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다이아 출신 안솜이가 언론에 마지막 등장한 것은 지난 3월이었다.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해 인터넷방송 BJ로 전향한 이유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관심을 모은 후 SNS를 통해 소통을 하던 안솜이는 어느 시점에서 멈쳤다. 인스타그램은 8월, 유튜브는 1년 전에 멈췄다. 댓글 소통은 막아놨다.
안솜이는 방송 당시 BJ 일을 하면서 많은 오해를 받았고, 성인 방송이란 오해로 비난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BJ로 일하게 된 이유는 역시 수입 때문이라고 했다. 다이아 활동 당시에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부모님에게 매달 용돈을 받아 썼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름 돈을 벌어 부모님에게 거의 5000만원 정도를 보내드렸다고 해 MC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2000년생이 BJ를 해서 짧은 시간에 부모님에게 5000만원을 줬으니 놀랄만도 하다. 하긴 ‘걸그룹 다이아 출신 BJ’란 타이틀은 꽤 많은 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안솜이가 소통을 멈췄다. 앞서도 말했지만 인스타그램은 8월에 멈추고 댓글은 다 지우고 막아놨다. 9월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마 여러 기사들이 그의 활동을 멈추게 한 게 아닐까.
재미있는 것은 틱톡이다. 틱톡도 8월 이후 멈춰있었는데, 5일 전 즉 11월에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실상 놀라운 판단이다. 현재 안솜이 상황에서 SNS로 다시 누군가 소통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가 궁금하다.
며칠 간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와 재혼 상대로 알려지자마자 사기 의혹이 불거진 15세 연하 전청조를 향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어느 이는 윤석열이 중동에서 열심히 뛰고 왔ㄴ은데, 남현희와 전청조, 그리고 이선균과 지드래곤 때문에 묻혔다고 한탄한다. (별로 한 일도 없지만, 그래도 대통령 일정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음)
그런데 이러한 이슈는 여전히 언론들이 이끌고 있다. 특히 하루에 몇 개씩이나 ‘단독’ 붙여가며 쏟아내니, 사람들의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가 없다. 전청조의 어릴 적부터 최신 행보는 물론, 그의 강연과 학교 등은 이미 탈탈 털렸고, 여기에 그의 경호원들 월급까지 공개됐다. 누군가는 기자들의 정보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찰로 시작해 주변 사기 당한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대충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한번 모아봤다. 도대체 전청조와 남현희가 여성조선과 인터뷰한 후에 10월 30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단독이 쏟아졌을까. 그런데 대충 모아놓고 보니, 이들 사이에, 혹은 전청조가 어떤 인물인지 따로 기사를 안 읽어봐도 될 듯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털었다. 제목만 읽어도 전청조의 역사와 사기 의혹과 남현희의 황당한 선택과 또다른 행보가 보인다.
[단독] 남현희의 전청조, 신원조회 과정서 주민등록상 '여성' 확인
[단독] "제발, 현실을 자각해"…남현희, 전청조 탈출 현장
[단독] "남현희 연인 전청조가 상장회사에 투자하라고"...수십억대 규모 사기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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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청조 녹취파일 입수..."남자친구 아이 생겨 돈 필요하다"
[단독] "너 파라다이스 손녀는 맞아?"...남현희, 예비신랑 전청조 보도 이후 보인 반응
빅뱅 출신 지드래곤(권지용)이 마약 투약 협의로 입건됐다. 이선균에 이은 소식이다. 현재 이들 외에도 황하나, 한서희, 정다은 등이 실명이 나왔고, 여기에 더해 여자 가수 출신 2명이 더 언급이 되고 있다.
일단 경찰은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즉 별건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경찰청에서 정보가 계속 나온다는 것은 어느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즉 유흥업소 누군가를 털었는데, 거기서 이선균이 나오고, 다시 거기서 지드래곤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그 줄기가 뻗어나가서 밝혀졌을 수 있다. 물론 이선균이나 지드래곤이 마약을 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 연례인을 둘러싼 마약이나 사기 등 범죄를 보면 유명인이라 무혐의에도 지목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은 2011년 대마초 흡연 협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는 “일본 투어 때 참석한 술자리에서 젊은 일본인이 담배를 권해 호의에 응하는 차원에서 두세 모금 흡입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입장은 조금 달랐다. (한 매체에서 이를 보도했지만, 어떻게 손을 썼는지, 국과수 관계자는 아침 뉴스에 나와서 딴 소리를 하긴 했지만)
국과스는 “대마가 몸에 잔류하는 기간은 흡입량과 체질 그리고 상습적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전제하면서 “보통 소변 검사는 5~10일 정도 내에서 대마 흡입을 했으면 양성 반응이 나온다. 상습 복용자의 경우 길게는 15일까지 몸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발 검사의 경우에 대해서도 “상습적으로 오래 흡입했으면 모를까, 두세 모금을 흡입했다고 해서 모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당시 국과수 관계자의 의견에 종합하면 지드래곤이 5월 중순 두세 모금 흡입한 대마가 7월 모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나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상습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시작으로 YG엔터테인먼트는 약국이란 별명을 얻었고, 빅뱅 탑, 아이콘 비아이 등이 마약에 연루됐고, 여기에 한서희가 언급, 그리고 다시 승리와 양현석이 줄줄이 연결되어 나왔다.
마약 지드래곤이 기소유예가 아니라 제대로 된 처분을 받았다면? 음악 판도도 많이 바뀌었겠지만, 연예계 마약 이야기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19일 경기신문이 단독 기사를 썼다. 톱배우가 마약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 배우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고, 2001년 시트콤으로 데뷔했다고 썼다. 이후 지목된 배우는 이선균. 벌써 네이버 검색어(시그널)에 올랐고, 매체들은 해당 소속사에 확인을 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이렇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영화배우인 A씨 등 8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올해 서울 소재 주거지와 유흥업소 등지에서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경찰은 여지를 남겼다. “정식적으로 A씨를 입건한 상태는 아니고,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이다. 즉 첩보를 받고 내사를 진행 중이지,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단 이선균으로 알려졌다.(사실 여부를 떠나 현재 언급되고 있다는 이야기)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 이제 트래픽을 올리려는 인터넷 매체들의 발악이 시작된다. 이선균이라 알려지고 검색어에도 올랐지만, 이를 직접 쓰게 되면 명예훼손에 걸릴 수 있기에, 작은 매체들이 쉽게 쓸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눈 앞에 놓인 트래픽을 놓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이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고전적이지만, 황당한 그것이다.
자 제목들을 보자.
3년 전 어느 무속인이 "이선균 수갑찬 게 보여"라고 사주풀이 (인사이트)
이선균 근황, 프로필 관심 (금강일보)
"10월 구설수 있을 것"...'전혜진♥' 이선균, 3년 전 사주 재조명 (톱스타 뉴스)
"정말 깜짝 놀랐다"...팬들에게 전해진 이선균 소식 (위키트리 - 아 여기는 김행 때문에 많이 알려진)
"중년 배우 근황에 반흥 제대로 터졌다" 이선균 실제 모습 포착 (국제뉴스)
'천의 얼굴' 이선균 이게 실제 모습...네티즌 수사대가 찾았다 (글로벌 이코노믹)
이선균 실제 근황은? 두 토끼는 다 잡았는데..(글로벌 이코노믹)
이선균 '실제 모습은?'...네티즌 수사대가 찾아낸 인스타 사진 (시민일보)
이선균일지 아닐지는 경찰 조사가 밝혀질 내용이지만, 이미 이런 식으로 이선균을 팔아 열심히 트래픽을 올리는 상황은 재미있지 않은가. 김행을 딱히 욕할 이유도 없을 듯)
‘자동차 뒤에서 쿵’ 그리고 뒷목을 잡는다.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아무리 약해도 자동차 뒤에서 박으면,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목과 목 주변 근육이 자연스럽게 굳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나이롱 환자’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가 끝난다.
진짜 ‘나이롱 환자’가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클릭한 이들에게는 미안하다. 그 방법은 인터넷에 널렸으니 따로 참고들 하길. 여기는 그 ‘나이롱 환자’가 왜 이리 많이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교통사고가 난 후에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내용이 ‘합의금 많이 받는 방법’ ‘휴업 수당’ ‘보험금 타는 방법’ ‘한방의원과 정형외과 중 치료비 많이 나오는 방법’ ‘교통사고 치료 기간’ ‘교통사고 치료 최장 기간’ ‘나이롱 환자 들키지 않는 방법’ ‘입원하는 방법’등등일 것이다. 실제로 이와 비슷하게 검색해보면, 많은 자료들이 나온다.
그런데 뒷목 잡고 내린 후, 후방 차량의 과실이 100%인 상황이라면 이 같은 내용 검색할 필요도 없다. 입원실이 비치된 인근 한병병원 (특히 교통사고 전문 한방병원)을 찾으면 된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목과 허리에 문제가 생겼고, 어지러움증도 조금 있다고 호소하면 된다. 이 정도만 깔아도 의사는 모든 것을 파악한다.
(참고로 이는 아주 가벼운 경상환자 이야기다. 중상이나 심각한 상황은 제대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 받아야 한다. 사고 당일 병원에 실려온 이들 이야기가 아니라, 당일 집에 가서 푹 자고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병원을 안전하게 찾은 이들 이야기다)
우선 의사는 입원을 권한다. 병원 안에 슬슬 돌아다니며 간호사들과 ‘농담 따먹기’ 하는 이들과 같이 입원실에 있으라는 말이다. “교통사고는 초창기가 중요하니 2~3일 입원해야 한다”고 의사는 말한다. 대부분 여기서 입원을 한다. 그러면 병원은 보험금을 타고, 환자(?) 역시 휴업 수당을 받는다.
(휴업수당 : 월수입의 85%로, 이를 일로 나누면 ‘1일 수입감소금액 X 휴업일수 X 0.85’. 즉 보통 휴업일수가 입원일수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입원 여부와 상관없이 한방병원은 한약을 만들어준다. 보통 근육 뭉침, 염좌, 타박상 또는 그 밖의 외상으로 인한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이다. 당신이 아프든 안 아프든 일단 이 한약은 당연히 나오게 된다. 이 역시 보험료로 청구된다.
그리고 길고 긴 치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침 시술과 물리치료 정만 하는 곳도 있고, 침에 뜸, 부항, 한방물리, 약침, 추나요법, 온냉경락 등을 함께 하는 병원도 있다. 그러다보니 1회에 적게는 2~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내외의 비용이 나온다. 역시 보험사가 지불한다.
여기서 교통사고 처음 당한 이는 ‘어 이거 뭐지’라는 것이 나온다. 올해부터는 4주이상 치료할 경우 진단서 제출 등이 의무화해서, 과잉진료일 경우 본인과실 부담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역시도 병원에서 피해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진단서 역시 친절하게 발급해 준다. 모든 비용은 보험사 부담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X-RAY(엑스레이)나 CT MRI 등을 한번 검사하고 중간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다. 조금 독하게 마음 먹으면 세 번 다 검사 받으며, 자신의 몸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한 2~3주 다니면 치료받고 비용을 내지 않고 병원을 나서는 게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쯤 되면 보험사에서 정산과 합의 관련해 연락이 온다. 이 치료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이롱 환자’는 이렇게 만들어진다.쉽지 않은가. 여기서 다소 ‘악덕’으로 굴려면 계속 입원해 있는 것이고, 개인적인 일이 바쁘면 통원하는 것이다. 조금 양심이 있거나 병원 다니기 귀찮으면 중간에 정산하고 끝내는 이들도 있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프면 당연히 치료 받아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몸이 다 치료가 됐음에도 혹은 치료 받을 수준이 아님에도 몇 달씩 병원을 가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갈까. “보험사 한번 당해봐라”도 생각할 수 있지만, 보험료를 내는 다른 이들의 보험료가 올라간다. 결국은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일이다. (이는 보험사 향한 불신도 한 몫한다. 보험사가 나이롱 환자 뭐라고 하기 전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했다면 이런 환자들이 과연 나올까.
참고로 교통사고 관련 양방 진료비는 2018년 1조 2542억원에서 2022년 1조 439억원으로 줄었는데, 한방 진료비는 2018년 7139억원에서 1조 4636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이 한방 진료비에서 경상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0.8%다.
한의사들이 요즘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친절한 이유다. 아 그리고 요즘 교통사고 관련 한의사들의 언론 칼럼이 많아진 이유기도 하다.
이충현 감독의 신작 넷플릭스 <발레리나>는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의 연인이 전종서는 아낌없이 몸을 던졌고, 김지훈은 빌런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런데 모든 장면이 어디선가 본 듯 하고, 뭔가 계속 겹친다. 국내외 막론하고 이 영화 저 영화 다 끌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액션 영화가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러기엔 너무 익숙하다.
영화는 장옥주(전종서)가 발레리나 친구 민희(박유림)의 자살 이후 그 복수를 하기 위한 과정을 그렸다. 그 배후에는 빌런 최프로(김지훈)가 있었고, 이는 단순하게 민희와 최프로만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마약은 물론 살인, 폭력, 미성년자 성매매까지 연결되어 있는 조직과 대결하는 셈이다.
영화는 강렬한 액션으로 시작한다. 전종서 특유의 시크한 표정으로 진행되는 첫 액션은 시청자를 단숨에 끌어당긴다. 이후 박유림과의 워맨스와 액션을 교차되면서 액션 속도를 조절하려 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어디서 본 듯한 장면과 액션’은 전종서의 노력을 반감시킨다.
여성 액션 영화를 논할 때 항상 언급되는 영화가 <킬 빌>이다. 이 영화 역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전종서의 몸동작은 화려하지만, 그 화려함에 감탄이 나올 정도가 아닌 이유다. <킬 빌>을 비롯해 <차이나타운> <길복순> 등의 여성 액션 영화를 좋아한 이라면 “아 전종서가 저런 액션도 할 줄 아는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이기 쉽다.
조금 다르게 본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전종서가 마약 재배 시설에 들어가 수 많은 조직원들 앞에서 총을 들고 질문할 때는 영화 <마녀1>에서 정다은이 본부에서 특수요원들을 죽이기 전 장면과도 겹친다.
여기에 빌런 김지훈 역시 마찬가지다. 입이 찢긴 후 조커 같은 인상을 준 김지훈은 헤어스타일 마저 여느 빌런 영화 (혹은 빌런 만화)에서 많이 본 인상이다. 곱슬머리에 근육질 몸매로 거들먹거릴 때는 만화 <북두신권>의 캐릭터들까지 겹친다. (북두신권에서 빌런들이 더 곱슬머리에 저런 인상을 풍긴다)
그러다보니 워맨스로 액션을 조율하려는 감독의 의도는 아이러니하게 지루함을 안긴다. 액션이 치열하긴 하지만, 익숙하니 어떤 동작이 어떤 장면을 연출해 낼지도 보이니,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전종서와 박유림의 워맨스를 굳이 저런 애잔한 그림으로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오히려 <발레리나>에서 가장 박수를 친 장면은 전종서가 김무열을 죽였을 때다. (스포일러가 담겼다). 어느 건달 영화에서 말 몇 마디 섞지 않고 칼로 찌른다는 대사가 나온다는데, 전종서는 말 한 마디 섞지 않고 김무열을 죽이고 자기 할 말만 한다. 어찌보면 <발레리나> 전종서 액션 중 가장 백미가 아닐까 싶다.
영화는 킬링 타임용으로 괜찮다. 익숙한 액션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액션이나 뭔가 반전이 있는 내용을 기대는 하지 말자.
승리, 본명 이승현이 지난 9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두 여성을 상대로 이른바 ‘양다리 여행’을 했다고 디스패치가 ‘단독’ 보도했다. 호기심에 읽어는 봤지만, 이게 왜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이미 연예계에서 퇴출된, 그래서 다시는 발 딛지 못하게 해야 할 연예인 출신 민간인을 왜 이슈화 시키는지. 디스패치가 승리의 복귀를 돕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내용은 이렇다. 승리는 연인이었던 여성 A씨와 9월21일부터 25일까지 5박6일간 발리 여행을 했고, 이후 과거 오랜 연인이었던 여성 B씨와 재회 후 A씨와 함께 묵었던 숙소와 식당에서 또 다시 데이트를 즐겼다. 승리의 양다리 여행은 SNS(소셜미디어) 친구였던 A씨와 B씨가 서로의 게시물을 접하면서 들통났다. 이와 함께 디스패치는 A씨와 B씨가 승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 등도 공개했다.
혹 승리가 이 두 여자를 상대로 결혼 사기를 쳤거나, 금전 사기를 쳤는지 다시 읽어봤다. 이런 내용을 빼면, 그냥 이건 ‘민간인’ 이승현이 두 여자를 상대로 양다리 연애 했다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 디스패치는 ‘민간인’ 이승현을 계속 연예인 승리로 남길 바라는 건가. 그럴 의도가 아니면 이런 하찮은 내용을 ‘단독’까지 붙여서 내보낼 이유가 있나.
오히려 이러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이 두 명의 여자에게로 쏠렸다. 벌써 이 두 여성이 누군지 신상 털기까지 나섰고,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누구냐며 궁금증 가득한 게시물이 올라온다. 수익을 노리는 불로거들은 “A씨, B씨 누구?” 등의 타이틀을 달아서 디스패치 내용만 복사해서 올리고 있다. 여기에 과거 연인이었던 유혜원까지 소환되고 있다.
승리는 2018년 불거진 '버닝썬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됐고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 됐다. 같은 해 3월 제5포병단에 입대한 승리는 군사법원 재판 1심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국군교도소에 수감 됐다. 이후 2심에서 1년 6개월로 형량이 줄었고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 교도소인 여주교도소로 이감됐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상습도박, 성매매, 성매매알선,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수폭행교사혐의 등 9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했다. 이후 승리는 지난 2월 9일 출소했다.
승리 아니 이승현은 여기서 연예인으로 삶은 끝났고, 끝내야 한다. 아무리 트래픽이 좋다지만, 저런 류의 기사는 이해가 안된다.
한미동맹 70주년. 누가 대통령이라도 의미 부여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단지, 어떻게 표현하냐는 고민해야 할 내용이다.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전두환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와 비슷하게 가고 싶어 하더라도 2023년에 1988년 올림픽 같은 ‘색칠’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9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동행’을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기본적인 내용은 우리나라가 외국과 맺은 유일한 동맹 조약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체결 배경과 조약 체결까지의 과정에 이어, 양국 간 경제·문화·외교·군사 협력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 185건이 모여 있다. 여기에 고종의 외교‧내무 담당 고문을 지낸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가 소장했던 태극기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며, 베트남전에 파병된 한국군에 대한 미국의 보상 조치를 담은 핵심 외교문서 '브라운 각서'의 원본도 공개됐다.
여기까지는 무난하다. 오히려 이런 행사를 추진함으로써 한미동맹이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교육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외관부터 1층, 그리고 모든 층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은 과하게 표출됐다. 앞서도 말했지만, 1988년 관제 전시회 같은 느낌을 강하게 줬다.
일반 전시에서 미국과 관련된 내용에는 모두 사진과 같은 표식이 되어 있다. ‘한미동맹 70주년’이 모두 붙어 있다.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이 곁들인 저 표식이 박물관 구석구석에 위치해, 글을 읽다가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전시 물품에만 붙으면 되는데, 여기에 또 사진과 같은 휘장을 여러 군데 걸었다. 이 정도면 여기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인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관인지 혼동할 정도다. 차라리 이럴 것이면 국립중앙박물관 한 켠에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기획 전시실을 다로 만드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앞서도 말했지만, 어느 대통령이든 뭔가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은 똑같다. 단지, 그것을 거부감 없이 어떤 형식으로 드러낼지는 각각 다르다. 여기서 각 정부의 역량 차이가 드러난다. 과거 군부독재 정권처럼 덕지덕지 물량 공세로 밀어부칠 것이냐, 아니면 적당하게 색칠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혹은 수긍점을) 줄 것이냐의 차이다. 윤석열 정부는 전자다. 덕지덕지 물량 공세로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다.
정권 초기 여권에서조차 탁현민 같은 존재를 찾았다고 한다. 그들에게 탁현민은 미운 존재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세련되게 이미지 메이킹 했으니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과 별개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이유 중 하나를 탁현민에게서 찾기도 했다. 즉 밉지만 필요성을 인정한 존재다.
그러나 그런 인물들을 찾지 못했다. 정확히는 그런 인물들이 이 정부에 합류할 리가 없다. 유시민은 윤석열을 B급 혹은 그 이하로 봤다. 그러니 윤석열이 A급을 쓸 일이 없을테고, B급이나 그 이하 급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니 윤석열 정부를 세련되게 색칠할 A급들은 그 급들이랑 놀 리가 없다.
사실이냐고? 이 정부 장관들을 보면 알지 않나. 한덕수, 원희룡, 한동훈, 김현숙, 이상민에 법을 모르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여당조차 쉴드를 포기한 김행, 막말해도 살아나는 유인촌, 아스팔트 극우 출신 신원식 등등. 과연 A급들이 이들과 같이 일하려 할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보인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표시들은 오히려 한미동맹을 머쓱하게 만드는 것 같다.
유튜버 억달이형 (본명 김태우)이 2일 오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NS에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졌고 한 연예매체가 이를 인용해 썼다. 그리고 2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무려 40여개가 넘는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뭐 대충 추측만 하고들 있다. 지난달 지인 폭행 사건으로 구설에 휘말린 후 사과 영상을 게재했고, 이런 부분들이 이번 사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들 말이다.
1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억달이형의 영상은 유튜브의 이상한 알고리즘 때문에 가끔 봤다. 기사를 보니 개그맨 김형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웹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나 보다. ‘슬기로운 숙소 생활’에서 건달 역을 했고, 자신의 채널 ‘그들이 사는 세계’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콘텐츠화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 유형의 유튜버다. 아니 이런 류의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것과 별개로 별로 나이도 먹지 않은 사람이 거들먹대며 ‘형님’ ‘동생’ 하면서 뭔가 이상한 인생 진리 같은 것을 가르치려 하는 말투로 방송을 하는 이들 말이다.
그러나 이런 억달이형 사망을 기사화하는 매체들의 태도 역시 거부감이 들 정도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가 ‘공식’(?)적으로 있던 시기에 매체들이 하던 어뷰징이 어느 순간 살아났고, 이제는 제휴평가위원회가 사라진 후에는 대놓고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사람의 죽음을 놓고 이런 식으로 써내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같은 눈치도 안 본다.
네이버 모바일에 보이는 시그널의 실시간 검색어에 억달이형이 떴고, 이제 매체들은 열심히 이를 베껴 쓰기 시작했고, 결국 22시간 동안 무려 43개의 기사(?)가 나왔다. 네이버에서 트래픽을 올리려 ‘PICK’으로 지정한 매체들도 많다.
이번 기사들을 보면서 향후 어뷰징이 어떻게 부활할지 보였다. 제재도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는 시기의 포털 뉴스가 다시 2015년 이전으로 돌아갈 듯 싶다.
추석 명절 선물이 들어왔다. ‘히말라야 핑크 솔트’. 매해 받던 선물이라 아무 생각 없이 받았는데, 자세히 보니 재미있는 문구가 보였다. ‘원자력 오염수로부터 안전한 히말라야 핑크 솔트’.
쓴웃음이 나왔다. 히말라야에서 채취한 핑크 솔트의 마케팅 포인트가 ‘오염수로부터 안전한’이다. 누가 봐도 일본 오염수 방류를 노리고 쓴 문구다.
하단에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6천만 년의 봉인이 이제 풀립니다. 원시의 건강한 미네랄을 섭취하세요”의 문구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소금이 6천만 년의 봉인이 풀린 소금이든, 건강한 미네랄이 함유된 소금이든 중요하지 않다. 이젠 ‘원자력 오염수로부터 안전한’이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이 ‘오염수 마케팅’은 이제 곳곳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특히 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과 기타 여러 가지 물질을 대체할 것들은 이 ‘오염수 마케팅’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다. 오염된 바다로부터 안전한 ‘그 무엇인가’는 이제 그 자체로 ‘안전’을 담보할 것이다.
이런 생각도 해봤다. 저 히말라야 핑크 솔트가 현재 6000원 정도라고 할 때, 본격적으로 오염수 공포가 시작될 때 과연 얼마까지 가격이 뛸까. 그리고 이제 ‘오염수로부터 안전한’이란 전제는 바로 ‘한국 인근 바다에서 잡힌 것이 아닌 해산물’이란 ‘오염수 마케팅’이 생겨나면서, 가격 또한 오르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안전한 해산물’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관련 예산을 내년에 74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내년에만’이다. 향후 수십년간 우리 국민이 부담해야 할 (그러면서도 해산물 공포에 휩싸일) 금액이 어마어마하다. 정부는 적어도 이 비용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지 않을까. 뭐 친일 정부인 윤석열 입장에서는 얼토당토 하지 않는 이야기지만, 차기 정부에서라도 이 부분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일본 도쿄전력이 5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2차 방류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1차 때와 거의 같은 7800톤의 오염수를 해수와 섞은 뒤 하루 460톤씩 17일에 걸쳐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2차 방류 오염수 시료에서 탄소-14, 세슘-137, 코발트-60, 아이오딘-129 등 방사성 핵종 4종이 미량 검출됐으나 방류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아니 하지 않고 있다. 일본 눈치만 보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