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만원짜리 3장 주자. 그게 좀스럽다는 이적이나, 그걸 또 냅다 받아서 국민들 시선 좀 받아보겠다는 하태경이나 설 연휴에 뭔 짓인지 모르겠다. 현재 이를 지지하는 이들도 있지만, “2만원권이나 7만원권은 왜 언급 안하냐”며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도 있다.
반대하는 이유는 이렇다. 한 단위의 지폐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고 자칫 또 이래저래 목소리 높여 논쟁화 될 과정이 있다. 특히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 선정 가지고도 한동안 시끄러울 것이다. 그 지폐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실제 적용해 만들기까지 또 세금이 투입된다. 10만원 수표 대신 5만원권을 만들자던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가뜩이나 경제 어렵고 국가 재정 어렵다는 시기에 저런 뻘소리를 국회의원이 생각없이 하다니.
그리고 물가의 기준이 달라진다. 사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가 이 때문인데, 3만원권이 만들어지면, 음식이든 술자리든 상품이든 일정 부분 이 ‘3만원’에 기준이 맞춰지는 분위기가 형성된 다. 1만원은 적고, 5만원은 많다고 느끼는 것이 비단 세뱃돈만 그런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2만원에서 3만원 사이의 식사 자리는 이제 3만원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즉 5만원권 사용 기준이 3만원권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1만, 2만원 사용 기준이 3만원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새로 지폐가 발행될 경우 ‘화폐적 환상’이 생겨서 물가를 올리고 자원배분을 왜곡한다. 실제로 EU에서 2002년 1월 유로화를 도입할 때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식당, 카페 등 서비스 부분이 그렇다. 우리가 5만원권 발행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1만원권으로 사고하던 지폐 단위가 5만원 단위로 움직였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게 다시 3만원권으로 다운되는 것이 아닌, 1만원권 단위 기준이 재차 3만원으로 세분화되어 또 한차례 올라가지 않아도 될 가격들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즘에 지폐를 누가 사용하는가. 지폐 사용은 대부분의 축의금이나 세뱃돈 등이다. 신용카드는 물론 계좌이체로 점점 바뀌는 사회에서 축의금이나 세뱃돈 때문에 3만원권을 발행하자는 것인가. 한심함이.
구멍가게는 사전적 의미로 '조그맣게 벌인 가게'가 끝이다. 뭐라 정의해 말하기 어렵다.과자 몇봉지와 커다란 술독에 막걸리 담아놓고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금의 편의점이나 대형슈퍼마켓처럼 체인점인 것도 아니고, 스스로 물건을 이것저것 도매상들에게 가져다가 판다.
대개 이런 구멍가게들은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의 오래된 마을이나 농어촌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의 주고객은 대형할인점처럼 불특정 다수가 아닌, 수년 수십년동안 얼굴 맞대고 살았던 동네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즉 어떤 커다른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주민들과 어울려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고, 떠나서 유사한 슈퍼마켓을 창업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동네 구멍가게들이 요즘 '한숨'만 늘어난다. 철저하게 '상술'에 움직이는 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 세상의 법과 인정사이에서 고민하기 때문에 그렇다.
어느날 우리 동네 구멍가게에 CCTV가 달렸다. 주인의 말로는 물론 가짜다. 왜 그렇게 했냐고 하니까, 며칠 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오는 척 하면서 돈을 털어가려고 했다고 한다. 동네 구멍가게는 대부분 구조가 살림집과 겸하고 있고, 동네사람들 대하던 습관이 있어서 물한잔 달라던가, 안주꺼리를 사면서 익혀달라고 하면 살림을 하는 안쪽 부엌으로 들어가는 곳이 많다. 그 순간에 금고가 털릴 뻔한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모형CCTV다. 그럼 왜 진짜로 안 달았냐는 질문에는 "몇 푼이나 번다고 수십만원 하는 CCTV를 나냐"는 것이 응답이었다.
동네 구멍가게는 이런 위험한 상황이외에도 '인정'으로 운영한 습관으로 인해 난처한 경우도 많다. '봉파라치' (봉지가격을 받지 않은 것을 신고하는 것)의 주 대상도 이들이다. 사실 동네 사람들 대상으로 봉지가격을 받는 곳은 거의 없다. 초창기에는 '가지고 오면 돈을 돌려드립니다'라고 했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는 외지인들에게도 그대로 드러난다.
술 담배를 청소년에게 파는 것도 그렇다. 농촌이나 소도시 등에서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술담배 심부름을 시킨다 (물론 교육상 안좋지만, 이게 현실이다) 이 경우 아는 집이고 아는 얼굴이고 해서 줬다가 신고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너희 아버지가 직접 오시라고 해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또 며칠전에는 구멍가게에서 말다툼이 있었다. 왜 소주값을 대형할인점보다 비싸게 파냐는 것이였다. 어이없었다. 이건 비교의 문제가 아니다. 밤에 소주 한병 싶어 가까운 구멍가게에서 대형할인점보다 200~300원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이 그리 억울한가. 대형할인점에 소주 한병 사러 가려면 차를 끌고 (혹은 버스를 타고) 10여분을 가야한다. 거리의 가까움, 편안하게 걸어서 살수 있다는 장점은 왜 생각하지 못하는지.
구멍가게는 현대적 서비스업종의 의미로 생각하면 사는 사람이 더 민망해지는 곳이다. 아직도 그곳은 푸근하게 "소주 한병 먹고가려니 김치나 뭐 안주꺼리 조금만 주시죠"라고 했을 때 선뜩 내어주는 공간이다. "사서 드시죠"라는 편의점과는 다른 곳이다.
무슨 구멍가게 이용법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대부도에 갔다오면서 들린 조그마한 구멍가게서 음료수 하나 사서 마시면서 생각이 나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밀리는 요즘 구멍가게가 어떻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언제가는 잘 정리된 편의점에 밀려 사라질 '업계'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지난해 12월 호스피스 병원과 관련해 눈에 띄는 재판 결과가 나왔다. 의사만 발급할 수 있는 사망진단서를 간호사에게 발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병원 의사에게 유죄가 확정된 것이다. 대법은 의사와 의료기관에 각각 100만원을 선고했고, 간호사 5명에게는 각각 벌금 30만원의 선고유예을 확정했다.
경기도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한 이 의사는 2014년 1월~2015년 5월 입원환자가 본인 부재 중 사망한 경우 간호사들에게 사망진단서를 대신 발급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간호사들도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사망 선고를 하고, 진단서를 의사만 가능하게 한 것인데, ‘호스피스 병원’이라는 점에서 간호사들의 역량을 너무 무시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 호스피스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면 말이다. 신부와 수녀들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중병을 앓는 환자들이 삶의 끝자락에서 치료 대신 ‘호스피스’(hospice)를 택하는 경우도 늘었다. 완화 의료라고도 하는 호스피스는 무리하게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보다는 고통 완화와 돌봄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즉, 호스피스란 임종을 앞둔 환자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안식처인 셈이다.
호스피스라는 단어는 ‘손님’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호스페스’에서 유래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마을 곳곳의 작은 교회들이 성지순례자들에게 하룻밤 숙박을 제공했다고 한다. 만약 순례자가 병이 나거나 건강이 나빠져 다시 길을 떠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교회에 그대로 머무르며 치료와 돌봄을 받았다.
이런 장소들은 라틴어로 ‘호스피티움’(hospitium)이라고 불렸는데,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 는 곳'이라는 의미다. 또 교회에서 성직자들이 보여 주는 돌봄과 헌신 등을 ‘호스피탈리티’(hospitalit)라고 했는데, 여기서 오늘날 병원을 일컫는 영어 단어 ‘호스피틀’(hospita)이 나왔다고 한다.
'호스피티움이 임종을 앞둔 자들의 안식처인 '호스피스'로 탈바꿈한 시기를 11세기 십자군 원정 당시라는 것이 정설이다.
십자군 원정은 서유럽 그리스도교인들이 이슬람교에게 빼앗긴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1096년부터 1291년 사이 여덟 차례에 걸쳐 감행한 전쟁이다.당시 이 전쟁에 참가한 기사들이 가슴과 어깨 에 천으로 만든 빨간 십자가를 붙이고 있었다. 그래서 원정대는 십자군(cusades)이라고 불렸다.
십자군 원정은 시작부터 성지순려자들과 관계가 깊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중세 유럽인들은 영혼의 구원을 얻기 위해 성지를 참배하던 순례 의식을 매우 중요시했다. 수많은 순례지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곳은 역시 그리스도의 무덤이 있는 예루살렘이었다. 하지만 예루살렘이 있는 팔레스티나는 11세기부터 셀주크튀르크가 점령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슬람교를 믿는 셀주크튀르크가 기독교 신자들을 핍박했다.
소식을 들은 유럽의 교인들은 분노했다. 기사들이 모였고, 1096년 제1차 십자군 원정이 시작됐다. 1차 십자군은 3년에 걸친 고된 행군과 전투 끝에 1099년 예루살렘을 함락한다. 하지만 88년 후인 1187년 이집트와 시리아를 통치하던 술탄 살라딘의 군대가 총공세를 펼쳐 예루살렘을 되찾아간다. 이후 3차, 4차 새로운 십자군이 계속 원정을 떠나지만 1291년 아크레가 함락되며 십자군의 역사가 끝날 때까지 기독교인이 다시 예루살렘을 차지하는 일은 없었다. 거의 200년 가까이 십자군 원정이 진행된 것이다.
이 기간 약 700만 명의 사람들이 동원됐다고 한다. 원정길은 앞서 언급했듯이 3년이나 걸릴 정도로 너무나 멀었고다. 약해진 체력에 전투까지 치러야 했던 수많은 기사가 때때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맞았다. 신부와 수녀들이 이들의 임종을 지켰다. 그렇게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안식처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특히 최근 ‘잘 죽는 것’ 즉 웰다잉 (Well 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스피스 병원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호스피스 병원들이 영세한 곳이 많다고 한다. 웰다잉도 참 어렵다.
지난해 6월 블랙핑크가 미국 NBC TV ‘더 투나이트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한국 전통 문양이 새겨진 저고리와 한복 치마를 입고 ‘How you like that’ 무대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일명 ‘배꼽티 한복’이었다. 유튜브에선 블랙핑크의 개량한복을 입은 해외 팬들의 커버댄스 영상이 올라오고, 또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공개 후 온라인숍에서 한복을 구매하려는 해외 팬들의 방문이 하루에 3000~4000명씩 이어졌다.
보면서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0년대 배꼽티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은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그 시대 어떤 일이 있었을까.
1994년
지난 7월 19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배꼽티를 입고 다니던 20대 여성 2명을 적발,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넘겼다가 무죄 판결이 내려져 머쓱해 있던 광주 동부경찰서가 5일 또다시 대대적인 배꼽티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성균관 유림과 시민들로부터 '여성의 과다 노출을 막아달라'는 격려전화가 계속되고 있어 판결과 상관없이 단속활동을 추진
1995년
배꼽티와 핫팬츠에 이어 여성 노출을 주도하고 있는 탱크탑을 입은 여고생을 50대 중반의 경찰관이 경범죄 위반으로 즉심에 회부했다. 그러나 31살의 박모 판사는 "두 사람 모두 노출이 심한 옷과 지나친 화장을 했지만 치마와 바지를 각각 입었기 때문에 과다노출로 보기 힘들다"고 판결. 이에 경찰 측은 "팬티까지 보이는 옷차림을 한 젊은 여자들이 밤늦도록 배회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며 "전래의 미풍양속을 지켜야 하는데 판사가 너무 개방적이다"라고 반박했고, 박 판사는 "그 정도를 과다노출로 처벌하면 서울시내에서 하루에도 수백 명을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경찰은 배꼽티를 입는 등 신체를 일부 노출하는 행위는 단속에서 제외하는 대신 ‘야간이나 외진 곳에서 신체를 노출할 경우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도장’을 나눠 주기로 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김세의랑 다툼 후 홀로서기를 한 강용석. 이 강용석을 지지하고 그의 방송을 듣는 이들을 보면 과연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여성들. 그는 과거 국회의원 때부터 여성 비하 발언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전현희 전 국회의원이나 지금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나경원을 향해서도 거침없이 성희롱을 했다. 지금 같아서는 모두 고소감이다.
그런데도 그의 방송을 들으며 낄낄 대고 유튜브 슈퍼챗을 쏘는 이들은 주변에 여자가 없는 걸까. 여기서 2011년 무소속으로 있을 당시 여성에 대한 여러 발언으로 제명까지 될 화려한 어록들을 다시 보자. 2011년 정리한 글이다.
(2011년 5월 포스팅 내용)
국회 윤리심사특별위원회는 5월 30일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무소속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가결했다. 윤리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재석 12명 중 11명 찬성, 1명 기권으로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가결했다. 가결을 기념해 강용석의 화려한 어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미치지 않고서야)
1. 패널은 못생긴 애들,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2.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3.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번호도 따 갔을 것이다.
4.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60대 이상 나이 드신 의원들이 밥 한번 벅고 싶어 줄을 설 정도다.
5.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의원은 얼굴은 예쁘지만 키가 작아 볼품이 없다.
6. 여자는 자동차 값, 남자는 집값이다. 여자는 갈수록 값이 떨어지고, 남자는 갈수록 값이 올라가니 쩔쩔매지 말고 튕겨라.
7. 군살 하나 없이 날씬만 몸매에 애도 없는 처녀인 박근혜에 대해 섹시하다는 표현만큼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 10년 넘게 단전호흡을 해오며 물구나무 선 모습, 완벽한 아치 모양의 허리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가만히 보면 그는 왜 이렇게 사는지도, 앞서 여러 포스팅에도 글을 올렸지만, 김용호랑 만난 것도 어찌보면 둘 다 똑같아서 그런 듯 싶다.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정희)가 프랑스에서 알츠하이머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뛰어난 배우였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지만, 말년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윤정희는 2017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알츠하이머를 투병 중인 미자 역을 맡아 16년 만에 복귀했는데, 연기했을 때도 이미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해 윤정희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란 사실이 알려진 후, 한동안 대중들의 기억 속에 사라진 윤정희가 다시 등장한 것은 2021년이었따.
<PD수첩>이 ‘사라진 배우, 성년후견의 두 얼굴’편에서 백건우가 아내인 배우 윤정희를 방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방송에서 윤정희의 여동생이 서울에서 윤정희를 돌보고 있었지만, 백건우와 그의 딸 백진희 씨가 2년 전 갑자기 윤정희를 프랑스 파리로 데리고 가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고 동생들과의 만남을 막고 있다고 주장이 담겼다.
당연히 백건우는 반박했다. 기자회견까지 열고 “(윤정희 동생들이) 거짓 행동은 그만하고 우리가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놔두었으면 좋겠다 (중략) 진실을 말로써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저는 그동안 말을 아껴왔다. 현재 가장 힘들게 노력하는 사람은 간호를 하는 우리 딸 진희다. 간호라는 것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극한의 인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후 후견인 자리를 놓고 윤정희 동생들과 백건우 부녀는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은 윤정희 동생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2심까지 딸 진희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후 윤정희 동생이 재차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으나, 법원은 윤정희의 사망으로 사건을 추가 심리하지 않고 각하할 전망이다.
이후 백건우는 윤정희의 여동생인 손미애씨가 자신의 연주료를 관리해 왔는데, 잔고 내역을 속이며 21억원을 무단 인출했다며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던 윤정희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제3자들 입장에서 볼 땐 가족들로 인해 굉장히 불행한 말년인 셈이다.
잠시 윤정희의 이력을 보면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윤정희는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됐다. 1967년 강대진 감독의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이후 30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1960년 문희, 남정희 등과 함께 국내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이끌었다. 그리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던 중 1973년 돌연 프랑스 유학을 선언했고,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했다. 그러다 1994년 영화 <만무방> 이후 연기 활동을 중단했고,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16년 만에 복귀했다.
명절 때면 신세계상품권은 단골 메뉴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오프라인에서 사용하기가 난해다. 물론 가족이 많아서 한꺼번에 장을 많이 본다면 모를까, 1인 가구나 부부만 산다면 처리(?)하기가 모호하다. 물론 고가의 상품권이라면 차라리 백화점 가서 사용하거나 할텐데. CGV나 교보문고 등도 100분의 60이상 사용해야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난처하다.
즉 자주 받는 10만원권의 경우 6만원을 사용해야 4만원을 받는데, CGV가서 이거 맞춰서 티켓 끊고 팝콘 사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다. 그냥 10만원 다 쓰면 좋은데, 그게 그렇게까지 안 나온다. 그래서 신세계상품권이 당근마켓에 많이 올라오거나, 상품권 교환 사이트에서 많이 올라온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내가 일정 부분 손해 보고 현금화 하든지, SSG페이로 등록해 필요할 때 사용하든지. 그런데 어찌 되었든 SSG페이 어플은 깔아야 한다.
일단 손해 보고 현금화 하는 방법을 보자.
1. 계좌연결해서 내 계좌로 송금하기
간단하다. 어플에서 좌측 상단의 ‘머니 충전’을 누르고 신세계상품권 누른다. 이후 신세계 상품권 번호 스캔 및 핀 번호를 입력하는데, 핀번호는 상품권 전면의 홀로그램을 100원짜리 동전 등으로 지우면 나온다. 그리고 포바일 포인트를 은행계좌로 송금하기 누르면 된다. 물론 이전에 본인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상품권의 100%를 돌려받는 것이 아니다 5%의 수수료가 존재한다. 즉 10만원권 상품권을 출금하면 5천원이 수수료라 9만 5천원이 들어온다. 만약 상품권 단위가 크다면 손해가 크다. 50만원이면...알아서 계산들 하시길.
이 역시도 어플에 들어가면 ‘ATM 출금’이라는 메뉴가 있다. 동네 편의점에 가서 이 메뉴를 누르고, 어플에서 출금할 금액을 입력한 후 ATM 기계에서 생년월일 입력한 뒤 어플에서 받은 승인번호 누르면 끝. 그런데 여기서도 5% 수수료가 존재한다. (아까비)
그러면 그냥 사용하는 방법은?
SSG페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온라인 아니다. SSG닷컴 (쓱닷컴) 어플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사실 그다지 추천하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몇 번 사용해보니, SSG닷컴 상품들은 쿠팡이나 지마켓에 비해 비싸다. 특히 쿠팡이랑 비교하면 가격대가 높다. 여기에 아침 배송을 받으려 하면 미리 보증료를 내고 알비백을 받아야 한다. 받을 때마다 알비백을 집 앞에 놓는데, 이것도 나름 일이고, 배송료 기본 단위가 꽤 높다. 특히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들은 밤에 내놓고 아침에 받는데, 은근 신경 쓰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마트 편의점이나 노브랜드 사용을 추천한다. 실속 상품들이 꽤 된다.
정리하면 수수료 5% 정도, 혹은 5천원~1만원정도라면 현금화도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다. 요즘 월에 1만원 벌겠다고 캐시워크 같은 어플도 사용하는 마당에 수수료로 5%면 꽤 크다.
마지막으로 당근마켓 통한 거래도 꽤 되는데, 찾아보면 판매자가 손해 보지 않으려 할인율(?)이 안 좋다.
80~90년대에 봤던 ‘간첩 뉴스’가 2023년 이렇게 넘쳐나는 것을 볼 줄 몰랐다. 음지를 지향하고 양지를 지양하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이렇게 양지를 지향하는 움직임을 또 보게 될 줄도 몰랐다.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런데 설득력이 있다.
국정원과 경찰이 ‘간첩단 사건’으로 민주노총 본부 등 전국 10여곳을 압수수색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의 사주를 받아 국정원이 메가폰을 잡은 '한 편의 쇼'였다. 단 한 명의 책상 하나를 압수수색하는 데 1000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에어 매트리스까지 등장했다. 무엇이 목적이겠냐. 해외 순방 중 발생한 대통령의 외교 참사를 돕기 위한 것이다. 내년이면 경찰로 이관되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지키기 위한 바람이다. 위헌 판결을 앞두고 있는 국보법을 지키기 위한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경찰로 이관되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지키기 위한 바람’이란 부분이다. 그간 국정원이 갖고 있던 대공수사권이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한 국정원법 개정으로 내년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이번 일을 빌미로 ‘북한 때문에 위험하다’라는 주장을 강조하면서 국정원법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 각 정당의 주장을 한 번 보자
일단 이번 일을 ‘북풍’에 가까운 상황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국민의 힘.
정진석 “간첩사건이 밝혀질 때마다 종북세력들은 공안몰이라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간첩 적발 건수는 모두 26건으로 연간 4건 이상이었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간첩 적발 건수는 총 3건에 그쳤다. 그마저도 박근혜 정부 시절 인지해서 수사하던 사건들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국정원 개혁이란 구실 아래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했다. (이 때문에)국정원의 대공수사능력이 현저히 저하됐고 간첩을 잡아야 할 국정원이 남북 대화 창구로 전락했다. (북한의) 김정은은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언제든지 전술핵 무기로 한반도 남쪽을 타격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간첩단을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시켜 내전을 부추기려 혈안이다. 이번 기회에 대공수사 능력을 총동원해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내고 사회 곳곳에 은닉하고 있는 간첩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성일종 “대한민국 곳곳에 북한의 암세포가 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간첩단 수사를 막거나 방치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이적행위다. 활개 치는 간첩 실상을 알고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했다면 국가해체행위를 한 것이다. 국가 보위의 최첨단 노하우를 갖고 있는 국정원의 손발을 자른 책임을 민주당이 져야 한다. 민주당이 국가해체행위를 한 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국정원법을 복원시키기 바란다”
김성환 “(간첩단) 사건의 실체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정원이 내년 경찰로 이관되는 대공수사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해당 사건을) 활용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과거 국정원은 무수히 많은 무고한 국민들을 간첩으로 조작해 국내 정치에 이용했던 전력이 있던 집단이다. 국민들이 이제야 ‘막걸리 보안법’ 걱정은 안 하고 살았는데 이마저도 과거로 돌릴까 우려된다. 국정원의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
이수진 “(간첩단 사건 관련 민주노총 본부 압수수색에 대해선) 당 차원의 대응 등 공식 입장은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정원으로 다시 대공수사권을 이관시키겠다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는데 이후 이런 일들이 진행됐다”
그리고 존재감이 많이 사라졌지만, 어쨌든 존재하는 또다른 여당인 정의당.
이정미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결코 경찰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발언 이후 계획이라도 한 듯 진행된 압수수색이다. 혐의자들에 대한 인신구속절차도 없었고 엄연히 다른 조사방법이 있었음에도 노동자들과 간호사들의 사무실과 심지어 세월호 쉼터까지 수백 명의 병력을 동원해 공안 분위기를 연출했다. 동네방네 ‘저기 간첩혐의자가 있어요’ 외치며 수백 명이 건물 둘러싸고 압수수색한다는 경우는 세상천지에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정의당은 국정원 대공수사권 유임을 시도하며, 국정원의 국민 사찰, 여론조작을 또 다시 허용하려는 정부·여당의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은주 “대대적인 물리력과 언론보도를 동원한 이번 압수수색은 비밀 수사, 일망타진이라는 대공수사 원칙도 스스로 깨버린, 공안몰이였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자기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조직보위적 위력시위다. 그런다고 대공수사권 이양이 철회되지 않는다. 국가 안보기관답게 보수 정부의 충견 노릇이 아니라 국가 안보에 집중하기 바란다.
여기에 조선일보가 불을 질렀다. 문재인 정부가 ‘간첩단 사건’ 수사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견영 민주당 의원이 반박했다.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결코 없다. 대통령이 입만 열면 전임 정부 탓을 하더니, 이제는 퇴직한 공무원들까지 따라하는 모양이다. 익명에 가려진 전직 당국자의 '입'만으로 전임 정부가 간첩 잡는 것을 막았다고 우기고 있다. 국익을 해치는 간첩을 잡는다는데 거기에 다른 계산이 작용할 일이 뭐가 있겠나. 제발 전임 정부 탓은 이제 그만하라. 더욱이 간첩 수사는 소매치기범 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혐의가 있다고, 현행범으로 당장 체포할 수 없는 수사라는 얘기다. 은밀히 숨어 있는 조직을 최대한 파악해서 가장 윗선이 어디인지를 알아내야 하고, 물증도 최대한 확보해야 일망타진이 가능하다.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름표 달고 대놓고 간첩 활동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최근 수사에서 더 기이한 일은 또 있다. 간첩 수사는 보안이 생명이라, 수사 중일 때는 국회를 비롯 그 어떤 곳에도 보고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어떻게 최근에는 매일 같이 언론에 관련 수사 조각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흡사 언론 플레이를 하는 듯하다. 조용히 수사해도 그물 사이로 빠져나가기 마련인 것이 간첩 수사인데, 온 동네 시끄럽게 해서 제대로 된 수사가 가능할까. 간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망치게 하는 것은 아닌가.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간첩 수사의 A B C를 무시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렇다.
국정원은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기 싫어한다. 그리고 이러한 뜻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뭔가 또 거래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간첩단 사건을 언론을 통해 터트린다.
‘간첩’에 대해 현재 40대 이하의 국민들은 “또 시작인가”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겠지만, 60대 이상의 국민들은 “빨갱이들”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결집하기 좋다. 여론이 분열돼도 어차피 국정원의 목적은 대공수사권 지키기일 뿐 다른 목적은 없다.
여기에 윤석열에게 눈엣가시인 민주노총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을 협박할 수 있기까지 하다. 즉 주군의 충견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킬 수 있는 묘수가 된다. 마침 북한과 윤석열이 서로 으르렁 대고 싸운다.
언론에 터트린 간첩 관련 내용을 국민의힘이 받아서 대공수사권 재개정을 주장한다. “저게 없으면 대한민국 망한다”라는 프레임을 짠다. 그리고 이것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은 ‘빨갱이 몰이’로 갈 준비를 한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반발하면, 그들에게 “북한에 협력하는가”라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면 된다.
그런데 이거 언제인가 많이 보던 흐름 아닌가. 박정희-전두환 시대 때 횡행하던 장면 같다.
물론 간첩이 있다면 잡아야 한다. 이를 부정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터전을 흔드는 이들을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 그런데 정의당이 잘 지적했듯이 무슨 간첩을 지역 축제처럼 다양하게 홍보하면서 잡는 것일까. 국정원에서 일해 본적이 없지만, 이렇게 동네방네 알리면서 간첩 잡는 것이 맞는 것일까.
위에 국민의힘과 국정원의 관계를 단순히 추측이라 생각하지 말자. 이는 추측이 아닌 둘이 그동안 간첩을 ‘잡은’ 것이 아니라, ‘만든’ 과거가 수없이 많았기 때문에 나오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 총을 쏴달라고 부탁한 단체가 지금의 국민의힘과 국정원이다.
부디 바라는 것은 이번 간첩단 사건 어쩌구 하는 상황이 국정원의 밥그릇과 국민의힘의 공안정국 조성, 윤석열의 정부 비판 단체를 모조리 억압하기 위한 판은 아니길 바란다. 기대치가 낮긴 하지만.
그리고 하나 더 강조하면, 간첩이 있으면 잡아야 한다. 이를 남북관계 때문에 뭉개선 안된다. 그러나 없는 간첩을 만들어 내면 안된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즉 안보에 관련해 여야든, 국정원이든 국민의 신뢰부터 먼저 쌓길.
“제가 못되게 굴었다. 제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을 당했지 않나. 무슨 이 사람이 마약을 하냐. 마트에 가면 뒤에서 ‘마약, 마약’ 그러더라. 마약 아니면 도박이라고 하더라. 정말 들리니까 마트도 못가겠더라. 이 사림이 제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약쟁이가 되고 내 돈을 노린 사람이 되고 사회적으로 매장 당하는 것을 보며 제가 이기적으로 결혼하자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나경원. 그냥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나 맡으면서 조용히 있으라는 윤석열의 뜻을 따르지 않고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저울질 하는 모습에 친윤 정치인지자 여당 초선 수십 명이 나경원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에 나경원 측 김웅이 이런 말을 남긴다.
“1년 6개월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때, 오세훈 시장에 대해 '민주당의 역선택'이라고 공격하며 나경원 전 대표를 칭송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나 전 대표를 정치적 사기꾼이라고 마녀사냥하고 있다. 천변만화(끝없이 변화함)하는 정치적 소신에 경탄과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말라. 6개월 후에는 또 바뀐다”
마녀사냥. 이 말을 어떤 이들은 단순히 “마녀를 잡았다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마녀사냥은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종교계를 중심으로 마녀를 잡는다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일이다. 이 당시 무려 10만명이 마녀로 고발되고, 이중 4만명이 교회 법정을 통해 처형됐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화형으로 처해졌다. 그리고 희생자의 90% 가까이가 여성이었다. 프랑스를 구한 여전사 잔 다르크를 화형시킨 죄명 역시 마녀였다.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은 몸에서 악마의 흔적을 찾아낸다며 전신의 체모를 깎이고 은밀한 부분까지 검사했다. 그리고 억지로 ‘악마의 흔적’을 찾아내어 바늘을 찔러서 아프지 않고 피가 나지 않으면 마녀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마녀 사냥꾼들과 종교계는 어이없는 행동을 한다. 뭉툭한 바늘 끝으로 찌른 것이다. 당연히 피가 나올 리 없다. 그 다음 방법은 손발을 묶고 물 속에 던져 가라앉으면 무죄이고, 떠오르면 유죄라는 것이다. 또 달궈놓은 쇠판을 걷게 하며 사망하면 무죄, 살아나면 마녀이기 때문에 화형에 처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든 죽는다는 이야기다.
유럽에서 사람들을 대거 죽인 마녀사냥은 미국으로도 넘어간다.
대표적으로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의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마을에서 17세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 마을 아홉 살 소녀 베티와 열한 살의 애비게일은 몸을 바늘로 찌르고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며 괴성을 지르며 방 안의 물건들을 집어던졌다. 두 소녀는 교구 목사의 딸과 조카였다. 의사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찾을 수가 없다며 초자연적 원인에 의한 발병이라고 진단했다. ‘세일럼 마녀재판’은 이렇게 시작됐다. 소녀들이 지목하는 사람들은 모두 마녀로 몰렸다. 마녀가 되지 않으려고 서로를 마녀로 지목했다. 이 때 최소 175명이 감옥에 갇혔고, 이중 20명이 처형되고, 다섯 명이 옥중에서 사망했다.
당초 마녀사냥은 13세기 교회를 중심으로 발달해온 서양의학이 민간의 약초 치료사들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과부가 된 여인들은 생계를 위해 약초 기술을 배워 치료사로 지냈는데, 교황청은 교회 승인 없는 치료 행위를 금했고 이 치료사들에게 마녀라는 굴레를 씌운 것이다. 마녀를 뜻하는 ‘위치’(witch)의 어원인 ‘위커’(wicca)가 원래 약초 지식을 지닌 사람을 뜻했던 것도 그래서다.
테슬라가 사면초가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때부터 불안불안했다. 그래도 테슬라 추종자들은 “아무리 무너져도 테슬라인데”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언인 터졌다. 물론 아직은 일방의 주장이지만, 테슬라가 2016년 내놓은 전기차 모델X의 자율주행 기능 홍보영상이 연출된 것이라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테슬라의 아쇼크 엘루스와미 오토파일럿(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이사가 법정에서 “2016년 모델X의 자율주행 기능을 홍보한 영상이 실제 자율주행이 아닌 ‘연출’(staged) 됐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서 당시 기술로 구현되기 어려운 부분은 조작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영상에서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스로 운전한다(Tesla drives itself)”는 홍보 문구를 담기도 했다. 테슬라는 모델X의 주행 모습에 "캘리포니아 법규로 운전석에 사람이 있지만, 차량은 스스로 운전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도를 보자.
해당 차량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의 한 주택에서 팔로알토 테슬라 본사까지 도로를 자율주행하지만, 엘루스와미 이사에 따르면 이 경로는 사전에 3D 매핑된 것이었다. 차량이 실시간 자율주행한 것이 아닌 사전에 입력된 경로를 달렸음에도 테슬라는 차량이 자율주행 기능을 갖췄다고 홍보한 셈이다.
엘루스와미 이사에 따르면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영상에 나온 것처럼 완벽히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영상을 연출했다고 한다. 차량이 신호등에 맞춰 출발하는 기술도 2016년 당시엔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엘루와미 이사는 진술서에 "영상의 목적은 차량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보단 (향후) 시스템에 어떤 기능을 넣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테슬라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 증언은 2018년 애플의 기술자 월터 황이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테슬라를 몰고 가다가 사고로 숨지자 당시 재판 과정에서 나왔다. 유족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홍보영상을 문제 삼아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테슬라 차 사고가 발생했고 여러 건의 소송이 제기되자 현재 미 법무부는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일론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주가 조작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머스크는 2018년 트위터에서 주당 420달러에 테슬라 주식을 사들여 비상장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11% 폭등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트윗은 실현되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주가는 끝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65%가량 빠진 테슬라 주가는 주당 131달러다. 월가도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JP모건은 주다를 125달러로 낮췄다.
일론 머스크 재산도 확 줄었다. 기네스북은 최근 “일론 머스크가 역사상 가장 많은 재산 손실을 겪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기네스 측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1년 11월 이후 1820억 달러(약 226조6020억원. 포브스 추산 기준)의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손실 규모는 최대 2000억 달러(약 249조원)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다.
머스크 이전 재산 손실 1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었다. 손 회장은 닷컴 버블 붕괴 당시인 2000년 556억 달러(약 66조2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단순 비교해도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국에도 테슬라 주식에 투자한 이들도 많은 것이다. 이들 중 아직 많은 이들은 일론 머스크를 믿는다는 글이 종종 보인다.
한때 허세에 쩌는 인간이라는 평가를 받다가, 테슬라가 잘 팔리고 주가가 올라가고, 여러 사업에 대해 전망하면서 ‘시대를 앞서간 인물’ ‘기이하지만 미래를 개척하는 인물’로 재평가 받다가, 이제는 영상 조작, 주가 조작, 허언에 쩌든 인간으로 다시 추락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앞길이 다시 어떻게 또 평가받을지 궁금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