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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떠나온 사람과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으로부터 떠나오고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후회합니다. 떠나보내지 않고 지켜야 했던 것과 변하지 않았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뒤틀리고 어두우며, 온갖 인간 군상들은 300년 결계가 풀린 천녀의 눈에는 이상한 동양화로 비춰진다. 떠나보내고 떠나오고 떠나려는 준비를 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은 혼돈이며 우리 사회의 모순이다.

 

극단 인혁의 이상한 동양화는 이런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전등사 대웅전 보수 공사 도중 인부들의 실수로 나부상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며 300년 동안 갇혀 있던 나부상의 결계가 풀리면서 시작된다.

 

40대 증권맨 봉씨는 주가 조작 사건으로 수배자로 전락한 뒤 전등사에 숨어지내는 처지다. 봉씨가 숨어지내는 전등사에 대대적인 문화재 보수공사가 벌어진다. 공사 잡부들 틈에는 태국에서 온 이주노동자 줄리가 끼어있다.

 

보수공사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맞추려 무리하게 진행되고, 이 와중에 나부상 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수백 년 동안 대웅전 처마를 이고 있던 나부상의 정령 천녀(踐女)의 결계가 깨지고, 천녀는 전등사의 영물인 잔나비와 함께 자신의 벌을 대신할 대리자를 찾아 서울로 향한다.

 

사채업자들에게 아킬레스를 부상당한 봉씨는 노숙자로 신세가 되고, 줄리 역시 시화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다. 이들 모두는 천녀의 조작으로 엮여 가짜 목사 한백만이 운영하는 사랑의 둥지라는 외국인 노동자 쉼터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극단은 NArT2006 지원선정작인 ''이상한 동양화''가 블랙코미디라고 말한다. 비극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우며, 즐겁게 볼 수 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우리가 겪는 어지러운 세상을 제3자의 눈으로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연극은 즐겁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연출등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기도가 연출하며 남우성, 최홍일, 황연희 등이 출연하는 ''이상한 동양화''115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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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극만 보러다니느냐고 영화를 도통 보지 못했다. 오늘 친구 결혼식이 끝난 후 몇몇 친구와 영화관에서 시간되는 대로 보자고 한 편 고른 것이 '라디오 스타'였다. 보고는 싶었지만 선뜻 보지 못한 것이,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를 오랫동안 봐왔고 웬지 어떤 느낌이 나올지 알 듯 싶어서였다.

 

 

'서울의 봄' 때문에 '한국 현대 이 영화 보면 된다'로 정리.

영화 '서울븨 봄'을 보면서 영화가 현대사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궁금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흐름대로 보면 현재 국민의힘은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국민을 죽이고, 억압하고, 북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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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 스타

 

그러나 내가 틀렸다.

 

만일 오늘 내가 있던 자리가 시사회장이였다면 난 주저없이 기립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극장이였다면 눈물도 맘껏 흘리고, 박수 쳐가며 웃었을 것이고, 음악에 맞쳐 몸도 흔들었을 것이다.

 

누군가 2006년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라디오 스타'를 꼽을 것이고, 가장 감명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라디오 스타'를 이야기할 것이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라디오 스타'를 꼽을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네티즌들의 평가를 잘 믿지 않는다. 기획사와 홍보사의 알바들이 어느 정도 글을 남기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는 믿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내내 뮤직비디오와 노브레인의 노래를 들었다.

 

영화 한 편에 웬 호들갑이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호들갑도 떨만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기에 '라디오스타'에 대해 "재미없다"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 난 다양성을 존중하기에 이런 시각에 대해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라는 대꾸를 해준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에게만은 예외를 두고  싶다. "넌 제대로 영화 못 보는구나"라고 대꾸해주고 싶다.

 

안성기와 박중훈를 비롯해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부분을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하고 눈물이 자연스럽게 고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라디오스타'. 추천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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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특산물로 가시가 많고 독소가 많으며 밧줄과 카펫의 원료로 재배되고 있다. 애니깽. 1904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과 그 후예들을 일컫는 말

 

 

불행하기에 행복을 느낀다 - 연극 '해피투게더'

오랫만에 소극장 연극을 봤다. 소극장 연극은 보는 동안은 즐거움을 보고나서는 유쾌함을 느낀다.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읽을 수 있고, 더불어 숨소리까지 느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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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441,033명의 조선인들이 멕시코로 가는 영국선박 일포드호에 몸을 싣는다. ''지상천국''. 멕시코 애니깽 농장에 대해 이들이 들은 말이였다. 그러나 한달 반만에 도착한 그곳은 지옥보다 더한 곳이였다. 7등민족으로 대우받으며 하루에 1천개의 애니깽 잎을 따지 않으면 가죽채찍으로 맞아야 했으며 농장주인의 개를 부러워할 만큼 열악환 환경에서 조선인들을 서서히 죽어갔고 애니깽 농장의 거름이 되었다.

 

연출가이자 작가인 고 김상열씨가 1988년 세상에 알린 이 이야기는 당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널리 알려진 하와이 이민이 아닌 ''노예''로서의 멕시코 송출. 가슴 아픈 슬픈 역사는 연극 무대에 올려지면서 알려졌고, 이후에 영화, 뮤지컬로 바뀌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18년뒤 애니깽은 다시 무대에 올라 100년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눈물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역사를 똑바로 알라고 소리치지도 않는다. 그냥 100년전 현실을 차분하고 때론 강렬하게 알려주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관객석은 이러한 무대위 상황과는 달리 무거운 공기가 흐른다. 눈물 짜는 소리와 더불어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느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외침이 끝난 후,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오르자 그 어느 연극보다도 길고 우렁찬 박수가 나왔다.

 

사실 젊은 세대들에게 멕시코 이민역사와 애니깽이란 단어는 익숙치 않은 말이다. 1988년 연극과 1997년 영화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단순히 역사속에서만 존재하는 잊혀진 단어로 남아있다. 그러나 박근형 연출가는 의미를 달리했다.

 

"생각해본다. 2050년 어느 날 우리들의 모습을. 시청 앞에 펄럭이는 이국의 국기에 경례하는 우리들을.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할 낯선 우리들의 모국어를. 다시 또 노예처럼 살아야 할 우리들의 미래를"

 

궁녀역을 맡았던 한보경 김상열연극사랑회 대표 역시 이러한 세태에 대해 "요즘은 싫은 것, 아픈 것은 너무 잘 잊어버린 것 같다"며 지적했다.

 

"단순히 연극으로 보는 ''애니깽''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역사로서 ''애니깽''을 좀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라며 연극소감을 남긴 한 관객의 평가는 지나쳐 들을 말은 아닐 듯 싶었다.

 

연극 ''애니깽''29일까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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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들이 건보료 폭탄을 맞았다. 건보공단 실수로 수십만원어치 건보료가 체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않고 "그냥 내시오"로 일관한다. 이 때문에 건보공단에 몇 번 전화를 하며서 이 조직이 굉장히 편한 조직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1. 본사가 아닌 지사에 전화해서 "이번 군 전역자 체납 문제 어떻게 할겁니까" 문의..

 

- 지사는 모르고 있다. 며칠 전에 뉴스에도 나왔고 건보공단 홈페이지에 해명자료까지 올라가 있는데, 지사에서는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고 상황파악 하지 못하고 있다.

 

2. 재차 전화해 추궁 및 왜 이런 문제 생겼는냐 문의

 

- "죄송합니다. 그러나 일단 내셔야 합니다" 끝이다. 지사든 본사든 모두 같은 말이다. 여기서 건보공단의 편안함을 느꼈다. 국민들 난처하게, 혹은 궁지에 몰아넣고 한마디만 하면 된다. "죄송합니다". 마치 칼로 사람 난도질하고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무마하려 하는 것이다. 개인이 그렇게 했다면 사형감일텐데, 건보공단은 '편안'한 삶을 영유한다.

 

3. "돈 낼테니 지로 다시 보내세요"

 

- 추석 중간에 안내서가 날라왔다. "10일에 자동이체 됩니다"...자동이체 이미 해지한지가 언제인데, 이런 안내서가 날라올까. 지로를 다시 보내달라는 말은 그냥 무시하고..전화했더니, 그제서야 "아 확인됐습니다"라고 말한다. 건보공단은 국민이 자동이체 해제해도 먼저 전화해서 신고해야 하는가.

 

4. "카드는 꼭 지사로 가야합니까"

 

- "네 그래야 합니다" "죽어도 그렇게 해야 합니까" "네" "왜 그래야 하죠" "원칙입니다"

 

상담직원이 왜 카드로 해야하는지 교육조차 안됐다. 홈페이지를 뒤져서 확인하니 (그것도 나도 한마디란 뒤져서) 수수료때문이라고 나온다. 연 200억이 들어가는데, 만일 이 수수료를 받으면 불가피하게 건보료를 올려야 한다고 한다. 죽어도 자기들 월급 깎거나 다른 누수되는 돈을 절약해 충당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이 카드 사용하려면 건보료 올려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10월 8일자 뉴스에 '노는 해외연수'간다는 뉴스 들으니 정말 대한민국을 왜 사람들이 떠나는지 이해가 갔다.

 

몇 번 전화통화하면서 건보공단 직원들은 모두 텔레토비가 아닌 듯 싶었다.

 

"내세요. 죄송합니다. 내세요. 죄송합니다. 내세요"를 반복하는 단순한 텔레토비 말이다.

 

건보료를 내겠다고 해도 제대로 걷어가지 못하고,  실수는 무조건 국민탓으로 돌리는 이 직장, 이 조직....정말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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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이 연극 혹은 영화화되면 출연하는 사람들은 부담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원작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이라든가, 아버지 등의 소설이나 강풀의 만화 아파트 등이 그렇다. 원작을 살리지 못한 댓가는 참혹했다.

 

 

마음이 떠나버린 자들을 맞이하는 연극 '임차인'

영화 '괴물'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충무로 조연의 중심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오달수가 출연한다고 해서 주목받고 있는 연극 '임차인'. 그러나 연극을 보고 있자면 스타로 부상한 오달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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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라클

 

연극 '미라클'의 출연진은 이와 다르게 10회 앵콜 공연이라는 것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전까지 보여준 '미라클'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연극은 그 특성상 한번 보고 넘어가기 보다는 대부분 새로운 인물로 채워진 연극을 또다시 보고싶어한다. '미라클'과 더블어 연극 '아트'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줄거리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어떤 사람이 나오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때문에 "이전 배우들보다 재미가 없던데"라는 말은 "그저 그런 연극""볼 만하다"는 등의 처음 본 이들의 악평보다 더 잔인한 평가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이번 앵콜 미라클은 그 기대치를 충족시켰고 또다른 웃음과 감동을 주는 새로운 '미라클'을 보여주며 그 명성을 충분히 이어가고 있다.

 

12월 31일까지 대학로 미라클 시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미라클'. 10회 앵콜공연에 10만 관객 관람이라는 기록은 이 연극이 이미 대학로의 명실상부한 대표 연극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연극의 줄거리를 말한다거나 관객들이 어떤 호응을 보인다는 등의 이야기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검색해보면 나오고, 설사 내용을 모르고 '명성'만 듣고 찾아간다고 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정도다.

 

'해피투게더', '한 여름밤의 꿈'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모두 선사하는 역할을 맡은 배우 맹상렬은 "극 전체가 굉장히 명랑하고 ''미라클''이라는 제목처럼 기적을 바라는 주인공들의 간절한 마음이 잘 표현되는 연극이다"라고 평했다. 맹상렬이라는 배우는 개인적으로 해피투게더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배우다. 웃길 줄 알고 진지할 줄 안다.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도 있다.

 

어쨌든 "정말 재미있어요. 이 연극을 보면서 웃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 사람은 요즘 어떤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3살때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일겁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공연평은 이 연극이 어떤 연극임을 말해준다.

 

간혹 연극을 보고난 후 배우들과 같이 극장을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옷을 갈아입고  무대위 사람이 아닌 현실속 사람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보여주는 얼굴이 아닌 자신의 인생의 무대로 돌아온 얼굴들은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을 준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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