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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석 건국대 신방과 교수는 “철학은 없고 정치적 계산만 있다”며 최근 야당 의원들이 포털을 규제하기 위해 제출한 신문법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동시에 황 교수는 포털이 언론중재법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포털의 영향력과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언론중재제도의 대상이 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포털이 현재의 언론중재법에 포함되더라도 큰 법적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인터넷상의 매개행위를 어떻게 중재할지, 현재의 언론중재법을 유지할지를 논의해야 한다”며 “중재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시급하나 신문법이 인터넷 신문의 규제·지원에 대한 포괄적 고민없이 포털을 규제하기 위해서 개정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지난 26일 진행한 황 교수와의 인터뷰이다.


- 최근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과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포털을 겨냥한 신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두 안 모두 뉴스 공급자인 신문사와 포털사업자간의 사적계약 관계에서 다뤄야할 문제를 국가가 법으로 규제하게 하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가 특정 사이트의 뉴스 전달방식이나 편집방식을 규제하는 법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다. 정치인들이 앞다퉈 이런 법안을 제출하는 것은 선정적인 입법 이슈를 선점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 같다. 인터넷 관련 법안은 다른 어떤 매체 관련 법안보다 표현과 참여의 증진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 법안들은 철학은 없고 정치적 계산만 앞선다. 헌법적 가치나 철학보다는 현상에 대한 땜질식 처방에 급급한 것이다. 졸속 입법이 우려된다.”


-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서 포털과 관련해 보완되어야 할 점은.


“저작권이 없는 매개자는 정정행위를 할 수 없지만 포털의 매개행위가 갖는 영향력과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언론중재제도의 대상이 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나머지 법안은 포털에는 필요하지 않다. 다만, 포털이 현재의 언론중재법에 포함되더라도 큰 법적 효과를 보기 힘들다. 인터넷상의 매개행위를 어떻게 중재할지, 현재의 언론중재법을 유지할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중재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시급하나 신문법이 인터넷 신문의 규제·지원에 대한 포괄적 고민없이 포털을 규제하기 위해서 개정된다면 실패할 것이라 본다.”


- 포털이 언론인가, 플랫폼 사업자인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은 법적 개념이전에 사회적 개념이므로 법으로 언론과 비언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무리다. 포털은 다양한 뉴스콘텐츠의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것 같지만 실제 뉴스를 편집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언론행위를 수행한다. 그러나 자체 뉴스를 생산하지 않으므로 신문과 완전히 똑같이 취급하기도 어렵다.

매체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사회적 책무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나 포털을 법으로 규제할지, 사회적으로 규제할지, 자율적 규제를 유도할지는 매체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포털이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대상이 되느냐와 별개로 국가가 인터넷 매체의 편집행위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다.”


- 포털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정보이용과 사회적 담론이 포털에 집중되기 때문에 포털의 사회적·정치적 책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책임을 다 하지 못할 경우 포털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뒤따른다는 것을 포털 스스로 알아야 한다. 이것은 포털사업자에게 높은 비용을 유발할 것이다.

포털은 영향력에 비해 이용자 보호 활동을 방기하고 있고, 또 뉴스의 연성화를 가져왔다. 뉴스 편집 분야의 전문성이 강화돼야 하고, 상업적인 것을 지양하는 내부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처럼 집중화를 유발하는 뉴스 서비스정책을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자체 DB를 통해 배타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은 초기의 인터넷 정신인 공유와 네트워크 개념과도 동떨어진 것이다. 네트워크의 기본 정신을 고민할 때이다.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자율적인 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


- 보수신문들은 연일 포털을 친정권 매체라고 비판한다.


“언론과 포털의 갈등관계 이면에는 사업자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전통적 언론매체의 영향력 저하는 그 이유 중 하나다. 사회여론이 포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은 포털의 매체적 특성과 이용자들이 사회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참여하기 때문이다. 포털이 정권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주장은 정치권력이었던 전통적 언론의 시각에 가깝다. 오히려 포털 사업자는 정치적 문제보다 경제적 이익에 더 관심이 많다. 우려되는 지점은 인터넷의 상품화이다.”


- 포털이 정권에 의해 장악됐다는 주장과 상관없이, 대통령이 포털 관계자를 만나는 등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포털에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적인 공정성 시비는 일 수 있으나 포털은 정치지향적인 매체가 아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이야기되는 공정한 편집·보도를 위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출처: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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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다른 법안 처리와 연계하겠다며 고집을 부려 6월 국회도 파행으로 치달을 우려가 큰 가운데, 새 사학법 왜곡에 앞장서 온 일부 신문들이 감사원의 사학 감사 결과 발표를 축소보도하거나 폄훼, 왜곡하면서 여전히 ‘사학 편들기’, ‘사학법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다.

22일 감사원은 124개 사학(대학 24곳, 중·고 100곳)들에 대한 감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124개 가운데 30여 곳은 지적 사항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학교 운영이 모범적이었다”며 “그러나 나머지 학교에서는 교비 횡령, 공사 관련 리베이트 수수, 재산 임의처분, 교직원 채용비리, 편입학 관련 금품 수수 등 250여건의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은 이 가운데 형법상 범죄 혐의가 있는 사안에 대해 22개 학교, 48명의 관계자를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이 밝힌 사학들의 비리 내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특히 재단 이사장과 그 일가들에 의한 학교재산 ‘사유화’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편, 사학재단들이 학교 운영을 정부 보조금과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면서 교육에 대한 투자는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현재 전국의 초·중·고 1,673개 사학들의 교비 회계 가운데 정부와 학부모 부담률은 96.2%에 이른 반면, 재단전입금은 2.2%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학재단의 사학 운영 실태는 설령 사법적인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학을 건립하고 운영하는 데 개인의 재산과 노력이 들어갔다’며 개방형 이사제도를 포함한 새 사학법에 대해 ‘사유재산 침해’, ‘위헌’, ‘건학이념 훼손’ 운운하며 최소한의 공적 감시 제도를 거부해온 사학들의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그런데도 일부 신문들은 감사원 발표 가운데 형사상 문제가 되는 몇몇 비리 사례만을 보도하고, 사학비리가 극히 일부 사학에서나 벌어지는 일인 양 사태를 호도하면서 감사의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아 사학비리의 본질을 흐렸다.

23일 조선일보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8면 하단에 <비리혐의 사학 22곳 48명 고발>이라는 제목의 5단 기사를 싣는 데 그쳤다.

기사 내용에서도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22개 사학, 48명의 관계자를 검찰에 수사요청 했다’는 사실과 비리 사례 2개만을 짧게 언급하면서, 감사원 감사에 대한 사학단체들의 반발을 부각했다.

기사는 감사원 감사가 “‘보복감사’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형사상 문제점이 적발된 22개 사학은 전체 사학의 1.1%다”라는 등의 주장을 펴면서 비리 학교가 극히 소수인데도 감사원이 정략적 목적을 갖고 감사를 벌인 것처럼 호도해 사학단체들의 반발을 뒷받침해 주었다.

중앙일보도 이날 두 개의 관련 기사와 사설을 실었는데, 역시 감사원 감사의 ‘정치적 의도’를 집중 부각하면서 사학 비리가 극히 일부의 문제인 양 호도했다.

6면 기사 <기숙사비 빼돌려 비자금 만들고 설립자 땅, 학교서 비싸게 사줘>는 ‘감사원이 사학비리 22곳을 확인했다’는 사실과 몇몇 비리 사례, 사학단체 등의 반발을 싣는 데 그쳤다.

또 같은 면의 ‘취재일기’ <실명 안 밝힌 ‘사학특감’…왜>는 “조사 대상 학교는 124개라고 했지만 예비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만한 곳만 뽑아냈기 때문에 사실상 1998개 전체 사학에 대한 감사 결과나 마찬가지”라며 “1998개 학교 중 22개 학교가 문제가 있다면 그 비율은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결과를 발표한 시점도 석연치 않다”면서 감사 의도, 감사 결과 발표 등을 문제 삼고 “이번 감사가 이 전 총리의 얘기대로 된 것이라면 정치적 의미를 띤 청부감사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나아가 이 기사는 감사원이 2월 지방자치단체 감사 결과 발표 때는 수사의뢰 된 단체장들의 실명을 모두 공개해놓고, 이번 발표에서는 비리가 드러난 학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모든 사립학교가 ‘비리 집단’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비약했다. 감사원이 비리학교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학 비리가 극소수’라는 왜곡된 사실을 전제로 ‘비리학교를 대다수의 사학과 구분하지 않아서 문제’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야 말로 ‘비판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게다가 감사원은 “지자체 감사 결과 형사고발 되는 자치단체장의 실명을 공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자료를 내 중앙일보가 최소한의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사실을 알면서도 감사를 흠집 내기 위해 의도적인 오보를 한 것인지 궁금하다.

한편 이날 사설 <비리 사학과 사학법 재개정은 별개>에서 중앙일보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드러난 사학들의 심각한 비리 실태가 새 사학법에 힘을 실어주고 사학법 재개정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못하도록 단속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사설은 △이번 감사는 처음부터 사학들을 억누르기 위한 ‘기획 표적감사’라는 의혹을 받았다 △감사원이 전체 사학을 뒤져 형사 고발하는 비리 사학도 극소수에 불과한데도 사학 전체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 △사학 비리는 척결돼야 하지만 사학의 자율과 존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개정 사학법은 이와 별도로 봐야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뿐만 아니라 “교육 사업·투자를 왜 하느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개정 사학법의 후유증”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동아일보도 조선, 중앙과 다르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23일 12면에 <감사원, 사학비리 22개교 수사요청>라는 제목의 관련 기사를 하나 실었는데, 기사의 절반 정도를 사학단체의 반발과 감사의 경위 등에 할애했으며, 감사원 발표 가운데 몇몇 비리 사례만 짧게 언급했다.

또 이날 사설 <‘학내분규 일으켜 경영권 뺏기’ 제동 건 대법 판결>은 ‘대법원이 교비 횡령 혐의로 기소된 경인여대 설립자와 학장을 무죄 취지로 다시 재판하라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여기에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슬쩍 언급했다. 사설은 관선이사 제도가 “학교 경영권 침탈 수단으로 악용되는 폐단”이 있는데도 개정 사립학교법이 관선이사 파견 범위를 더 확대했다며 관선이사가 “친여 인사들의 인기 직업이 될 전망”이라는 등 새 사학법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더니, 마지막에 감사원 감사를 언급하며 “개정사학법에 반발하는 사학을 위협하려는 의도가 깔린 감사이긴 하지만 일부 사학에서 적지 않은 비리가 발견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이는 데 그쳤다.

이들 세 신문은 ‘전체 1998개 사학 중에서 22곳만 문제’라는 식으로 사학비리 실태를 축소했으나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감사원의 감사 대상은 124개 학교이며, ‘형사상 문제점’이 적발된 학교는 그중 22개로 20%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은 30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94개) 학교들에서 250건의 문제점이 발견되었고, 사립학교법 등 개별법 위반 사항, 제도 개선 사항 등은 감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감사원이 1998개 전체 사학 가운데 재산 변동이 많은 학교, 구체적 비리가 제보된 학교 등의 기준을 세우고 124개 학교를 감사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두고 ‘나머지 학교들은 비리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조선일보 등이 ‘전체 사학의 감사 결과 단 1%의 학교만 (형사상)문제’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태를 호도하려는 교묘한 왜곡이다.

또 이들 신문은 감사원 발표 가운데 재단전입금이 2.2%에 불과하다거나 사학재단들이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총체적인 사학운영 부실 실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1,075개 사학법인의 수익용 재산 확보율은 61.1%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운영 수익이 거의 없는 토지가 58.8%에 달해 학교 운영을 위한 법정 수익용 재산조차 갖추지 않은 사학재단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수익용 재산에서 난 수익의 80% 이상을 학교 운영비에 쓰도록 한 관련법의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나아가 이 같은 사학재단의 취약한 재정 기반과 수익용재산 운용수익의 학교전출 불이행 등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부실로 이어져 사립대 교원의 1인당 연구비가 50만원도 안되는 곳이 47개, 학생 1인당 도서구입비가 1만원도 안되는 곳이 52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이런 심각한 실태를 보도하지 않은 이유가 이런 내용들이 학교법인으로서의 법적,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자율권’, ‘재산권’만 주장하는 사학재단의 이중적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한편, 이들 신문이 감사원 감사의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는 방식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정당성도 없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이라며 ‘감사 시기의 문제’를 비롯해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는 신문들의 보도에 해명 자료를 냈다. 그러나 감사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124개 감사대상 사학에서 심각한 비리 실태가 드러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조선·동아일보는 이 같은 사학비리에 대해 따끔한 질책 한번 없이 그저 ‘감사 의도’에 대한 반발만 늘어놓았다. 또 중앙일보는 드러난 비리에 대해 말로만 ‘일벌백계’를 주장하면서도 이와 같은 비리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근절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그러면서 “사학의 자율을 높이는 대신 책임을 철저하게 묻는 것이 순리이고 민주주의 시대에 합당한 정책”이라는 막연한 주장이 고작이다.

한마디로 이들 신문은 ‘사학비리’라는 결과에 대해 원인과 대책은 내놓지 않으면서 비리를 밝혀낸 감사의 ‘정치적 의도’만 문제 삼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23일 관련 기사들을 통해 개별 비리 사례를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학재단의 부실한 운영 실태를 다뤘다. 또 사설을 통해서는 사학비리의 근절을 위해 사학의 폐쇄적인 운영구조를 투명하게 바꾸고, 공적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솔직히 우리는 조선·중앙·동아 등 수구보수신문들이 감사원의 감사를 결과를 충실하게 보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들이 반대해온 새 사학법을 ‘재개정’ 하는데 불리하다고 해서 ‘정치적 의도’만 문제 삼고, 사학비리가 ‘전체의 1%’도 안 되는 양 현실을 호도하는 등의 행태는 만연한 사학 비리를 눈 감아 주자는 말이나 다름없다.

만약 이들 신문이 ‘사학비리는 근절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 최소한 사학재단들에게도 ‘자율만 주장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도 져야한다’거나 ‘사학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소수의 개방형 이사는 수용하라’는 정도의 요구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사학비리를 축소보도 하고 감사원을 비난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사학재단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꼴일 뿐만 아니라 사학법 흔들기를 위해 감사원감사를 ‘정략적 목적’으로 편파왜곡보도를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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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에서 사당으로 넘어가는 길의 제한 최고속도는 60이다. 그 길을 왜 그렇게 정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일요일 아침에 그 길을 지나가는데, 옆에 마티즈 한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 차를 추월했다. 내 차가 60~70사이를 왔다갔다했으니, 그 차는 그 이상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뒷 창을 보니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다른 차에 대한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정말 3~4살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뒤에 타고 있었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 이 문구를 붙힌 이유는 내 차에 보호해야 될 대상이 타고 있으니까, 될 수 있으면 조심해서 운전해 달라는 것이다. 자신의 차에 무리하게 끼여들기도 하는 등 위협이 되는 행위를 삼가해 달라는 의미다. 실제 조카를 데리고 다니다보면, 평소 혼자 운전하고 다닐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상황이 그때만은 달라진다. 내 성격도 돌변하기도 한다. 때문에 저 문구를 달고 다니는 차가 보면 조심스러워진다.


그런데 그 마티즈를 보는 순간, 그 문구를 부착한 차가 다른 차에 '안전운전'을 요구하는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는 반면, 의무는 지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차가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본 몇몇 차들은 그러했다.


자신의 차에 보호해야 될 대상이 있음을 알리면서, 스스로는 그 대상을 보호할 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무리한 끼여들기에 과속, 신호위반을 하는 상황을 그 같은 문구를 붙힌채 뒤 차에 보여준다면 그 순간 그 차는 보호해제가 되는 것이다.


자기 아이 (조카일 수도 있겠지만)를 그 같이 소홀히 하는데, 다른 차인들 예의를 지킬리 만무하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란 문구는 '붙힌 자'에게 의무가 더 강하게 부여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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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을 하고 싶고 화도 내고 싶다. 어이도 없었지만, 한편으론 아예 기를 꺾어버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끝났고, 우리는 16강에 탈락했다.


경기를 보면서 태극전사들 모두 잘 뛰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최진철이라는, 나이로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인 대한민국 수비수가 보였다.


2002년 우리는 홍명보라는 걸출한 수비수를 보고 든든해 했다. 뚫려도 그가 버티고 있으면 뭔가 믿음이 갔다. 그에게 공이 가면, 웬지 풀릴 것 같았고, 골이 안 들어가도 그가 중거리 슛을 날리면, 그때부터 우리 대표팀의 게임이 시작되는 줄 알았다.


2006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늘 수비를 불안해했고, 급기야는 코치로 물러나 있는 홍명보를 현역으로 다시 뛰게 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져 갔다. 어쩌면 우리는 수비 불안을 걱정했던 것이 아니라, 팀의 중심이 없음을 걱정했던 것이다. 박지성이나 이영표와 같은 해외파 선수들은 기량으로 믿음을 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무장을 시키기에는 약했다. 흔들리지 않는 맏형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난 최진철을 봤다. 그리고 이번 스위스 전에 그는 그 어려운 맏형의 몫을 해내고 있으며, 해냈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표팀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받았던 그였다. 여타 선수들처럼 화려한 언론플레이를 하거나, 요타 크게 주목을 받을 행동을 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나에게만 그렇게 비춰졌는지 모르지만, 그는 날아오르려는 후배들에게 디딜 수 있는 어깨를 빌려줬다.


2002년 홍명보가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존재였다면, 최진철은 후배들의 뒤에서 밀어주는 버팀목이였다.


6월의 붉은 함성은 막을 내렸지만, 최진철의 붉은 피는 끝까지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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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하고 있다. ‘포털 뉴스’에 대한 공방의 핵심은 포털 뉴스를 저널리즘의 무대로 끌어올릴 것인가 여부 즉, 포털을 언론으로 규정할 것인가이다.

포털뉴스로 파생되는 여러 현상에 대한 분석과 개념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문법 개정안은 통과됐고, 포털뉴스는 결과적으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포털사이트를 둘러싼 논란들을 사전에 충분히 거르지 않고 서둘러 처리한 결과로 재론돼야 할 여지는 있다.

최근엔 포털뉴스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편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 책임과 의무는 요구받지 않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포털사이트가 위험한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치권도 포털사이트를 언론으로 간주하고 공청회를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포털뉴스에 대해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규제 일변도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인터넷 미디어의 가공할 위력을 경계해서이다. 게다가 포털사이트는 기득권을 가진 쪽에서 편의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예컨대 특정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과 회식도 불가능하고, 은밀한 밀월과 유대도 이뤄질 수 없다. 이때문에 포털뉴스를 바라보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곱지 않은 태도를 변화무쌍하고 자유로운 ‘언로’에 대한 통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지식대중이 곧 1인 미디어로서 여론을 분출하는 인터넷에 대한 도전장이라는 식이다.

물론 옐로우 저널리즘, 프라이버시 침해 등 여러 문제를 가진 포털뉴스를 방치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성언론과 포털사이트가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형성하기도 이전에 정치사회적 현안들과 얽히고, 뉴미디어 활성화로 전통매체의 경영 위기가 깊어진 산업적 맥락도 심중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다.

더구나 현재는 UCC의 부상 등 포털사이트 안팎의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언론사와 포털사이트간의 관계도 공급자-유통자의 단순 계약에서 상호 활용하려는 측면이 강해졌다. 과거 언론사들은 포털사이트에 기사 공급 계약을 통해 얻은 것은 ‘재화’였지만, 오늘날에는 ‘재화’보다는 무형의 이익-브랜드 홍보가 큰 편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동영상 뉴스를 포털에 제공하게 된 것도 인터넷 뉴스를 보는 젊은 층의 유입을 노린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다. 신문사(닷컴)들도 각각의 사정은 다르지만, 단순히 매출 문제를 떠나서 포털사이트 뉴스공급을 전략적으로 다루고 있다.

매출 관련 내용을 살펴 보면 실제 규모가 크고 사업다각화를 이룬 신문사(닷컴)과 마이너사에 차이가 확연하다. 메이저 신문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대포털 기사 판매 비중은 일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경제지의 경우 10% 미만이고, 메이저 종합 일간지는 5~10% 선이다.

비메이저사 종합일간지의 경우 비중이 높은 경우도 있고 메이저사와 비슷한 경우도 있다. 전자는 포털 종속형 매출구조로 사업다각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고, 후자는 공급단가가 워낙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사와 비메이저사간의 공급단가는 2배에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소규모의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지난 5년간 공급단가 조정을 요구했지만, 포털사이트에서는 예산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결국 포털측이 제시한 공급단가를 수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신규 콘텐츠 개발 등 자생력을 갖춰야 하는데, 본지 뉴스조직과도 결부돼 있는 과제이고, 투자비를 댈 여력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메이저사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포털사이트에 기사 공급 중단은 더 이상 어려운 사안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를 배제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언론사와 그렇지 않은 언론사가 공존하고 있는 등 미디어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포털사이트도 언론사 뉴스 서비스 방식을 조심스럽게 변화시키며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중이다.

미디어다음과 네이버등 일부 포털 사이트가 언론사 공간을 개설해 주요 기사를 해당 매체로 넘기는 방식(딥 링크)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공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언론사들은 포털사이트의 회원 기반과 영향력을 활용, 나름대로 유무형의 이익을 내보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뉴스 콘텐츠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포털사이트와 언론사들은 뉴스 공급과 유통이라는 가치사슬 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의 영역에서 또 문화적인 파트너로서 상생하는 구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 뉴스 콘텐츠 규모를 고려할 때 포털사이트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한 포털사이트 고위 관계자는 “크로스 미디어 차원에서 방송사와 함께 이벤트는 물론이고 사업, 프로그램과 관련된 공동 보조를 추진해왔다”며 “신문기업의 마케팅 조직이 인터넷을 활용하려는 능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공생 관계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고 아쉬워 한다.

다시 말해 포털사이트 주도의 유통 환경 이면에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브랜드’ 및 뉴미디어 관리의 취약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언론사에게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이용자들의 손으로 균형적인 시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콘텐츠의 건강성, 공공성, 전문성 확보를 주문한다.

이처럼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는 언론사에게는 또다른 기회와 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규제 처방 이전에 전체 미디어 업계의 현실을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하는 성숙한 논의가 필요하다. 포털뉴스 규제가 자칫 컨버전스 미디어 환경에서 규제 지상주의를 가속화할 개연성까지 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털 저널리즘에 대한 학제적 평가가 정리될 필요가 있다. 이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널리즘의 변형 과정들에 대해 사회적 의미와 깊이 있는 대안을 제공하는 틀이 될 것으로 본다.

현행 신문법에 포털사이트 규제 조치를 몇 줄 정도 담는 졸속 개정 보다는 언론사(생산자)-포털사이트(유통자)-소비자-학계 등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경청하는 작업이 필요한 때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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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3일 오후 10시(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 슈타디온 월드컵 경기장은 마치 서울 상암 축구장을 방불케 했다.붉은악마 응원단이 경기장을 붉게 물들인 가운데 노란 옷을입은 토고 응원단은 군데군데 박혀 있을 뿐이었다. 눈썰미 좋은 시청자라면 토고 응원단이 내건 응원 플래카드 가운데 ‘프리 토고(FREE TOGO)'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리 토고’는 군사독재 정부에 맞서 외국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는 망명 토고인들의 구호다.


스포츠 시합에 웬 정치 구호를 내거냐며 불쾌해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때때로 축구는 정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이날 토고는 1-2로 한국에 졌다.토고가 패배한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정치 문제였다.


토고 축구 대표팀은 시합 전날까지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오토 피스터 감독은 10일 돌연 감독직을 사퇴한다며 대표팀을 떠났다가 13일 경기장에 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토고 선수들은 출전 수당 문제를 놓고 토고 축구협회와 신경전을 벌였고, 훈련을 거부하며 파업을 하기도 했다.선수들은 출전 수당으로 1인당 15만5천 유로(약 1억8천7백만원), 승리 수당으로 3만 유로(질 경우 1만5천유로)를 달라고 요구했다.


애국심으로 무장된 한국인의 시각으로는 토고 대표팀의 내분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록 나싱베 토고 축구협회(TFT) 회장은 “월드컵이 선수들의 간을 키워놨다”라며 대표팀을 비난했고 토고 정부는 홈페이지에서 “선수인지 은행원인지 알 수가 없다”라며 악평했다.많은 국내 팬들도 토고 선수들을 조롱했다.토고는 1인당 국민소득이 약 1천5백 달러인 최빈국이다.


애국심보다 돈을 더 밝히는 현상은 토고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토고는 40개 부족으로 나뉘어 있고 종교도 서로 다르다.그러나 이런 사실만으로는 왜 이적료로만 7백만 파운드(약 1백23억원) 몸값을 받는 아데바요르 선수가 출전 포기를 운운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그간 토고 대표팀을 맡았다가 물러났던 외국인 감독들과 선수들이 협회를 탓하는 이유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토고 축구협회는 정말 돈이 없는 것일까.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

(FIFA)으로부터 출전보조금 100만 스위스프랑(약 7억75백만원)을 받았다.여기에 조별 리그 한 시합당 2백만 스위스프랑씩 모두 6백만 스위스프랑(약 46억5천만원)을 배당금으로 받게 된다.국제축구연맹(FIFA) 배당금만으로도 선수 23명 수당을 주고도 남는다.


물론 어려운 나라 경제 여건상 국제축구연맹 배당금을 모두 선수들에게 줄 수 없다는 반론도 가능하다.그렇다면 돈을 관리하는 토고 축구협회가 국민이나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문제는 토고 축구협회가 부패로 얼룩져 있다는 점이다.


토고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유롭고 독립적인 기사를 쓰고 있는 언론 <포럼 주간>(Forum De La Semaine)은 2006년 1월12일자에 토고 축구협회 재무담당자인 티노 아드제테가 록 나싱베 회장에게 쓴 공개 편지를 실었다.이 투고 형식의 편지에서 재무담당자는 나싱베 회장의 전횡을 고발하고 그가 협회 수입을 착복하고 유용했다며,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당신은 축구협회의 규정을 어겼습니다.우리는 전세계 앞에 신뢰를 지켜 보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당신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드립니다”


토고 축구협회의 부패상은 익히 알려져 있다.영국의 더 타임스는 올해 1월19일 토고 현지발 르포를 통해 배부른 축구협회와 가난한 토고 축구인의 현실을 대조해 보였다.토고 축구협회는 매년 25만달러(약 2억4천만원)를 국제축구연맹에서 최빈국 축구 보조금 명목으로 받고 있다.또 한 스포츠 마케팅 회사로부터 협회 로고 등을 쓰게 허락하는 명목으로 2년간 32억원의 수입을 챙겼다.하지만 토고의 14개 축구 클럽 가운데 이 돈을 만져본 사람은 없다.토고 국영 방송사는 매주 두 경기씩 축구 중계를 하지만 이 수익 역시 축구인들의 몫이 아니다(나싱베 형제는 방송사도 소유하고 있다). 토고의 최고 클럽 팀이라는 에토와 필란테 팀이 한 달에 선수들에게 주는 월급은 10만원 정도다.이 클럽 팀은 원래 축구협회로부터 매년 1천만원가량을 지원받았지만 나싱베가 축구협회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이것마저 끊겼다.


독재자의 동생이 축구협회장


토고 축구인들은 도대체 협회 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의아해한다.<포럼>에 용기 있게 투고를 한 아드제테 재무담당자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표팀 운영 경비를 위해 4백만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회장이 100만원으로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협회 비리에 염증을 느낀 선수들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를 앞두고 1인당 출전수당과 승리수당으로 각각 2천만CFA(약4천만원), 1천만원을 요구했다.나싱베 회장은 이런 요구를 묵살했고 그 결과는 네이션스컵 참패로 나타났다.


용감한 내부 고발자가 나싱베 축구협회장의 비리를 폭로했음에도 그를 기소하거나 협회 장부를 조사할 수 있는 사람은 토고에 없는 듯하다.그의 형이 바로 파우레 나싱베 현 토고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독재 정부는 흔한 일이지만 토고처럼 오랫동안 대를 이어 장기 집권하는 경우는 드물다.1967년 쿠데타로 집권한 에야데마 나싱베 장군은 38년간 철권 통치를 해왔다.인권단체 엠네스티에 따르면 1998년 에야데마 전 대통령 재선 때 수백명의 반대파 지지자가 죽었다고 한다.

2005년 2월 에야데마 장군이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자 아들 파우레 나싱베가 아버지를 이어 대통령에 취임했다.토고 헌법을 무시한 쿠데타에 가까운 권력 승계로 국제 사회의 비난과 압력이 이어지자 파우레 나싱베 대통령은 2005년 4월 형식적인 대선을 치렀고 결국 당선되었다.야당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했고 유럽연합은 토고에 대한 원조를 거부했다.


국제연합(UN)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선거 기간에 4백~5백명이 죽었으며 수천명이 부상했고 3만명이 이웃 가나와 베냉으로 떠나 난민이 되었다.더 타임스는 ‘이런 정권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축구 선수들에게 애국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일이다’라고 보도했다.


물론 토고 축구협회와 승강이를 벌인 토고 선수들이 민주화 투사라는 뜻은 아니다.그들이 정치적 요구를 내건 적은 없다.무엇보다 돈에 관심이 많았다.그러나 토고 축구협회가 도덕적으로 선수들을 비난할 처지는 못 된다.국제축구연맹 배당금이 독재 정권 비자금으로 쓰이게 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선수들은 자기 몫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했을 법하다.


6월13일 토고 선수들은 독재 정권이 아니라 아프리카인들의 희망을 위해 경기장에 나왔을 것이다.이날 주최측은 토고 국가 대신 한국 국가를 또 내보내는 촌극을 벌였다.토고 선수들은 모욕을 참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 울려 퍼지는 국가를 따라 불렀다. 토고 국가 가사는 광복 투쟁을 노래하고 있다.“압제자(tyrans)들이 쳐들어 올 때~, 너의 심장은 자유를 향해 뛴다~.
토고여 일어나라! 실패하지 말고 싸워라” 어쩌면 그날 토고 선수들이 싸운 대상은 한국이 아니라 독재 정권이었는지도 모른다.


-'자유만큼 책임을 생각하는 언론'ⓒ 시사저널 & sisapres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사저널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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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 언론담당 고문인 댄 바틀렛이 "우리는 정확히 무슨 유형의 미사일이 발사될지 모른다. 위성을 지구 궤도로 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미 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한다.

이것은 말이라고 하는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한미 정부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진짜 '위험한 존재'는 북한이 아니라 이들같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처를 하고 언론에 발표를 하는 것이 아닌 '추측'과 과거에 대한 감정으로만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마치 의사가 병도 모르고 일단 자신의 상식이나 경험으로만 주사를 놓고 병을 치료하려는 모습과 같다.


테러를 저질렀던 국가는 분명 다시 테러를 저질를 가능성은 높지만, 반드시 이후에도 테러를 저질를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대비를 하고, 늘 촉각을 세우는 모습은 분명 '테러를 저질렀던' 국가에 대한 올바른 자세이지만, 정확한 사태판단없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주변 국가들을 긴장시키는 모습은 '또 테러를 저질를 것이라는' 어설픈 과거의 추측에 의해 빚어지는 촌극일 뿐이다.

미국이 자신들이 그간 다른 국가들의 전복을 도와주며 암암리에 수십 수백만명의 민간학살을 방조한 것까지 여기서 거론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늘 자신들만 옳고 다른 국가는 자신들의 기준과 경험에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모습은 결국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짓이다.


또한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국내 언론매체들과 정치인들 역시 어이없다.


언론의 생명은 뭔가. 정보이고 사실이다. 그 정보가 추측성이라면, 쓰지 말아야 하고 더 알아봐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도 "~인 것 같다" "~로 보고 파악중이다"라는 기사를 남발한다. 그것도 외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서 말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정보기관, 언론 등은 모두 눈 뜬 장님인가.


한반도에 번지는 병을 다른 국가들이 주사놓고, 치료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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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다큐멘터리 ‘사랑’ 송웅달 PD가 들려준 ‘사랑과 섹스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결코 꺼지지 않을 것처럼 뜨겁게 불타올랐다가 어느 순간 차갑게 식어버리는 ‘사랑’의 정체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가졌을 법하다. 또한 사랑의 절정으로 표현되는 섹스는 우리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또 남녀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100회 특집에서 다양한 과학적 실험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낸 송웅달 PD를 만나보았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100회 특집으로 제작된 감성 과학 다큐멘터리 3부작 ‘사랑’이 지난 3월15일 첫 방송 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흔히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 같다’ ‘뭔가에 홀린 것 같다’ 등으로 표현되는 사랑에 빠진 상태를 최첨단 의학 장비로 해부한 것이다.


‘사랑’ 제작팀은 지난해 봄, 가톨릭의대 정신과 채정호 교수팀과 함께 연애를 시작한 지 1백일 전후 된 20대 초반 남녀 5쌍의 뇌를 fMRI(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로 촬영했다. 촬영을 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연인의 사진과 단순히 친구 관계인 이성의 사진을 차례로 보여줬는데 전자의 경우에만 대뇌 깊숙한 곳에서 본능을 관장하는 ‘미상핵’이 활성화됐다. 미상핵은 흥분과 쾌감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분비가 많은 곳으로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면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눈이 반짝이고, 얼굴이 홍조를 띠면서 자주 미소를 짓게 된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괜한 속설이 아닌 것이다.


제작진은 “처음 본 순간 뒤에서 후광이 비쳤다”며 사랑에 푹 빠져 있던 연인들의 뇌를 6개월 뒤에도 촬영했다. 그동안 외국 연구진에 의해 연애 초기 연인들의 뇌를 촬영한 적은 있으나 6개월에 걸쳐 사랑의 변화를 추적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한다. 실험 결과 미상핵은 전혀 반응하지 않고, 대신 6개월 전엔 미미했던 대뇌 피질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어 있었다. 대뇌 피질은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는 부위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6개월 사이 이성적으로 변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사랑’ 제작팀은 연인들이 키스할 때의 심장박동수도 측정했는데 1백일 전후의 열정적인 상태에서 키스를 할 때는 심장이 1분에 1백 회 이상 뛰었으나 6개월이 지나 연애 기간이 3백일 전후가 됐을 때는 심장박동수가 절반 가까이로 줄어 있었다


사랑’ 제작진이 만난 미국 코넬대학의 신시아 하잔 교수는 “사랑에 빠진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애를 시작한 지 3백일 전후로 열정의 강도가 급격히 약해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약해지지 않고, 낮은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정이 계속해서 식을 경우에는 결국 이별에 이르게 된다고. 하잔 교수는 열정의 감정이 지속되는 기간을 평균 9백일 정도로 보았다. ‘사랑’ 제작진과 함께 연인들의 뇌를 촬영한 가톨릭의대 채정호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 열정이 줄 뿐 사랑이 식는 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연인들이 열정을 사랑으로 착각하는데 열정은 사랑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류에게 ‘사랑’은 영원한 연구 대상이다.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랑의 실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갖는다. 3월15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방영된 다큐멘터리 ‘사랑’은 사람이 사랑을 할 때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의학적 실험을 통해 관찰하고, 오랫동안 사랑에 대해 연구해온 학자들을 취재해 사랑의 실체를 파헤쳤다. 연출을 맡은 송웅달 PD(34)는 “과학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A부터 Z까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논리적·과학적으로 명쾌하게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다”라며 “사랑에 대한 찬사이자 독려”라고 말했다. 그는 자칫 사랑이 과학으로 토막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랑에 빠진 커플들,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부부들의 생생한 증언을 아기자기한 영상과 함께 담았다.


“열정적인 초기의 사랑만을 진짜 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랑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첫 만남부터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의 긴 여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긴 여정을 세 편으로 나눠 첫 번째는 정말 폭풍 같은 열정으로 사랑에 빠지고, 두 번째는 열정의 연장선상에서 성적인 완성을 갈망하고, 세 번째는 오랜 세월 속에서 열정이 어느 순간 깊은 애정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담았어요.”


성관계 횟수가 주 1~2회인 부부의 면역력, 스트레스 대처 능력
월 1회 미만인 부부보다 월등히 높아


‘생로병사의 비밀’ 첫 회를 만들었던 송웅달 PD는 2003년 2월, 흔히 듣는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보려고 2주간 자료 조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복잡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과학적으로 파헤치는 데 무리가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매혹적인 주제를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그해 가을 2004년 특집 프로그램 기획안으로 다시 한 번 ‘사랑’에 도전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해 겨울엔 방송위원회 프로그램 기획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송 PD는 “당시에는 ‘생로병사의 비밀’ 연장선상에서 첨단과학이 밝혀놓은 사랑을 연령대별로 3부작으로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것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주제에 흥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렇게 누구나 다 한마디씩 거들 수 있는 주제이기에 다루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촬영감독을 제외하고 송웅달 PD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미혼이어서 섹스를 깊숙이 다룬 2편과 오래도록 애정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3편을 제작할 때 난감한 점이 많았다고.


‘사랑’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총 1년 6개월간의 제작기간 동안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1백일 전후의 커플부터 74년 동안 해로한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의 1백14쌍을 만나 인터뷰하고, 2개월여 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돌며 해외 취재를 했다.


3월15일 방송된 제 1편 ‘900일간의 폭풍-사랑하면 예뻐진다’에 이어 3월22일 방송된 제2편 ‘SEX 37.2°-사랑하면 건강해진다’는 여러 실험을 통해 남녀의 섹스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먼저 한 여성의 배란기와 비배란기의 얼굴 사진을 촬영해 배란기에 동공이 확대되고, 얼굴선이 고와지고, 피부색이 밝아지는 등 미묘한 변화를 통해 이성에게 임신 가능성을 알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37.2℃는 임신이 가장 잘 되는 배란기 체온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섹스가 건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섹스를 하면 호흡이 네 배 정도 빨라져 많은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와 폐 운동이 활발해지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피부가 달아올라 피부 건강에도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미국의 심리학자 고든 갤럽 박사는 최근 남성의 정액에 들어 있는 프로스타글라딘 등의 물질이 자궁을 건강하게 하고 우울증을 덜어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섹스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밝혀낸 논문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발표되어 왔다.


‘사랑’ 제작진은 그중 섹스와 면역력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미국의 브레넌 박사의 연구를 국내에서 직접 실험해보았다. 서울 백병원 우종민 교수팀과 함께 성관계 횟수가 주 1~2회인 부부 12쌍과 한 달에 한 번 미만으로 성관계를 맺는 부부 12쌍의 부부생활 만족도를 들어보고, 면역 글로불린 A의 양과 노화방지 호르몬 수치,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비교해본 것. 그 결과 일주일에 1~2회 정기적으로 섹스를 하는 부부 그룹의 만족도와 면역력, 스트레스 대처 능력, 노화방지 호르몬의 양이 비교 그룹보다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송웅달 PD는 “보다 더 왕성한 성생활을 하는 부부들을 섭외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그러나 몇 년 전 미국 대학생 커플을 대상으로 한 브레넌 박사의 실험 결과를 보면 일주일에 3~4회 이상 섹스를 하는 그룹의 면역력이 일주일에 한 번도 안 하는 그룹의 면역력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과도한 성관계는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송 PD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의 데이비드 위트 박사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또래보다 10년 더 젊어 보이는 유럽인 3천여 명의 특징을 조사한 결과 가장 큰 공통점이 규칙적인 운동이고, 두 번째가 정기적인 성생활이었던 것.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 명의 파트너와의 안정적인 관계에 기반한 성생활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왕성한 성생활이 젊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파트너를 바꿔가며 섹스를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요. 섹스는 뇌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새로운 파트너와 섹스를 할 경우 순간의 강렬함은 있겠지만 안정감이 덜해서 긴장을 하게 되고, 스트레스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조연출을 맡은 박수현 PD(31)는 “제작 과정에서 만난 30~40대 부부 여러 쌍과의 인터뷰를 통해 ‘섹스가 부부생활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섹스가 없는 부부생활은 생각하기 힘들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넘게 결혼생활을 한 부부도 막상 서로의 성감대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섹스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서로의 성적 만족도를 높이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것. 역시 미혼인 박 PD는 “행복한 부부생활은 서로에 대한 헌신과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애 초기에는 흥분이나 쾌감을 일으키는 도파민이 분비되지만 연인 관계가 발전해서 성관계를 맺고 오르가슴에 이르면 뇌에서 옥시토신이 다량 분비된다. 미국의 뇌 전문가 프라이어 박사는 옥시토신을 사랑을 유지하는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사랑의 열정이 다소 사그라진 뒤에도 옥시토신이 상대에 대한 친밀감을 높여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기 때문. 송웅달 PD는 “성관계를 가질 정도의 남녀관계에서는 포옹을 하거나 손을 잡는 등 가벼운 애정표현으로도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며 “결혼생활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 때 배우자의 손을 잡아주고, 포옹해주고,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는 것이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언어와 부정적인 언어의 비율 5대 1로 대화해야 갈등 일으키지 않아


그는 또 부부간의 대화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믿고 대화하라.’ 부부간에 대화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잘 안 돼요. 대화를 하되 감정을 폭발시켜서는 안 되거든요. 감정이 폭발할 것 같다 싶으면 차라리 대화를 피하는 게 낫대요.”

송 PD는 3부작 다큐멘터리 ‘사랑’의 마지막 편인 제3편 ‘사랑의 방정식 5대 1-사랑하면 오래 산다’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던 남녀가 갈등을 빚는 원인이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갈등을 줄이고 애정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해나갈 수 있는 비법을 소개했는데 그 중심에 대화법이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이자 부부상담 전문가인 존 그레이는 송 PD에게 “남자는 주로 문제해결을 위해 언어를 사용하지만 여자는 주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화 도중 오해가 생기기 쉽다”며 “따라서 서로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남녀관계에서 생기는 갈등 해법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행복한 부부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녀의 차이를 인식한 대화법이 중요하다는 것.


10년 동안 7백여 쌍의 부부를 관찰한 미국의 부부갈등 전문가 존 고트만 박사 역시 파경에 이르지 않고 사랑을 유지하는 부부의 비밀이 대화법에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의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언어와 부정적인 언어의 비율이 공통적으로 5대 1로 나타난 것. 반면 이 비율이 1대 1에 가까운 부부들은 갈등을 일으키고 이혼으로까지 치닫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빈정거림이나 비난 등 부정적인 발언을 한 번 했을 경우 다섯 번의 위로와 칭찬의 말로 보상해야 한다는 얘기다.


송 PD는 또 부부관계와 수명의 연관성을 조사했는데, 74년간 해로하고 있는 김진원(100)·최영손씨(96) 부부는 평생을 함께 해준 배우자의 헌신과 사랑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고 한다. 실제 한국인의 수명을 연구하는 삼육대학 사회복지학과 천성수 교수에 따르면 아내가 있는 남성은 이혼자나 미혼자보다 평균 10년, 사별한 사람보다 17년을 더 산다. 또한 남편이 있는 여성은 이혼자보다는 8년, 미혼자보다는 10년, 사별한 사람보다는 25년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배우자를 잃을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영국의 스트레스 전문가 케리 쿠퍼의 주장이 이러한 통계를 뒷받침한다. 송 PD는 노부부의 증언과 통계 자료에 기초해 최근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의 면역력을 조사했는데 사별하기 전보다 50% 이상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송 PD는 “지금까지 내가 체험해본 사랑은 긴 여정 중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사랑’을 제작하며 많은 남녀의 사랑을 만나보면서 사랑의 힘이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사랑을 잘하면 뇌를 무한히 발달시킬 수 있고, 뇌가 활성화되면 몸도 건강해지고, 젊어지고, 예뻐지고, 오래 살 수 있죠. 제가 경험해본 건 9백일간에 불과하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그 열정적인 순간을 아름답게 그리지만 긴 시간 경험하게 되는, 기쁨과 갈등을 함께 겪고 난 뒤 서서히 찾아오는 오랜 사랑이 주는 건강과 행복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이번 취재를 통해 느꼈습니다.”   (끝)
 
 
 
■ 글·구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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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싸이질'로 불리는 개인 블로그 활동이 온라인 시대의 인간관계 맺기와 자기 표현의 중요한 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창원대 사회학과 윤명희 박사는 15일 전북대에서 열린 전국사회학대회 정보사회 패널에서 흔히 '블로그'로 불리는 온라인 1인 커뮤니티의 양상을 활동형ㆍ은둔형ㆍ파괴형ㆍ대안형의 4가지로 분류하고 특성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윤 박사의 논문 '1인 커뮤니티의 사회적 분열: 블로그의 유형분석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블로그 현상은 블로그의 일반적 양상과 구별되는 독특한 측면이 상당수 존재한다.

우선 한국사회에서 유독 선풍적인 인기를 끈 '미니홈피'의 경우 개인 미디어라기보다는 지인관리 및 자기표현이라는 사적 측면에 주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인맥 관리에 주된 초점을 두는 미니홈피의 독특한 시스템 운영과 문화적 측면은 웹 공간에 작용하고 있는 한국식 관계 맺기의 문화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흔히 '1인 미디어'의 관점에서 논의돼 온 블로그도 한국사회의 독특한 관계중심 문화로 인해 일반적 블로그현상과 구분되는 특징적 양상을 지닌다. 서구의 블로그가 기존의 제도화된 미디어에 대한 '대안적 개인미디어'의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한국사회에서 블로그나 미니홈피는 '커뮤니티적 속성'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한국의 블로그는 일종의 스크랩 기능이 강해서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형적인 블로그문화와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윤 박사는 "개인 중심의 네트워킹과 상호작용적 관계문화가 존재하는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1인 저널리즘 차원에서 규정하는 것은 일면적"이라면서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연관된 1인 커뮤니티의 구체적인 특성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논문에서 분류된 블로그의 4가지 양상과 그 특성을 짚어본다.

▲활동형 블로그

블로그를 개인 매체 및 출판도구로 정의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활동형 블로거는 블로그를 1인 미디어나 1인 저널리즘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개인의 기록과 상호작용을 위한 매체 도구로 이용한다.

활동적 블로거들은 단절된 개인의 공간에 정주하지 않고, 이들은 자발적 블로그 행사를 매년 주도하기도 한다. 이들은 시장 지배의 전면화에 대해 회의적이며, 온라인 공간의 일상화가 자본의 독점을 막고 시장을 보다 합리화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한다.

▲은둔형 블로그

은둔형의 1인 커뮤니티는 사적 취향이나 고립된 관계망에 기초한 유형이다. 은둔형 블로거는 자기만의 사적인 공간으로 은둔하거나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공간에서 활동하는 개인들로, 비공개형ㆍ문화적 선택으로서 고립형, 자멸적 은둔형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이들 블로그에서는 맥락 없이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표현들이 두드러진다. 평소에는 쉽게 할 수 없는 감정들을 배출하는 통로의 기능을 하기도 하며 잘 아는 지인이나 이웃과의 소통을 제외하고는 덧글 같은 활동적인 블로깅 활동은 거의 없는 편. 그러나 이들은 개인적 취미와 같은 관심영역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변한다.

실제로 비공개 혹은 은둔적 경향을 가진 이용자들 가운데는 독서나 음악, 영화 같은 방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은둔적 경향이 웹상에서 특정 소수에게만 나타나는 일탈적ㆍ병리적 현상은 아니라는 것. 윤 박사는 이러한 특징이 "일종의 문화적 경향"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대인 기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함께 자신에 대한 패배감, 일상적 무기력을 표현하기도 하며, 따라서 이들에게 웹은 소통의 매체가 아니라 자신으로의 은둔을 위한 장소이다.

▲파괴형 블로그

블로그를 통해 공적ㆍ사회적 이슈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이나 극단화된 집단적 행동을 표출하는 유형. 블로그와 미니홈피에서 악성댓글을 다는 등 '홈피 테러'를 벌이기도 한다.

극단적 경향의 온라인 1인 커뮤니티들은 대부분 반공주의, 맹신적 성장주의, 성차별 이데올로기 등 오프라인의 해묵은 논리를 일방적으로 반복재생산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들 블로그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기록이나 자기표현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비약적인 주장들 위주의 콘텐츠로 구성된 것도 특징이다. 일방적인 주장만이 난무하는 가운데 덧글 같은 소통 기능은 무화되며, 덧글에 나타난 반응들도 일방적인 긍정이나 감정적 대응 혹은 냉소적 비난이 주를 이룬다. 개인들의 상호적 소통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대안형 블로그

공적인 이슈에 대한 집단적인 연대와 실천을 지향하는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가입형 블로그 사이트는 포털기업의 상업적 전략에 따라 광고나 쇼핑 관련 정보가 우선적으로 배치된다.

이런 블로그의 상업화에 따른 우려와 불편함은 상업성이 덜하거나 대안적 블로그에 대한 모색으로 연결된다. 거대포털 블로그를 벗어나 블로그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블로거들의 경우, 전문성과 무광고를 대안적 블로그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이들은 기존 상업적 포털을 벗어나 대안적이고 사회적인 블로그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상업포털의 가입형 홈피나 상업적 블로그에 비해 이미지나 사진의 비중보다는 글 중심의 콘텐츠와 블로거 자신들이 직접 생성한 내용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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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미디어 ‘UCC’ 앞세워 네티즌 참여 유도
관전평·현장 사진·애니메이션 등 소재도 다양



월드컵 기간 동안 온라인 미디어 매체들 사이에 콘텐츠를 특화시키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이용자 생산’ 콘텐츠를 앞세우며 월드컵 동영상, 사진 등을 통해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스타 기자를 만들어내는 등 새로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포털사이트와 신문사닷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의 정보 제공에 그치고 있어 매체 간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UCC, 소재 많으니 참여도 높아
독일 월드컵을 맞아 포털을 비롯한 언론사 사이트 등에서는 특집 페이지를 구성하는 등 특수를 노리는 전략에 전념하고 있다. 각종 이벤트와 더불어 동영상, 사진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최대한 보여주며 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분위기.

그러나 거액의 비용이 들어가는 동영상 중계권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미디어 매체는 월드컵 소식을 뉴스와 사진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UCC(User creative contents)의 트랜드를 가속화 시킨 요소로 등장했고 월드컵 중계방송 외의 또 다른 재미로 등장하고 있다.

포털의 경우 미디어다음, 네이버, 야후 등에서는 기존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월드컵 뉴스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 외에도 네티즌을 직접 독일로 보내거나 게시판 기능을 적극 활용하며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미디어다음은 독일 ‘블로거 원정대’를 선발해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으며 ‘Near Live’라는 월드컵 동영상 중계를 독점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와 야후도 다양한 시각으로 네티즌 및 전문가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신문사닷컴도 이용자가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동영상 제공이 어려운 경우 애니메이션이나 플래시 등을 활용해 골 장면 등을 재생, 온라인의 특성에 맞추고 있다.

특히 일간스포츠에서 서비스하는 ‘W리포트’라는 콘텐츠는 월드컵 관련 블로거들의 개성있는 시각을 전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기자, 스타로 떠올라
월드컵이 독일에서 열리다 보니 기자들이 생산하는 뉴스가 단연 인기가 높다. 특히 텍스트 보다는 사진이나 동영상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온라인 공간에서는 집약된 서비스가 가능해 언론사보다 기자가 돋보이는 경우도 있다.

월드컵 이전부터 이미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의 경우, 축구 소식을 전하면서 마니아 층을 형성했으며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에는 연합뉴스의 한상균 기자가 네티즌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사진기자인 한 기자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그의 독특한 사진 때문이다. 한국과 토고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이천수 선수의 사진이 유독 이상하게 보인다는 데 의문을 품은 네티즌이 이를 추적하다 한 기자의 사진 세계를 발굴했다. 일반적인 스포츠 경기 사진이 아닌 선수들의 살아있는 표정을 담아낸 사진으로 처음에는 악의적이라는 오해도 받았으나 한 기자 개인의 사진 스타일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재평가 받았고 한 때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이는 전형적인 UCC 현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자가 오히려 온라인 공간에서 이용자들에 의해 콘텐츠로 재가공되는 사례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에서 규모 있는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갖춘 미디어와 달리 매체 영향력이 다소 떨어지고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못하는 언론의 경우 월드컵 기간 동안 매체 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디어다음 임선영 팀장은 “월드컵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는 온라인 공간에서도 실시간 중계와 같은 수준이 아니라면 네티즌의 요구를 맞춰나가기 힘들다”면서 “신문사닷컴과 달리 포털에서는 콘텐츠를 올릴 때마다 즉각 반응이 나타나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으며 재료가 풍부해 이용자 기반 콘텐츠 생산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차정인 기자 < presscha@journalist.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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