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이 ‘이상한 나라’가 됐다. 임시정부는 테러단체가 됐고, 독립운동가는 테러리스트가 됐다. 일본이 불법으로 대한민국을 강점했던 시기가 갑자기 ‘합법’이 됐고,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당당히 대통령이 됐고, 정부 여당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대한민국이 맞을까.
이는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사실 없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문수 고용노둥부 장관 후보자, 김형석 독립기념관 관장의 말 몇 마디만 들어보면 된다.
(그런데 김재섭 등 나름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왜 한 마디도 안할까. 저 멀리 대구에서 이상한 짓꺼리 하는 홍준표도 나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신을 밝히는데 / 아 그리고 하단의 사람들은 가급적 사진 첨부 안함. 이 블로그 들어오는 사람들의 심신의 안정을 위해.)
1. 이진숙 편
① “난 몰라”
이해민 의원 “내일이 제 몇 회 광복절이지요?”
이진숙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드릴 수 없다”
: ???? 광복절이 몇 회인지가 문제야? 그리고 이를 왜 답변 못하지? 광복절을 부정하는 거야? 아니면 광복절을 아예 모르는 거야?
② “사상의 자유”
이정현 의원 “뉴라이트 사관의 편향된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아니냐”
이진숙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사상의 자유, 생각의 자유가 있다. 여러분들과 같은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 그러면 대한민국 땅에서는 공산당도 되고 나치당도 되는거야? 이진숙을 임명한 윤석열은 이를 인정하는거야? 그런데 종북좌파를 왜 때려잡아? 사상의 자유가 있는데.
김문수 “나라를 다 뺏겨서 일본으로 강제로 다 편입(됐다). 일제시대 때 국적이 한국이냐.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 “선조들을 부정한 건 아닐 거”
:?? 그럼 앞서 언급했듯이 임시정부는 테러단체이고, 독립운동가는 테러리스트인가. 하다못해 독재자로 불리는 이승만조차도 정부 수립 당시 임시정부를 이어받아 30년만에 정부가 ‘부활’했다고 표현하는데, 김문수 얘는 도대체 정체가? 그리고 이를 국민의힘이 편든다고?
3. 김형석 편
① “노 코멘트”
더불어민주당 “1945년 광복을 인정하느냐”
김형석 “코멘트 하지 않겠다”
: 광복절을 말하지 못하는 독립운동관장이라. 세상이 미친건가.
4. 김태효 편
① “윤석열은 뉴라이트 모른다”
서미화 의원 “윤석열 대통령님도 혹시 뉴라이트십니까?”
김태효 “대통령께서는 아마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계실 정도로 이 문제와 무관하십니다”
: ?? 이제 전국민이 아는데 대통령은 뉴라이트 의미를 모른다? 자기가 모시는 상사가 바보라고 말하는건가??
② “일본의 마음”
김태효 “(과거사 문제 사과와 관련)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다. 마음이 없는 사람을 억지로 다그쳐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 과연 진정한가”
: 일본을 다그친다? 잘못을 했는데 사과할 마음이 없으면 혼을 내는 것이 맞는데, 그것을 ‘억지로 다그친다’라고 표현을 한다. 헐.
그런데 이들을 다 모아보면 어차피 이들을 임명한 사람은 윤석열이다. (아니 혹 김건희 일수도) 결국 윤석열 자체가 매국의 마음, 친일의 마음을 가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일본의 눈치를 이렇게까지 보는 대xx (차마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다) 처음인 듯. 그냥 술이나 마시지.
“난 나에게 아부하는 사람이 좋다. 듣기 싫은 이야기는 정말 싫은 이야기다. 그냥 3년 내내 이대로 가련다”
그리고 이번 정진석 임명은 이재명은 비롯해 야당과 대화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이 내보인 패가 ‘변화 없는 친윤’인데, 과연 이재명을 비롯한 조국 등이 할 대응의 범위가 커질 수 있을까.
윤석열이 정진석 임명하면서 한 말은 이렇다.
“정계에도 여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들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또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함으로써 직무를 아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정진석이 답한다.
“여소야대 정국 상황이 염려되고 난맥이 예상된다. 이 어려운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를 돕고, 또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느꼈다. 대통령께 정치에 투신하시라고 권유를 드렸던 사람이고, 윤석열 정부 출범에 나름대로 기여했던 사람이다.이런 어려움을 대통령과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대통령께서 더 소통하고, 통섭하고,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 데 미력이나마 보좌하겠다. 옛날에 삼봉 정도전 선생이 '국가를 경영하면서 백성을 지모로 속일 수는 없고, 힘으로 억누를 수는 더욱 없다'고 했다"며 "600년 된 왕조시대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랬는데 공화국 시대에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객관적 관점으로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하겠다”
결론적으로 “대통령 마음에 드는 보좌를 하겠다”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또 ‘국민의 눈높이’ 운운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럼 ‘국민의 눈높이’ 운운하는 정진석이 과거 어떤 발언을 하며, 국민을 바라봤을까. 함 보자. (1번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그냥 망언 자체만 올린다. 전후 내용은 찾아보시길)
1. 조부인 정인각(창씨개명 : 오오타니 마사오) 친일행정 관련.
“제가 태어나기 전에 작고하신 할아버지를 대대적으로 소환해 떠올려 주셔서 고맙다.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된 바 없는 제 할아버지는 일제말기와 6‧25 당시 두차례 마을 면장을 지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선친께서도 일제 때 농협 계장을 지내셨다고 들었다. 철 지난 친일 타령,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이라 생각한다. 이젠 克日을 얘기하며 미래로 힘차게 전진해야 하지 않겠느냐”
2.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4.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 (물론 이는 본인이 문자로 받았다며 sns에 올린 글이다. 자신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생각했겠지)
5.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10월29일 저녁 광화문에서 정권 퇴진 촉구 대회가 열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집회에 ‘이심민심’이라는 단체가 최대 81대의 버스를 동원했다. 민주당 조직도 전국적으로 버스를 대절해가면서 참가자를 동원해 왔다. 서울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가 이 질서유지에 투입됐고, 그날 밤 이태원에서 참사가 벌어졌다”
6. “좌파 좀비들의 무자비한 문자 폭탄 공세 때문에 국회 청문위 간사인 한국당 경대수의원이 가슴 아픈 가정사를 할 수 없이 공개해야 했습니다… 참 화가 납니다..”
7.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이 아니라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 (사실 이것을 1 뒤에 섰어야 했지만,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차원으로 뒤에 기입)
윤석열 정부에게 일본은 ‘높은 분들’인 듯 싶다. 굴종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윤석열에게는 광복절이나 삼일절(3·1절)이 많이 불편할 듯 싶다. 지난 광복절에 이미 일본 과거사 언급을 안함으로써 최대한 일본의 눈치를 살폈고, 이번 삼일절 역시 그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을 듯 싶다. 그러면서 앵무새처럼 본인도 뭔 말인지 모를 ‘자유’만 주구장창 말할 듯 싶다.
윤석열 정부 외교부는 강제 동원 피해자들 배상금을 일본 전범 기업 대신 우리 기업이 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범 기업들은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가 나서 전범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모양새다. 또 작년엔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들을 상대로 낸 재산 매각 결정 소송에 외교부가 끼어들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외교부가 사실상 판결을 보류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 정도면 외교부가 대한민국 외교부인지 일본 외교부인지 혼란스럽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내 의식 있는 일본인들이 비판까지 했다. 외교라는 것은 실리도 있지만, 국민의 자존심까지도 눈치를 봐야 하는데, 윤석열은 일본을 향해서는 실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저자세 굴종 외교만 펼치고 있다.
여기에 국민 훈장을 받을 예정이던 강제 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수상도 취소됐다. 알고 보니 외교부가 이의제기를 한 것이다. 이 정도면 윤석열 정부는 일본을 위해 일한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후쿠시마 오염수도, 군비 증가도 괜찮다?
이미 이는 후보 때부터 조짐이 보였다.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한 게 아니고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고 발언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입장이다. 우리 국민들은 불안해 하는데, 대통령이란 사람은 일본을 향해 괜찮다고 한다.
여기에 일본이 군비 증가 등 무장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윤석열은 “일본도 이제 머리 위로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날아다니니까 방위비를 증액하고, 반격 개념이라는 것을 이제 국방 계획에 집어넣기로 하지 않았느냐.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 평화헌법을 채택하는 나라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냐고 하지만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이 올 수 있는데, 그걸 막기 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논리라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군비를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아래옆에 위험한 국가들이 대거 포진한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사람의 머리 속에서 나온 말이다.
다시 삼일절 이야기를 해보자.
이런 상황이니 윤석열 입장에서 일본의 과거사를 떠올려야 하는 광복절이나 삼일절은 귀찮은 일정일 뿐이다. 그렇다고 나가지 않으면 안되니 나가기는 하되, ‘자유’만 주구장창 외치는 것이다. 자유를 부인하면 ‘빨갱이’ 만드는 나라에서 윤석열은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한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글을 쓰는데, 이런 기사가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 연장선에서 이번 기념사를 준비했다"며 "3·1 정신과 윤석열 정부가 중시하는 가치를 잘 융합해서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의 정신이 곧 헌법 정신과 부합하며, 그 뜻을 온전히 계승하는 것이 미래 세대의 번영을 위한 길이라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민 정서는 또 무시하고 일본에게 고개 숙이겠다는 말이다. 이를 ‘헌법’ ‘자유’ ‘독립’ 등의 단어로 이리저리 잘 꾸미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일제강점기 당시 일을 현대로까지 끌고 오는 일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대중이 분노하는 지점은 너무나 명확하지만, 그 때문에 어설프게 접근했다가는 오히려 ‘일본 향한 국민 감정을 이용해서 돈 벌으려는’ 얄팍한 수작으로 비난 받는다.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면 흥행 요소인 ‘재미’를 실종할 수 있다. 이 중간의 접점을 찾는 일이 쉽진 않다.
영화 <리멤버>는 전체적인 흐름에서 꽤 속도감 있는 영화다. 초반 이성민과 남주혁의 케미를 보여주는 듯한 패밀리레스토랑 장면이 빠르게 지나간 후에는 이성민의 복수극이 바로 진행된다.
죽여야 하는 상대에 대한 설명도 길지 않다. 한국인이라면 일제 시대에 ‘천황폐하 만세“ 외치는 장면 하나로도 모든 것을 파악한다. 이성민의 가족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부연하면 된다.
한필주 (이성민)의 손에 죽어야 하는 사람은 다섯이다. 현재는 성신그룹 회장이지만, 과거 필주의 아버지 한용식 밑에서 소작농을 하다가 한용식을 좌익으로 몰아 죽게한 후 전 재산을 빼앗은 정백진(송영창), 현재는 뉴라이트 성향의 서적을 출간하고 친일을 선동하는 대학교수지만, 과거 자신의 친구였던 한동주(필주의 형)를 강제징용으로 끌려가게 만든 문창길(양성익), 전직 일본 자위대 헌병대장으로 지금까지도 대일본제국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토조 히사시. 그리고 마지막 최종 보스 격인 일본군 장군 출신이자 해방 후 예비역 대장, 국방부장관을 지내며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 김치적(박근형). 그리고 마지막 한명.
이성민을 이들을 차례로 죽인다. 나름 문창길까지는 사살할 때까지는 은밀히 했다. 그러나 토조 히사시를 죽일 때 정체를 들키고, 경찰 그리고 김치덕의 부하들에게 쫓기는 몸이 된다. 그 와중에 남주혁과 새로운 케미가 형성되는 모습도 보인다.
영화는 이성민의 새로운 모습부터 눈길을 끈다. 1968년생인 이성민은 1930년생을 연기하는데, 분장이나 표정, 연기 뭐 하나 흠잡을 곳 없이 관객과 만난다. 때때로 보이는 액션도 어색함이 없다. ‘미생’ 오과장의 모습이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돌변한다. 오히려 남주혁의 연기가 대비되어 더 어색하게 보인다.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들 대부분이 탄탄한 연기를 선보인다. 박근형, 송영창, 문창길, 정만식, 남문철, 하도권, 최민철, 양현민까지 각자 맡은 역을 길든 짧든 굵게 연기한다.
특히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자살한 필주 누이 역을 맡은 박세현은 짧지만 강렬했다. 극 초반 토조 히사시에게 농락당하는 모습, 트럭에 실려 끌려가는 모습, 자살한 모습, 필주와 짧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 나오는 장면도 몇 컷 없고 대사도 몇 초 없지만 관객들의 감정을 흔든다.
이러한 배우들의 연기에 비해 연출은 뭔가 억지스러움이 보였다. 자신들의 친일 행적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모습들은 너무 진부하게 느껴졌다. 관객들에게 분노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오히려 지루함을 줬다. 이미 많이 들었던 내용은 또 비슷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니, 전달이 잘못되고 있었다. 같은 내용이라도 좀 더 극적으로 했어야 했다.
여기에 극 마지막에 박근형이 자신의 동상 제막식에 참석해 이성민의 협박에 굴복해 스스로 친일파라고 큰 소리로 말한 후, 친일 행적을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장면은 실소가 나왔다. 아무리 손녀를 죽이겠다고 협박을 받고 있지만, 그렇게 빠른 태세전화은 긴장감마저 떨어뜨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제목이다. ‘리멤버’라니. 홀로코스트에서 가족을 잃고 살아가던 노인이 가해자를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여정을 떠나는 내용인 캐나다-독일 합작영화 <리멤버 : 기억의 살인자>를 리메이크 했다고는 하지만, 제목은 바꿨어야 했다.
가장 기본적으로 제목의 언어다. 차라리 <기억>이라 하든지 한글로 썼어야 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을 잃은 노인이 60년만에 복수극을 펼치는데, <리멤버>라니. 나름 재미있는 작품이었지만, 이미 이와 유사하게 지적을 받은 <로스트 메모리즈>(2002)가 떠올랐다. 편견일까? 아니다. 적어도 일본을 상대로 한 작품은 한글로 해야 관객들에게 어필이 된다.
게다가 <리멤버>는 이미 드라마나 가요계에서 다양하게 사용된 단어다. 영화의 내용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제목이 아니다. 현재 30만도 넘지 못하고 있는데에는 이 제목이 큰 역학을 했다고 생각한다.
ps. 박근형이 연기한 김치덕의 모델은 백선엽인 듯 싶다. 백선엽은 간독특설대에서 복무했다. 간도특설대는 만주국 영토에서 무장 항일 투쟁을 벌이던 팔로군, 동북항일연군 등 공산당 계열 독립군들을 토벌하고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부대다. 이 때문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비판을 받는다. 동시에 한국전쟁 당시 명장으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현재 제1보병사단에는 백선엽의 동상이 있다. 영화와 다르게 백선엽은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전현충원에 묻혔다. 현재까지도 친일 행적으로 파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이렇다. 한 매체가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을 인터뷰하면서 이지아가 김순흥의 손녀임이 알려졌다. 김순흥은 일제 강점기 말미 서울 종로에서 비단상을 하며 재산을 불렸고 교육 사업에 뛰어들어 1976년 서울예술고등학교에 평창동 부지를 넘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고의 전신인 제일고보의 이사, 학교법인 이화학원 이사 등을 지냈고 지난 1981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김순흥은 친일인명사전에 게재된 인물로, 37년 국방헌금 1만원 헌납을 시작으로 비행기 대금, 국방헌금 등에 헌납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1만원은 현 시가로 약 5억 원 정도된다는 계산까지 나왔다.
또한 반일운동에 대항해 조직된 친일단체 '동민회'에서 활동했으며 공익을 위해 사재를 기부한 사람에게 일본 천황이 주는 감수포장을 받았던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임시정부 당시 김구 선생이 작성한 친일파 숙청 명단에도 김 씨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이지아의 사촌이라고 주장하는 이는 "이지아 할아버지, 내 외할아버지가 갑자기 친일파로 몰리게 됐다. 돈은 원래 일제시대 전부터 많이 있었고, 일제시대 때에는 일본 정부에 정치 자금을 강제로 추징 당한 것 뿐"이라며 "일제시대 때 세금 많이 내면 다 친일파가 되나 보다"라는 글을 올리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사실 친일파는 비판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후손들에게까지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조상이 잘못했다고 후손까지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온당한냐는 점이다.
사실 연좌제 등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나로서는 당연히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친일파의 자식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후손들 입장에서 한 가지 행동은 필요하다고 본다.
바로 사과다. 비록 자신은 잘못이 없더라도, 그 친일의 대가로 자신들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혜택에 대한 결과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박탈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그 혜택을 누리게 된 과정에 대한 사과는 선결되어야 한다.
이지아에 대해서도 난 마찬가지의 행동이 제시되어야 된다고 본다. 그 이외의 행동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이를 비판한다면 그 또한 '뻘짓'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