의 삽질은 시작된다. (도대체 이놈의 정부는 MB도 삽질하질 않다, 양촌리서 삽질하던 유인촌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삽질하고있고....나머지 정부 인사들도 마찬가지니 원..삽질 정부)
영진위와 ‘시’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 간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제출서류가 ‘시나리오’인가 아닌가, 2차 심사 당시 ‘시’가 촬영 중이었는가 아닌가, 영진위가 주장하는 ‘시’에 대한 별도 지원이 사실인가 아닌가이다. 현재까지는 파인하우스의 입장이 더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이 영진위의 주장이 너무 허접하기 때문이다.
우선
영진위 측은 ‘시’의 제작사가 지원사업을 신청하면서 사업 공고시 제시한 제출서류 요건이었던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 (시나리오의 줄거리)를 제출했기 때문에 제출서류 요건 미비로 심사위원 1명에게 평가 점수를 0점을 받았지만, 이는 최종 심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파인하우스필름은 당시 제출한 것인 ‘트리트먼트’가 아닌 대사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진 ‘시나리오’였고, 단지 감독이 문학적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신번호만 붙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영진위 측이 제출서류를 제대로 구비하라는 요구에도 제작사에서 무리하게 접수를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영진위가 인정하는 관습적인 시나리오로 고치는 데 불과 한두시간이면 충분한데 굳이 무리하게 제출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반박했다.
이어 파인하우스필름 측은 “이미 영진위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과 낮’에 트리트먼트로 서류를 접수했고 심사를 해서 지원을 한 전례가 있다”며 “‘시’의 경우 신 번호만 붙지 않은 형식일 뿐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그런데도 트리트먼트만 제출해서 ‘서류미비’로 탈락시켰다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영진위를 비판했다.
또 영진위측은 ‘시’가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추가 공모에도 신청했지만 심사 당시 해당 작품은 이미 촬영 중이어서 지원 조건인 ‘순제작비 20억 원 이내로 제작예정인 작품’의 기준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파인하우스필름 측은 “2차 지원사업의 접수는 8월 17일부터 21일이었으며 심사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이뤄졌다. ‘시’의 크랭크업은 8월 25일이었다. ‘제작 예정’이란 요건이 심사일 기준이 아니라 접수일 기준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오히려 영진위는 왜 접수가 시작되고 4개월이 지나서야 심사를 했는지 해명해야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진위 말처럼 심사 끝에 이 감독의 ‘시’가 2차에도 탈락했다는 사실이다. 이 심사에서는 영화 ‘시’가 영진위가 원하는 형태의 시나리오가 제출되었고 심사 결과 ‘지원 작품들의 시나리오 개발 수준이 영진위가 실시하는 다른 시나리오 공모 사업에 비해 떨어지는’ (영진위 심사평) 전체 지원작 중 3위의 평가를 받고 결국 탈락했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영진위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세계와 연출역량, 신작 ‘시’가 지니고 있는 작품성와 예술성을 고려해, 별도의 지원방법을 모색했다며 그 결과 영진위가 출자한 다양성영화투자조합을 통해 3억 원, 중형투자조합을 통해 2억 원을 투자하는 등 간접지원 방식으로 총 5억원의 투자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파인하우스필름 측은 어이었다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지원’과 ‘투자’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파인하우스필름은 “‘시’가 작품성과 예술성이 좋아 별도의 지원방법을 모색할 정도였다면 1차 심사 때 2위를 한 ‘시’를 규정에 따라 지원작으로 결정하면 그만이었을 것을 왜 위원회 전체 회의까지 열어 기어이 떨어뜨렸나”고 반박했다. 이어 투자를 했다는 영진위 측에 “영화 ‘시’가 마스터지원사업에 탈락한 것과 다양선 펀드 등에서 투자를 받은 것은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다양성펀드는 ''''시''''의 투자사인 유니코리아에 3억원, 중형투자조합에서 2억원을 투자했을 뿐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 또한 그것은 마스터지원사업처럼 조건 없는 지원이 아니라 엄연한 투자다. 영진위의 논리대로라면, 펀드나 조합이 투자한 모든 한국영화는 영진위가 지원하는 영화라는 말인가. 펀드나 조합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영진위의 지시가 아니라 독립적인 자체 심사위원회를 통하여 결정한다. 영진위는 펀드나 투자조합의 심사위원회를 무시하고 영진위의 결정대로 투자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인지 해명하기 바란다”고 도리어 반박했다.
파인하우스필름 측은“영진위는 해명서에서 마치 이창동감독이 마스터지원사업에 서류미비로 탈락된 것이 안타까워서 펀드나 투자조합을 통해 간접 지원하도록 배려했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또한 그런 은혜를 입은 감독과 제작사가 일부러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는 식으로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고 불쾌해 하면서 “영진위는 사실 관계를 교묘히 호도하면서 오히려 제작사와 감독의 ‘침묵’을 적반하장격으로 비난하고 있다. 영진위는 이 문제가 영진위의 영화지원 정책과 사업운용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야기되고 있는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의심과 불신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직시하고, 진지하게 성찰해야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영진위가 극단적으로 우기면, 영진위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서류 미비에서 영진위는 자신들의 원하는 양식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영진위가 법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파인하우스필름의 주장대로 이 경우 홍상수 감독의 시나리오가 문제가 된다. 촬영 중인 작품에 관한 지원 여부도 영진위 측이 ‘심사 일정’ 기준이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누가 봐도 상식을 뒤엎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개념을 ‘지원’ 개념과 동일시한다면 영진위 측의 주장이 맞을 수 있지만, 이 역시도 파인하우스필름 측의 주장대로 엄연히 구분되어야 된다는 점에서 영진위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영진위는 진보정권에서 장관을 한 이창동이 마음에 안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 시작은 사실 이재한 감독에서부터였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성공한 이 감독이 전쟁 영화 메가폰을 잡는다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감독들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할 수 있지만, 각각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여기에서부터 영화계의 불안함이 시작했다. 또한 한국전쟁 발발 60주년과 천안함 사태는 그 불안함을 극대화시켜줬다. 어느새 정서적으로 '북풍' 등에 민감해하는 40대 이하 젊은 층들에게 '국민학교 반공용 영화'로 인식되지 않을까라는 불안함이다. 물론 12세 관람가로 인해 어린 층을 빅뱅 멤버 탑이 어느 정도 극장으로 끌고올 수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불안감은 중간에 두 가지 사항이 추가되면서 더욱 커졌다. 첫째는 미완성본에 'Sea of Japan'이 기재되어있는 고지도가 버젓이 오프닝을 장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이 그냥 넘어가면 좋은데, 이 미완성본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상영을 했고, 스탠포드대 한국 재학생이 이를 지적, 결국 기사화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물론 제작사인 태원 측에서는 감독의 '고민하지 않았다'는 감독의 멘트가 잘못되었다는 점에 무게를 두어 무마에 나섰지만, 1차적으로 이런 표기가 있었다는 자체가 예비 관객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대한민국에서 민감한 사항 중에서도 선두에 위치한 내용을 놓쳐버린 것이다.
이에 연결해 또하나는 불안 사항은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미국 스탠포드대 특별 상영회 때 국내 기자들을 데리고 간 것이다. 혹자는 '그럼 모두 잘 써줄텐데, 무슨 걱정이냐'라고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수많은 국내 매체들을 다 데리고 가지 못했을 것이고 미국 일정에 참여하지 못한 매체들 입장에서는 '포화속으로'가 곱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벌써 이는 몇몇 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불안 요소를 가진 채 영화는 첫 시사회를 가졌다. 반응은? 역시 극과극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공감대를 어느 정도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고, 차승원의 멋진 연기에, 주연으로서는 조금 부족하지만 발전된 모습을 보인 최승현의 연기까지 볼 만했다.
그러나 이재한 감독의 과도한 할리우드식 영웅주의는 아쉽게도 '실소'를 금치 못하게했다.
정규 군사 훈련을 받지 못한 권상우와 최승현이 태생이 람보는 아닐텐데, 어느새 총 몇 자루 들고 수십명의 북한군을 싹쓸이한다. 단 두명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런 학도병 100명만 있으면 당시 거꾸로 북으로 밀고 올라갈 수 있지 않았나싶을 정도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 난 후 여자 관객들과 남자 관객들의 반응이 다소 엇갈리게, 즉 전자의 '재미있었다'와 후자의 '별로였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할 것이다.
이런 모든 면이 영화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포화속으로'는 단순히 손익분기점만 따지고 관객수 세는 영화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스텝이나 배우들에게 깔린 상황에서 400~500만 이상을 모으지 못한다면 이는 실패나 다름없을 것이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해도 어차피 영화다라고 보는 이들에게는 따로 할 말은 없다. 그러나 한국전쟁 발발 60주년과 기억해야될 역사적 사실을 그린 영화라면 최소한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의 가슴에 뭔가 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한 잡지 패션화보를 찍은 진지희는 촬영 당시 인터뷰에서 '해리'에 대한 악플로 시달린 이야기를 전하며 특히 신애의 따귀를 때렸을 때에는 너무나 많은 악플로 미니홈피 방명록을 폐쇄했을 정도로 어린 나이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진지희는 대본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러나 진지희에게 돌아온 것은 '악역'에 대한 거부감. 물론 그런 진지희를 귀여하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이를 진지희가 어떻게 받아들일까이다.
진지희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같은 PD가 제작한 '순풍산부인과' 미달이 김성은이 생각이 났다. 김성은은 2005년 11월2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어린 스타, 그 행복의 조건'에서 "날 미달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칼로 찔러 죽여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때도 많았어요. 어떨 땐 제가 정신병자 같아요”며 김성은이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것에서부터 “나 자신이 영악하고 식탐 많고 성격 나쁘고 시끄러운 ‘미달이’로 비치는 현실을 견딜 수가 없어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중학교 2년생이었던 김성은은 “혼자 하교하는 길에 누가 알아볼까 두렵다”며 “제발 미달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미달이'라는 캐릭터를 당시 사람들은 좋아했다. 다소 미워할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흔히들 어린 아이가 저질를 수 있는 범위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스스로에게 부여된 캐릭터인 영악하고 식탐 많고 성격 나쁘고 시끄러운 '미달이' 캐릭터를 벗어날 수 없었고, 급기야는 자기 본 모습이 그렇게 비춰지는 것에 대해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해리' 진지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듯 싶다. 물론 시대가 변했고, 미디어를 통한 아역배우들의 성향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대본대로, 시키는대로 했어도 이들에게 부여된 캐릭터는 영원히 기억 속에 남는다.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좋은 말, 좋은 역할, 좋은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이같은 이유일 것이다.
곧 종영하기는 하겠지만 '해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리'를 좋아하는 만큼 다같이 해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에 대해서 의아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간단한다. 명예는 저 돈을 어떻게 사용하며,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로 따져봤을 때 연예인의 사회적 명예는 현재 만만치 않다. 명예대사, 홍보대사 맡는 것은 이제 이슈꺼리도 아니다. 그리고 대학입학에 대해서 연예인들은 할 말이 있을 법하지만, 사실 쉽게 들어가는 것은 맞다.
몇해 전 학교를 홍보해주는 대가로 수업 안들어와도 학점을 주겠다고 한 내용이 방송을 통해 폭로된 적이 있다. 지금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매해 연예인의 대학 입학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것이며,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진 것도 이때문이다. 과거처럼 대학생이 연예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이 대학생으로 입학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군대 문제는 조금 다르게 봐야하지만 면제 혹은 공익은 물론 연예사병으로 조금은 쉽게 생활이 가능하다. 혹자는 면제 혹은 공익이 그렇게 쉽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연예계쪽 조금만 알며 의외로 방법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이 해결하지 않는다. 소속사와 브로커의 합작품이다. 요즘에는 군대 들어가는 것이 메리트가 있다지만, 아직도 여전히 군대는 남자 연예인들에게 기피대상이다.
이런 여러가지 혜택이 있기에 아이돌 그룹으로 들어가는 것은 진짜 '고시'다. 설사 '고시' 쳐서 들어갔다 하더라도 사법연수원 격인 연습생 생활이 만만치 않다. 짧게는 수개월이지만 대개는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MBC라이프에서 아이비는 4년의 연습생 생활을 '기약없는 기다림'이라고 말한다. 설사 데뷔라는 절차를 겪었다 하더라도 이들에게 단숨에 '스타'라는 자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름을 알렸다고 해서 '스타'가 되는 것도 아니고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올라갔다고 해서 '스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연예계라는 공간에서 파워가 생겨야 한다. 그 길 역시 험난하다. 온갖 기사와 악플, 사생활 침해를 겪어도 무덤덤해져야 한다. 스스로 인간이라기보다는 상품화가 되어가는 모습을 즐겨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스타'라는 타이틀을 붙는 연예인 지망생들은 많지 않다.
과거 걸그룹을 준비하던 한 연예인 지망생은 "막막하지만 이 길이 한방이기에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맞다. 한방.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냐면 '로또 복권'과 같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종종 보는 연예인들 중에 '스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아직도 그냥 방송 출연 한번에 목매며 소속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연예인일 뿐이다.
'아이돌 고시'의 패스는 고생의 시작이지 결코 행복의 시작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시대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아이돌 고시'를 권한다. 환상을 주는 셈이다.
영화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어느 것이든 순효과과 역효과가 동시에 발생하기는 하지만, 영화 등 파급효과가 큰 매체의 경우에는 이런 순효과와 역효과의 비중을 따지고 들어가야 될 듯 싶다. 물론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같은 영향력을 고려하는 감독도 드물 것이고, 이에 주안을 두어 연기하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그들에게 그런 모습을 요구할 듯 싶다.
지난해 10월 20대 남자가 집에 불을 질러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 남자는 어머니와 양아버지가 종교에 몰두해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아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재혼 후 태어난 남동생을 편애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소외감도 한몫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조사과정에서 이 남자는 "영화 '공공의 적'에서 주인공이 돈 때문에 노부모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는 것을 보고 미리 휘발유를 사서 준비했다"고 진술한 점이다.
영화를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라는 말처럼 해당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철렁하게 하는 경우는 없다. 특히 '공공의 적'이나 '친구'는 종종 언론매체에서 살인이나 폭행 등에서 주로 인용되는 영화들이다.
배우 설경구는 과거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영화가 영화로 끝나야 하는데 이게 현실로 되니까 가끔 섬뜩할 때가 있다. 유영철이 잡혔을 때 '공공의 적'DVD가 유영철 집에서 나왔다고 해서 섬뜩했었다. 내가 이렇게 사회에 악영향을 미쳤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또 무슨 살인사건 현장에서는 '공공의 적' 흉내를 내서 밀가루를 뿌렸다고 한다. 그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머리가 쭈삣쭈삣 선다. 뉴스 내용도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내서…'라고 나온다. 영화가 무슨 큰 팁을 준 것 같기도 해서 섬뜩하다"
2002년 1월 개봉한 영화 '공공의 적'에서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결심한 부모를 잔인하게 아들이 살해하는 장면에서부터 늙은 택시 기사와 청소부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2004년 7월 유영철이 잡혔을 때 서랍 속에서 '공공의 적'DVD가 나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엽기 연쇄살인마' 영화 '공공의 적' 모방?' 등의 제목이 달려나오기도 했다.
아무래도 오늘 설경구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은 한번 더 섬뜩함을 느껴야 될 듯 싶다. 그들이 어떤 죄를 짓거나 잘못은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연기한 행동이, 감독이 연출한 모습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자체로도 부담이 될 듯 싶으니 말이다.
아이돌 가수 좋아하는 팬들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어릴 적에 연예인을 좋아해본 적이 없기에, 또 그럴 분위기도 아니기에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혈서라는 단어를 보니 섬뜩하기까지 하다. 과거 내한 공연하는 외국 가수들에게 팬티 벗어 던진 여성 팬들 이야기는 종종 들어봤지만 자신의 몸을 자해하기까지해서 좋아한다는 뜻을 보여주는 모습은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해하다.
원더걸스의 한 여성팬이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내 '원더걸스 돌아와'라고 쓴 혈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여성의 자신의 얼굴 일부를 가린 채 흉기와 상처까지 사진으로 찍어 '이거 사실이에요'라고 인증샷까지 올렸다. 10대 여성인 듯 싶기도 하지만, 20대 여성일 가능성도 있다.
앞서는 2PM의 멤버 택연의 팬이 '생리 혈서'를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 팬은 당시 "옥택연 너는 나없이 살 수 없어"라는 문구의 혈서를 공개했었다. 이 팬은 네티즌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자신의 피 묻은 속옷을 공개해 더 많은 질타를 받았고 끝내는 미니홈피까지 공개됐다. 이후 엠블랙 이준의 극성 팬은 "이창선 나를 잊지마, 난 너밖에 없어 사랑해"라는 내용의 '동맥 혈서'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어 이 팬은 "택연 생리혈서 쓴 아줌마를 보고 나도 따라해봤다. 하려면 나철럼 제대로 하라"는 등의 글을 남겨 네티즌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이들의 잇따른 태도로 보아 이와 유사한 사태가 또다시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다른 아이돌 그룹 팬들도 저러한데 우리 000는 관심 한번 받지 못하는구나"라며 모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쟁심리에 모방심리가 겹쳐질 경우 어떻게 되는지는 누구나 다 예측 가능하다. 더 무서운 것이 이것이 그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혈서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이돌그룹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좋아한다고 책망하기도 어렵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교육의 문제일까. 그리고 어느 때는 이를 너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된 사회가 무섭기도 하다.
SBS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가 유재석과 이효리가 하차하면서 사실상 '시즌1'을 마무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생각난 것은 SBS의 조급함이었다. '패밀리가 떴다'는 이제 겨우 1년 반 정도만 방송됐다. 그 사이 30%에 육박하던 시청률은 대본논란, 조작 논란 등을 일으키며 10%로 하락했다. '패떴'은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어야 했다. 그런데 '패떴'은 사실상 유재석과 이효리에게 '연예대상'이라는 이별 선물을 선사하면서 프로그램 자체를 없앴다.
SBS의 조급함이 또한번 떠올랐다. SBS는 드라마든 뭐든 시청률이 떨어지고 논란이 될 때마다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조기 종영시키거나 폐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패떴'도 그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여타 다른 방송을 봐도 알 수 있다. '패떴'과 비견되는 예능프로그램으로는 KBS '1박2일'과 MBC '무한도전'이다. 뭐 사실상 두 프로그램이 '패떴'보다 우선 나왔고, '패떴'이 이 두 프로그램을 따라한 성향이 강하기는 했다.
물론 차이는 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은 어느새 연예인들만의 예능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제작진과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한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촬영감독이 나오고, 매니저가 나왔으며,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민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짰다. 그러나 '패떴'은 철저하게 자신들만의 잡담놀음이었다. 장소가 스튜디오에서 야외로 바뀌었을 뿐, 기존의 스튜디오 속 예능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던 것이다. 시청자들은 당연히 지겨워진다. 여자 출연자들을 위해 억지로 러브라인을 만들기도 하며 식상함까지 안겨줬다.
그러나 이들 방송 기한을 보면 사뭇 비교된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23일까지 2005년 10월22일까지 '토요일'에서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되다가, 2006년 5월6일부터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명으로 독립해 국민프로그램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1박2일'은 2007년 8월5일 해피선데이 내 프로그램으로 강호동이 진행한 '준비됐어요'로 시작됐지만, 이내 곧 '1박2일'로 변경해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했다.
'무한도전'은 약 4년 반 가까이를, '1박2일'은 2년 반 정도를 국민들과 만난 셈이다. 두 프로그램도 방송 중 논란이 많았다. 정준하는 사건사고를 이끌고 다녔고, '1박2일'도 흡연장면 등 잡다한 사건에 휘말렸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재미로, 노력으로 무마해가며 어찌되었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늘 변화를 추진했고,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았다. 각각의 캐릭터를 살렸으며 어느새 강호동이, 유재석이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체 진행자가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 됐다. '패떴'이 이효리처럼 어거지로 '강한 여자'가 등장해 타인을 휘어잡지도 않는다. 자연스러움 그리고 친숙함이 '1박2일''무한도전'이 장수하는 비결인 셈이다. 그리고 방송국은 이를 기다려줬고, 이들은 최고 시청률을 보이며 사랑을 받았다.
스튜디오식 진행과 방송국의 조급함이 만들어낸 '패떴'의 폐지에 사람들이 아쉬움보다는 당연시하는 이유이며 이후 만들어질 '시즌2'에 기대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30일 개최될 MBC 연기대상에서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연기자 관련 매니저들이나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고현정의 참석 여부다. 우선 복귀후 과거사를 잠깐 살펴보면. 2006년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해변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과 신인상 2개 부문에 지명되었지만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영평상은 고현정에게 신인여우상을 주었지만, 역시 고현정은 나타나지 않았다.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로 2006 MBC연기대상 최우수 여자연기상 후보에 올랐지만 역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2005년에도 SBS연기대상에 10대 스타상 수상자로 호명되었지만 고현정은 그자리에 없었다.
2007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4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해변의 여인'으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지만 나타나지 않았고, 역시 같은 해 MBC 연기대상 대상 후보에 올랐지만 불참했다.
이에 대해 고현정은 무릎팍도사에서 "뻘쭘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자리라면 얼마든지 나가겠다"며 "그렇게 인기 있었던 작품도 없었기에 연말 시상식에 나갈 처지가 아니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또 최근 인터뷰에서도 "꼭 레드카펫을 밟아야 하나요? 그냥 작품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인정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며 시상식 참석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드라마 '선덕여왕' 정도면 인기 있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 물론 이에 대해서도 반반의 의견이다. '선덕여왕' 초반 "선덕여왕이 아니라 미실이다"라는 말을 들었고, 중반을 넘어 고현정의 퇴장과 함께 시청률 하락을 맛볼 정도로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의 존재는 특별했다. 그러나 고현정은 결국 '선덕여왕' 종방연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으로서 의무(?)를 하지 않는다는 평가부터,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것인데 이를 강요할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들은 작품에서 만나는 고현정 뿐만 아니라 편안하게 무대에 오른 고현정도 기대한다는 것이다. 무릎팍도사에서와 같은 편안한 모습을 말이다.
만일 고현정이 MBC연기대상에 참석만 한다면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관심을 받는 것은 물론 MBC로서도 횡재인 셈이다. 그러나 만일 불참한다면 MBC로서는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다. 이래저래 MBC로서는 고민이다.
12월30일 OCN에서 '아바타의 모든 것, 30분'이라는 타이틀로 그동안 국내에서 공개되지 않은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 제작 과정은 물론 영상 혁명이 이뤄지는 순간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보일 예정이다. 또 MTV에서는 1월9일 런던에서 열렸던 월드프리미어 시사회 현장과 영화 클립들을 묶어 30분간 특별 방영한다.
아쉬운 것은 '아바타'가 3D로 만들어졌는데, 방송에서 이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영화를 통해도 2D를 본 관객들이 다시 3D를 보기 위해 재예약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에서 얼마만큼 영상 혁명을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물론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을 보여주기에 '다큐'같은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이다.
-아해소리-
PS. 연말 일부 언론들이 다소 어거지로 '아바타'와 '전우치'를 라이벌로 묶으려고 하는 것 같다. 할리우드 영화를 일방적으로 칭찬하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 영화라고 무조건 감싸주는 것도 좀 그렇다. 아무리 봐도 두 영화를 라이벌로 여기기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전우치'가 산만한 부분과 캐릭터별 분배만 적절히 했다면 좀더 괜찮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