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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386, 397, 297...컴퓨터 CPU 이야기가 아니다. 각각 현재의 나이대와 대학 다닌 시기, 그리고 태어난 시기를 말한다. 4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을 가지고 60년대 태어난 사람, 그리고 30대이면서 90년대 학번을 가지고 70년대에 태어난 사람. 이런 식이다. 한국사에서 변화의 시기에 한 가운데에 있었고, 지금은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불안함을 느끼는 세대들이기도 하다.

 

80학번부터 99학번까지는 20년 가까운 차이가 나지만, 사실 동질성을 띈다고 해도 과언이다. 학생운동의 태동기부터 쇠퇴기까지를 지칭하며 아날로그 문화가 꽃피웠던 시기부터 지기 시작한 시기까지가 이들의 몫이였다. 컴퓨터가 대중들에게 슬슬 알려지기 시작해 인터넷 초창기까지를 담당해 '느린 인터넷 발달'의 시기를 겪음과 동시에 '인터넷 시대'의 황금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뮤지컬 동물원은 이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을 한 군데로 묶고 있다. 가수 동물원의 노래들로 말이다.

 

뮤지컬 동물원거리에서’‘널 사랑하겠어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동물원의 노래들로만 엮어진 공연이다.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30대 후반의 회사원 철수가 우연히 첫사랑 연희를 만나면서 지금껏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기억 속에서 친했던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꿈과 그러한 꿈들을 노래했던 과거가 고단하면서도 혼란스러운 현재와 교차되면서 대학때부터 직장인으로 변한 20년 가까운 시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스토리만 본다면 너무나 현실적이고 단순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때문에 관객들은 쉽게 공감하게 된다. 나와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이며 자신들의 기억 속에서 늘 존재했던 추억이기 때문이다.

 

대학 동아리방에서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를 부르는 배우들의 모습에 함께 신나게 박수치고, 주인공 철수가 친구와 씁쓸한 만남 뒤에 부르는 거리에서를 들으며 모두 조용한 침묵 속에 빠지는 이유는 노래와 배우들 때문이라기 보다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빠져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꿈을 가진 시기가 있었지만, 현실 앞에서 꿈을 꺾거나 수정해야 했던 철수의 모습에서 자신들을 보았고, 그 꿈을 이어나가고 있는 연희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며 자신의 삶 역시 무대 위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기자 혼자만이 아니였을 것이다.

 

이정열과 함께 이번 공연에 더블캐스팅된 홍경민은 어떤 인터뷰에서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관객 중 최소한 20명 정도는 소주 한잔 하게 만들겠다는 말을 했다. 아마 충분히 이러한 그의 장담은 이뤄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불이 켜진 뒤 일어서는 많은 넥타이 부대들의 표정이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돌아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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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 전북 고부군수를 지낸 조병갑의 증손녀라는 사실을 공개했던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동학농민혁명군 유족에게 사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 어이가 없었다. 물론 그 행위 자체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조기숙이 증조부의 행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것 자체는 어떻게 보면 조상과 조상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고개숙임이니 이는 어찌보면 아름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과가 어디서 시작됐는가를 따져보면 한심할 뿐이다.

 

보지도 못한 증조부의 잘못때문에 증소녀가 마치 죄인 취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데, 몇몇 개념없는 언론들과 사람들때문에 그러한 취급이 당연시 된다는 것이 제대로 사회가 돌아가고 있는지 의심마저 품게 한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 (보지 말았어야 했다..눈 버렸다). "이런 조병갑 증손녀가 청와대에 있었으니 나라꼴이 말이 아니였다" "과거에 왜 밝히지 않았을까" 등등 말도 안되는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 이들 가득차 있었다.

 

조기숙이 청와대에 있을 때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 일이지만, 이것은 증조부와 연계해 따지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욕을 얻어먹어야 혹은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과 무엇이 다를까.

 

자신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공을 세운 일이 다수 있었다고, 지금의 현재의 내 잘못이 면죄부를 받는 것도 아니고, 거꾸로 탐관오리로 있었다고 해서 지금 사는 후손들이 죄인처럼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과거 친일파 자손들이 부당한 조상들의 재산을 환수하는 등이 개념없는 짓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왜 이들에게는 조용한지 참 어이없다. 조선과 동아가 친일 비판에 대해 예민한 것은 익히 알지만, 그래도 자칭 언론이라고 말한다면 정신좀 차려야 하지 않을까)

 

기사 말미에 정남기 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오늘 행사는 화해와 용서의 자리"라며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손은 바로 동학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이며, 동학혁명군의 후손이라도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는 글을 봤다.

 

맞는 말이다. 동학혁명군의 후손이라도 나쁜 일을 하면 비판받아야 한다. 또한 거꾸로 탐관오리의 자손이라도 지금 사회를 위해 일하고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에 걸맞는 친찬과 비판을 해줘야 한다. 엉뚱하고 조상의 일을 가지고 비난을 하지 말고 말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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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작 시간 10여분이 지나도록 뮤지컬이 시작 못하는 이유가 계속해서 들어오는 관객들 때문이라면 그 누구를 탓하기도 어렵다. 누군가의 소개 때문이든, 어느 프리뷰 기사를 읽고 왔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주위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모습이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그들과 똑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뮤지컬 <영웅> vs 영화 <영웅>,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봐야할까.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기 몇 해 전부터 죽인 후 사형을 당하기까지의 삶을 그린 뮤지컬 , 그리고 이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 . 그러나 두 작품은 같은 듯 다른 형태로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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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이걸

 

1130일부터 대학로 사다리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마이걸> 공연장 모습이다. 여타 대학로 소극장에 비해서 크다고 느껴지는 그 공연장이 더 들어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득차 공연 전에 이미 열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불이 꺼지고 세 명의 남자 배우가 한껏 흥을 돋우려고 노래와 춤을 선보이자, 부산했던 관객들은 그제서야 공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뮤지컬 <마이걸>은 결혼을 준비하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와 아내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며 딸과의 어색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그러면서 암을 숨기며 딸의 결혼식을 준비해가는 아버지의 사랑이 극의 주된 흐름이다. 여기에 절친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눈물 겨운 우정까지 보태진다.

 

 

사실 내용 자체가 신선한 것은 아니다. 부녀간의 갈등이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해결되는 모습, 매일 다투면서도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서로에 대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친구와의 우정 등은 이미 여타 드라마나 연극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익숙해진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마이걸이 관객들의 끊임없는 박수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웃음과 눈물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과 기억에 남을 만한 음악 등을 꼽을 수 있다. 웃음과 눈물의 조화는 이미 연출을 맡은 김태린이 <해피투게더>나 <미라클>에서 충분히 검증해 보였고, 맹상열 등도 대학로 소극장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박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믿을만한 부분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뮤지컬 요소만 빼면 꽤 괜찮은 영화.

이미 <위대한 쇼맨> 등 해외 뮤지컬 영화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한국말로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는 어떻게 보여질까. 아니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뒤늦게 본 뮤지컬 영화 는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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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연 내용이 우리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이 관객들을 동화시키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 싶다.

 

관객 후기를 보면 대부분 공연을 보고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공연 자체를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보러간다는 후기보다는 아버지와 다시 한번 보고싶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때는 집안의 중심이였지만 점점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그러면서도 자식을 위해 뭐든 해야 된다는 생각에 늘 사로잡혀 있는 평범한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뮤지컬 안에 녹아서 관객들에게 내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한편으로 공연을 보면서 위태위태하다고 느낀 것은 배우들의 비중이다. 5명이 모두 주연일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 특성상 주·조연을 따지는 것이 도리어 어색한 일일지 모르지만, 뮤지컬 <마이걸>은 극중 중심으로 이루는 우진과 딸 서연보다는 아버지와 학수가 흐름을 비중있게 이끌어 가다 못해 후반부서는 극의 무게가 한쪽으로 기운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이정현씨의 경우 지난번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주연했던 <결혼>과는 달리 대사 처리가 불안했다. 전달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노래는 도리어 여타 배우들을 압도하는 면을 보였다. 학수역을 맡은 맹상열씨는 여전히 조연 아닌 조연을 맡았다. 조연이면서 배역을 조절하는 역할은 해피투게더와 미라클과 마찬가지로 천상 그가 맡아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했던 바가 아니라면 아버지와 친구가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하는 학수의 모습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의 많은 후기는 뮤지컬이 롱런하기 위해 참고해야 될 부분일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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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중국어 검색엔진인 바이두가 6일 중국어를 사용하는 블로거 수가 3일 현재 1천987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연합이 보도했다.

 

2천만명에 육박하는 블로거들이 개설한 블로그 수는 모두 5천230만개. 대한민국 국민보다 많은 숫자다. 그러나 업데이트를 매일같이 하는 블로거는 4.6%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평균 7.6일에 한 차례씩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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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테러 62건...차량에 불 지르고, 돌맹이 던지고, 도로에 대못 살포하고, 화염병 투척하고...

 

파업 4일째인 화물연대가 비조합원 운송차량에 대한 테러행위다. "불참은 죽음이다"라는 경고성 문구와 함께 말이다.

 

이들이 왜 파업을 하는걸까. 민주적 국가에서 자신들이 행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못 받고 있기 때문에 한다고 아마 '스스로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 '민주 국가'에서 이들은 상대방의 목숨을 담보로 한 테러행위를 행하고 있다.

 

참여를 하든 안하든 그것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 그런데 그 의무가 없는 행위에 대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죽일 수밖에 없다는 (실제 테러행위 면면을 봐도 죽으려는 것이 확실하다) 저 행동들은 무엇일까.

 

화물연대가 그 어떤 생각으로, 그리고 그 어떤 보상을 받기 위해 하는 파업인지를 따지는, 즉 정당성을 따지는 부분은 테러행위로 인해 이제 물 건너갔다.

 

물론 위의 행위들은 하나의 전제가 깔린다. 화물연대가 주도해서 이뤄졌다는 점. 언론이 말하는 대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했다는 사실하에 말하는 것이다.

 

진정 그렇다면 파업을 그리고 자신들의 요구를 타인의 목숨을 담보로 제기한다면 그 행위는 가장 강력한 법대로 처리되어야 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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