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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불이 꺼졌다. 이야기속 이야기가 끝이 난 것이다.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야 하는데, 관객석에서 끊임없는 박수가 터졌다. 불이 켜지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됐다. 그리고 배우들의 마지막 동작이 끝난 후 다시 끊임없는 박수가 터졌다. 일어서기 어려운 소극장이 아니였다면 기립박수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주 연극 '해피투게더' 공연 현장의 모습이다.


연극 내용은 어렵게 돈을 모아 이곳저곳에 기부해 온 치매 걸린 한 할머니의 집에 도둑이 들어와 아들 노릇을 하면서 벌어지는 엉뚱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10회 앵콜인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확실히 웃음의 강도를 줄였다. 어쩌면 지난 공연과 같은 웃음을 기대했다가는 자칫 당황할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2명의 배우가 바뀐 상황에서도 흐름은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무게 중심을 메시지쪽으로 옮겼다는 연출가의 말은 그다지 신뢰를 얻긴 힘들 듯 싶다. 이미 여러차례 공연에서 보여준 웃음에 대한 기대감때문인지, 관객들은 배우들이 의도한대로 쉽게 이끌려 가지 않았다. 6월 공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훌쩍거림이 이번 공연에서 쉽게 들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할머니가 혼절하는 장면, 그리고 이 때문에 두 도둑이 진실을 말하며 속죄하는 장면은 이 공연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씬이다. 그리고 연극을 마무리함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는 철저하게 '웃음에 대한 기대'에서 무너져 버린다. 도리어 몇 번 공연을 봤던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 감동과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문을 듣고, 평가를 어디선가 읽고 온 이들에게는 오로지 웃음에 대한 기대뿐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극은 보러 간 순간,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여주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그들이 웃겨주면 신나게 웃고 울려주면 울어버리면 그만이다. 팔짱끼고 심각하게 있을 필요도 없고, 더불어 웃겨달라 기대치를 높이는 것도 문제다. 해피투게더는 유명세 덕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관객들이 자칫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지난 회 공연에서 맹상열씨의 무게감이 너무 강했던 것도 지금의 해피투게더로서는 치명적이다. 달구역을 맡은 배우가 약해서라기보다는 맹상열씨가 너무 강했다. 미라클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분명 중심배우가 아님에도 중심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그였다.

 

10회째 앵콜인 해피투게더가 좀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되려면 좀더 확실하게 관객들이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무게를 골고루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해피투게더는 해피한 연극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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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가미’ 연극 ‘잘 자요, 엄마’ 등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이미 그 존재감으로도 빛을 발하는 배우 윤소정. ‘레이디 멕베스’‘이아고와 오셀로’ 등을 통해 인간의 어둡고 강렬한 내면을 해부해서 보인 연출가 한태숙.

 

이 두 거장이 5년만에 연극 '강철'로 5년만에 재회한다.


연극 강철은 남편을 살해해 수감 중인 어머니가 15년만에 면회온 딸과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연극으로 원작은 영국 극작가 로나 먼로의 ‘Iron’이다


이 작품은 ''모녀''라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소재를 15년이라는 시간과 교도소라는 공간을 이용해 익숙하지 않지만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게 풀어나간다.


딸 오지혜와 함께 출연한 ‘잘자요, 엄마(Night Mother)’ 이후 2년여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윤소정은 이 작품에서 남편을 죽인 뒤 복역하다 성장해 버린 딸(서은경)과 15년 만에 재회해 긴장감 넘치는 모녀 관계를 이끄는 어머니 제이 역할을 맡았다.


딸과 만난 제이는 어색한 분위기와 교도관의 감시 속에서도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서로를 향한 애정을 조금씩 쌓아간다. 반복되는 면회를 통해 엄마가 정당방위라고 확신한 유진은 상소를 하려 하지만, 이때 제이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 놓고 예상치 못했던 진실에 딸 유진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독창적인 시각과 정교하고 세밀한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의 대표적 연출가인 한태숙은 작품에 대해 “원작 먼로의 희곡 'Iron'은 동기없는 범죄, 우발적으로 일어난 여성폭력 이라는 사실을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신랄하게 인간의 구속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간의 분노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인간의 절망을 통해 이 시대에 시사점을 던져주는 연극 ‘강철’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12월 15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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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위해 사내는 남근을 도려내고 수백의 여자는 절개를 맹세하며 일년 삼백 예순날 바늘로 허벅지를 찔렀던 600년전 조선시대 구중궁궐안 은밀한 성에 대한 이야기가 무대에서 펼쳐진다. 플레이팩토리 마방진은 연극'마리화나'를 아리랑소극장에 올린다.

 

세종대왕의 며느리 봉씨가 궁녀와의 동성애로 폐출됐다는 조선왕조실록 내용에 기초한 이번 연극은 세종 재위 시절을 배경으로 왕세자 부부와 내관 용보와 부귀, 궁녀 소쌍과 단지, 석가이 등 일곱 남녀의 얽히고 설킨 욕망과 치정을 대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정치권력적 음모와 암투, 그리고 남성중심적인 이야기들로 이뤄진 지금과의 역사 작품과는 달리 조선시대 여성의 성, 성적 불구자로 취급된 내관, 그리고 동성애에 대해서 이 연극은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연극은 조선시대를 말하지만, 동시에 현대를 말하고 있다. 마방진측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억압당하고 있는 우리들, 600년전 조선시대와 2006년 지금 현재. 모양만 다를 뿐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락희맨쇼''이발사 박봉구'등을 작품을 선보인 고선웅이 연출한 이번 연극에는 이국호, 이승비, 최현숙, 조영규 등이 출연하며 내달 31일까지 공연된다.

 

-아해소리-

 

참고...

 

<마리화나>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작품이다.

 

1) 어느 시대 이야기 -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이야기.

 

2) 어디서 알았나? - 조선왕조실록(세종 181026)

 

3) 그녀들은 누구인가?

 

봉씨는 조선의 제5대 왕 문종의 세자시절의 두 번째 부인이자, 세종의 며느리였다.

세종은 세자의 첫째 부인 김씨의 질투와 시기심이 문제되어 폐출한 뒤에 두 번째 세자빈으로 명문집의 규수 봉씨를 간택했다. 그런데 봉씨는 나인과 대식(소위, 동성애)을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폐출 당하게 된다.

 

4) 꼼꼼이 보기

왕조의 여인네들의 우선 사항은 뭐니 뭐니 해도 왕의 승은을 입어 후사를 잇는 것이었다. 다른 궁녀의 임신을 시기했던 봉씨는 어느 날 태기가 있다.’고 얘기했다. 기뻐한 세종은 조용한 거처로 옮길 것을 명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씨는낙태를 하였다. 단단한 물건이 형체를 이루어 나왔는데, 지금 이불 속에 있다.’고 얘기했다. 물론 이불 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세종은 정말 이상한 며느리를 얻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봉씨를 폐출시킬 수밖에 없었던 사건은 이른바 대식(對食)’ 스캔들이었다. 궁궐 안에서 궁녀들의 동성애 풍습은 꽤나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세종은 금령을 어기면 곤장 70대를 집행했고, 그래도 능히 금지하지 못하면 곤장 100대를 집행했는데 그제야 그 풍습이 조금 그쳐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풍습을 막은 곤장 100대의 위력도 세자빈을 막을 수는 없었다. 봉씨는 여종 소쌍을 사랑하여 항상 그 곁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한다. 이들의 애정행각은 세종의 귀에도 들어가 동숙(同宿)의 증거를 추궁하여 세자빈을 폐출시키고 말았다. 세자빈이 여종과 동숙한 일은 매우 추잡하다 하여 공식적으로 교지에는 너댓 가지 정도가 언급된다. 첫째, 성질이 투기가 많고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둘째, 궁궐에서 술을 마시고 여종들에게 남자를 사모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셋째, 중전이 내린 효경과 열녀전 등을 내팽개쳤다. 이상이 공...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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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탄탄하거나 흥행한 작품일 경우에 이를 영화화한 작품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진다. 과거 영화 <태백산맥>이 원작을 살리지 못한 것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아파트가 실패하고, 타짜는 성공하면서 원작과 영화간의 관계를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데스노트> 역시 원작이 흥행만화인 점에서 일단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진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치열한 두뇌싸움을 보여주기에는 역시 짧은 시간과 영상미는 부족했다.

 

일본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 자택서 사망…자살일까 타살일까.

일본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가 사망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첫 보도가 한국 시간 8시 30분 정도인 것으로 보아 발견된 것도 새벽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한일 간의 관계를 떠나 괜찮은

www.neocross.net

 

 

라이토(후지와라 타츠야 )와 L(마츠야마 켄이치)의 두뇌싸움은 일면 치열해 보이지만, 그 싸움이 어떻게 벌어지며 추론되는지 연결시켜줄 '꺼리'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알아서 머리를 굴려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겠지"라고 편하게 마음먹으면 되겠지만,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기에는 계속 거북함이 남아있다.

 

마지막 L이 과자봉지를 가지고 나오는 장면은 그런 면에서 압권이다. 어떻게 알았을까를 보여주기보다는 두뇌싸움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이기 때문에 '알았을 것이다'라는 희한한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얼굴과 이름을 모두 알아야 살인을 저지릴 수 있는 상황이 이미 파악이 되었는데도 FBI요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아서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협박이 먹힌 것도 의아스러운 장면이다.

 

물론 하나씩 따지면 문제가 없는 영화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적어도 추리와 두뇌싸움을 기본으로 한다면 일어나는 사건의 연결만큼은 적절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 더...이게 과연 초등학생들도 볼 수 있는 영화인가? 요즘 초등학생들이 옛날과 달리 순수성을 잃어가는 시기라고 해도 이 영화에서 '사신'을 제외하고 초등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일 내용은 없을 듯 싶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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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을 물었을때 나는 허탈한 어깻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

 

잔잔한 동물원의 음악을 들으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잊어버린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이들의 노래는 현실에 대해 갖가지 고민을 하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똑같은 ''그리움''''기다림''을 느끼게 한다.

 

오는 121일부터 무대에 올라가는 뮤지컬 ''동물원''20대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느껴봤을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어느 공간에 있든 경험했을 법한 젊음과 꿈, 그리고 희망에 관해 무대 위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또 쉽게 느끼지 못하는 이런 이야기를 동물원과 더불어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홍경민과 이정열이 들려준다.

 

뮤지컬 ''동물원''은 홍경민과·이정열이 무대에 같이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들의 무대가 기대되는 것은 같은 배역과 같은 동물원의 노래를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호소력의 목소리를 가진 홍경민과 따뜻하지만 흡인력있는 음색의 이정열의 무대를 골라보는 재미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동물원이라는 팀의 무게가 주는 기대가 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들의 노래는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들어봤을 것이고 그 은은함에 한번쯤은 도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포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 내용을 표현한 포스터가 아닌 출연배우 이미지로 차별화된 포스터를 선보이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터는 공연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장의 사진 혹은 그림으로 공연에 대해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업. 뮤지컬 ''동물원''은 무대 위에 서는 배우 한명 한명을 포스터로 담아 선보였다. 사람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이기에 어쩌연 배우 한명 한명을 내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는지 모른다.

 

이종오가 연출을 맡아 2006년 연말 초대형 뮤지컬들과 맞대결을 자신하고 있는 뮤지컬 ''동물원''121일부터 31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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