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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TV를 보다가 황우석 지지자들이 진중권을 강의실에 일시 감금했다는 보도를 봤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만일 그 자리에 진중권이 아니라 MBC PD수첩 PD들이 있었다면?. 그 보도에 대한 황우석 지지자들의 반응역시 놀라웠다.

 

"그러니까 입을 잘 놀렸어야지. 모두 잘하셨습니다" 황우석 비판은 대한민국에서 차단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래 나는 황우석 지지자들이 무섭다는 글에서 그들이 생면부지의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쥐려고 하는 모습을 비판했었다. 그런데 그들의 반박논리는 "그러니까 황우석박사의 원천기술에 대해 다시한번 기회를 주고 확인해야 한다"라는 것이였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항의를 하고 그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물리적이고, 정신적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이는 거꾸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황우석 지지자들이 높은 빌딩에서 자살소동을 벌이고, 경찰과 충돌하며, 황우석을 비판한 사람들을 협박하고 물리적으로 감금할수록 황우석에 대해 중립적인 사람들은 점점 비판 혹은 비난의 위치로 돌아서게 된다.

 

조사와 검증의 단계에서 감정싸움의 단계로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한 황우석 지지자가 황우석박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1인시위를 하고 거리의 전광판을 빌려 홍보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조하건데, 집회를 하고, 검찰이나 서울대에 항의를 하고 1인시위를 하고 자료를 네티즌들에게 돌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

 

광신은 결국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까지도 망치기 때문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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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형이 한 영어교재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결혼 전에 YBM시사 영어를 했던 매형에게 전화한 업체에서는 이제 중고급과정을 마쳐야 하기에 아직 결재하지 않은 돈을 내라는 것이였다. 매형도 어이없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도 어이없었다. 매형은 그럼 당시 계약서를 팩스로 보내라고 했는데, 그 이후 연락이 없다고 한다.

 

관련 사이트와 소비자연맹 등을 모두 뒤졌다. 의외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 하나. 그 피해자는 어마어마했다. 동일 업체가 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금액이 대략 100만원에서 160만원 사이가 대부분이고, 심할때는 200만원의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피해사례가 올라오고 있었다.

 

1800여명의 피해자 모임 사이트에서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이 1천명정도라고 치더라도 10억이 넘는 돈이 사기업체에게 넘어간 것이다. 일부는 이런저런 방법으로 받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많았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오로지 시정명령만 외칠 뿐이고, 실질적인 사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만을 강조한다.

 

결국은 소비자의 문제다. 그런데 그 소비자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조금만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과거 뉴스 등을 찾아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문제인데, 그것이 전혀 행해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피해자 모임 사이트에서 보면 초창기 당한 사람들이 이제 최근 당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것이 반복되어 이뤄진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리지도 않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20대 중반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사기업체에 쉽게 넘어간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다가 당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문의를 해온다. 언론에서 크게 뉴스로 나와도 안본다."

 

대부분 신문 1~2면은 정치 경제 사회를 막론하고 중요한 사안을 다룬다. 그리고 각 페이지 톱기사들은 중요한 기사다. 그런데 그것이 아무리 중요해도, 재미가 없으면 읽히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인터넷으로만 기사를 접하기 때문에 뭐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털사이트서 앞에 뜨는 몇몇 뉴스만 보고, 이슈되는 몇가지만 챙기면 모든 뉴스를 다 본듯한 느낌을 가진다는 것이다.

 

사기 업체들도 이런 흐름을 아는지 자신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나가도 상관치 않는다. 문제가 된 업체의 경우 4월 초에 공정위에서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다양한 매체에서 보도를 했었다. 그리고 매형이 그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4월 중순이다. 그대로라는 말이다.

 

정부의 단속도 강화되어야 겠지만, 결국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피해를 입고나서 정부에 호소하는 것보다 피해를 입기전에 미연에 스스로가 알아서 방지하는 것이 물질적으로나 심적으로나 편안할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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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천억 내놓겠다"
론스타 "1천억 내놓겠다"
현대 "1조원 내놓겠다"

 

검찰 조사가 들어간 기업들이 하나같이 '방안'이라고 내놓은 말들이다.

 

겉으로야 검찰조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돈 줄테니 잘 봐주세요"라는 선처용 방안임을 알 수 있다.

 

위법행위를 했으면 일단 처벌을 받고, 그 이후 대국민 사과등을 통해 기금을 내놓든지 사회복지 활동을 해도 늦지 않을터인데, 모두 검찰 조사중에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을 내놓는 것이다.

 

세 회사의 말들을 가만히 보면 마치 검찰을 '앵벌이'직 하는 단체로 취급한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손을 대면 천문학적인 기금이 나온다" 이런 공식이 나오니 말이다.

 

물론 검찰측에서는 이러한 기금과는 별도로 엄정히 수사한다고 말했지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미 그것은 삼성이 전례를 남겼고 (어느 때부터인가 삼성에 대한 검찰조사 이야기가 쑥 들어갔다) 론스타나 현대 역시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 일반적으로 평가한다.

 

당장 전경련의 경우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하며 이번 결정이 국민으로부터 따뜻하게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라고 이상한 말을 했고, 대한상의나 경총 역시 모두 "현대가 어려운 결단을 했다"라며 "이러한 현대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기 바란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쏟아내고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꼭 이 말이다. 죄가 있어도 거액을 돈을 내놓으면 '노력'이 되고 돈이 없으면 그냥 그대로 '위법행위'가 된다.

 

이번 현대의 1조의 사회기금을 이끌어낸 검찰의 '칼끝'이 만일 무뎌진다면, 이후 기업의 위법행위를 조사할 때마다 검찰은 검찰 깃발을 버리고 스스로 '앵벌이'임을 자처해야 할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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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나쁘게도 내 주위에는 인기가 좋으면서도 늘 외롭게 사는 바람남, 바람녀들이 몇몇 있다.

 

입에는 늘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도 정말 외로운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정신적으로는 정말 사랑을 못해봐서 그런지 몰라도, 적어도 주위 상황은 외로운 것 같지는 않다.

 

그들에게 '사랑'은 거리다.

 

0m -> 애인사이.

 

100m -> 타인.



여자의 경우.

 

몇명의 케이스를 유심히 봤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관심있어 하는 남자를 언제나 50m에 둔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30m로 끌고오기도 하고, 70m로 잠시 내몰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 애인의 개념을 둔 0m로 끌고오지는 않는다. 타인의 거리인인 100m로도 절대 내보내지도 않는다. 언제 그 사이에 이들을 위치시킨다.

 

남자들은 자신이 30m쯤 들어오면 생각한다. "이제 이 여자와 사귈 수 있다"라고 그리고 0m를 향해 돌진한다. 그 순간 그 남자는 80m로 밀려난다. (100m로는 절대 안 내보낸다.)

 

이때 쓰이는 멘트다. "우리 그냥 좋은 친구사이를 유지하자 " "좋은 오빠로 남으면 안돼?" 등등이다.

 

간혹 남자들이 30m에서 착각하는 것은 자신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앞의 여자만 보지, 옆라인에 자신과 같이 30m 선에 서 있는 다른 남자들을 보지 못한다. 물론 50m에 대기상태로 있는 남자들도 있지만.



남자의 경우.

 

위의 경우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남자들의 경우에는 여자들에게 실질적인 위치는 30m 혹은 50m인데, 정신적인 위치로는 0m다.

 

자신이 아는 여자들에게 은연중에 "너는 0m 즉 내 여자친구야"라는 인식을 시킨다. 하지만, 역시 30m에서 80m사이에서 그때그때 조절할 뿐이다.

 

이성관계에서 좋은 친구, 좋은 선후배는 존재하지만, 가끔은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존재감으로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한 듯 싶다. 특히 자신이 조금이라도 관심있어 하는 상대라면 말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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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도발을 할 때마다 아쉬운 것이 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세칭 한류스타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워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배용준은 독도문제에 대해 자신의 홈페이지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이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일본 언론들은 "욘사마 양국에 냉정한 대처 요구"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었다. 그 이후 이세은이 일본 방문때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발언을 했고, 그 이후에는 내가 관련 뉴스를 제대로 봤는지 모르겠지만,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일본에 영화 혹은 드라마를 홍보하러 가는 길에 뜬금없이 태극기 흔들고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 하지만, 자신의 홈페이지를 비롯해 비공개 채널로라도 충분히 "한국의 스타인 우리들은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혀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들이 한마디 한다고 해서 갑자기 일본이 독도에 대한 미련을 버릴 것도 아닐 것이다. 도리어 전체주의 국가로 다시 변해가는 일본이 한류를 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문제로 주변사람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대충 아래와 같은 결론이 나온 듯 싶다.

 

"일본이 한국의 영토를 계속 넘보는 이유는 한국민이 자신의 영토라고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한번씩 발을 내딛을 때마다 '단기적'으로 우리 영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일본이 넘봄으로써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것이 한국민들에게 각인되는 듯 싶다. 일본의 독도에 대한 헛짓꺼리는 근본적으로 한국민의 의식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류스타의 적극적 태도에 대한 것은 단지 아쉬움이라면, 한국민의 단기적 관심은 안타까움일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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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다. 올 세계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내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수는 있어도 가독성 하나는 뛰어나다. 그리고 축구에 대해 의외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부가적인 즐거움도 준다. 아침부터 뜬금없이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어제 밤에 다 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용은 간단하다. 서로 축구를 좋아하다가 만난 한 남자와 여자가 우여곡절끝에 결혼했다. 그런데 여자가 뜬금없이 또 결혼을 하겠다는 선포를 한다. 지금의 남편도 사랑하지만, 또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집살림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포한다. 첫번째(?)남편은 팔짝 뛰지만, 여자를 사랑하기에 이혼도 못하고 여자가 다른 남자와 또다시 결혼하는 것은 본다. 두번째 남편은 이러한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아이를 낳고 여자는 첫번째 남편이 누구의 아이냐고 추궁하자 여자는 당당히 말한다. "이 아이는 내 아이다".

 

두집 살림. 흔히 남자들에게 겨냥된 말이였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여자에게 지칭되며 그것도 숨기는 것 없이 공개된 형태도 이뤄진다.

 

"사랑은 하나고 결혼도 한 사람과 이뤄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라는 사회의 기본 통념에 대한 도전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정확히는 남성중심의 '살림 차리기'행태가 여자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쪽으로 이동된 것 뿐이다. 그런데 소설에서 그리고 읽은 이들의 평가에서 '미친 짓' 혹은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일'로 드러나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가 쓰는대로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일면 수긍되는 면도 있었다. 사랑은 정말 한 명에게만 일 어나는 감정일까.(몇년전 CF처럼 사랑이 이동하는 것이 아닌 분산되는 것)

 

결혼이란 사회적 제도는 정말 필요하며, 그것이 감정을 구속시킬 수 있을까.이 소설이 던지는 문제다. 그리고 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도 않았다.  빈번히 이혼이 일어나고,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들이 늘어나는데 사랑과 결혼이 전통적(?) 의미로 사람들에게 계속 남아있을까하는 점이 쉽게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과 결혼. 아무래도 부부클리닉을 다시 봐야겠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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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야기는 아니다. 며칠 전 친구와 포장마차서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에 앉아계시던 한 시각장애인 안마 아저씨의 넋두리다.

 

수년간 강남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했다는 그 아저씨는 생존과  반듯하게 자라고 있는 딸을 위해서, 퇴폐업소라는 것을 알지만 그곳서 일했다고 한다.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고 난후, 아저씨는 안마시술소 업주들 입장에서 정부를 비난했다고 한다. 어쩔 수가 없었다.

 

건전한 안마시술소가 현실적으로 거의 없는 마당에 아저씨가 살아가는 '자본'을 마련해주는 공간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군포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안마시술소 업주들이 잡혀간 것에 대해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하는 뉴스도 나오곤 했던 때였다.

 

그런데 아저씨는 2005년 가을을 넘기면서 안마시술소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강남지역에 안마시술소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곳어 진짜 '안마'를 하는 시각장애인들은 모두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예 처음부터 퇴폐적 행위를 아가씨들이 하기 때문이고, 손님들도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아저씨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지만 다시 일을 그만두고 이제는 다른 살 궁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의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술 한잔 권하고 바로 일어나셨다. 딱 세잔만 마시고 나가셨다.

 

안마는 정확히 안마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면, 현재 안마시술소라고 내건 퇴폐업소도 자격증 소지한 안마사를 채용하지 않으면 '퇴폐업'과 별도로 불법 안마행위로 고소당할 수 있다.

 

안마사 자격은 의료법 제61조 제1항 보건복지부령 제30호 제3조의 요건을 갖춘자에 한하여 발급되며 시각장애인만이 취득가능하며, 자격취득을 위해선 고등학교에 준하는 시각장애특수학교(맹학교)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안마수련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시각장애인들이 그들이 한때 살고자 억지로 보호해주었던 안마시술소 업주들에게 쫓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업주들은 퇴폐업과 더불어 불법행위를 자행해도 그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퇴폐업소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해야하며, 그곳에서조차 버림받는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의문이 들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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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이 오늘로써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내일부터는 범인이 전면에 등장해 "내가 죽였소"라고 외치고 다녀도, 법적으로 그를 구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게된다. '공소시효' 이 제도가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살인 등 특정범죄에 대해서는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여하튼 범인을 못잡고 끝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그리고 2009년.

2006년 4월 2일 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만료와 함께 난 < 내가 기억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는 1994년 행정구역 편입으로 안산시에 살게되었지만, 지금 그 자리는 당

www.neocross.net

 

살인의 추억 화성연쇄살인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이 한창 일어날 때, 나 역시 화성에 살았다. "여자 혼자 다니지 마라" "빨간 색 옷 입지 마라" 등등의 말로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은 오후 3~4시만 되면 모두 집에 돌려보냈다. 그것도 절대 혼자서는 못 가게 하고, 반드시 동네별로 묶어서 보낸 것으로기억한다.

 

화성군 (지금은 시로 승격)은 가본 사람은 알지만 굉장히 넓은 지역이다. 지금도 서울시보다 넓지만, 당시에는 현재 안산시, 수원시, 군포시 등으로 편입된 지역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그 규모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화성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이후에 최근 여대생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현장을 가본 사람들은 "이러니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나"라는 말을 내둘렀다.

 

 

내가 살았던 곳이 화성이긴 해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지역과는 다소 동떨어진 곳이였다. 그런데 단지 화성에 산다는 이유로 다른 시에 가면 나에게 "무섭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하곤했다.

중학교 수련회를 제주도로 갔는데, 관광 오신 어른들이 "어디서 왔으냐" "화성에서 왔다" "아니 그 무서운데 어떻게 사느냐"라는 질문이 몇번이나 이어졌다.

 

동네 선배가 군에서 휴가나와 들려준 이야기는 더 어이없었다.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선배는 북한쪽에 선전방송을 하는데, 북한군과 방송으로 말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군이 "너는 어디 사냐"라는 질문에 "화성에 산다"라고 하니, "아 그 살인사건 일어나는데"라는 답변이 돌어왔다고 한다.

 

화성연쇄살인으로 인해 난 굉장히 무서운 지역에 사는 간큰 학생이 된 셈이다.

 

오랫동안 잊고있던 이 사건이 다시 떠오른 것은 도보여행중에 본 영화 '살인의 추억'때문이다. 그리고 연이어 쏟아진 기사들로 어릴 적 내가 살면서자세히는 몰랐던 내용들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다양한 기억을 남긴 화성연쇄살인사건. 그러나 이 사건의 범인은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미결사건의 선례는 또다른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하며 '해결못한 완전범죄'는 모방범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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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권의 심판론과 박대표 피습의 결과로 한나라당이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잔칫집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제는 후퇴됐다. 이는 단순히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방자치의 의의는 무엇일까. 중앙정부와는 달리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정책을 펴고,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닐까. 때문에 그 지역을 잘 알고, 그 지역사람들을 위하는 인물을 뽑기 위한 것이 지방자치선거가 아닐까. 예산의 50%이상을 책정하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중앙정부와 연결된 주장에 넘어가 평가받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한 예로 난 경기도지사가 진대제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는 당을 떠나 조직을 이끌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과의 차이를 논하기 때문이다. 도지사는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화 투쟁과 저격수 노릇을 한 김문수가 감당할 자리가 아니다. 수천 수만의 조직을 꾸려본 사람만이 가능하다. 진대제가 한나라당, 김문수가 열린우리당으로 나와도 이는 불변의 사실이다. 그런데 김문수가 됐다. 경기도민들은 바보같은 선택을 했다. 누군가 "그것이 민심이다"라고 말한다면, 난 그 민심이 잠시 미쳤다고 말하고 싶다. 경기도민은 자신들의 삶을 책임져줄 사람이 아닌, 정치적 야욕을 가진 사람을 선택함으로써, 경기도지사가 대선을 향한 워밍업공간으로, 그리고 경기도민은 그 워밍업의 희생양임을 스스로 자처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보고 뽑을 수도 있다. 그들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가끔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신못차리고 그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뽑아달라고 하는데, 그것은 시의원이나 도의원들의 발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그 지역에서 국가를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떠나서 생각하기 힘들다. 국가의 대표적 정치색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다르다. 그 대표적 정치색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지역을 죽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를 비판해 그 상대적인 효과로 이득을 얻고자 한 한나라당은 분명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이 나라 정치를 후퇴시킨 장본인으로 남을 것이다. 오로지 대선으로, 오로지 이 나라의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실질적인 안정과 평안을 버린 단체에 불과하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는 아쉽게도 다음 대선때 한나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 우매한 국민들은 신과 같은 정책으로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일단 비판을 하고 가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단체장들과 기초단체장들이 그런 도민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는 바로 소속당과 연결되어 비판할 것이고, 한나라당 사람이 많은만큼 그만큼 비판할꺼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내 몸에 와닿는 정책은 국가의 정책이 아니라, 지역자치단체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정동영의장이 한나라당을 마술과 같은 당이라 불렀다. 공천파동 등 그 어떤 문제가 생겨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당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여기에 "그만큼 열린우리당에 많은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나 다른 당들이 대안이 될 수 없는가. 이들보다 썩은 한나라당은 봐주고, 똑같이 썩은 열린우리당은 못봐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여기서 이번 한나라당의 압승은 안타까운 것이다.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승리하는 당. 그것은 이 나라의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당신이 적격이다"보다 "그냥 재가 보기 싫어서 네가 해라"식의, 또 4년간의 후회를 남길 짓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되풀이된다. 국회의원선거에서도 그리고 또다시 벌어질 수많은 선거에서 말이다.

 

한나라당의 압승. 당 차원에서는 축하할 일이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단체의 뿌리내림을 바라는 차원에서는 아쉽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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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날라온 민방위 교육훈련소집통지서. 어차피 정해진 날짜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기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맘먹고 오늘 민방위 교육에 참가했다. 가서 하는 일은 그다지 없다. 앉아서 3시간 강의를 듣고 1시간 시청각 교육을 받고오면 되는 것이다. 100% 허탈감을 느끼고 오는 '시간때우기' 교육이다. 첫째시간, 대부분 사람들이 젊디 젊은데,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강사가 알려주고 있다. 물론 아주 쓸모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민방위에서 할 강의는 아니다. 두번째,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해 강의한다. 결론은 술담배 하지말고 운동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있는 이야기다. 세번째, 그나마 사람들이 집중해서 듣는다. 교통사고의 사례와 분석,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참석한 사람들중 다수가 운전자이기에 그나마 집중해서 듣는다. 네번째, 시청각 교육이라 해서 우리나라의 우수성과 통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군대에서 들었던 내용과 범위가 같다. 복습하는 기분이다.민방위 교육을 마치고 나온면서 민방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민방위 : 적의 군사적 침략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민간인에 의해 실시되는 비군사적 방위행위

 

내가 연차가 높지않아서인지 몰라도 4번째 듣는 이번 민방위교육에서도 위의 정의와 유사점을 찾을 수 없었다. 아, '민간인에 의해 실시되는'는 맞는 것 같다.

민방위 교육을 받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다. 거기에 휴대폰으로 직장일을 처리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자신이 가지고 온 잡지나 책자를 보고 있다. 오로지 교육참가증을 받기위해 (안그러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 자리에 나오는 것이다. (직장인 민방위도 똑같은 시간 허비하기는 마찬가지다)

 

졸거나 휴대폰을 받는 사람들에게 일순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몇 차례 받다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왜 민방위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정확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군대를 갖다와서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예비군을 받고, 예비군 기간을 마쳤기 때문에 민방위 교육을 받는 것 뿐이다. 혹은 면제나 의병, 의가사 제대는 예비군 훈련없이 바로 민방위 교육을 받는다. 어떠한 사전 설명없이 그냥 교육에 참가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정의 역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인터넷 백과사전을 이용해 알았을 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부가 취하는 행동이다. 정부는 민방위 교육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교육내용을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당정은 안보위주 교육과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지는 강의로 불만이 많은 소양강사 제도를 폐지하고 체험과 실기교육으로 전환하는 한편 IT강국의 위산에 걸맞게 최첨단 영상물이나 사이버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민방위 교육을 참석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왜 들으러 가는지, 왜 참석해야 하는지, 왜 민방위 제도가 존재하는지를 우선 모른다. 거기에 아무리 최첨단 교육을 갖다붙혀도 이들에게는 '민방위'란 자신의 생업 혹은 자신만의 시간을 빼앗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오늘 내가 참석한 그 자리에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왔다고 한다. 오전 교육만 그랬으니, 오후에도 비슷하다고 쳤을 때 400여명. 그것이 내 지역에만 한달내내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조금 끔찍하다.

 

정부통계로는 1~4년차 민방위 대원이 176만명이라고 하니 이들이 소모하는 시간과 이에 다시 준하는 강사 선택 및 소요예산이 너무 쓸데없는 곳에 쓰인다고 본다.

 

또다시 하반기에 날라올 민방위 교육소집통지서를 보고  "한숨 잠이나 자러갈까" 혹은 "가서 오늘은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을 생각하니 어떻게 보면 짧은수도 있는 4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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