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기대감’이 중요하다. 그 감독이 연출했기에, 그 배우가 출연했기에, 전작이 뛰어났기에 영화를 선택한다. 혹은 선택하지 않는다. 이후에는 기대에 충족했는지와 관련해 ‘입소문’이 중요하다. <가문의 영광 : 리턴즈>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 돈 내고 극장까지 가서 그 돈과 시간을 허비할 생각이 없다. ‘기대감’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19일 기자들과 여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벌써 ‘망작’ 이야기가 나온다. 시사 후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하하호호 웃었던 기자들에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자신감 넘치게 사진을 찍고 홍보에 나섰지만 기자들의 웃음은 그냥 그 자리 자체에 대한 것이었다.
일단 영화 보자마자 쓴 두 명의 기자 리뷰를 보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의 한현정 기자는 부제를 “간판 내리고 (극장) 문 잠가 shut down (ft,블랙핑크)”로 잡았다. 그러면서 “이변은 없었다. 메가폰이 당당히 예고한 대로 작품성이 아예 없으니, 웃음은 물론 어떤 재미도 있을 리가 없다. ‘복고’라고 미화하기도 난감, ‘코미디’라고 칭하기에도 양심에 걸리는, 99분의 관객 수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 정용기)다”라고 썼다. 마지막에는 제작진을 향해서 요즘 티켓값을 아는지 에둘러 비판했다.
스포츠경향의 이다원 기자는 아예 편파적인 한줄평을 “...”라고 썼다. 한 마디로 평할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 “각오하고 봐도 말을 잇지 못하겠다. 2023년 추석을 겨냥하는 그 패기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보는 내내 ‘와, 이게 뭐야’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작품성 제로, 성인지 감수성 마이너스인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다”라고 썼다. 각오까지 했는데 보지 못할 영화라는 것이다.
또 한 매체는 제목을 “'가문의 영광: 리턴즈', 티켓값 1만5000원 시대를 간과한 안 웃긴 코미디”이라고 잡았다.
이 둘만 그럴까. 아니다. 가급적 언론시사 후 갖는 기자간담회 기사에는 영화 내용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을 자제하던 영화 기자들이 자제를 참지 못했다. 한 매체는 내용에 “"생각 없이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생각 많게 재미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스토리 자체가 시대 역행의 끝이다”라고 썼고, 다른 매체는 제목을 “가문의 영광: 리턴즈', 티켓값 1만 5000원 시대를 간과한 안 웃긴 코미디”라고 잡았다.
영화에는 ‘가문의 영광’ 홍회장 역의 김수미를 비롯해 윤현민, 유라,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추성훈, 고윤, 기은세, 김희정이 출연한다. 이쯤 되면 기존 멤버인 김수미와 탁재훈, 정준하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영화에 왜 출연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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