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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후기쯤 됩니다. 1천명이 넘는 참석자 중 한명의 의견이죠. ^^

 

블로거 컨퍼런스

 

1. 블로거를 보다

 

블로거들은 자기 취미활동을 그대로 블로깅하는 이들도 많지만 사회적인 이슈가 터질때면 많은 블로거들이 블로그의 성향여부를 떠나 이에 대해 목소리를 쏟아냅니다. 개인적으로 전 이 점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사회속에서 존재하는 블로거들이기에 이슈에 대해 둔감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죠. 간혹 이를 '전문성'이라는 장막을 쳐버리며 자신의 블로그에 '순수성'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달갑게 여기는 편이 아닙니다. 어쨌든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올바른' 많은 의견을 쏟아내고 그 안에서 다시 '정의로운'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더 익숙한 블로거들이 오프라인에서 보니 그런 성향이 급격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중태님(http://www.miwing.com/dal/000043.html ) 의 지적대로 신청해놓고 참석안한 것은 분명 다른 이들의 기회를 박탈한 행위이며 이때문에 발생한 물질적인 피해 등은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죠. 사실 저도 오전 초청강의 후 도시락을 먹은 후 일찍 5층에 마련된 다른 공간을 내려가봤습니다. 트랙D가 진행되는 강연장을 들어가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 넓은 강연장의 모든 자리에 도시락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앉아서 식사하는 이들은 기껏 20~30명에 불과했습니다. 식사를 하는 이들도, 6층서 식사를 하고 둘러보는 이들도, 행사장을 진행하는 센트럴시티 직원들도 모두 얼굴에서 당황스러운 빛이 역력했죠.

 

점심식사후 빠져나가는 블로거들을 보면서도 의아했습니다. 물론 중요한 개인적인 약속도 있어서 어떤 행사인가 둘러보고만 가는 블로거일 수도 있고, 오전 강의를 들으니 자신에게 필요없다고 판단해 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블로거들이 대개 온라인에서 행하는 논의의 시간은 겪어보지도 않고 그냥 돌아서는 블로거들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참여, 변화, 배려, 공유 등의 블로거스피어에게 온라인상에서 느꼈던 감정이 130분 이전에 적잖은 실망감으로 변해갔습니다.

 

2. 블로거들의 목소리가 실종되다

 

모든 트랙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일부 트랙을 돌아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당한 것은 트랙D. 아무래도 블로거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Zet, 김중태님, 그만님 등의 강연은 유익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트랙을 보다가 느낀 것은 정말 15분동안 진행되는 그 강연에서 블로거들이 뭘 얻을까였습니다. 그러다가 시선이 돌아간 곳이 '블로거 사랑방'이었습니다. 강연후 강연자에게 개인적으로 물어보거나 다른 블로거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다수 블로그들은 그냥 강연을 듣기만 했습니다. 공간 활용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었던 것도 문제였긴 했지만 수동적으로 무엇인가를 컨퍼런스에서 가르쳐주기를 바랬던 것 같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일부 블로거들이 "내용이 재미없다"는 말과 발길을 돌리는 모습에서 이런 느낌은 더 강했습니다. 목소리를 내야 할 블로거들이 스스로 그 몫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일부 블로거들은 흔히 말하는 '미팅식 모임'을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의 중재에 의해 서로 소개를 하고 명함을 주고받고 다시 그 중재자에 의해 모임을 이끌어가는 그런 형식 말입니다. 그런데 컨퍼런스에서 중재자가 없으니 모두 각각 타인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해버린 것입니다. 온라인상에서는 '블로거'라는 카테고리로 묶이지만 오프라인으로 나오자 모두 그 카테고리를 어떻게 묶여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3. 주최측, 의미 부여에 실패하다

 

위에서 블로거들의 태도에 대해 말했는데 이같은 태도를 유발하게 만든 주최측도 잘못을 비켜나갈 수 없습니다. 우선 '악플을 달지 말아야 이 행사가 유지된다'는 말은 농담처럼 들리기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말이 전 이번 행사에 대한 주최측의 잘못된 접근법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로거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블로거들과 소통했을까요.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논의해야 할지,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얼마나 했을까요. 전 모든 것이 일방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블로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몇몇 이들과 포털사들이 합작해 일단 모임 한번 열어보자는 식으로 준비해놓고 "블로거들 참여하세요"라고 통보한 형식으로 느꼈졌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어떤 블로거의 말대로 "왜 열렸는지" 모른다는 블로거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블로거들이 오픈마켓이라는 장터에 입점하는 판매자들도 아니고, 무조건 판(장터)만 벌려놓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동기 부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블로거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했지만, 동시에 그 목소리를 나오게 할 동기도, 나온 목소리를 담을 형식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4. 그래도 블로거들의 오프라인 모임은 필요하다

 

이것은 '그만'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과 '블로거 사랑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낀 점입니다. 사질 전 오프라인 모임을 잘 참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온라인에서 논의하거나 온라인에서 블로거를 만나길 좋아합니다. 그런데 글로 논의하는 것과 오프라인에서 말로 서로의 감정을 섞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블로거들이 포털이나 정부가 블로거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논의를 하다보니 스스로 어느 선에서 자정능력을 지녀야 하는지 혹은 블로거들이 어떤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꺼리'를 연결시킬 수 있었습니다.

 

글은 이성적일 수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감정'을 동반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성적인 글로 늘 세상을 이야기하며 아이디어를 내놓던 블로거들이 오프라인에서 '감정'을 동반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효과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로거 컨퍼런스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모임은 꾸준히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잡다한 의견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번 모임이 좋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싫었다고 말합니다.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의견이 다 똑같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입니다. 어쩌면 그만큼 이번 모임이 다양한 색깔을 보여줬다고 평가해도 될 듯 싶습니다.

 

- 아해소리 -

 

사진은 pictura님의 블로그에서 빌려왔습니다. 블로거 컨퍼런스때 찍은 멋진 사진을 올려놓으셨습니다. ^^

(출처 http://pictura.tistory.com/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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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일요일 아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오전 일정 끝나고 트랙이 너무 나눠져서 안타까움은 있다.

 

트랙A 초청강연, 트랙B 튜토리얼, 트랙C와 트랙D 블로그 스피치

 

아마도 개인적으로 보면 블로그 활동을 활발히 했던 이들은 트랙 D에 많이 몰릴 듯 싶다.

 

좀더 진지한 내요을 듣고 싶은 이들은 트랙A

 

재미있는 블로그 이야기를 듣고싶으면 트랙C

 

마지막으로 블로그를 알차게 꾸미거나 초보면 트랙B

 

아마 이렇게 나눠지지 않을까싶다 (개인생각) ^^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전 총재 강연이 시작해서 여기까지~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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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나 한경 등 일부 찌찔이 기자(?)들이 토요일과 일요일 봐야 될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아니 보지는 않아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 있다.

 

무한도전, 연예가중계, 스타골든벨, 도전 1000, 무릎팍도사 등등......

 

 

'신정아 누드 사진'에 '성로비 연결?

문화일보 사이트가 다운됐다. 전략인지는 몰라도 다른 언론들은 기사를 받아서 '문화일보에 따르면~'이라고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데, 정작 문화일보는 신문이 나오는 순간까지도 기사를 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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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왜냐하면 방송 직후 검색어에 오를 것이 뻔하고 그것을 그대로 베껴 써야지 클릭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30분여동안 지켜보다가 자신들이 쓴 글이 상위에서 밀리면 다시 써야 한다. 내용은? 그냥 이전에 쓴 거 긁어다 붙히고 내보낸다.

 

일명 뉴스라고 지칭되는 것들이 방송내용 재탕하는 수준에서 머무르면서 비판받은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기존에는 방송 내용을 비판하는 나름대로 격이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거 쓸 머리도 없을 뿐더러, 고민도 하기 싫어한다. 네티즌들을 그냥 제목만 보고 클릭만 하는 저급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용의 충실성은 물론이요, 글자 틀린 것, 문맥 틀린 것도 신경도 안쓴다.

 

출처는 분명 언론사인데 글 쓴 것은 초딩보다 못하다. 방송도 보지 않았으니 기존에 틀린 글들을 그대로 복사해서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진? 다른 언론사에서 캡쳐한 거 그대로 쓴다. 뭐 서로 찌질이들인 거 아니 터치도 안한다. 물론 인터넷상에서나 벌어지는 일들이다. 자신들의 홈페이지 혹은 오프라인 매체에는 자신들도 부끄러워 실지도 못한다.

 

 

그럼 오프라인은? 속칭 스스로 무게있고 엄청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담합해서 정권 앞뒤 장단 맞춰준다. 정부가 근거도 없이 제시한 엠바고에 충실히 따라가더니, 그나마 보도한 곳도 바로 삭제했다. 기자실 못 박았다고 언론자유 침해라고 외치던 이들이, 양심에 못 박는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장도 침몰하고 있다.

 

기자는 필요하다. 기록하는 사람이 없으면 힘을 가지고 있는 이들, 혹은 잘못 돌아가는 세상에 대한 감시가 없어진다. 단지 권력에 대한 감시뿐만 아니다. 문화 연예 스포츠 등 사람들의 관심사부터 시작해 시대를 그대로 기록해야 한다. 때문에 기록은 당대뿐만 아니라 후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록하는 자는 그래서 지위를 막론하고 독립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기록하는 작업은 그래서 뛰어난 것이고 이 작업을 하기 위해 그들은 신중해야 하고 동시에 정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록하는 자들에 대해 국민들은 믿음을 준다. 그들이 '기자'라고 지칭된다.

 

그런데 이제는 그 기록하는 작업이 블로거들에게 넘어간 것 같다. 블로거들이 새로운 뉴스를 전파하고 이미 나온 뉴스를 분석하며 의견을 제시한다. 쉽게 넘어갈 1단짜리 기사도 블로거들은 이슈화시킨다. 그들이 이제 기록을 하고 전파를 하는 것이다. 과거 유통시킬 장치가 없을 시기의 블로거들의 이같은 글들은 일기수준에서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자들의 분석능력을 뛰어넘고 있다.

 

기자들인 방송보고 찌질이 쓰레기 글 올리고, 현장에서 고개 돌릴 때 눈치 볼 것 없는 블로거들이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물론 블로거의 분석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정보를 유통시킬 수도 있으며 잘못된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분출되는 의견의 다양성은 곧 사회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이런 다양한 기록들에 대한 판단은 다른 이들이 할 것이며, 판단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의견을 읽고 더 많은 사고를 하는 과정을 겪을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언론사를 통해 나오는 기사들에게서 이런 과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지난 대선 블로거의 힘은 미약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미약했다기보다는 너무 큰 기대치를 설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블로거 스스로 무엇인가를 바꾸지는 못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에서 기록하고 평가할 뿐이다. 그것이 모였을 때 어느 기폭장치가 발동될 뿐이다. 그것을 누가 터트릴지는 모르겠지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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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 초기에는 으레 언론은 친절한 편이다. 일단 평가할 건덕지가 없는 것도 이유겠지만, 국민의 투표로 만들어진 정권에 초반부터 굳이 브레이크를 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이명박 정권의 초반 언론과의 관계가 영 시원찮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미 국민의정부-문민정부 10년을 통해 할 말 다하고 살아온 언론과 10년전 마인드, 즉 언론은 통제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한나라당과 현 정권의 마인드가 충돌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청와대

 

언론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때 자신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기간은 할말 다하고 아니 할 말이 아닌데도 정부 욕하려고 '없는 이야기' 만들어가면서까지 깠던 '즐거웠던' 기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렇게 10년동안 만들어진 습관을 언론들이 쉽게 바뀔리 없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쉽게 바뀌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앞에 동아일보 출신 이동관 대변인이 서있다. 그 스스로가 이미 정권과 결합하면 얼마나 편안한지를 경험했던 세대이므로, 그것을 후배 기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편하고 싶으면 우리 말 잘 들으라고 말이다.

 

 

YTN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온라인상에서 난리다. 1차적인 이유로는 그 내용이 그렇고, 2차적인 이유로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마지막 3차로는 기사가 삭제되어서 그렇다. 청와대에 대한 분노가 현장 기자들과 특종을 날린 YTN에게까지 옮겨가고 있다.

 

떡값 검사가 발표되기 전에 이미 그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끼고 중언부언 말도 안되는 발표를 하고 있는 이동관 대변인의 뻔뻔함을 앞으로 TV에서 얼마나 더 봐야할까.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당일 그같은 기사를 한 건도 보지 못한 답답함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기껏 나온 돌발영상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기자들도 답답할 것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 한겨레와 경향신문 기자들은 없었던 것일까)

 

참여정부때 언론의 자유를 외쳤던 이들이, 그래서 마치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그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던 언론들이 막상 자유(?)가 오자 입을 닫았다. 참여정부때의 언론 상황은 국민의 눈을 무서워해야 얻을 수 있는 자유였지만 지금은 정권의 눈을 무서워해야 얻을 수 있는 자유이기에 그렇다. 즉 전자는 자유가 뭔지 모르고 그것을 찾았지만 이제는 안식하는 마음을 얻었으니 굳이 그것을 찾을 이유가 없다.

 

이제 출범한 지 한달도 되지 않았다. 총선때 대통령 프리미엄이 발휘되지 않는 최초의 선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50%만 미친 나라만 보고 싶다. 100%는 너무하지 않은가.

 

- 아해소리 -

 

PS. 그런데 포털들이 이 영상을 삭제한다는 말은 왜 들릴까. 이들도 줄서기에 들어간 것일까.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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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단에서 붙힌 이름이고 대중이 볼 때는 작가주의든 상업주의든 상관없이 그의 작품이 끌릴 때도 있고 안 끌릴 때도 있다. 그 나름은 밝아졌다는 '해변의 여인'의 경우 그다지 개인적으로 좋은 평을 주기 어려웠다. 차라리 <극장전>이 좀더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소소한 맛을 느끼고 사는 이들에게는 '영화적'인 <해변의 여인>보다는 '일상적'인 '극장전'에 눈길을 돌리기 쉬웠을 것이다.

 

 

'0점 논란' 영진위 VS '시' 제작사…멍청한 영진위의 '삽질'

칸 영화제에서 극본상을 받은 영화 '시'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가 지원사업에서 '0점'을 줬다는 오래 전 문제제기에 대해 영진위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런데 영진위가 제대로 기사를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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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낮과 밤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까지 기대했다가 낙마한 <밤과 낮>은 어떻게 보면 <극장전>의 '파리 판'이다. 홍상수의 인물들이 그대로 옮겨갔다. 김상경과 김영호는 동일인물이었고 엄지원과 박은혜는 동일인물이었다.

 

김상경과 김영호의 '우기기식 일방적 사랑'은 어이가 없지만 친근하다. 아마 대한민국 남자들이 그같은 외모로 그같은 발언을 하며 여자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실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거기에 깔려, 대리만족 시켜주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사랑'이 아님을 관객들은 안다. 그래도 그들은 스크린 안에서 계속 '사랑'이라고 우긴다.

 

김상경과 김영호의 진짜 모습이 투영된 것은 아마도 <밤과 낮>에서 김영호가 마지막에 꿈을 꾸는 장면일 것이다. 도자기를 깨뜨렸다고 화를 내는 모습이, 그것으로 사랑을 보여주려는 모습이 진짜일 수도 있다.

 

어쨌든 영화 <밤과 낮>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그냥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러 돈 내고 극장을 왜 가냐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일상은 우리가 돈을 주고도 잘 보지 못한다. 바쁘게 살다보니 너와 내가 존재하는 것만 인지하고 그 사이에 어떤 사건들이 흘러가는지를 보지 못한다. 그 사건들이 우리라는 관계를, 사회라는 망을 형성시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홍상수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사건들과 사회가 조금씩 보인다. 그가 어떤 기교를 부려서도 아니고 단지 그냥 '일상'을 좀더 세세하게 보여주는 것 뿐인데도 말이다. 거기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고, 동시에 불편함도 느낀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편안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불편하다. 그렇게 보다보면 홍상수가 제시하는 메시지보다는 스스로가 제시하는 메시지를 떠올리게 된다.

 

 

<압꾸정> 마동석의 실패, 배우 티켓 파워 실종의 시대를 증명하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 6.3점. 12월 15일 기준 누적관객수 59만명. 그런데 손익분기점 추정은 190만. 영화 의 성적이다. 마동석이 기획부터 제작, 각색에 참여하고 영화제목까지 직접 지었으면 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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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시간에 이런 영화를 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맴돌때 이미 영화속에서 나는 존재하게 된다. 김상경과 김영호는 사라지고 내가 주인공으로 투영된다.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하다보니 여성관객은 뭐냐는 말을 듣게 됐다. 그러나 여성관객도 박은혜나 엄지원이 아닌 김상경과 김영호에게서 일상을 삶을 찾게 된다. 홍상수는 남녀의 관계에서 이들을 위치시킨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삶을 누리는 관계에서 '나'와 '나를 존재케 하는 인물'을 위치시킨다.

 

꼭 봐야하는 영화는 아니겠지만 한번쯤 봐도 나쁘지 않을 영화다. 누구는 러닝타임이 길다고 하지만 우리 인생 하나 흝어보는데 그정도 쯤이야..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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