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홍.준.표.
지난해 3월 25일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지 1년 3개월 만에 국민의힘으로 복당했다. 나름 지역구에서 힘이 있고, 국민에게 인지도가 있는 중진의원이 당으로 돌아온다는 자체만을 보면, 국민의힘에게는 득이 되는 상황이어야 한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보면, 딱히 그렇게 흘러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당 밖에서 정부뿐 아니라 국민의힘에게도 악담을 종종 쏟아내던 홍준표다. 게다가 복당 의결 이후 홍준표는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냐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파란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젊은 이준석이 당대표가 됐고, 당내외로 제법 대선주자급들이라 평가받는 이들이랑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지도가 높고 낮음을 떠나 윤석열, 최재형 등이 이들과 같은 라인으로 취급받는 것조차 국민의힘에게는 도움이 된다. 이런 덕택인지 지지율 역시 더불어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될 당시, ‘시한부 당 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경선에 참여하는 대선주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국민의힘 내부의 파워게임은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 당 대표가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지휘하지만 ‘잠정적 미래권력’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이 상황에 홍준표란 과거의 인물이 떨어졌다. 스스로 ‘집안의 맏아들’이라고 선언하면서 말이다. 홍준표가 대권에 도전할 것임은 명백하다. 떨어질 경우 승복할지 안할지 예측할 순 없지만,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가 ‘클린’하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경선 과정에도 끊임없이 제동을 걸 것이다.
대선 경선 과정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 ‘맏아들’은 곧 자기 지분을 챙길 것이고, 자기 사람을 만들 것이다. 안철수 못지않고 자기중심으로 당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홍준표 입장에서는 이준석이나 입당도 안한 윤석열이 당의 핵심인물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못마땅할 것이다. 이준석이 이를 잡을 수 있을까.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낮다.
당연히 민주당에게는 호재다. 자중지란. 그런데 국민의힘에게는 ‘악재’는 아니다. ‘난재’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힘든 존재다.
홍준표는 분명 당을 위해 일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가는 방향이 ‘미래’를 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딱히 틀리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호응을 얻을 것이다. 어쩌면 당 대표 경선 때 나경원이나 주호영이 아니고, 홍준표가 나왔다면 이 지지층이 어떻게 또 움직였을지 모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안기는 안았는데,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이란 기대가 많다. 홍준표는 그런 존재다. 어느 때는 사이다 같은 말을 하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철없는 노인네 같기도 하다. 여타 국회의원들은 특유의 캐릭터대로 가는데, 홍준표는 지그재그의 모습을 보인다.
홍준표는 자신의 존재감을 언제쯤 드러낼까. 흥미로울 것 같다.
- 아해소리 -