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작 '난쏘공'이 2010년에도 유효하다니
대학때 쓰던 다이어리를 뒤적였다. 그러던 중 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1996년 3월에 쓴 글이다. 아마 이때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한차례 더 읽고 있었던 것 같다.고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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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70년대 한국은 눈부신 산업 성장을 이룬다.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이들은 박정희를 찬양하며 그가 ‘쌀밥 먹게 해줬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나 사실 이는 국민들을 갈아넣은 결과다. 그리고 특히 10대 때 지방에서 올라와 공장에서 일한 여성노동자 (여공)들의 역할이 컸다.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뼈와 살을 갈아넣던 시대였다. 그러던 중 여성 노동운동 역사에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는데, 그 공간이 당시 전국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던 섬유제품 제조기업 동일방직이다.
1. 1970년대 여공들의 삶.
1970년대 인천에는 광목·포플린·재봉실·혼방직물·면직물을 생산하는 동일방직의 전신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5대 방적업체 중 하나였던 동양방적이다. 광복 이후 동일방적 인천공장이 귀속재산 불하(광복 이후 일본인들이 되가져가지 못한 한국 내 부동산 및 자산을 미군정이 몰수해 개인에게 파는 것)되며, 동일방직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동일방직은 사실 다른 공장에 비해 시설과 급여 등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한다. 일하는 직원이 1500명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만큼 노동 강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당시에도 법정 근로시간은 일일 8시간이었지만, 그건 그냥 ‘글자로 명시된 존재’일 뿐이었다. 기본 12~14시간 근무가 기본이었다. 그러다보니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굶는 게 다반사였고, 노동자 상당수가 위장병을 앓고 있었다. 그러니 화장실 역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가끔 과거 이런 여공들의 영화를 보면 작업복을 입고 그대로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이야 당연한 그 탈의실도 마땅치 않았으니, 작업복 입고 출근하는 것이 편했던 것이다.
여타 방직공장처럼 동일방직도 여성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남녀성비가 2대 8이었다고 한다. 예상하다시피 남자들은 대부분 관리직이다. 그러다보니 임금 차이도 당연했다. 여성 노동자 입사 당시 시간당 급여가 70원이었다면 남자는 500~700원 선이었다고 한다. 단순하게 계산해서 하루 13시간 일하면 1000원도 못 버는 것이고, 한달 내내 일한다고 해도 3만원이다.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활동에서도 차별받았따. 당시 모든 노조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였고, 사실상 다들 어용노조라고 보는 것이 맞았다. 동일방직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부장을 포함해 관리자는 모두 남자였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최초로 깬 것이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었다.
A급 B급 인재들이 기피하는 윤석열 정부, 그래도 F급 폐급 사용은 아니지 않나.
‘김문수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같은 날 전해진 이 2개의 뉴스는 유시민이 윤석열 정부의 ‘급’평가를 한 말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했다. A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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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조 그리고 동일방직 사건
도시산업선교회 소속 조화순 목사는 동일방직에 위장취업을 했고, 그렇게 알게 된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법과 노조 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여성노동자들은 그간 자신들이 겪어온 대우를 자각하고 대의원 41석 중 29석을 여성으로 선출했다. 그리고 1972년 5월 10일 열린 동일방직 노조 정기대의원회의에서 주길자 씨를 여성 지부장에 앉혔다. 동일방직 최초를 넘어, 한국의 최초 여성 지부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주 지부장은 노조 집행부를 전원 여성으로 구성했고, 노동자 권익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첫 여성집행부가 탄생한 이후, 기존의 노조 집행부와 사측은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 무시했다. 그런데 임기 내 많은 것을 변화시켰고, 1975년 2월에는 이영숙 씨를 2대 여성지부장으로 앉히기까지 하자, 사측은 위기를 느꼈다.
그리고 이듬해 2월 대의원회의 선거를 앞두고 사측은 남성 노동자들을 동원해 와해 작업에 나섰고, 여성 집행부 측과 반대 측의 비율이 대등한 비율로 선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는 같은 해 7월 23일 반대 측은 일방적으로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기존 여성집행부를 불신임하고 자신들이 중심이 된 새로운 집행부를 조직하려는 심산이었다.
사회적 주제와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 '하녀'
공포 영화이긴 하다. 그러나 1960년대의 사회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 그 자체로만 본다면 이는 공포라기 보다는 '코믹'에 가깝다. 물론 1960년대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공포와 2009년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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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이영숙 지부장과 당시 총무부장이었던 이총각씨는 경찰에 연행됐고, 여성노동자들은 파업을 선언하고 강당에서 항의 농성에 나섰다. 당시엔 파업은 사실상 불법으로 여겨졌던 때로, 25일 경찰이 출동해 강제해산에 나섰다. 경찰과 사측의 진압에 여성 노동자들은 반나체로 맞섰다. 알몸 시위에 나선 것이다.
임기를 다 못 채우고 떠난 이영숙 지부장의 빈자리는 이총각씨가 이어받았다. 그리고 1978년 2월 21일 새로운 지부장 선출을 위한 정기대의원선거가 열렸다. 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치러졌다. 교대 시간에 맞춰 투표장에 노동자들이 하나둘 들어서는 순간, 어디선가 반대 측 노동자들이 드럼통에 인분을 한가득 담아 투척하기 시작했다. 통째로 뒤집어씌우기도 하고 입과 속옷 안으로 집어넣기도 했다. 당시 이 모습을 동일방직 공장 근처 사진관을 운영하던 이기복 씨가 촬영했다. 이기복 씨는 여공들의 부탁으로 촬영했고, 사측의 협박에도 보관하다가 이후 여성 노동자들에게 줬다. 여성노동 역사의 한 역사를 기록한 셈이다.
결국 회사 뜻대로 노조는 남성 집행부가 집권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이총각씨 등 간부를 포함한 124명의 노동자는 동일방직에서 해고됐다. 이후 80년대 초까지 복직투쟁을 쉬지 않고 이어갔지만 회사로 돌아가진 못했다. 결과적으로 여성집행부의 노조 정상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일자리도 잃었다.
3. 투쟁 그 이후.
문제는 그 이후였다. 해고 노동자들은 블랙리스트 때문에 온갖 직장에서 받아주질 않았고, 동일방직 출신임을 숨겨도 무자비하게 해고됐다. 게다가 경찰에 의해 '요시찰 인물'로 분류된 탓에 일일이 감시를 받았으며 시집을 가도 시댁으로부터 학대를 받는 등 온갖 박대가 이어졌다고 한다.
이후 해고 노동자들은 노동단체, 생활협동조합, 시민사회단체 등지에 몸담으며 각자의 길을 걷다가 2000년 김대중 정부가 민주화운동 보상신청을 받으면서 재집결했으며, 2001년에는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되었다. 같은 해 최종길 교수의 막내동생 최종선이 중앙정보부 재직 시절 동일방직 노조탄압이 중앙정보부와 연계돼 있다고 진술했다. 뒤이어 해고 노동자들은 복직투쟁을 전개했지만 사측은 그때의 해고가 정당했다 하여 복직시켜주지 않고 있다.
2010년에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청계피복노조 등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 결정문’을 발표하면서 동일방직 등의 블랙리스트 문제가 공식적으로 확인됐으나, 2014년에 대법원은 국가폭력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 청구에 대해 '국가와 화해가 성립됐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2017년 문재인 정부 수립 후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국가청구 금지가 위헌으로 판정되어 2018년 12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국가배상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SBS '꼬리에 꼬리는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를 비롯해 많은 곳에서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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