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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과 불편함이 공존한다는 것은 극히 모순적이다. 관객들은 몸은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데, 머리 속에서는 앞에서 펼쳐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뮤지컬 '자나,돈트'는 동성애가 아직도 접근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이 모순된 두 상황을 제시한다.

 

 

뮤지컬 <드라큘라>┃10년의 역사 속 ‘김준수의 성공’과 ‘작품의 미숙함’

김준수의 캐릭터 ‘사큘’로 대표되는 뮤지컬 는 2014년 초연 당시 업계에 ‘파격’과 ‘애매함’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 그러나 이를 배우들의 인지도와 캐릭터로 어느 정도 극복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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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자나돈트

 

-남 커플과 여-여 커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남-여 커플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사황이라고 말하는 뮤지컬 '자나,돈트'에 대해 연출과 출연진이 말하는 것은 동성애가 아닌 사람들간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 전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동성애든, 이성애든 사람들 사이에 이뤄지는 모든 사랑은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 동성애와 이성애가 각각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이같은 '자나,돈트'의 메시지는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지만, 현실 속에서는 이성애자들이 주류로 있고, 동성애자들이 비주류로 있기에 '자나,돈트'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어쩔 수 없이 소수자를 위한 찬송가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배우 제이 로드리게즈가 자나 역을 맡아 오프브로드웨이를 흔들었던 미국 뉴욕에서의 공연과는 달리 대한민국 광화문의 관객들은 남자 혹은 여자끼리 키스하며, 손 잡고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이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것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뮤지컬은 뮤지컬로만 봐야된다고 하지만, 문화는 사회를 반영하거나 혹은 거꾸로 사회를 이끌고 가는 역할을 하기에 단순하게 이를 가상의 공간을 그린 뮤지컬로만 인식하는 수준에서 그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영화나 케이블 드라마에서 불고 있는 동성애 코드와 주 내용은 아니지만, 초연 당시 파격이었던 뮤지컬 '렌트'의 동성애 상황이 이성애자가 정상인 사회에서의 동성애자가 사는 방법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뮤지컬 '자나,돈트'는 아예 세상을 바꿔버려 현실을 비웃고 있다. 순식간에 공연 내내 소수자가 되어버린 관객들은 무대 위의 성정체성 코드와 오가는 말에 대해 초반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은 이내 곧 '유쾌함'으로 인해 희석되고 만다. 12명의 무대 위 배우들의 빠른 움직임과 코믹스러운 상황 설정 그리고 쉴새 없이 쏟아내는 대사들과 노래들로 인해 관객들은 머리 속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몸으로 느껴지는 유쾌함과 맞바꾸게 된다. 또 무대를 아기자기하게 이끌고 가는 자나 역의 김호영 (더블캐스팅 이진규)과 관객들을 흡입하는 성량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로버타 역의 김경선, 로버타와 더불어 애정 문제를 코믹스럽게 풀어놓는 마이크 역의 박주형 등의 열연은 관객들을 하트빌 고등학교의 상황으로 빠르게 안내한다. 또 비록 연출가 드버낸드 잰키로 인해 미국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으려는 듯해 느껴지는 조금은 거북한 분위기를, '청계천''MB 운하''김연아 선수' 등을 거론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나름대로 한국의 관객들을 배려한 인상을 준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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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가 갖고 있는 힘은 무엇보다도 '과거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 혹은 '현재 진행하는'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이라는 전제를 내세워야 한다. 관객들은 이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실제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영화에 몰입한다. 이 전제가 행해지지 않는 재난영화는 관객을 따분하게 만든다.

 

 

영화 '마약왕' | 송강호가 인공호흡 해도 살리기 힘들다.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김소진, 김대명, 이성민, 이희준, 조우진, 송영창, 박지환, 최귀화, 유재명, 김홍파....대충 여기까지만 나열해도 쟁쟁한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을 모아놓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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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임 인류멸망 2011

 

영화 '블레임 : 인류멸망 2011' (이하 블레임)은 이런 면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묶었다. 1340년 유럽 인구의 30%를 사망케한 '콜레라'19185000만명을 사망케한 '스페인 독감' 그리고 1976년 치사율 89%'에볼라 바이러스' 등의 과거와 사스 (SARS)와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는 현재, 그리고 어떤 바이러스가 나올지 모르는 미래를 제시한 것이다.

 

영화는 2011년 도쿄 근교 응급센터에서 의사 마츠오카 츠요시 (츠마부키 사토시 분)가 고열증세로 입원한 환자를 단순한 감기로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순 감기인줄 알았던 이 환자는 다음날 상태가 급변하면서 급기야 사망에 이르고, 도쿄 곳곳에서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이 속출하면서 일본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감염 1일재 2500만명이 감연되고 30일째는 도시 기능이 정지가 되었으며 90일째는 국가 폐쇄 조치가 취해진다. 이에 WHO 메디컬 담당자인 코바야시 에이코 (단 레이)가 병원으로 파견되고 그녀와 마츠오카는 함께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블레임'이라 부르기 시작하고 전대미문의 치사율과 감염속도로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다.

 

 

영화는 앞서 말했듯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관객들에게 공감을 준다. 특히 정체를 알수 없는 바이러스와 조류 인플루엔자를 동시에 등장시켜 현실에서 일어난 일과 미래에서 일어날 일을 동일시한다.

 

신종 바이러스가 옮겨가면서 사람들을 사망케 하는 과정을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한 감이 있지만, '신종 바이러스'가 주는 혼란스러움과 비주얼은 '멸망'이라는 뉘앙스를 잘 표현했다. 여기에 일본 드라마와 영화가 꼭 가지고 있는 감동 요소도 빠지지 않고 존재한다. 한 개인의 어려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집단적인 지지와 사랑 그리고 가족애를 표현하는 일본적 정서를 적절한 시점에 제시했다.

 

물론 영화 장면의 대부분이 병원을 중심으로 비춰지는 면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전 사회의 혼란스러움이나 인류 멸망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였다. 간간히 국가 기반시설이 정지된 것이나 을씨년스러운 도시의 모습이 보여지긴 하지만, 영화는 '일본''인류'라기보다는 한 지역에 국한된 상황을 느끼게 했다. 또한 바이러스의 원인이 현대 문명, 인간의 이기심에 초점을 맞춘 것 역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미흡했다.

 

이는 극히 일본적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놓고 재난을 이야기하다보니, 그렇다고 일본을 발원지라고 말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극빈국을 돕기 위해 일본은 노력을 하고, 그 와중에 일본인이 피해를 입는다는 전개는 다소 어이가 없다. 일본의 잘못이 아닌 문명의 잘못으로 넘기면서 은근슬쩍 일본을 피해국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망하기는 하지만, 그 책임은 결코 없다는....

 

그러나 부족해보이는듯한 영화의 엔딩은 영화 자체를 잘 표현했다. 불안한 미래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듯이 영화가 보여준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혼란을 딱 잘라 결말을 맺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기---결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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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바쁜 와중에 한번쯤 이것을 생각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왜 자신이 사는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조차 고민할 여유조차 박탈당했다면 어떨까. 고통 그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는 상황이 일상화되었다면 말이다.

 

 

대학로 연극 '스타 캐스팅'을 말하다

현재 대학로는 '연극열전2' 열풍이다. 인기리에 공연되는 다른 공연들도 많지만 '연극열전2' 시리즈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연극열전2'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첫번째는 조재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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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밑바닥에서



현재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밑바닥에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러시아의 막심 고리키가 1902년 발표한 희곡으로 더럽고 어두운 싸구려 여인숙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러 인간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젊은 도둑,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이제는 사기꾼이 된 인간, 성공하고 싶어하는 수리공, 망한 귀족이 남작, 순수한 아가씨 나타샤 등 현대 사회의 거대한 모순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존엄'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1900년대 우울했던 러시아를 2009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창조적이고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이 주는 울림은 크다. 단순히 밑바닥 삶을 그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희망과 현실 사이에 존재한 묘한 연결고리와 괴리감이 공존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삶이 변화되는 것도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졌을 때 가지는 기쁨은 잠시 뿐이고 그 희망이 박탈당했을 때 느끼는 삶의 수렁은 이전보다 더 깊이 들어간다. 사람들은 연극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는 희망이 헛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그 헛된 희망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관객 개개인이 공연 직후 가져가야 할 보따리의 크기는 달라진다.

 

 

연극 '밑바닥에서'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된 이유는 사실 젊은 도둑 '페펠'을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목받는 김수로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기자인 엄기준이 나온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연극에서 주연과 조연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삶의 무게를 각각 다른 형태로 짊어지고 나오기 때문이다. 김수로와 엄기준도 딱 자기에게 주어진 몫만 소화할 뿐이다.

 

사실 연극은 사전에 어느 정도는 스토리를 알아놓고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소 지루한 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으로 일관하는 공연은 웃기기만 한 연극과 뮤지컬을 봐왔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내하고 보면서 '내 삶''우리 삶''대한민국 2009년 사회'와 연결시킨다면 본 이후의 느낌은 분명 다를 것이다.

 

관람을 위한 팁을 하나 덧붙히자면, 예능프로그램이나 코미디 영화에서의 김수로를 생각하고 공연을 보러간다면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연극배우 김수로를 보기위해 간다면 좀더 색다른 맛과 깊이를 느낄 것이다. 9년만에 무대에 서는 배우 김수로는 원래 비극과 고전을 전문으로 하는 탄탄한 연기자였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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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특집으로 영화 '한반도'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아해도 영화관에서 볼 때에도 극단적 민족 감정 노출로 인해 불편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안성기, 문선근, 조재현, 차인표 등의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과 나름 이슈화될만한 소재로 인해 제법 관심있게 봤었다.

 

 

강우석의 한반도를 말하다.

역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과거의 일들을 청산할 수 있을까. 과거 조상들이 행했던 잘잘못을 우리가 평가하고, 그 역사에 개입된 외세를 비롯한 제 3자들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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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반도

 

그것이 오늘 3.1절을 맞이해 케이블에서 방송됐다. 내용은 익히 다들 알고있기에 스토리를 말할 필요는 없는 듯 싶고, 글을 남기고 싶은 이유는 딱 한 대사때문이었다.

 

안성기가 '가짜' 옥새가 파괴된 것에 대해 일본 대사관을 그 배후로 지목하고 군으로 하여금 봉쇄시키자, 일본이 해상에 자위대를 파견해 한반도를 위협에 몰아넣는다. 이후 총리인 문성근과 정치인들이 대통령에게 몰려와 즉각 봉쇄를 풀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일본이 몰려온 잘못을 대통령에게 따진다. 문성근은 경제 등의 이유로 일본과의 충돌해서는 안됨을 강조한다. 그러자 안성기가 말한다.

 

"국가는 회사가 아닙니다"

 

순간 이명박이 생각났다. 국가를 회사로 알고 국민을 종업원으로 아는 현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이다. 국민의 삶의 질이나, 자유로운 생각 등은 모두 무시한 채, 오로지 "그래 너희 배불리 먹여주기만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만 국가를 이끌고 가려는 대통령 말이다. 안보도 불안하고 생각은 차단당하고 국민은 죽어나가고 언론은 숨죽여야하는 상황에서도 자기 사람 채우기로만 일관하는 대통령 말이다.

 

 

교과서에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프라테스가 낫다며 인간의 삶에 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국어, 국사까지도 영어로 가르치라고 말하는 대통령은 오로지 '배부른 돼지'만을 국민에게 강요한다.

 

더 문제는 그 회사도 지금의 회사가 아니라, 자기가 한창 활동하던 30~40년 전을 말한다. 의식의 후퇴는 10년이 아니라,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토요일 종로를 지나는 데, 대한민국 시내가 죽어있었다. 전투경찰들만 깔리고 국민들은 이들을 어이없는 눈으로 보고 있다. 가게 문들을 모두 닫혀있었다. 토요일 밤 10시에 말이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말한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이게 무슨 난리냐"

 

그렇다. 대통령 하나가 문제다. 그런데 그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은 아직도 이 사태가 자신들이 아닌 과거 참여정부 탓으로만 돌린다. 이제는 절대 회장님을 뽑지 말아야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을 안아줄 수 있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PS. 영화는 논란을 일으켰지만, 명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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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00번째 포스팅을 넘었다. 2005530일 새벽 115분에 첫 글을 올린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한다. 당시 '광주발 열린음악회'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방송을 보다가 순간 ''에서 올린 글이었다. 그이후 1000번째까지의 글을 쭉 살펴보면서 확실히 달라진 것이 있다.

 

아해소리 메인

 

첫째. 고민에 대한 글에서 사회 현상을 나열하는 식의 글로 변했다. 글은 길어졌지만 깊이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둘째. 이슈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그러다보니 어느 새 잡지형에서 일간지형으로 변해갔다.

 

셋째. 감정의 폭발이 강해졌다. 이전에는 글에서 분명 ''받은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차분했지만, 지금은 그 차분함이 사라졌다.

 

넷째. 사진이 많아졌다. 글로서만 포스팅을 하던 때를 지나 어찌되었든 한 장의 사진이라도 첨부하기 시작했다.

 

다섯째. 제목이 길어졌다. 좋게 말하면 표현이 잘된 것이지만, 결국 보면 짧게 드러내는 법을 점점 잊어가는 듯 싶다.

 

1300여일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시 많은 사람들과 싸우기도 했다. 또 많은 기회를 제공받았지만, 다시 많은 기회를 상실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좋다. 내 직업과 내 주변 사람과 내 상황을 고려치 않고 내 멋대로 쓸 수 있는 공간 말이다.

 

2000일이 되었을 때 이벤트라도 해볼까?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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