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가족계획’은 첫 공개 당시 디즈니플레스 ‘무빙’을 떠올리게 했다.가족 이야기인데, 국가가 나오고, 초능력이 나온다. 또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도 특별했고, 여기에 ‘무빙’에 출연했던 류승범, 김국희 등의 배우도 일부 겹쳐보였다. 현재도 네이버 등에서 ‘가족계획’을 검색하면, ‘무빙’이 연관검색어로 같이 나온다.
‘가족계획’은 국가가 운영하는 특교대에서 어릴 적부터 교육받으며 사람들의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영수(배두나)가 남편 철희(류승범)과 시아버지 강성(백윤식)과 특교대에서 데리고 나온 아이들, 즉 친자식처럼 키우는 지훈(로몬)과 지우(이수현)과 함께 가정을 구성하려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악당들에게 벌을 주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계획’에서 등장하는 악당들은 다양하다. 금수시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정호철 (김중희), 영수네 가족에게 댕냥꿈 동물병원을 주선해준 부동산 소장인 오길자 (김국희), 조폭 출신으로 금수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지만, 오길자와 함께 불법적 일을 꾸미는 조해팔 (유승목), 금수고 일진이자 전학 온 지훈, 지우 남매를 괴롭히다 영수에게 처단당하는 조규태(배재영), 그리고 최종 빌런 느낌의 열망 교회 목사이자 댕냥꿍 동물병원 건물의 소유주인 윤명환 (남윤호) 등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만나고, 벌 주는 상황이 묘하다. 영수가 이들의 기억을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굉장히 잔인하다. 손이 잘리고, 살리 잘린다. 그런데 이를 행하는 과정과 그 앞 뒤의 내용의 대화는 뭔가 경쾌하고 유쾌하다. 깔리는 BGM이 무색할 정도다. 그런데 이 잔인함과 유쾌함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재미를 준다
이런 식이다. 형사인 강정환(김정현)이 동물병원에 찾아왔다가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인 정호철과 마주치는 과정에서 강성에게 맞고 쓰러졌다. 또 정호철 역시 지훈에게 목치기를 당해 쓰러진다. 그런데 이후 강성은 “어허 잡기는 잡았는데 해결할 문제가 또 생겼네”라는 멘트를 위트있는 느낌으로 던졌고, 지훈도 “왜 나서냐”라는 영수의 질문에 “죄송해요. 이게 나도 되나 싶어서”라고 뜬금없는 답변을 한다. 가족끼리 질문과 답변이 이런 식이다.
이런 ‘가족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회차는 5화다. 오길자가 자신의 아들 조규태와 남편 장노원에 이어 전 남편 조해팔까지 영수에게 브레인 해킹까지 당하자, 이에 분노해 빌런의 모습을 제대로 보인다.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미옥(윤가이)를 이용해 지우를 자신이 운영하는 가출팸 공간으로 유인해 철장에 가둔다. 그리고 다시 영수를 오게 해서 전기충격기로 쓰러뜨린 후 재갈을 물려 공중에 매달리게 한 후 고문을 가한다. 여기서 오길자는 자신의 과거와 제대로 된 빌런의 모습을 보인다. 과거 장기 밀매까지 한 과거를 영수에게 말한다. 그러나 이내 영수와 오길자는 육탄전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배두나와 김국희는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고, 육탄전 이후 두 배를 향해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가족계획’은 배두나를 둘러싼 남자들과 아이들, 김국희를 둘러싼 남자들과 아이들을 중심으로 대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5화에서 이 둘이 서로 직접 맞붙었으니 연시 스파크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가족계획’은 그간 ‘소년시대’ 이후 드라마에서는 제대로 내세울 것 없었던 쿠팡플레이가 1년만에 나름 괜찮게 내세운 작품이다. 실제로 ‘가족계획’은 동일 기간 누적 시청량과 시청자 수 등 역대 모든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기록을 뛰어넘는 등 최고의 흥행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주 4화 공개 후 오프닝 대비 시청량이 425% 급증했다.
최근 드라마 시청을 한번에 몰아서 보는 경향이 강한 상황에서 최종화까지 오픈된 후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어떤 기록을 세울지도 궁금하긴 하다.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 전 김건희가 강남의 박동만 성형외과에 방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제기한 의혹인데, 이에 대해 사실 언론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장경태 의원이 의혹 제기 후 몇 시간이 지나도록 기사가 10곳도 안 나왔다. 그러다가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측근인 석동현 변호사가 반응하자, 그제서야 받아쓰기를 시작했다.
일단 내용부터 보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12.3 윤석열 내란사태’ 당시 김건희가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 방문했다면서 계엄 사전 인지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경태 의원의 주장은 이렇다. 김건희가 12월 3일 비상 계엄 당일, 저녁 6시 25분에 성형외과에 들어가 계엄 1시간 전 저녁 9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있었다는 것이다. 정보의 출처에 대해 장경태는 “열흘 전 목격자의 제보가 들어왔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라며 김 여사가 방문한 곳으로 서울 강남에 있는 박동만 성형외과를 지목했다.
이 성형외과의 박동만 원장은 2022년 7월부터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됐었다. 당시 진보 커뮤니티에서는 박동만이 윤석열 주치의로 발탁됐다고 소문이 났지만, 주치의가 아닌 자문의였다. 현재도 병원 홈페이지에는 ‘현 대한민국 대통령 자문의’라고 걸어놨다. 그런데 주치의란 소문 역시 거짓은 아니다. 박동만이 나온 학교의 동창회보는 ‘대통령 주치의’로 기재되어 있다. 동창회보의 실수인지, 박동만이 그리 말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소문이 나온 이유가 있던 것이다.
박동만은 또 2023년 11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윤석열 내외가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김건희와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에 함께 간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장경태는 “비상계엄 선포하기 정확히 1시간 전에 나왔다는 것은 민간인인 김건희 씨가 비상 계엄을 미리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 아니냐.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서 무엇을 했는지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서 “윤석열이 김용현 등과 계엄을 모의하고, 안가에서 계엄에 대해 지시할 때 등 김건희 씨도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석동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밀회설, 청와대 비아그라 등으로 재미본 수법의 리바이벌”이라며 거짓말이라 반박했고, 국민의힘 반응 역시 “그래서 어쩌라는거냐”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언론의 반응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경태 의원이 이 내용을 발표한 후, 언론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현재 국민의힘 태도와 비슷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계엄 당일 김건희가 성형외과에 간 것이 무슨 문제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김건희가 워낙 국민 밉상이다보니, 성형외과 간 것 가지고는 이제 “원래 그 수준이니 어쩌냐”로 국민들 역시 무시하고 만다. 언론도 이런 반응에 따른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 조국 때 상황을 보면 이런 언론의 태도는 사실 이중적이다.
2019년 9월 23일 검찰이 서울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중인 가운데 압수수색중인 조국 장관 자택에 음식을 배달한 배달원에게 취재진이 달려들어서 취재(?)하는 모습을 전국민이 봤다. 뭘 시켜먹었는지를 취재한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은 사진으로, 영상으로 남아서 전국민에게 ‘기자=기레기’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줬다.
그런 언론들이었다. 이 상황으로 돌아가보면 기자들은 박동만 성형외과 앞에서 지키고 서 있어야 한다. 간호사들에게 물어보고, 박동만 집 앞까지 찾아가야 한다. 조국 당시와 비교하면 이렇게 해야 어느 정도 결이 맞는다. 그런데 잠잠하다. 어쩌면 이것이 민주당 도와준다고 생각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직도 윤석열과 김건희의 눈치를 보는 것일수도. 혹자는 언론이 그때와 달라졌다고 한다. 글쎄다. 기사를 보면 그런 느낌은 없다.
지난 12월 3일 밤 윤석열이 쿠데타 혹은 내란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사회 혼란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제3세계 수준으로 추락했고, 경제는 흔들렸다. 군인들은 잇따라 양심선언을 했고, 이후 윤석열은 탄핵됐다. 그 과정에서 언론들은 많은 단독 기사들을 쏟아냈다. 그래서 정리했다.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과 김용현
12월 5일부터 23일까지 단독 기사들이다. 정치권은 빼고, 내란 과정 중 윤석열이 무슨 내용을 지시했고, 이에 군인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중심으로 단독 기사들을 모아봤다.
12월 5일
[단독] “비상계엄 출동 병력, 사령부에 작전기록도 없다”-한겨레
[단독]계엄군 헬기, 서울 공역통제 걸려 한때 우왕좌왕-동아일보
[단독] 김용현, '합참벙커'서 지휘 "못 들어가게 막아"…합참 간부들, '지원 거부'-TV조선
[단독] "특정 장관들 골라, 대통령실이 연락"…국무회의 '졸속' 논란-JTBC
[단독] 박선원 "방첩사, 3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계엄 예비훈련"-노컷뉴스
[단독] '군사 경찰' 동원령…계엄 합수본 지휘도 '충암파'-SBS
[단독] '선관위' 계엄군 297명…"부정선거 의혹 수사 목적"-SBS
[단독] 간밤, 법무부·행안부 장관 관용차 포착된 곳…삼청동 '대통령 안가'-SBS
[단독] '그 시각' 국방부 청사 지하로 군 수뇌부 집결시킨 김용현-JTBC
[단독] "의원 다 끌어내란 지시받아" 계엄군의 증언…'국회 무력화' 시도 있었다-JTBC
“구미는 이젠 가수 공연조차 열리지 못하는 위험한 도시가 됐다”경북 구미시 김장호 시장이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시켰다. 정확히는 공연장 대관을 취소했다. 매진에 가까운 예매를 생각하면 1000명이 김장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피해를 입게 됐다. 동시에 구미시 이미지 역시 추락했다. ‘극우의 도시’에서 ‘정치 편향의 도시’ ‘공연조차 못하는 위험한 도시’ ‘시장의 정치적 편향성에 의해 문화가 좌지우지되는 도시’로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장호의 공연장 대관 취소 확률은 높았다. 그럼에도 ‘1000명이 되는 피해자가 나오게 하지는 않겠지’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김장호는 1000명의 문화 향유 권리를 무시했다. 김장호가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한 말은 이렇다.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일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 (중략)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언급에 구미지역 시민단체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지난 19∼20일 두 차례 집회를 개최했다.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지역 민간 전문가와 대학교수 자문을 구했고 위원회 의견을 수렴했다”
일단 살펴볼 것이 있다. 김장호가 내세운 구미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다. 제9조는 허가 취소와 관련된 내용이다. 조례를 먼저 보자.
제9조(허가취소) ① 시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사용허가를 취소하거나 사용정지, 변경, 기타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개정 2015. 8. 10., 2017. 1. 4.>
여기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제2호와 6호다. 2호는 다시 살펴보겠지만, 제6호 ‘기타 시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이다. 이것만 적용하면 모든 것이 다 통한다. 그냥 시장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럼 제2호가 말하는 제4조는 무엇일까. 사용허가를 하는 3조를 같이 보자.
제3조(사용허가) ①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이하 "예술회관"이라 한다)을 사용하고자 하는 자는 사전에 구미시장(이하 "시장"이라 한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별한 시설을 설치할 경우에도 또한 같다. <개정 2017. 1. 4.>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목적의 경우에는 예술회관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
1. 전통문화예술의 계승발전과 국제문화예술 교류 및 지방 문화예술 창달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연
2. 청소년 정서함양과 가치관 형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연행사
3. 기타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공익성 공연, 전시 및 행사
③ 신청의 경합이 있을 때에는 신청접수 순위에 따라 허가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4조(사용허가의 제한)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술회관 사용을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개정 2015. 8. 10., 2017. 1. 4.>
1.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2.시설 또는 설비의 관리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될 때
3.예술회관의 설립목적에 위배될 때
4.기타 시장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때
이 내용을 왜 살펴봤냐면 이승환이 자신의 SNS에 올린 내용 때문이다. 김장호 시장의 허가 취소 보도 이후 이승환은 바로 SNS에 글을 올렸다.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며 “구미시장의 2024. 12. 23. 대관 취소 기자회견에서 이를 수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회관은 2024. 12. 20.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 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하였고, ‘미 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즉 구미문화예술회관 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이승환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허가 조례 내용인 3조에 이런 내용은 없다. 게다가 제한에서도 딱히 어긋나는 것이 없다. 단 하나 있다면 4호의 ‘기타 시장이 부적당하라다고 인정할 때’이다. 즉 앞서 9조와 마찬가지로 ‘시장 마음대로’이다. 결국 극우 단체들의 항의에 김장호가 눈치를 본 것이가. 왜? 구미니까. 국민의힘 텃밭이니까.
그럼 여기서 궁금한 것이 공연장 사용료 반납 규정과 관객들을 향한 위약금 등이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의 운영조례 제7조다.
제7조(사용료의 반환) 납부된 사용료는 반환되지 아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개정 2014. 10. 6., 2015. 8. 10.>
1. 시 또는 예술회관의 사정에 따라 허가가 취소되거나 사용이 정지될 때 : 10퍼센트의 배상금을 포함하여 사용료 반환
2. 천재지변이나 그 밖에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사용이 불가할 때 : 사용료 전액 반환
3. 사용자 사유로 사용예정일 10일 전까지 사용허가 취소원을 제출한 때 : 10퍼센트를 공제하고 사용료 잔액 반환
4. 사용자 사유로 사용예정일 5일 전까지 사용허가 취소원을 제출한 때 : 사용료의 100분의 50 반환
즉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아니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승환과 공연기획사에 10%의 배상금을 포함해 사용료를 반환해야 한다. 다른 조항은 전혀 안 맞는다. 시 또는 예술회관, 더 정확히는 김장호가 윤석열 쿠데다를 혹은 내란을 옹호하는 위치에 있음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고, 대중문화예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이게 누구 돈이냐면 결국 구미시 시민들의 세금이다. 그럼 위약금 등은 어떻게 될까. 이는 이승환이 SNS에 올린 글로 대신한다.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
흔히 보수언론 3형제라 불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윤석열 대통령 정권하에서 보인 방향성은 극명하게 다르다.동아는 일찌감치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어느 때는 경향이나 한겨레보다 강했다) 중앙은 중간 위치에서 넘나들었다. 그런데 조선은 여전했다. 얼핏 사설이나 칼럼에서 윤석열을 비판하는 듯 하지만, 여전히 애증의 관계다.
정확히 말하면 조선일보는 윤석열을 버렸다. 보수쪽 대통령이 자신들의 말을 안 듣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과 보수쪽은 아직 자신들이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윤석열이 보수를 망친다고 생각해서인지 어느 시점에서 윤석열을 버린 모양새를 보였다. 그런다고 해서 기존의 태도가 바뀐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간첩 운운하고, 민주노총에 저주의 말을 하며, 집회에 거부감을 갖는다. 어린 친구들이 케이팝(K-POP)을 부르며 응원봉을 흔들고 세계 언론과 여론의 찬사를 받는 것에 거부감을 일으킨다.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바로 ‘민노총 불법집회’ ‘간첩질 하는 민노총’ ‘전교조 불법집회’ ‘좌파 세력의 탄핵 집회’ ‘민노총과 일부 시민단체의 불법집회’ 등의 헤드라인 실탄을 언제든지 쏠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것은 21일 밤에 있었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 투쟁단의 트렉터 상경 집회에서 꺼내들었다.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30여대와 화물차 50여대는 21일 오전 8시부터 서울에 진입하려다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막힌 뒤 약 32시간 밤샘 대치를 벌였다. 경찰이 막은 이유는 교통 불편이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광화문 등지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고 있던 시민 다수가 남태령에 모여 밤새 전농지지 집회를 했다. 이는 유튜브 라이브로 밤새 생중계됐다.
현장을 가지 못한 국민들은 후원으로 지지했다. 국회 앞 집회 당시 여의도에서 커피숍이나 식당 등에 선결제하던 것이 이번에는 ‘배달 선결제’로 이어진 것이다. 빵, 커피, 떡국, 어묵, 도넛 등의 먹거리는 물론 핫팩 등의 방한용품, 의약품도 후원이 들어갔다. 어떤 누리꾼은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난방용 버스를 대절해 현장에 보냈다.
전농 측은 경찰과 교섭한 끝에 22일 오후 4시 44분 트랙터 10대만 이끌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동했다. 시민들은 트랙터가 관저 앞으로 향하는 것을 보며 관저 인근 한강진역 앞에서 다시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1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대다수 언론들은 이런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경향이나 한겨레 등은 “상경길 막힌 농심…‘탄핵 응원봉’ 든 시민들이 뚫었다” “‘28시간 경찰 차벽’ 뚫은 트랙터 시위, 시민 1만명 마중 나왔다”으로 제목을 잡았고, 대다수 언론은 “상경 농민 트랙터 ‘관저로 행진’…경찰 차벽 28시간만에 철수” 등으로 드라이하게 제목을 잡았다. 동아일보 마저 ““남태령 대첩서 이겼다” 트랙터 시위대, 28시간 대치 끝 尹관저로”로 잡았다. (그런데 곧 삭제됐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며 트랙터를 몰고 (중략)주말 서울 일대 교통에 극심한 혼잡이 발생했다.
→ 언제나 먹힌다는 그 ‘일대 교통 극심한 혼잡’이다. 극우 집회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그 단어들.
일부는 트랙터로 경찰 버스를 들어 올리려고 했고 트랙터 유리창이 깨지는 등 충돌도 발생했다. 집회에 가세한 민노총 조합원 두 명은 경찰 폭행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행위가 현행 집회시위법상 신고 범위 일탈, 미신고 집회라며 ‘불법행위’라고 했다.
→ 깨지는, 충돌, 민노총, 폭행, 연행, 일탈, 불법행위... 한 단락에서 현란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전국이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혼란한 가운데 민노총이 ‘반정부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노총의 불법 시위가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 민노총은 애초 신고했던 남영역 일대를 이탈,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로 ‘기습 진격’하기도 했다.
→ 민노총, 반정부 투쟁, 고조, 불법 시위, 우려, 일탈, 기습 진격.... ‘잦아질 수 있는 우려’이후 한 건을 제시하며 마치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조성.
지난달 9일 정권 퇴진 집회에서 경찰·시위대 대규모 충돌로 경찰관 105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당시 민노총은 경찰 저지선을 거칠게 돌파했다. 민노총 조합원 10명이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 정권 퇴진 집회, 충돌, 경찰 부상, 거칠게 돌파, 폭행 혐의, 체포.....윤석열 쿠데타 한참 이전 내용까지 끌고와서 불법 집회 분위기 조성.
민노총은 현 정권 들어서 2022년 화물연대 파업 당시 정부의 업무 개시 명령,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건설 현장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한 특별 단속 활동 등으로 세가 위축됐다. 전직 간부가 북한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 2022년 화물연대 파업까지 끌고 오고, 전직 간부 북한 지령, 간첩활동까지 끌고와서 전농 집회를 간첩과 연결시키려는 프레임 시도.
조선일보는 여전히 이 같은 보도를 할 것이다. 폭력, 폭행, 불법, 체포, 간첩, 북한, 지령, 일탈, 기습, 반정부, 시위, 투쟁, 충돌, 시민 불편 등의 단어를 현란하게 사용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