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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특집으로 영화 '한반도'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아해도 영화관에서 볼 때에도 극단적 민족 감정 노출로 인해 불편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안성기, 문선근, 조재현, 차인표 등의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과 나름 이슈화될만한 소재로 인해 제법 관심있게 봤었다.

 

 

강우석의 한반도를 말하다.

역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과거의 일들을 청산할 수 있을까. 과거 조상들이 행했던 잘잘못을 우리가 평가하고, 그 역사에 개입된 외세를 비롯한 제 3자들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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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반도

 

그것이 오늘 3.1절을 맞이해 케이블에서 방송됐다. 내용은 익히 다들 알고있기에 스토리를 말할 필요는 없는 듯 싶고, 글을 남기고 싶은 이유는 딱 한 대사때문이었다.

 

안성기가 '가짜' 옥새가 파괴된 것에 대해 일본 대사관을 그 배후로 지목하고 군으로 하여금 봉쇄시키자, 일본이 해상에 자위대를 파견해 한반도를 위협에 몰아넣는다. 이후 총리인 문성근과 정치인들이 대통령에게 몰려와 즉각 봉쇄를 풀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일본이 몰려온 잘못을 대통령에게 따진다. 문성근은 경제 등의 이유로 일본과의 충돌해서는 안됨을 강조한다. 그러자 안성기가 말한다.

 

"국가는 회사가 아닙니다"

 

순간 이명박이 생각났다. 국가를 회사로 알고 국민을 종업원으로 아는 현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이다. 국민의 삶의 질이나, 자유로운 생각 등은 모두 무시한 채, 오로지 "그래 너희 배불리 먹여주기만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만 국가를 이끌고 가려는 대통령 말이다. 안보도 불안하고 생각은 차단당하고 국민은 죽어나가고 언론은 숨죽여야하는 상황에서도 자기 사람 채우기로만 일관하는 대통령 말이다.

 

 

교과서에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프라테스가 낫다며 인간의 삶에 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국어, 국사까지도 영어로 가르치라고 말하는 대통령은 오로지 '배부른 돼지'만을 국민에게 강요한다.

 

더 문제는 그 회사도 지금의 회사가 아니라, 자기가 한창 활동하던 30~40년 전을 말한다. 의식의 후퇴는 10년이 아니라,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토요일 종로를 지나는 데, 대한민국 시내가 죽어있었다. 전투경찰들만 깔리고 국민들은 이들을 어이없는 눈으로 보고 있다. 가게 문들을 모두 닫혀있었다. 토요일 밤 10시에 말이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말한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이게 무슨 난리냐"

 

그렇다. 대통령 하나가 문제다. 그런데 그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은 아직도 이 사태가 자신들이 아닌 과거 참여정부 탓으로만 돌린다. 이제는 절대 회장님을 뽑지 말아야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을 안아줄 수 있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PS. 영화는 논란을 일으켰지만, 명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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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00번째 포스팅을 넘었다. 2005530일 새벽 115분에 첫 글을 올린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한다. 당시 '광주발 열린음악회'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방송을 보다가 순간 ''에서 올린 글이었다. 그이후 1000번째까지의 글을 쭉 살펴보면서 확실히 달라진 것이 있다.

 

아해소리 메인

 

첫째. 고민에 대한 글에서 사회 현상을 나열하는 식의 글로 변했다. 글은 길어졌지만 깊이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둘째. 이슈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그러다보니 어느 새 잡지형에서 일간지형으로 변해갔다.

 

셋째. 감정의 폭발이 강해졌다. 이전에는 글에서 분명 ''받은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차분했지만, 지금은 그 차분함이 사라졌다.

 

넷째. 사진이 많아졌다. 글로서만 포스팅을 하던 때를 지나 어찌되었든 한 장의 사진이라도 첨부하기 시작했다.

 

다섯째. 제목이 길어졌다. 좋게 말하면 표현이 잘된 것이지만, 결국 보면 짧게 드러내는 법을 점점 잊어가는 듯 싶다.

 

1300여일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시 많은 사람들과 싸우기도 했다. 또 많은 기회를 제공받았지만, 다시 많은 기회를 상실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좋다. 내 직업과 내 주변 사람과 내 상황을 고려치 않고 내 멋대로 쓸 수 있는 공간 말이다.

 

2000일이 되었을 때 이벤트라도 해볼까?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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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연예부 기자들은 참 많다. 각종 오프라인 스포츠지, 온라인 연예매체 등은 물론 연예부라 부르기에는 그렇지만, 중앙일간지 문화부 소속 가요, 방송, 영화 담당 기자들까지 포함하면 셀 수가 없다. 매체와 기자가 많아지다보니 연예인들을 데리고 있는 기획사에게는 불편한 고민과 행복한 고민이 상존한다.

 

 

연예 매체, 소녀시대에 회의감을 품기 시작하다

연예매체 혹은 연예기자들이 연예인을 대상으로 써내려가는 기사는 단순히 그 연예인이 스크린 혹은 브라운관에서 보여지는 모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가수로 폭을 좁히더라도 음악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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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상대할 기자가 너무 많다"

 

모 대형 가수의 컴백 당시 일화다. 대개 가수들이 컴백할 경우 음반 홍보를 위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다. 신인들의 경우에는 언론사를 일일이 돌면서 인사 겸 인터뷰를 하지만, 스타급 가수들의 경우에는 크게 두가지 형태를 띈다. 하나는 기자들을 몽땅 불러놓고 하는 기자간담회가 있다. 지난 해 컴백한 신승훈 등이 이 경우다. 왠만큼 말빨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다. 두번째는 라운드 인터뷰라 하여 기자들을 그룹별로 모아 며칠에 걸쳐 인터뷰를 하는 경우다. 이경우 오프라인, 온라인, 혹은 매체별 특성에 따라 묶어서 진행한다. 이효리가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이 대형 가수의 경우에는 신인들과 똑같이 며칠동안 언론사를 돌며 인터뷰를 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언론사는 많다보니 결국 친분이나 매체의 네임밸류에 따라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러다보니 해당 소속사의 매니저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한팀은 이 가수를 쫓아다니며 인터뷰를 진행했고, 다른 한쪽은 방문하지 않은 언론사를 상대로 '사과'를 하러 다녀야했다. 매체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생긴 에피소드다.

 

 

사실 연예기획사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연예 매체가 생길 때마다 고개를 젓는다. 지금도 포화상태인데 점점 늘어나는 매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새 매체에 기존 매체에서 활동한 기자라도 들어간다면 더욱 머리 아파진다. 특히 이는 네이버나 다음이 정식으로 계약한 것이 아닌, 웹크롤링으로 포털을 활용하는 매체들로 인해 더더욱 곤란해져 있다. 실제 한 소속사의 홍보담당자는 "우리 매체가 네이버에서 검색이 가능하니 알아서들 해라"라는 식으로 말하며 엉뚱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며 곤란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에 대한 비판? 저쪽 기자가 막아줄 것"

 

또다른 한 일화. 한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에 대한 열애설이 터졌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직접 현장을 목격했고, 연예 사진 및 주변 사람들의 증언까지도 거의 완벽하게 확보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몇몇 타 언론사들의 기사때문에 묻혔다. 소속사에서 제공한 "단지 친한 사이일 뿐 연예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보도자료에 밀려버린 것이다.

 

세번째 일화. 아직까지도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연기력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대형기획사의 한 신인은 많은 매체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 기획사는 곧 친한 매체 및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연기력 논란 물타기에 들어갔다. 결과는 성공적인 편이다. 솔직히 '나 연기 못한다'라고 말한 연기자에 대한 비판은 붕 떠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 연기를 지켜봐야했고, 연기력 향상을 통해 자신의 연기력 논란을 무마시켜야 할 연기자는 결국 매체를 통한 변명으로 연기력 논란을 무마해 버렸다. 그리고 이 연기자는 당당히 상까지 수상했다.

 

연예부 혹은 문화부 기자들인 연예인을 대하는 것은 사실 정치부 기자가 국회의원을 대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를 우습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발언 하나는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연예인은 수백, 수천, 수만명의 대중들을 쉽게 움직일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이 몇몇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이기에 좀더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하는 이들이 기자라고 본다. 하다못해 영화 시사회를 가더라도 그것이 홍보 차원이 아닌 보다 정직한 리뷰로 관객들의 돈이 헛되이 나가지 않도록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연예기획사와의 친분에 따라 혹은 기자들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서로 치고받고 하는 모습은 이제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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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람들과 모인 자리에서 문득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첫째는 이제는 이명박을 욕한다고 해서 특별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정권과 달리 도덕성을 무기로 하는 정권이 아니기에, 이미 덕지덕지 썩은 딱지가 들어앉은 정권이기에 욕 얻어먹는 것이 당연하고, 욕을 들어먹는 입장에서도 이를 당연시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웃긴 말일지 모르지만 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집권 3개월만에 이정도로 민심을 화나게 하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한심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섰다. 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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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간단한 비교로 얼마전 성폭력 사태로 지도부가 사퇴한 민주노총에게 언론과 여론은 '도덕성을 무기로 하는 진보진영'이라는 말을 붙혔다. 물론 성폭행 등과 같은 무거운 죄를 지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정부와 한나라당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이 성폭행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민을 상대로 여러가지 폭행을 저지르고 거짓 정보를 유통하고 기만하는데도 이들은 '양심'을 이미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 어떤 욕도 안 먹힌다.

 

두번째는 이런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무덤덤하다는 것이다. 이게 반응이나 변화가 있어야 욕하고 비판하는 사람도 더 하든지 덜 하든지 하는데, 아예 반응이 없다. 귀를 틀어막고 그냥 잘못된 길 걸어가고 국민에게 고통 주면서, 이에 대해 "길 좀 제대로 걸어라"라는 말을 해도 싹 무시한다. 그게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지면 가식적인 사과와 잠깐 물러난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되면 다 때려잡는다. 대통령은 촛불의 진심을 이해한다고 거짓 떨고, 그 밑의 사람들은 몽둥이 들고 참가자 잡으러 다니는 꼴이다.

 

 

이명박에 대한 대화 내내 이런 분위기가 흘렀다. 문제는 사적인 대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적인 영역인 언론과 여론의 말 역시도 여전히 정권과 여당은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대충 얼버부리고, 때려잡고 협박하고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며 구속시키면 된단은 생각을 갖는다. (이렇게 쓰니 정말 5공이다) 아니라고? 착각이라고?

 

미네르바는 자기 의견 올려 구속당하고, 청와대 행정관은 자기 아이디어로 대국민서비스를 해야하는 경찰을 협박했는데도 사직 수준에서 그쳤다. (정말 국민들이 개인 아이디어라는 청와대의 말을 믿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학자가 글을 쓰자 정부 비판 글을 자제해달라는 반협박을 했다. (경향신문 인용 : 우석훈 박사는 1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일 정부 고위 인사로부터 정부 비판 글을 자제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기는 했지만 정부 관계자가 직접 전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인사는 청와대 홍보실에서 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도 했다면서 사실상 청와대가 원 소스이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나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퇴임할 즈음 결과만 좋으면 되지 않는가라고. 박정희때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댓가는 대다수 국민들의 고통이었고, 향후 미래 자손인 현 우리들에게 희한한 사회 구조와 얄팍한 경제 논리, 그리고 풍성하지 못한 정신세계를 안겨줬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또다시 그러한 과정을 겪고 있다. 설사 2~3년 뒤 이명박이 경제를 살렸다고 하더라도 난 이명박이란 인물에 대해 그리 호평을 주지 못할 듯 싶다. 2~3년 동안 죽어간, 고통받는, 움츠려들은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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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드폰’ 리뷰에 이어 '핸드폰'에 대한 내용을 또다시 올려본다. 사실 첫 공개된 영화와 시사회 장소에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보면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112일 제작발표회 당시 메이킹 필름때와의 상황이 겹쳐서였다.

 

 

소통을 막는 소통기계 '핸드폰'…인간을 고립시키다

영화 '핸드폰'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이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좀더 속으로 들어가보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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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드폰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사측은 메이킹 필름을 선보였다. 이 화면에서 매니저 오승민 역할을 맡은 엄태웅은 "요즘 바쁩니다"라고 운을 뗀 뒤에 신인 여배우 진아 (이세나 분)을 띄우기 위한 자신의 바쁜 하루 일과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같은 흐름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전 10시 화보 촬영

오후 2시 감독 미팅

오후 4시 라디오 생방송

9PD, 기자 접대

 

제작발표회때 기자들의 눈에 포착된 부분은 바로 마지막 밤 9시 접대 부분. 사실 PD든 기자든 접대를 받는다. 물론 기자나 PD 개개의 성향에 따라, 해당 매니저와의 친분에 따라 그것이 '접대'인지 그냥 술자리인지를 확연하게 선을 긋기는 어렵다. 직접 현금이나 주식 등이 오가면서 출연 등의 청탁이 이뤄졌다면 모를까, 그냥 친분으로 만나 서로 술 사주는 사이라면, 딱히 '접대'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연예계 바닥에서 종종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작발표회 당시 'PD, 기자 접대' 부분은 현장의 기자들을 불편하게 했음은 사실이었다.

 

과거 스포츠지가 막강하게 힘을 발휘할 때면 모를까, 최근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연예부 기자들이 연예쪽 매니저들에게 일상적인 대접도 못 받는 마당에 영화에서 나오는 '접대'는 어이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최근 연예부 기자들이 여기자가 많아지는 관계로 매니저들조차 방법을 달리 하는 행태라는 말도..). 곧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고, 관련 기사도 나왔다. 연예계의 은밀한 뒷이야기를 그렸다는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난 기사도 선보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시사회에서 접대 장면에서 등장한 인물들은 광고주와 PD 뿐이었다. 직접 거론은 PD 뿐이었다. (그것도 정황상 대놓고 SBS라는..) 보도자료에서도 기자는 빠져있었다. '광고주와 PD들을 접대하기에 바쁜'이라는 문장이 들어갔을 뿐, 기자가 거론되는 문장은 찾기 힘들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메이킹 필름 자막에까지 '9PD, 기자 접대'라고 들어간 상황이 어떻게 모든 자료와 영화 정황상의 느낌에서 빠졌을까. 뭐 추정을 해보면, 영화 내용처럼 배우를 띄우는 문제라면 방송국 PD가 중요하겠지만, 영화 그 자체를 띄우려면 기자들의 힘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무관심'보다는 나을테고, 그 칭찬과 비난을 일일 단위로 할 수 있는 존재들은 PD가 아닌, 기자들이니 말이다.

 

어쨌든 재미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와 버렸다.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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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드폰'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이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좀더 속으로 들어가보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핸드폰이 도리어 인간-인간 관계를 차단시키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리고 좀더 한발 더 들어가보면 편리한 연결 기기인 핸드폰은 주된 흐름에서 벗어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리고 일상적으로 타인으로부터 비의도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배틀 로얄>, 혹평과 불가능을 이야기했던 영화들.

영화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항상 흥미롭다. 특히 어떤 영화가 제작 자체를 거부당하다가 극적으로 제작돼 대박을 치거나, 혹평을 받던 영화가 대박을 친 이야기들은 짜릿하다. 또 배우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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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드폰

 

뭐 내용은 이렇다.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인 진아(이세나 분)를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정까지도 챙기지 못하고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매니저 오승민(엄태웅)은 어느날 휴대폰을 분실한다. 문제는 그 안에 진아의 남자친구가 오승민에게 돈을 요구하기 위해 진아와의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낸 것이 고스란히 있다는 것. 이 순간부터 오승민의 일상은 꼬이기 시작한다. 전화를 주운 정이규(박용우)는 대형마트에서 친절 사원으로 뽑힐 정도로 성실한 남자다. 그러나 승민과 통화하는 이규에게는 친절 사원의 모습은 없다. 이규는 대형마트에서 자신이 받는 일상적인 언어적 폭행과 심적 고통을 그대로 승민에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이들과 승민의 아내 김정연 (박솔미 분)까지의 관계가 엮이면서 이야기는 복잡해진다.

 

영화는 꽤 스피디하면서도 각각 인물이 가진 캐릭터와 직업의 특성을 잘 살려낸다. 엄태웅과 박용우의 대화를 통한 심리 대결이나, 박용우의 이중적인 인물 표현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라는 질문을 관객들이 끊임없이 가지면서 상황에 대한 추론을 하도록 적절히 유도한다. 이들이 가진 직업에 대한 관객의 이해도 역시 높아진다.

 

영화를 보다보면 두 내용에 눈길이 가게 된다.

 

 

그 첫번째는 정이규가 가지고 있는 직업과 그 직업에 대한 가해자의 위치다. 정이규는 대형마트의 직원이다. 고객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늘 친절로서 대응한다. 그 대가로 최우수 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언어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정이규에게 입힌다. 정이규는 그것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 쌓아놓는다. 정이규가 오승민에게 가한 폭력은 정이규가 마트 손님들에게 당한 폭력과 그 강도가 동일하다. "너도 나를 무시하냐"라는 정이규의 발언은 오승민이라는 대상때문에 핸드폰을 통한 가해를 한 것이 아닌, 자신이 받은 상처를 치유키 위한 행위이다. 이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힌다.

 

관객들 중에서는 대다수 대형 마트를 이용한 사람일테이고, 정이규에게 행한 행동과 유사한 행동도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거꾸로 마트에서 일한 경험으로 인해 정이규와 일체화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핸드폰을 통해 오승민을 비정상적으로 한 것은 정이규가 아닌, 정이규의 뒤에 서있는 비정상적인 손님들, 사회속의 인물들이다.

 

두번째는 아내 김정연이 남편 오승민에게 계속 만나서 대화를 하자고 하고, 오승민은 전화로 하라고 하면서 직접적인 만남이 못 이뤄져 서로간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과정이다. 오승민은 김정연에게 핸드폰으로 이야기하자면, 꼭 만나서 이야기해야되냐고 되묻는다. 김정연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한다. 핸드폰은 커뮤니케이션 기기다. 소통을 위한 기구이며, 서로의 공간을 없앨 수 있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는 비정상적인 관계임을 말해준다. 어느새 사람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핸드폰이라는 기계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앞에 앉은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얼굴의 표정을 읽으면서 하는 대화에 점점 사람들이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눈 앞에는 모니터와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데, 귀와 입은 또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하고 있다. 결국 불완전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핸드폰을 사용하면 할 수록, 핸드폰으로 모든 소통을 이어나갈 수록 사람들은 고립되어 간다. 늘 항상 연락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막상 얼굴을 맞대고 나면 할 말이 사라진다. 상대의 감정의 변화에 대해 반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소리로, 문자로만 느끼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김정연과 오승민의 관계는 핸드폰이 멀게 한 것이다.

 

물론 영화는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이 나온다. 오승민이 정이규를 찾아내는 장면은 더욱 그렇다. 또 동시에 이곳 저곳에 이야기보따리를 너무 많이 풀어놓아 관객들에게 간혹 혼란스러움을 전달하기도 한다. 137분이라는 긴 상영시간도 부담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핸드폰'을 통한 범죄, 스릴러, 공포보다는 '핸드폰' 그 자체가 주는 무미건조하면서도 비일상적인 삶, 그리고 이를 통한 잠재되어 있는 고립감에서 오는 공포를 느낄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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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은 아이돌그룹만 판을 치는 기존의 음악시상식과는 굉장히 많이 다르다. 52명의 음악 관계자들이 각각의 기준에 따라 후보를 선정한다. 그러다보니 각각이 추구하는 음악적 성향에 따라 후보가 너무나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대중성보다는 음악성을 위주로 하다보니 아이돌그룹들이 끼어틀 틈이 극히 적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돌그룹은 '질이 낮은' 음악을 하고, 인디그룹이나 싱어송라이터들은 '질이 높은' 음악을 한다는 선입견을 강하게 갖는다.

 

 

방송 3사 연말 음악방송 합쳐야 되는 이유

29일 SBS, 30일 KBS가 각각 '가요 대전'과 '가요 대축제'로 연말 음악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아직 MBC가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 두 프로그램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예상되는 공통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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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이때문에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오른 이들도 대부분 인디 혹은 대중성은 물론 음악성까지 인정받는 몇몇 싱어송라이터들만 눈에 띄고, 아이돌그룹 들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때문에 한국대중음악상은 후보를 발표하자마자 아이돌그룹 팬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이번 제 6회도 마찬가지다. 후보 발표 당일 홈페이지는 이미 다운됐다.

 

그럼 한국대중음악상은 과연 공정한가. 지난 해 표절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지난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후보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정위원들은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또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선정 기준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 아예 기준을 명문화했다. '이런 내용을 적시했고, 그 기준에 따랐으며 이후에는 많은 이들의 의견을 받아 다시 수정할 것이다'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 역시도 논란을 피해가기는 힘들 듯 싶다. 아니 어떻게 보면 '우리는 주관적이다'라는 것을 아예 명문화한 셈이라 실제 시상식을 전후해 더 큰 논란을 낳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후보를 선정하는 기준보다도, 선정위원을 선정하는 기준이 더 구체적이어야 함을 문서로서 보여준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정위원들은 후보를 공개하면서 이번 6회부터는 선정 기준을 명문화한 작업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남 위원장은 "이번에 각 시상 부문에 대한 정의가 뭐냐는 등 토론과 연구를 했고,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정 기준을 명문화하는 작업을 했다""물론 이 기준들이 고정 불변은 아니고 차후에 꾸준히 수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은석 위원도 "명문화된 규정이 이번에 만들어진 것이 늦은 감은 있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견해라는 다소 애매한 범위 내에서 논의되었던 것을 이번에 명문화한 것에 의미를 두었다""그동안 기존 시상식의 대안으로 진행되었던 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연륜을 갖춰가며서 보다 지속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시상 규정으로 2009년 시상식 가이드라인은 이것으로 확정되었지만 향후에는 내용이 추가될 수도, 삭제될 수도, 수정될 수도 있다"며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선정 기준이 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배포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 규정'을 보면 대중음악상의 정의라든가, 자격 요건, 선정 절차 등은 무리없이 기재되었지만 제일 중요할 수 있는 '시상 부문의 심사 지침'의 몇몇 항목은 해석하기에 따라 난해할 수 있는 문구들이 삽입되어 있다.

 

노래 부문의 경우 '작사/곡에서의 창작적 성취와 시대성의 쟁취를 최우선적으로 평가한다. 연주와 녹음 및 노래의 완성도에 기여한 모든 분야를 함께 고려한다'는 내용을 기본 지침으로 하고 이어 종합분야에서 '올해의 노래' 심사 지침으로는 '방송 횟수나 대중적 공감대를 고려하되, 기본 지침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한다'고 기재했다. 선정 위원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번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오른 곡들은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 아름다운 것), 원더걸스 (The Wonder Years - Trilogy (EP) - Nobody), 장기하 (싸구려 커피 - single), 토이 (Thank You - 뜨거운 안녕), W&Whale (Hardboiled - R.P.G Shine)이다.

 

이에 대해 박은석 위원은 "문건 자체가 모든 틀을 찍어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이번 명문화된 선정 기준은 저희가 목표로 삼고 있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님처럼 내용이 난해하다라고 느끼는 위원도 있을 것이다. 52명 각각이 해석해서 합산한 자료를 가지고 심사했다. '시대성의 쟁취'라는 말 자체가 날카롭게 들린다거나 메시지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보시는 것 같은데, '국민 가요'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좋아한다면 충분히 시대성을 쟁취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창남 위원장도 "선정 기준으로 제시한 문건은 과잉 기준보다는 최소 규정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했다. 어느 규정이든 정량적인 평가가 아닌 다음에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칫 앨범 판매량, 네티즌 투표, 방송 횟수 등을 고려해 아이돌그룹들이 싹쓸이하는 기존의 시상식이 더 공정하다는 말을 들을 판이다. 비주류를 위한 고민이라기보다는 비주류를 더 비주류로 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올해의 신인' 선정 역시 다소 의아했다.

 

이들 선정위가 '올해의 신인' 선정 기준으로 내세운 내용을 보면 기준연도 (2007111일부터 20081030일까지)에 정규 데뷔음반 (EP 혹은 앨범)을 발표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정규 음반을 발표했던 밴드 혹은 그룹의 일원으로 한국대중음악상의 최종 후보로 지명된 적이 있는 음악인이 솔로 혹은 새로운 밴드나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러다보니 올해 '대박 신인'이라고 하며 대중들에게 눈길을 끌었던 '장기하와 얼굴들'들이 '올해의 신인'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리더인 장기하는 대중들에게는 올해 혜성같이 나타난 인물로 보였지만, 실제 2002년부터 그룹 '눈뜨고코베인'에서 활동했고, 이 그룹은 지난 2007년 제 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록 싱글' 부문 후보로 올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준은 향후 논란을 일으킬 소지를 지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솔로의 경우에는 해당 당사자의 후보 지명 여부에 따라 판단이 가능하지만, 밴드 혹은 그룹의 경우 소속된 멤버 한 명 때문에 첫 앨범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멤버들이 '올해의 신인'에서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명때문에 전체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아직 진화하는 단계다. 그러나 이날 선정위원들이 말했듯이 대안적 성격의 시상식으로만 그칠 수는 없다. 음악 시상식의 또하나의 주류 시상식으로 발돋음해야 한다. 그렇다고 후보들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좀더 철저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 그 기준에 의해 아이돌 그룹이든, 인디그룹이든 누가 선정되든 뒷탈이 없도록 하려면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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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막은 조금 지루했다. 조연들의 현란한 몸짓과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가 들리기는 했지만, 단조로운 색채는 피곤함을 안겨줬다.

 

 

29살 싱글들의 고민과 재미 그리고 방향....뮤지컬 '싱글즈'.

“난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인생의 숙제 둘 중 하난 해결할 줄 알았어. 결혼하거나 일에 성공하거나. 그런데 이게 뭐냐고.”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올려지고 있는 뮤지컬 ‘싱글즈’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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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앤줄리엣 뮤지컬

 

지난 129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어떻게 꾸며 관객들에게 어필하는가가 관건이다. 특히 이미 2007년 공연과 더불어 '레딕스 십계''노트르담 드 파리' 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 불편함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국내 관객들은 빠른 속도의 이야기 전개와 유쾌함, 군무 형태의 안무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2007 '로미오 앤 줄리엣'의 고민은 고스란히 2009년으로 대물림될 수 밖에 없었다.

 

결론은 배우들의 넘버 소화, 안무, 음악, 화려함은 여전했지만, 단조로운 의상과 조명, 부드러운 음색으로 인한 단조로움은 여전했다.

 

레드와 블루로 대표되는 캐플렛가와 몬테규가는 색으로 인해 대립과 증오가 굳이 따로 설명이 필요없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되기는 했지만,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는 좀더 다채롭게 꾸밀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또한 여전히 '죽음'의 역할은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느 정도 내용을 아는 이들에게도 '죽음'이 던지는 메시지를 쉽게 파악하지 못한다. 극 전체가 표현하는 복수와 폭력, 죽음과 저주를 이야기하지만, 그 이야기의 전달 강도는 낮았다. 어쩌면 이는 뮤지컬 자체에서 '죽음'이라는 캐릭터의 필요·불필요의 구분을 지어 평가하기보다는, 국내 관객들이 캐릭터가 명확하고도 확실한 위치를 점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오가는 뮤지컬 넘버와 힙합, 브레이크댄스, 아크로바틱 등 역동적인 배우들의 움직임이 극의 몰입도를 높힌다는 것이다. 남성 앙상블과 여성 앙상블이 다소 과격하게 몸을 부딪치며 싸우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 어쨌든 '싸움'을 잘 묘사했다는 느낌을 주긴 했다. 또한 이번에 처음 공개된 '스무살이 된다는 것'은 물론 새로이 구성된 '시인의 노래' '사람들이 수군대지''권력' 등은 풍성함을 더했다. 특히 줄리엣의 유모가 홀로 무대에 서서 부르는 '그녀가 사랑에 빠졌네'는 풍부한 성량은 물론, 줄리엣의 마음을 줄리엣보다도 더 강하게 관객들에게 어필했다.

 

여기에 이미 널리 알려진 '세상의 왕들''사랑한다는 건''베로나' 등은 배우들의 한층 농익은 실력으로 인해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

 

돋보였던 것은 공연이 끝날 무렵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와 배우들과 공연의 끝을 즐겼다는 것이다. 앵콜곡과 안무가 극을 위한 것이 아닌, 관객을 위해 서비스 한 셈이다. 특히 지난 131일 공연에서는 '캐플렛경'역을 맡은 배우 '아리에 이따'가 생일을 맞이해 관객들의 축하를 받은 모습은 편안하게 느꼈다. (케익을 들고 나올때 불이 꺼질랑말랑한 그 아슬아슬한 느낌은.)

 

- 아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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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일 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만료와 함께 난 < 내가 기억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는 1994년 행정구역 편입으로 안산시에 살게되었지만, 지금 그 자리는 당시 화성군 (현재는 시로 승격) 자리였다. 때문에 '살인'이라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법적 구속력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그러나 같은 해인 2006년 12월 14일부터 또다른 제 2의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동안 10회의 살인사건이 벌어졌지만, 이번에는 3년 동안 무려 7명이 살해당했다. 지역도 당시에는 태안쪽이었지만, 이번에는 반월을 중심으로 벌어졌다. 군포, 안산, 수원 등의 지역이 거론되어 사람들 입장에서는 넓게 생각될 지 모르지만, 이 지역은 모두 15여년 전에는 '경기도 화성군 반월면' 내에 소속되어 있는 '리'단위의 지역이다. 반월동사무소를 중심으로 모두 승용차로 5분 거리 안에서 둘러볼 수 있는 지역인 셈이다.

 

이전에 쓴 글 내용에 이런 글이 있다.

화성군 (지금은 시로 승격)은 가본 사람은 알지만 굉장히 넓은 지역이다. 지금도 서울시보다 넓지만, 당시에는 현재 안산시, 수원시, 군포시 등으로 편입된 지역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그 규모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화성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이후에 최근 여대생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현장을 가본 사람들은 "이러니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나"라는 말을 내둘렀다.

 

이 글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살인범 강호순이 암매장한 지역은 이같이 넓은 농지 중심의 지역이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지 18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지역은 그대로인 것이고, 범죄도 비슷하게 발생한 것이다. 암매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구반월 지역과 상록수 역 근처 야산을 뒤지다가 또다른 시체를 발견했다는 말이 택시 기사들 사이에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도권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대부분이 타지 사람들로 어느 새 꽉꽉 채워져있기에 전과 같은 마을의 정이라는 것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지역은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때와 달리 집성촌 (같은 성씨끼리 모여사는 동네)이 형성되어 있어, 타지인들의 도둑질은 있을지언정 이같은 극악한 범죄는 일어나지 않았다. 창말 00씨네, 대야미리 00씨네, 건지미 00씨네, 웃말 00씨네, 입북리 00씨네 등으로 구성된 지역이기에 금방 누가 어떻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귀신보다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는 세상으로 변해간다는 것에 이미 편입되어 있는 상황으로 변했다.

범인이 잡혔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느 새, 세상이 강호순과 같은, 유영철과 같은 범죄자가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건을 100% 사회 구조의 탓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사회 속에서 교육이나 분위기 등으로 충분이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해소리 -

 

PS. 전에 버스를 탔을 때 고등학생들이 떠드는 이야기를 들었다. "000가 이번에 나보다 점수 더 잘나왔는데 정말 죽이고 싶다". 경쟁에서 뒤떨어지고, 사회에서 소외받고, 관심 속에서 멀어진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이성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고고한 자세로 외치지만, 이미 인성이 형성되는 10대에 이성을 버린 채 '경쟁''성적''성공'의 방법만 배운 이들에게 뒤늦게 '이성'을 외친다고 과연 그것이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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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영화 제작발표회장에서 장담한 주연배우들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주식이라는 소재를 처음으로 다루며 베일을 벗은 영화 '작전'은 긴박감있는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대사들,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있는 연기로 2009년 한국영화를 산뜻하게 출발케 했다. 일면 한국 영화의 부진을 씻어줄 호재로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상식의 영화 <변호인>을 정치의 영화로 만드는 수구세력들

미디어펜인가 하는 찌라시 언론의 논설실장인 정구영인가 하는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수구세력들은 아직도 영화 의 흥행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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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전

 

억울한 일이 생기면 잠도 못 자는 성격의 소유자 강현수(박용하)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혼자서 주식을 연마해 프로 개미가 된다. 작전주 하나를 추격해 한 번에 수천 만원을 손에 쥐었지만, 그 작전을 진행하고 있던 조폭 황종구(박희순)를 물 먹인 대가로 600억 규모의 작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담하게 된다. 여기에 작전에 참여한 몰락한 재벌 2세인 박창주 사장(조덕현)과 비자금 관리자로 냉철한 성격의 유서연(김민정), 이기적인 증권 브로커 조민형(김무열), 건들거리는 재미교포 브라이언 최(김준성)

 

각각 돈에 대한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영화가 갖는 매력은 ''이라는 현실성에 있다. 이때문에 "요즘 대학 졸업장 누가 쳐다보는 줄 알아" "계약직 파리목숨인 거 몰라서 그래? 어머니 칠순잔치를 김밥천국에서 할 순 없잖아"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누가 주식 사라고 등 떠밀었나. 주식은 전쟁이야"라는 ''에 관련된 대사들이 관객들에게 가감없이 전달된다. 관객들은 '주식' '작전'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나 ''이라는 존재는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쉽게 몰입한다. 그리고

 

이런 관객들에게 영화는 ''''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추한 양면성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두뇌 싸움 역시 볼만하다. 말 그대로 적도 없고 아군도 없다. 내가 필요하면 아군이고, 필요없으면 적군이 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인물 구도는 ''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어느 선을 따라 움직이냐를 파악하면 도리어 명쾌해진다. 그러나 그 명쾌함 속에는 씁쓸함마저 존재한다.

 

특히 고급 술집에서 박용하와 김무열 그리고 김준성이 술집 아가씨에게 2백만원을 갖는 조건으로 억지로 술을 먹이려하면서 김무열이 "난 술을 먹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돈이 가진 힘보다는 돈이 가진 추잡함마저 느껴졌다.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않지만, 영화에서는 그 돈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고 느끼게 해준다. 사실 영화에서의 이러한 장면 하나하나는 자칫 보는 이로 하여금 엉뚱한 사고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은 확실히 영화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박희순의 연기는 세븐데이즈에 이어 역시 눈에 띄었다. 촬영 내내 애드리브를 구사해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힌 박희순은 주식에 관한 영화가 정적으로 흐를 뻔한 것을 일시에 차단시켰다. 사람들은 잔인한 성격의 박희순의 등장에 잔인함과 동시에,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웃음을 지었다. 한 캐릭터가 팔색조같은 느낌을 한꺼번에 관객들에게 선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박희순은 그것을 해냈다.

 

김민정의 세련된 멋과 느낌, 그리고 박용하의 변화된 모습 역시 눈길을 끈다. 첫 영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김무열의 연기는 도리어 박희순보다도 더 인간적이고 잔인한 느낌을 동시에 줬다. 같은 형식이라도 박희순은 영화를 속도 조절한다면 김무열은 쉬지 않고 달리는 모양새를 띄었다.

 

단지, 이 영화가 왜 '청소년 관람불가'인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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